마르케 주 해안 지방에서는 해산물 생산이 많다. 내륙 지방은 돼지 사육이 많아서 햄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많다. 햄을 만들 때에는 한입에 베어 물 수 있을 정도로 잘라서 덩어리로 만들어 보관한다. 닭고기나 생선을 절여서 파는 모습도 흔하며, 대개 구워 먹는다. 그 때문에 생선 수프가 별미이며, 최고급 생선 수프라면 적어도 13종류의 생선을 요리해서 육수나 살코기로 내놓아야 한다고 보기도 한다. 대개 구이 요리는 바깥에서 바비큐처럼 하는데, 돼지고기의 비린내를 없애고 좋은 향을 내기 위해서는 마늘이나 로즈메리를 두르거나 속에 집어넣는다. 일례로 대구 요리를 준비하려면 이틀 정도 물에 넣고 가시와 비린내를 제거해 토마토를 넣고 고기를 소스에 조리한다. 대구는 냄비에 넣기 전에 밀가루를 입혀서 튀기도록 하는데, 가장 좋은 빛깔은 금빛이다. 이를 “메를루초 알라 마르키지아나”(Merluzzo Alla Marchigiana, “마르케 지방의 대구 요리”라는 뜻)라고 부른다.
마르케 주 남부 지방에서는 올리브 속에 다진 고기와 파르메산 치즈를 넣어 튀겨낸 요리인 올리브 올라스코라나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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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라치오 주

뇨키
라치오 주에서는 영양 많은 파스타를 많이 먹는다. 칠리소스를 많이 쓰기 때문에 파스타 자체도 향이 강하고 매운 편이다. 라치오 사람들의 자랑은 돼지고기와 소고기 요리로서 파자타나 고다 알라 바이나라 등이 있다. 유대계 민족의 요리 영향을 조금 받았기 때문에 기원전 1세기 이후부터 그러한 형태가 나타났다고 본다. 양념은 대개 로즈메리, 백포도주, 후추로 구성되는데, 북부나 남부와는 상당히 다른 편이다. 살팀보카라는 요리는 로마에서 유래했다고 추측되는데, 살비아를 곁들여서 소고기를 구워 놓은 요리이며, 또 다른 형태로는 고기를 잘게 썰어 냄비에 물과 함께 넣은 뒤 야채나 크로브로 채워서 천천히 끓여 먹는 가로포라토(garofolato)가 있다. 야채 요리의 경우에는 다른 지방에서 흔히 먹지 않는 브로콜리나 누에콩을 많이 먹는 편이다.
2.13 아브루초 주와 몰리세 주

사프란
아브루초 주의 요리는 페페론치니라고 해서 칠레고추(칠리 고추)를 많이 사용한다. 그들은 이렇게 매운 음식을 “디아볼레티”(diavoletti, “작은 악마”)라고 부른다. 센테르베라는 요리는 “100가지의 약초”라는 뜻을 지닌 음식인데, 그 매운 맛 정도가 72%로서 아주 매워서 술을 마실 때 같이 먹는 일종의 안주이다. 파스타나 고기류를 많이 먹으며, 아브루초 주와 몰리세 주 지역 모두 야채 소비도 높다. 양고기를 요리해서 파스타와 함께 먹기도 한다. 키타라(이탈리아어: chitarra)라는 요리 도구를 쓰는데, 이것은 파스타의 긴 면발을 자르는 도구로서, 문자 그대로 하면 “기타”(guitar)라는 뜻이다. 사프란은 가장 흔하고 널리 자라는데다 소비도 높다. 나벨리 평원에서 다수가 생산되는데 최근에는 이탈리아 전체 요리의 비중에서 그 중요성이나 가치가 조금 약화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14 캄파니아 주

