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이재용들은 이름에 얽힌 각자의 소소한 에피소드가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학창 시절 벌을 받기 위해 복도에 서 있으면 선생님들이 지나가며 '아니, 왜 회장님이 여기 서 계세요?'라 놀렸다는 이름, 대학시절에 공사판에서 학비를 벌기 위해 노가다를 하던 학생 이재용씨는 “회장님이 왜 여기 계시냐?”며 놀림을 받은 기억을 회상합니다.
한때 보험회사를 다녔던 32세 이재용씨는 보험영업을 하면서 이재용이라는 이름을 마케팅하여 자신의 이미지 메이킹을 했다고 합니다. “저는 같은 이름 다른 인생을 사는 이재용입니다.”라고…
한때 노라조 (노래는 라이브가 조타라는 말에서 생성된 팀명)의 멤버였던 39세 이재용씨는 작년 삼성 이재용씨가 구속되었을 때 자신의 어머니께서는 놀라서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고 말합니다. 그 때 자신은 방에서 자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재용씨는 자신의 이름과 같은 삼성의 이재용씨의 구속사건을 토대로 패러디한 곡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게 되는데 바로 시발남아(時發男娥)입니다. 그런데 이 타이틀이 발음이 문제가 되어 <대한남아>라는 이름으로 개사하여 선보였습니다. 경쾌한 리듬에 가사가 인상적인 노래입니다.
"다 까고 말해 넌
이미 다 알고 있잖아
처음과는 다른 말로
또 소설을 쳐 써대지
주어진 시간 정확한
사실만을 모두 얘기해
소설은 그만 쳐 쓰고
뉴스를 얘기해 우리가 원하는
너 제일 잘 알잖아 뭘 잘못한 건지"
16살때부터 학업을 떠나서 돈을 벌기 위해 마술도 배우며 공연 기획에 종사하는 한 공연 아티스트 이재용씨는 아직도 이곳 저곳을 전전해 다니며 일당벌이로 미래의 꿈을 키우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재용도 있었습니다. 삼십 대 중반, 포크레인 시험장에 선 이재용이란 이름 가진 남자 아직 기계가 서툽니다. 이번까지 하면 열 번째 직업이라고 소개하면서 이재용이란 이름을 새겨 넣은 보험 외판원에서부터, 자동차 영업 등 아이 둘의 아버지가 되어서도 가족과 함께 살지 못한 채 여전히 또 새로운 길에 선 그는 이 일이 마지막 선택이기를 바란다는 메시지가 왠지 결연하면서 애처롭기까지 했습니다.
28세의 배우지망생으로 대구에 사는 이재용은 연극 한 회당 보수가 1만원으로 아침 알바 70만원, 공연으로 한 달에 40~50만원을 번다고 합니다. 35세이전에 배우가 꿈인 이재용씨는 부모님의 꿈이 공기업공무원이라 밤이면 일과가 끝나고 부모님의 꿈을 위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부디 이 삶의 보람이 금수저의 삶은 아니더라도 아름답게 결실이 맺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럼에도 이들에겐 분명한 꿈이 있었습니다.
기자는 물었습니다. <환갑이 된 나 이재용의 모습>을 그려봐 달라고…
24세의 성남에서 평범한 직장을 다니는 이재용씨의 꿈은 <좋은 사람 만나 평범하지만 단란한 가정>이라고 답합니다.
35세의 대구에 거주하는 목수 이재용씨는 <자신만의 조그만 공방 하나>을 갖는 것입니다.
32세 부산에서 영업을 하는 이재용씨의 답변입니다. <봉사를 하든지,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든지, 그리고 베풀며 살기를…>
39세의 <대한남아>의 주인공 가수 이재용씨의 60세의 꿈은 <꾸준한 음악을 통해 Best 앨범을 만들어 밀리언 셀러가 되는 것>이라고…
60분으로 편성된 다큐에서는 금수저 이재용과 흑수저 대한민국 이재용이란 이름의 다양한 군상들을 극적으로 대비하며 보여 주었습니다.
금수저 부회장은 아버지로부터 60억이란 돈을 거저 받아 그 돈으로 수 조원의 부를 축적하고 그렇지 못한 대한민국의 이재용들은 돈 때문에 인생의 중요한 고비 때에서 발목이 잡힙니다. 그리고 아직도 그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입을 보아 한결같이 이번 국정농단의 한 축에 섰던 재벌가의 뇌물혐의의 물의를 일으킨 ‘유전무죄’로 집행유예를 받은 같은 이름의 다른 황제 인생 이재용을 정죄합니다.
대한민국의 정의는 어디까지가 살아있는 것인지 우회적으로 시청자이게 그 답을 묻고 있었습니다.
이 시대를 피땀 흘리며 살아가는 이름 모를 수많은 흑수저들의 아름다운 삶을 이 시간 진정으로 응원합니다.
코칭으로 아름다운 동행 대표 최준영 장로
http://evergreenhill.modoo.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