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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정시에서 서강대 신문방송학과에 합격한 최원규 선생님 수강생입니다.
가끔 공부하다 힘들 때, 나중에 합격 수기 쓰면 이렇게 저렇게 써야지 하고 혼자 설레발 떨던 기억이 나는데 정말 그런 시간이 왔네요. 제게 이런 기회를 주신 최원규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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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보컬 동아리 활동을 하며, 예체능을 준비하던 학생이었습니다. 공부는 중학교 때 이미 절교한 상태였구요. 실용음악과 입시를 준비하려고 했던 제가 마음을 바꾼 건 고3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서였습니다. 이유는 되게 단순했어요.
"서울예대 못 갈 것 같아서"( 주;서울예대 : 실음과에선 탑인 학교.)
주위에 노래 정말 잘 하는 선배들조차도 서울예대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이왕 하면 제대로 하자"라는 마인드가 가득했던 제겐 약간 한계 비슷한게 느껴졌습니다. 내 재능이 과연 저 선배들보다 나을까? 하는 생각이요. 그러다 그 생각이 실음과 전공에 대한 회의로 이어지더라구요.
동시에 어렸을 때 주위에서 들은 "넌 참 열심히만 하면 서울대도 갈텐데" 하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농담(^^)도 웬지 신빙성이 있어보였습니다. 물론 그 때가 2년 수험 생활에서 나 자신이 똑똑하다고 느낀 유일한 때였어요.
- 막막했던 고2 겨울 방학
처음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는데 가장 무서웠던게 몇개 있었습니다.
1. 중학교 때 갑자기 나타나서 기말고사에 주관식 문제로 나와 제가 영어 10점을 맞는데 공헌한 "수동태"
2. 동사는 그렇다치고 개념 이름만 들으면 뭔지 도통 감이 안오는 "준동사"
같은 것들이요. 실제로 영어 공부 들어갈 때 문장의 5형식이니, 전치사니 부사니 하는건 전혀 모르고 공부를 시작하려니 정말 답답해 미칠 뻔 했죠.
그래서 천일문 기본편이라는 교재를 구입해서 공부를 해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첫 페이지는 고사하고, 첫 페이지 앞에 있던 권두부록에서부터 막히더라구요.
분명히 고1,2용이라고 해서 샀는데 이렇게 어렵다니...난 안될거야 아마...정말 막막했습니다.
그 때 접한게 한일 선생님의 기초 영문법 강좌였어요.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듣게 되었는데, 첫 강부터 제 수준과 딱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to부정사의 첫 인상. 한일 선생님 말씀대로 저도 뭐 부정어 비슷한건 줄 알았거든요.
저 강의를 들으면서 수능 공부 이전에, 영어에 대해 가지고 있던 막연한 두려움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 오르지 않는 성적, 최원규 선생님과의 만남
그렇게 겨울방학을 한일 선생님 강좌와 학교 보충 수업을 통해 공부하고 난 뒤, 1학기를 맞이했습니다. 그리곤 친구가 추천해주는 다른 선생님 강좌를 들으면서 본격적으로 수능 공부를 시작했죠.
하지만 1학기 마지막 모의고사였던 7월 모의고사 때 받은 점수는 60점. 정말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제가 받은 보상은 너무 초라했습니다. 다른 과목 성적도 원하는만큼 오르지 않는 상황이었고, 수능은 이제 4달 여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죠. 겨울방학 때만큼이나 막막한 여름방학이었습니다.
그 때 최원규 선생님을 알게 됐어요. 누구의 소개나, 추천글을 읽은 것도 아닙니다.
다른 영역 선생님을 보러 갔는데, 프로필 사진이 좀 독특(?)한 선생님이 외국어 영역에 계시더라구요.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데, 정말 예사롭지 않았어요. 그 때까지 저는 인강 사이트하면 메가스터디밖에 몰랐기 때문에, 그 외 사이트들의 선생님에겐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게 막연한 두려움을 만들게 해준 영어 수업처럼 지루하고 따분하게 가르칠 것 같았거든요.
(아 지금은 이투스 등급 프로입니다. 배송료 무료에요)
그래서 이런 사이트 선생님들은 어떻게 가르치나...하는 호기심의 선생님 OT를 무심코 봤는데..
아시죠 마법의 OT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진짜 그 때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아버지께 간곡히 부탁드려서 여름방학 프리패스를 구입했어요.
아직도 선생님 강좌를 처음 접하고, 프리패스를 구매하기까지의 과정에 있었던 제 사고 과정을 이해하기 힘들어요. 기억도 잘 안나구요.
(선생님 고르기까지의 과정에서 거짓은 일체 없습니다진짴ㅋ)
지금 와서 추측해보면 한일 선생님 강의를 처음 들었을 때 그 기분을, 원리문법 OT에서 느끼지 않았나 합니다.
