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18년전인 2003년5월26일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예비군지휘관 (중대장) 시험에 응시/합격후 아무 연고가 없는 경북경주시의 지역예비군 지휘관으로 보직받아서 근무를하면서
야간에 예비군 훈련하는도중에 오른쪽뇌
지주막하 출혈(뇌출혈)로 현장에서 쓰러져서 119구급차로
포항의 모대학병원으로 이송하여 두차례 8시간에걸친 뇌술술끝에 가까스로 목숨은 건졌지만 그후유증으로 왼쪽팔,다리가마비되어 하루아침에 걷지못하는 중증장애인이 되었습니다 그날부터 장애인이 되기전의삶과 된이후의 삶은 그야말로 극과 극의삶이 되었습니다
아내는남편 간병을위해 매일경주에서 포항병원으로 출근하였고 당시 큰딸 중2,작은딸 초등5학년에 다녔는데 자기들이 밥차려먹고 등교하는 생활이어졌었지요 아내는밤에 내가 잠들면 40여분 거리인 경주집으로와서 반찬등을해놓고 아침에 다시병원으로오는 생활이 수개월간 반복되었습니다 다행이 공무원 연금 공단으로부터 1년간 요양급여 승인을 받아서 병원비 일부보조와 간병비 또한 일정금액을 지원받았고 또한 군에서는 월급 또한 휴직에따른 일부 수당등을 제외한 급여가 정상 지급되어 경제적으로는 큰어려움이 없었다는 것에 감사해 했습니다.
뇌수술후 중환자자실에서 회복중 자가호흡을 못하는 호흡곤란으로 기도에 인공호흡기를 삽관하는 큰 위기도 있었지만 그후 기적적으로 자가호흡을 하게되고 일반병실로 옮겨서 투병생활을하다 생활 근거지가있는 같은대학 경주병원으로 옮겨서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한때 지팡이 짚고 약간 걷기도 했었는데 그후재활에 소홀한 나머지 현재는 다시걷지 못하고 전동휠체어를타고다니는 상황에 있지만 지금정도로만도 감사한 마음을갖고 살아가고있습니다
경주 대학병원에 입원중 당시토요일에 초5학년 작은딸이 버스타고와서 엄마하고 놀다 밤이늦어 혼자가기 무섭다고 아내하고 병실침대 좁은사이에 매트깔고 잤는데 자다 소변보기위해 눈을 떳는데 아내하고 작은딸이 좁은공간에서 웅크리고자는모습을 침대위에서 보게되었는데 그모습을보고 나도모르게 눈물이 나오는데 얼마나 눈물을 훌렸는지
침대시트가눈물에 흥건히 젖을
정도로 한없이 울었네요
나하나 때문에 우리가족모두를 힘들게 한다고 자책하고 한동안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뇌수수술후 지금까지 18년간 총 13개의 크고작은 병원을 옮겨다니면서 투병 생활을하였고 대전 보훈병원 입원중 게시판에 부착된 2008년부터 장기요양 보험제도 시행한다는안내문을보고 요양등급을 신청하여 3등급을 받아서 대전보훈 요양원을 거쳐서 현재는 고향인 충남 공주에있는 모요양원에서 잘지내고 있습니다 어떤분들은 말씀하십니다
죽으러가는 곳이라고
노인들도 가기싫어하는 요양원에 젊은사람이 왜가느냐고 하시는분들도계십니다
충분히 그런말씀 하실수있습니다
다만,그렇게 말씀하시는분들은 지금까지 우리가족이 겪어왔던 어렵고 힘들 었었던 지난 여정을 모르는 상황에서 안타까운 마음에
하신거라고 이해합니다 집에서도 재가요양을 받을수도있지만 굳이 요양원을 택한것은
뇌수술후 햇수로 10여년간 병원생활을 하는동안 아내를 비롯한 두딸들이 너무나도 고생한것을 잘알기때문에 나하나만 견뎌내면
되는 요양원을 선택한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아내에게도 간호로부터 휴식을줄수있고
나또한 전문교육을받은 요양보호사들로부터 24시간 돌봄을 받기때문에 서로 윈윈하는탁월한 선택을 했다는것입니다 지금현재 요양원생활은 대단히 만족하고있고 요양등급받은이후 요양원 3곳을 거치면서 8년째 지내고 있지만 요양원은 절대로 혐오 시설이
아니며 주로 치매 노인분들이 많으신데 집에서 모신다고 다 효도가아니고 치매,뇌졸중,
파킨슨병등 노인성질환이 있는분들은 장기요양 시설등급을 받아서 입소하시는게 집에서 모실때보다는 전문요양 보호사들의 돌봄서비스를 받을수있는 요양원으로 입소하실것을 주변분들에게 권하고 있습니다 각병원생활하는동안 아내도 고생했지만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 나이에 아빠의 빈자리가 있었음에도 잘 자라준 두딸에게도 미안하고 늘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지금은 그 두딸도 훌륭하게 성장하여 둘다 믿음직한짝을 만나 결혼해서 둘다 대전에 거주하고있으며
큰딸 자녀 2명과 몇달후에 태어날 둘째딸 애기까지 외손주 3명이나 되는 젊은 할배가 될날도 머지 않았습니다
비록몸은 걷지못하는 중증장애인이지만
정말 감사한것은 인지능력은 정상이라서
전동휠체어타고 다니고 컴퓨터도 즐기고 현실적으로 가장중요한 돈도 퇴직연금과 공단으로부터 공무상 상해 승인을 받아서 장해 연금등 두개의 연금을 받기때문에 생활하는데도 지장이없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금까지 꿋꿋하게 살아왔듯이 앞으로도
좌절하지않고 살아가면 괴로움보다는 즐거움이 더많이 내곁에
가까이 할거라는 믿음을 갖고있습니다
일부러 그런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나로인해서 남몰래 눈물 많이흘리고 마음고생 정말 많이했을 아내와 어린시절을 아빠없이 보낸 두딸들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한없이 고맙고
한없이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