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춘문예 2026년 여름호’ 시 부문 당선작
슬픈 인연 외2
김정훈
당신을 처음 만난 날
사뿐사뿐 내리는 첫눈이 당신의 입술을 촉촉하게 적시고,
내 마음속에 울리는 운명의 종소리에
흐르는 내 눈물 감사 기도드리는데
당신을 마지막 만난 날.
훌쩍훌쩍 내리는 봄비가 당신의 두뺨을 어루만지고,
내 마음속에 울리는 이별의 종소리에
흐르는 내 눈물 그리움 메아리쳐오는데
당신을 우연히 만난 날
내가 아닌 다른 사랑에
우리 인연 스러지듯 희미해질 때
돌아서 간직한 우리 사랑 그리움
이젠 안녕이라는 슬픈 인연 가져갈게요
당신 소식을 들은 날.
아직도 잊지 않은 슬픈인연을
내 가슴속에도
당신의 마음속에도 잊지않고 있는데
우리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처음만나 흘린 눈물. 내눈에 아직도 흐르고 있는데-
미련
처음엔 널 안고 싶었어
사랑하기에 아픈 줄도 몰랐어
말 없이 멀어지는 너를 붙잡고 싶었기에
조금만 더, 조금만 참자며 내 맘을 속이며 살았어
네가 웃는 그날만 바라보며 걸었지
하지만 이젠 너무 지쳐 사랑이 내 영혼을 멍들게 해
내 맘을 다 줘도 넌 늘 더 많은 걸 원해
사랑이란 이름 아래 난 날 잃어가고 있어
미안해, 널 사랑했지만 이젠 놓아줄게
날 보는 눈빛도 식었고 네 말엔 온통 이유뿐이었지
사랑은 이해라 했지만 그건 나만의 얘기였나 봐
내가 해준 것들보다 해주지 못한 걸 따졌지
네가 말한 사랑은 내겐 너무 무거워
그래도 끝까지 안고 싶었어 상처마저도 네 일부니까
하지만 나조차 이젠 날 모르겠는걸
널 위해 살아온 날들이 왜 이리 허망한 건지
미안해, 더는 못 버텨 이젠 놓아줄게
혹시라도 나 없이 편해질 수 있다면
그게 진짜 너라면 난 괜찮아, 울지 않을게
사랑한 만큼 아파도 널 원망하지 않을게
내가 만든 사랑이 네가 원한 사랑은 아니었겠지
끝까지 안아주고 싶었지만 나를 놓쳐버린 너니까
이제야 알았어 사랑은 혼자 하는 게 아니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널 사랑했던 날들을 떠올려줘
그걸로 됐어 이제 놓아줄께- 안녕.
후회
처음엔 몰랐죠 그대의 눈빛을
그저 스쳐가는 바람이라 믿었죠
내 맘이 비었을 때 다가온 사람
그대 사랑도 가볍게 여겼죠
항상 같은 자리에서
말없이 날 바라보던
그 따뜻했던 눈빛도
나는 외면했죠
이제야 알겠어요
그대가 얼마나 깊었는지
뒤늦게 찾아온 내 마음은
돌아갈 수 없죠
사랑이란 이름조차
이제는 부를 수 없는데
늦었지만, 그대… 정말 사랑했어요
언제나 그랬죠 그댄 내 곁에서
한마디 원망도 없이 웃어줬죠
나조차 몰랐어요 그대의 눈물이
이토록 아픈 줄 그땐 몰랐죠
모진 말로 밀어내도
그댄 늘 그대로였죠
이제야 그 모든 걸
알게 됐어요
이제야 알겠어요
그대가 얼마나 아팠는지
사랑은 떠난 뒤에야
비로소 들리죠
그대가 준 모든 순간이
이젠 나를 울게 하네요
늦었지만, 그댈… 정말 사랑했어요
혹시 그대, 나처럼
밤마다 그리워할까요
나를 잊은 그댄
행복하길 바래요
정말 알겠어요
그댄 내 전부였단 걸요
이제 와 아무리 불러봐도
그댄 없네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도
가슴에 살아 있는 사람
가장 늦은 고백…
그대, 사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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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한국신춘문예 2026년 여름호’ 시 부문 당선작으로 김정훈 씨의 시 ‘슬픈 인연’ 외 2편을 선정한다.