대표적인 이탈리아 음식인 피자에 기본 바탕이 된 정통 나폴리 피자 마르게리타
캄파니아 주에서 나는 농산물로는 토마토를 비롯한 고추, 양파, 감자, 레몬, 오렌지, 회향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이곳은 과거 화산 폭발 이후 생성된 지형이므로 땅이 비옥하여 생산물이 풍부하다. 마카로니를 만드는 밀의 일종인 듀럼이 많이 나서 파스타도 듀럼으로 만든다. 모차렐라 치즈가 매우 많이 쓰이는데, 대개 이 지방의 물소에서 나온 젖으로 만든다. 이 지역의 향토 피자는 아주 유명하며, 이 지방의 채소와 치즈가 곁들여지기 때문에 더욱 인기가 있다. 이탈리아식 케이크라고 할 수 있는 파스티에라나 스폴리아텔레, 럼 바바(babà) 등의 후식도 유명하다.
이 지방의 요리는 이탈리아 요리와 미국식 요리가 결합된 양상도 많이 보이며, 이는 시칠리아계 주민이나 이민자가 많이 유입된 관계로 미국식 생활양식과 함께 미국에서 볼 수 있는 식재료도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피자의 경우 캄파니아 주의 중심지인 나폴리에서 모든 피자의 기본이 유래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20세기에 그 모습이 많이 정형화되고 달라졌다.
2.15 풀리아 주

토마토 소스를 곁들인 오레키에테
풀리아 주의 북부는 마늘과 양파 생산량이 많은 곳이다. 요리의 특성은 그리스와 상당히 흡사한 모습이며 이탈리아 전체에서도 특히 토마토소스가 맛있고 풍미가 풍부하기로 유명하다. 올리브기름은 이탈리아 전체 생산량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생산량이 많다. 파스타를 말려서 만들 때 마카로니 밀을 쓰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밀가루 반죽 자체가 딱딱한 편이라고 한다. 특이한 요리로는 양의 내장을 잘게 잘라서 볶아 먹는 네메리데(Gnemeridde), 내장을 잘게 잘라서 겨자와 먹는 꽈기아리데(Quagghiaridde)는 현지에서도 맛보기 어려운 아주 오랜 고대 그리스 시대의 요리이다. 양고기 요리가 가능한 이유는 남부 지방이 육류 소비가 드묾에도 불구하고 풀리아는 양 사육지 면적이 상당히 넓기 때문이다. 토마토나 서양호박, 브로콜리, 감자, 시금치, 토란, 회향, 콩과 식물이 많이 난다. 굴 섭취가 많은 지역이며, 양고기나 염소고기는 때때로 먹는다. 해산물이 육류보다는 주를 이룬다.
2.16 바실리카타 주
바실리카타 주의 주요 음식은 돼지고기이며, 집에서도 구워서 먹고 소시지도 많이 찾는다. 양고기가 흔하며 파스타는 그냥 물과 밀가루로 만든다. 소스는 딱히 정해지기보다는 자기 취향에 맞게 먹는다. 페페론치니라는 매운 맛이 나는 향신료도 많이 먹는다. 쓴 맛이 나는 디제스티프(소화를 돕는 일종의 술)는 이곳에서 유래했다. 양고기 요리를 많이 해먹으며 양고기 소시지 루카니아(Lucania)는 상당히 유명하다. 이 지역의 양고기 문화는 고대 그리스 문명 때부터로 추정되고 있으며, 굽기 및 튀기기, 삶기 등 여러 방법을 모두 사용한다. 양유(양의 젖)로 만들어 먹는 치즈는 그 종류는 아주 다양하며, 포도주의 경우에는 적포도주인 아글리안시오(Agliancio)가 명성이 높다.
2.17 칼라브리아 주

멜론
아랍인의 손길이 예로부터 전해진 고장이기에 칼라브리아 주에서는 이탈리아 전체에서도 정복자 혹은 손님의 맛이 많이 풍긴다고들 한다. 오렌지나 레몬, 건포도, 아티초크 등도 많다. 특별히 수도자들이 모여 사는 지방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우유나 치즈 등 유제품을 많이 섭취한다. 나폴레옹 시절에 프랑스의 영향력이 미쳤던 곳이기 때문에 요리 용어나 기구의 이름이 프랑스어의 정취를 풍긴다. 스페인 요리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해산물 요리로는 황새치, 새우, 바닷가재, 멸치, 오징어 등도 많이 먹으며, 멜론이나 수박이 많이 자라는 지방이다. 과일이 많이 나므로 샐러드도 많이 해 먹는데, 이를 Macedonia di frutta (과일 샐러드의 일종)라고 한다. 칼라브리아 일대에 포도나무는 19세기가 돼서야 그리스에서 들어왔으며, 상당히 늦게 포도나무 자체가 들어온 만큼 포도주 문화도 늦게 정착한 편이다. 이탈리아 전체에서도 이 지역의 요리 문화에 대해서는 관련 정보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인데, 감귤류나 빨간빛이 도는 양파가 특산물로 많은 사람이 먹는다. 밤이 많이 나기 때문에 밤을 이용한 후식거리가 제철에는 꼭 식탁에 오른다.
2.18 시칠리아 주