반가움이요. 생각해보니, 그 때까지 듣고 있던 선생님은 쉽고 재밌게 가르친다곤 했지만,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해주는 것일 뿐 강의 내용은 예전에 제가 두려워하던 영어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선생님 강의는 달랐어요.
단순히 시험을 위한 공부라기보다는, 내가 진짜 다른 나라 말을 배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강의였거든요. 시험 출제 개념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이해해보니 당연한 것이라는 걸 느꼈을 때 기분은 정말 짜릿했습니다.
- 점수 상승, 그리고 또 한번의 도전
그렇게 여름방학 프리패스를 구입하고, 2달여간 원리문법과 스피드직독직해, 그래머 스페셜과 실전의 달인 강좌를 수강했습니다. 매일 꾸준히 두 강좌씩 수강했거든요. 학교 보충-자율학습을 수능 볼 때까지 한번도 빼먹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에선 강좌를, 독서실에선 복습을 하는 식의 패턴으로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그 도중에 9월 모의고사를 봤죠. 87점. 정말 엄청남 점수 상승이었습니다. 찍기만 했던 어법 문제에 자신감이 생겼고, 독해하는데 있어서도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어요.
실제로 어법 문제의 경우, 저 때 이후로 11수능까지 한번도 틀려본적이 없습니다.
10월 모의고사는 출제자분들의 의도에 너무도 걸맞게(학생들 자신감 심어주기 위해 쉽게 내신다 하더라구요.)90점대 중반까지 점수가 올랐고, 영어에 대한 자신감엔 불이 붙었습니다. 수능 날에도 정말 자신이 있었죠.
결과는 90점. 긴장한 탓에 틀렸던 듣기 1번만 맞았다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는 영어 1등급을 수능 시험장에서 받아 볼 수 있었을텐데 1문제 차이로 안타깝게 2등급을 받았습니다.
수능을 마치고 정말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특히나 끝내 많이 오르지 않았던 수학 성적(물론 초반대비 40점 정도 올리긴 했지만..), 이제 막 재미 붙인 영어 공부 같은 것들이요. 소위 명문대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수능이었습니다.
1년동안 못 찾아 뵈었던 부모님들 계신 시골로 내려가서 일 도와드리는 동안, 재수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습니다.
비용이나 시간 모두 함부로 선택할만큼 가벼운 것들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러다 고 3때 인강으로 수업 들었던 수학 선생님께서 저렴하게 재수 학원을 여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부모님께 정말 잘해보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학원 개강인 3월에 맞춰 서울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학원 영어 수업은 영 저완 맞지 않더군요. 이미 반 년 가까이 선생님 강의에 길들어져 있었기 때문에, 다른 강의는 도저히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원장 선생님께 간곡히 부탁드려서, 영어 수업을 자습으로 대체해 선생님 강의를 들었습니다.
매일 2시간씩, 현강을 듣는 것처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선생님 수업을 들었고, 주말에는 복습 위주의 공부를 했습니다. 아마
현강생이었다면 상당히 모범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자뻑도 해봅니다. 그렇게 이번 해엔 프리패스를 프리패스답게 수강했죠.
영어 수업을 자습으로 대체할 때 원장 선생님과 약속한 것이,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저희 학원은 별도의 모의고사를 치루지 않았습니다.)1등급을 맞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충분히 자신이 있었죠.
평가원 모의고사를 치룰 땐, 상당히 많이 긴장했습니다. 모의고사 형식의 문제 자체를 수능 이후 처음 풀어봤던 거였거든요. 하지만 선생님 강의를 통해 다져진 실력은 배신하지 않았고, 태어나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수험 생활 처음으로 1등급을 받게 되었습니다.
- 연이어 찾아온 슬럼프와 월드컵, 성적 하락
하지만 그게 독이 됐을까요. 자만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문제들이 겹치고, 월드컵(제가 축구를 정말 좋아하거든요)까지 때맞춰 열리면서 한동안 공부와 멀어지게 됐습니다. 이러다 1년 농사 망치겠다 싶을 정도루요.
학원도 퇴원해서 독학 재수 생활을 했구요.
현실은 참혹했습니다. 100점을 목표로 했던 9월 모의고사에서 89점이라는, 다소 당황스런 점수를 받게 되었거든요. 더군다나 수학은 여전히 소폭의 점수 상승만을 기록하며 3등급을 오가고 있었고, 사회탐구도 전부 다 2등급이 나와 버렸습니다. 정말 막막한 결과였죠.
실제로 9월 모의고사 이후에 수시 쓰는 것도 까먹을 정도로(실제로 못 썼습니다..ㅋㅋㅋㅋㅋㅋ)상당한 슬럼프였습니다.
