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어떤 상황 가운데에서도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
남희림 사모님
어릴 적에 경험한 하나님은 나의 순수한 기도에 응답하시는 분이었다. 유치부를 다닐 때 설교 말씀을 듣는 중에 ‘천국열쇠’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였다. 호기심이 가득하던 나는 하나님께 '하나님, 천국 열쇠를 좀 보여주세요.'하고 기도를 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꿈속에서 하나님께서 손을 내 눈앞에서 펼치시더니, 보석이 가득 박힌 황금열쇠를 보여주셨다. 정말 하나님께서 나의 기도를 들으신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또 한 번은 예수님이 너무 보고 싶어서, 몇 날 며칠을 자기 전에 기도했다. "예수님, 저 예수님이 보고 싶어요.”라고. 그런데 아무리 “아멘."을 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던 어느 날 아침, 창문 밖을 보던 나는 너무 놀라고 말았다. 구름 타고 내려오는 세 사람의 형상을 보게 되는 체험을 하게 된 것이다. 정말 예수님은 내 기도에 정확하게 응답해 주시는 분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이었다. 저녁에 열이 많이 났는데, 목에 혹부리 할아버지처럼 커다란 혹이 생겨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서둘러 대학병원을 찾아갔고, 그때, 소아 갑상선 항진이라는 병명을 얻게 되었다. 그 후로 나는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안경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시력이 떨어졌고, 방과 후에는 체력이 남아있지 않아서 오로지 먹거나 잠만 자는 생활을 해야 했다. 4학년 그때의 키와 몸무게 그대로 성장이 멈춰버리고 말았다. 한참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고, 놀아야 할 나이였는데, 하루하루가 힘들기만 했다. 갑상선 항진 치료를 시작하고 2년이 지났을 때, 우리 집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이사 때문에 당연히 병원도 옮겨야만 했다. 엄마는 어린 나를 돌보느라 힘드셨지만, 믿음으로 주님을 강하게 붙드셨다. 그리고 믿음으로 소견서를 찢어버리셨다.
그 후, 나는 다시 한번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되었는데, 치유의 능력이 있으신 목사님의 안수기도를 받던 어느 저녁 예배 때, 내 목 안에서 무언가 뜯겨 내려가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다시 병원을 찾고, 검사를 받으러 갔을 때, 의사 선생님은 약을 멈추어 보자는 소견을 주었고, 신기하게도 그 이후로 멈추었던 키가 15cm나 더 자라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에게 하나님은 '치유의 하나님, 응답하시는 하나님'이셨다. 그 이후에 주님만 바라보며 살게 하신 하나님은 ‘질투의 하나님'이셨고, 오랜 시간 그렇게 나는 하나님을 고백하고 있다.
네 번의 만남 만에 결혼을 약속하고 하루아침에 청부에서 사모가 되어버린 나에게,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나던지!
그냥 “주여~”만 외치며 기도해야 했던 나는, 구미남교회를 섬기며 삶공부를 통해,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잊고지냈던 그리고 힘들었던 모든 기억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하나님의 일하심이 내에게 있었음에 놀랐고, 그저 치유하시고 양보가 없으신 하나님이라 생각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힘든 상황 가운데서 가장 선한 길로 나를 인도하고 계셨던 하나님이셨음에 더욱 놀라게 되었다. 아직도 부족하고 실수투성이에 어리석은 나를, 이렇게나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알게 되어 감사함이 넘쳐나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물론 지금도 나는 넘어지고 실수하고 부족한 사람이다. 남편의 평생 동역자로서 '주님이 나를 왜…?'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기도 하고, 아이들을 양육하는 가운데 '헐크 같은 엄마'를 매일 시연하고, 성도님들을 만나고, 믿음 없는 주변 이웃들을 만나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라고 후회하며, 좀 더 하나님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 같아 몸부림을 치는 일들이 허다하다. 그뿐이랴.
그래도 감사한 것은, 지금의 어려움이 지나고 나면 이 상황들을 어떻게 인도하실까 하는 기대감이 있어서 좋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어려움이 있을 때, "하나님이 너를 너무 사랑하시는 것 같아."하고 기쁘게 이야기해 줄 수 있음에 참으로 감사하다.
이 순간에도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을 이제는 알기에, 어떤 일에는 더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고, 어떤 날은 주님이 함께하심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으며, 가끔은 불평하기보단 더 감사하고자 노력할 수 있게 되었고, 부족하지만 잘 안되는 일도 변해보고자 노력도 하고 있다.
지금 나의 하나님은, 어떠한 상황 가운데에서도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고 계시는 하나님이시다. 우리 아이들도 하나님은 너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자기들을 사랑하신다는 걸 빨리 알아가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