카사타, 여러가지 견과류나 리코타, 꿀을 바른 과일 등으로 장식한 전통 케이크

이탈리아식 부활절 과자 만들기

카놀리, 시칠리아식 과자
시칠리아 주는 고대 그리스의 영향이 많이 나타나는 지방이다. 신화에서는 디오니소스가 시칠리아에 포도주를 가지고 들어왔다고 한다. 고대 로마가 시칠리아를 정복하였고, 거위 요리를 많이 만들어냈다. 비잔티움 제국은 달고 시큼한 맛이 나는 음식을 선보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10세기와 11세기에 걸쳐 아랍계 민족이 살구, 설탕, 멜론, 쌀, 사프란, 땅콩, 정향 등을 가져왔다. 노르만족이 고기 요리를 많이 유입시켰으며, 스페인의 신세계 발견 이후 그 영향으로 코코아, 칠면조, 옥수수, 토마토를 아주 빨리 받아들인 지역이기도 하다. 참치나 붉돔, 오징어, 황새치도 많이 쓰인다. 시칠리아의 요리는 상당히 맛이 자극적이며 매운데다 짠맛도 강하기 때문에 한국 요리와 비슷하다고 보기도 한다. 풍부한 해산물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피자나 파스타도 짭짤하거나 비린 맛을 풍긴다. 여러 세기 동안 아프리카와 유럽의 각축전이 벌어졌으므로 아직도 그리스나 모로코 요리에서 나타나는 쿠스쿠스가 있다. 아랍 지배 시에는 다양한 과일나무가 들어오면서 과일이나 감귤 향을 더하여 만드는 스차르바트(Sciarbat)가 생겨났으며 현재의 “셔벗” 형태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게 됐다.
앞서 설명되었듯, 시칠리아 요리의 4대 요소는 올리브, 토마토, 모차렐라 치즈, 해산물이다. 섬이기 때문에 생선 내장도 버리지 않고 식재료로 쓰며 파스타에도 갖은 해산물을 이용하여 먹기 때문에 갯내가 나지 않도록 하여 조리하는 요리가 많다.
2.19 르데냐 주
사르데냐 주는 왕새우, 문어류, 참치, 정어리, 참새우 등 해산물이 주를 이루는 지방이다. 멧돼지 수컷을 잡아다가 통째로 바비큐를 하거나 일부 부위를 이용해서 콩 스튜를 만들어 먹는 경우가 흔하며 대개 이 스튜를 빵에 찍어서 먹는다. 민트나 도금양 종류의 향신료도 많이 쓴다. 사르데냐 빵은 바싹 마른 딱딱한 빵인데, 습기가 많은 빵보다 저장 기간이 훨씬 길다는 장점이 있다. 일례로 시브라시우(civraxiu), 코코이 피나투스(coccoi pinatus) 등이 있으며 빵 자체에 장식을 해서 내놓는다. 피스토쿠(pistoccu)라는 빵은 밀가루와 물로 그냥 반죽해서 구운 빵으로 대개 긴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다닌다. 하지만 집에서는 보통 바질이나 토마토, 향이 나는 치즈와 같이 먹는다.

파네 카라사우, 사르데냐 식 파이
빵은 사르데냐 사람에게 축제와 풍요함의 상징이며, 결혼식에는 층층이 조각을 내서 윗부분을 고딕 성당처럼 꾸미고 설탕으로 만든 꽃을 세운다. 새 부부가 될 사람들을 축복하고 결혼식 전까지는 케이크 크기에 맞게 천을 준비해 위로 덮어둔다. 다른 특별한 경우에 쓰이는 빵은 세례 의식 때 쓰는 것으로 레이스처럼 장식을 많이 한다. 한편 장례식 때 제공되는 빵은 빵 자체의 외피를 어두운 색으로 만들며, 이는 죽음을 상징한다.
사르데냐에서는 예로부터 사냥이 성행했는데, 사냥철에는 살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물로 조류를 잡는다. 예로부터 부리를 묶은 채로 끓는 물에 끓여 요리하였는데, 털을 뽑은 후에 내장을 씻지는 않는다. 과자의 경우에는 오렌지 꽃으로 향기를 낸 것이나 아몬드를 많이 사용한다.
바다를 끼고 있어 해산물 요리가 많으며 통으로 쪄서 먹는 건강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