수리영역은 여전히 3등급을 헤매고 있고 믿었던 외국어마저 2등급으로 내려오니 말이죠.
하지만 9월 모의고사와 수능 성적이 비슷하다, 떨어지는 경우는 있어도 오르는 경우는 별로 없다 라는 말도 듣고, 지금 수리 3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릴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엔 비관적인 답변만 받았던 상황에서 저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한동안 공부를 등한시했던 제 자신을 반성하고, 지금까지 공부해온 제 노력을 믿었습니다.
비록 오르지 않는 수리 성적이지만 지금까지 쌓은 기초가 수능 날에 빛을 발할 것이다, 떨어진 외국어 성적은 남은 기간동안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사족이지만 G20이 참 고맙습니다. 저렇게 각오를 다지고 달린 막판 스퍼트의 기간을 더 늘려줘서요.
수능을 마치고,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하고 난뒤에 돌아와 가채점을 했습니다.
전과목 1등급.
공부 잘하는 친구의 전유물인줄만 알았던 것이 제 것이 됐다 하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저는 사실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제가 저런 성적을 받고, 이렇게 대학에까지 합격했다는 걸요.
-
이제 저는 등록금, 학점 관리, 스펙 쌓기 같은 새로운 난관들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의 수험 생활을 경험하고 나니, "나도 뭔가 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2년간의 수험 생활은 제게 좋은 성적, 좋은 대학 합격증 이외에도 자신감이란 큰 무기를 주었습니다.
혹자는 고시 공부같은 다른 시험들을 거론하면서, 수능 시험의 노고를 폄훼하곤 합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시험의 난이도는 각종 고시에 비해 쉬울진 몰라도, 수능 시험은 가장 혈기왕성한 이 때 젊음을 억누르고 참고 인내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단한 노력을 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쉽다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수험생 분들은 분명히 고단한 수험 생활을 앞두고 있어요.
하지만 수험 생활의 고충을 견디고 얻고자 하는 것을 쟁취했을 때, 그 때 돌아오는 것은 단순히 좋은 성적표만이 아닐 겁니다.
- 맺으며
제 수기엔 있을 건 다 있어요.
쌩기초에서 시작했을 때의 막막함, 오르지 않는 점수에 대한 실망감, 폭발적인 점수 상승, 슬럼프, 나름대로 해피엔딩(^^)까지.
이미 늦은 것 같다고 생각하나요?
저는 수능용 강좌도 아닌 생기초 영어 강좌로 겨울방학을 보내고 3월달부터 수능 영어 공부를 시작했음에도 90점까지 점수를 올렸습니다.
성적이 정체된 것 같은 기분?
올바른 방법으로 학습했다면 언제가 됐든 반드시 성적은 오릅니다.
- 한번에 20점이나 오른 외국어 영역
- 쉬웠던 6월 모의고사 때 60점대였던 점수가 어려웠던 수능에서 가채점 1등급 점수까지 오른 수리 영역
당장 오르지 않는 성적에 좌절하지 않고 공부하다보니 결국엔 성적이 오르더라구요.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선생님이 즐겨 하시는 말씀이신데, 이 쓸데 없이 긴 수기는 이 한 마디로 요약될 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공부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최원규 선생님을 택하셨다면, 최소한 외국어에서만큼은 올바른 방법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첫댓글 너무감동적이에에요......저의 잠깐의 헤이함과 게으름, 자신감부족,두려움을
선배님의 이 글로 큰 위로와 용기 얻고갑니다!
저도 선배님처럼 해피엔딩으로 내년에 지금 저같은 후배들에게 좋은 모범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호곡.... 감동적입니다...
감사합니다..자극짱..
정말 자극이 되긴하지만 선배님의 공부비법을 원하고 들어온 저로써는 많은 아쉬움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저도 고2까지 팽팽 놀다가 이번 고2겨울방학부터 시작하고있는데 제가 너무 부족한걸 깨닳고 갑니다 ㅠㅠ 너무 설렁설렁 하는것같아요 지금도 늦지않았다는걸 알았으니 더욱 열심히 하려구요 감사합니다
감동.....폭풍감동......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네요 감동적이라 그런가봐요 수고 많으셨어요 저도 열심히 할게요!
고12때 개빠가였다가 고3때 간사람들은 보기힘드네
ㅂㅈㅎ? 멋있네...
대단하네요
정말 감동이에요! 전 클래식작곡지망인데 , 왠지 좀 공감이 갑니다 ㅠ
최고입니다. 역시 노력을 믿으라 그리고 늦은 순간은 본인이 결정하는것. 3달을 3년처럼 살지 3일처럼 살지는 자신이 결정하는것. !!!
다시 한번 힘낼 수 있는 좋은 글인 것 같네요 . 감사합니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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