시의 특징은 함축된 문귀 속에 간결하고 미적인 언어 또는 문체를 꼽는다.
그러나 현대시는 다양한 문법과 문체를 구사하기 때문에 그것은 기본적인 시법을 말할 뿐, 꼭 그래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김정훈 씨가 응모한 15편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현대시의 다양한 면모 중에서 대상에 대해 대화식의 문체로 표현하면서 일상적인 시어를 사용했다.
독자가 부드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서정을 담고 있어 시의 흐름이 가벼운 일상 대화 같으면서도 사실은 삶의 만남 그리고 이별, 나아가 사랑이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 우수작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젊은 풍의 신선한 서정시이다.
시가 산문시처럼 길면서도 전혀 지루하지않고 그 흐름이 원만한 느낌을 주는 것은 향후 젊은 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시라고 본다.
당선작들은 낯선 시어보다는 평범한 시어를 택하고, 내면의 뜨거운 감정을 숨김없이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는데 진솔하고 참신한 작품들이다.
앞으로 더욱 천착하여 문단에 현대시의 대성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심사위원: 석정희. 윤노을, 신인숙, 엄원지]
[당선소감]
기억 저편에 아무렇게나 어질러놓은 감정들을 정갈하게 한편의 글로 정돈하고 보니 조용한 산사에 앉아 명상에 빠지는 착각에 빠져들었다. 이것이 시작의 아름다움이 아닌가 싶었다.
내세울 것이 평범한 졸작을 당선시켜 준데 대해 심사위원님들께 무한한 감사드림과 함께 나에 대한 부끄러움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좀더 정진하여 공감할 수 있는 시대적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시를 쓰고 싶다. 문화는 동시대 민중들의 감정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틈나는 대로 시작을 본격적으로 할 예정이다. 다시 한번 당선에 감사드리며 당선 소감을 마치기로 한다.
[김정훈 프로필]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졸 동대학원 정치학과 졸/ 중앙대 대학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 졸/
<경력> 국회공무원/ ㈜세고엔터테인먼트(게임개발/코스닥상장) 전무이사/ ㈜에이엠에스(신용카드인쇄/코스닥상장) 부회장/㈜필링크(휴대폰문자메시지/코스닥상장) 경영고문/ ㈜씨티엘(반도체프로그램제작/코스닥상장) 경영고문/ ㈜산양전기(휴대폰 FPCB 제조,삼성1차벤더/코스닥상장)대표/ ㈜팬텀엔터테인먼트(종합엔터/코스닥상장)대표/㈜엠지비엔터테인먼트(종합엔터)대표/ ㈜골든캐슬(호텔운영용역)부회장/㈜상아엔터테인먼트(종합엔터)대표/ ㈜에이트웍스(영상제작) 사업이사/㈜리처스엘앤에이치(3자물류) 부회장/㈜동강시스타(정부투자기관) 고문/(재)고양산업진흥원 선임이사/전남과학대 조교수/ 대진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강사/연극 사랑이뭐길래 연출,극본/
<현직> ㈜리틀420(음식프랜차이즈)이사(C.F.O)/ ㈜카투스(AI 영상복원) 이사(사업)/ ㈜헬리오스나인(영상제작) 대표/ 청록행정사합동사무소 대표행정사/ 성공회대학교 겸임교수/ (사)입법정책연구회 상임부회장/(사)활쏘기문화보존회 감사/ (사)한국청소년영상예술진흥원 부원장/(사)매거진미디어융합학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