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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진관 가는길 2004년 4월 25일 우리가족이 새벽 다섯시 출발하기로 예정되었던 가족나들이가 자정넘어 퇴근한 장남과 술마시고 새벽한시에 귀가한 차남 때문에 출발 시간이 이십분 늦었다. 삼부자는 검정색 양복정장을 나는 진달래색 저고리와 검정색 통치마 일명 순이 한복을 입었다. 삼년만에 핸들을 잡고 남해고속도로를 따라 새벽안개를 가르며 달리고 있었다. 아침에 먹은 고혈압 약 기운 때문인지 140km 속도에도 별반 부담이 오지 않는다. 새벽길 고속도로 주변에 새하얀 조팝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안개와 더불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고 있었다. 이른 새벽 맑은 공기의 상쾌함 뻥 뚫린 고속도로여행을 빙자한 천국으로의 활주로... 그런데 남편은 쉴새없이 속도감지기 위치를 알려주며 저속운전을 강요한다. 진주를 벗어나면서 속도감지기 바로 앞에서 속도를 줄이던 순간 앞차와의 간격이 아슬하게 정지,마음을 가다듬고 주위를 살펴보니 깨진 수박이 어지럽게 도로에 널려있다. 4톤 트럭 수박차 기사님이 다쳤는지 응급차가 도착했다. 눈감고도 찾아갈 수 있는 고향가는길 약속대로 다섯시에 출발했더라면 수박차 뒤를 따라갔을지도 모를텐데 그랬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중앙분리대에 구르다만 수박 몇 덩이 주워오고 싶은 충동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어서 그냥 지나쳤다. 섬진강 휴게소에서 아름다운님이 머무는곳 그곳에서 잠시볼일을 보고 .보성 녹차 밭을 지나 보리밭, 밀밭, 자운영꽃,유채꽃, 철쭉꽃이 만발한 시골길을 지나면서 자연에 도취되어 여행자의 기분이 들었다.
나는 잠시 십칠세 소녀로 돌아간 듯 꽃이 피어있는 곳마다 차를 세우고 나와함께 꽃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옛소녀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김사진관에서 1시에 장흥언니 막내아들 결혼식이 있었다. 내열일곱살적 한복치마끈을 서툴게 매어주던 총각사진사는 이제 할아버지로 변모되어있었고. 사진관의 규모는 예식장을 겸비하고 사진기술은 세월의 나이테만큼의 크기로 변천한 듯싶다. 육십년대 그 시절 사진에 년도와 날짜를 추억 할수 있는 문구를 사진에 새겨 총각 처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아련한 추억속의 사진사. 약혼사진 전통혼례식때 출장사진을 전담했던 장흥최고의 사진사는 가족 사진란에 내 노년의 모습을 다시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눈빛 반짝이는 연구진 열다섯명이 축하객으로 앞자리를 꽉메운 것과는 달리 간소하고 검소하게 예식이 끝난 후 아직 상기된 인상의 신부는 하객 친지들을 대할 때마다 화사한 미소를 머금고 화답을 준다. "연구원 부인다움의 자태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예약식당에 들어서니 하객들이 먹고 아직 치우지 못해 즐비하게 널린 식탁풍경이 어느 대가집 잔치상을 방불케한다 목포산 홍어회와 쇠고기육회, 조기찌개, 굴회, 떡과, 과일 푸짐하게 잘 차려진 남도 특유의 맛깔스런 한정식 식사를 마치고. 언제 다시 또 만날 수 있을지 기약없는 이별의 인사를 나누고 신랑신부는 산에서 맺어진 부부라서 한라산으로 신혼여행을 떠나고. 신랑큰누나가족은 지리산 온천으로. 작은누나는 해남 대흥사로. 우리가족은 수문포 해변을 거쳐 여행떠나는 여유있는 마음으로 각자 집으로의 갈길을 재촉했다. |
첫댓글 내용이 좋군요. 어렸을적 사진관에가서 친구들이랑 사진찍든 추억들이 떠오르는군요. 그런데 글씨체가 보기에 좀 그렇네요. 다음엔 고려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글을 올려놓고 마음이 편하지 않았는데,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하네요. 그리하여 글씨체를 살짝 바꿔 보았읍니다.
떼루아님! 오랫만이예요? 아~~ 난 떼루아님을 전에 "이팝"으로만 닉네임을 기억 하고 있다 보니 깜박 했네요. 장흥읍에 김사진관은 역사가 있는 곳이죠.제가 초등학교 6학년때 큰누나가 집에서 전통혼례를 할때 출사를 나와 결혼식 사진을 찍었던 곳... 지금도 기억하죠. 근데 지금도 있나봐요. 몇일전엔 태그 공부도 열심히 하여 멜로 저에게 아름다운 편지도 주셨던데 제가 지방 나들이가 많아 답신을 못해드렸습니다. 오늘 이 댓글로 대신함을 이해 해 주셨으면 합니다. 부산에서의 생활은 예전처럼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하시리라 믿습니다. 오늘 문득 송운 선배님의 전화를 받고 떼루아님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떼루아님! 저도 5월 3일엔 장흥 제암산 철쭉제에 참관 할 계획입니다. 늘 송운사랑방을 들려주시고 좋은 글, 자료들을 올려주시기바랍니다. 그리고 항상 행복하시길바랍니다.
떼루아님 좋은 글 올려 주셨는데 인사가 늦었지요.새벽인사 드리네요...죄송 합니다.어쩌나 보면 깜박 할때가 있답니다.행복한 나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