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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밀양광장 (밀양문화예술,남부권 신국제공항, 밀양지리, 역사) 원문보기 글쓴이: 만광
밀양시보(12년 8월 30일)
밀양의 자랑 문화의 향기를 찾아서(30)- 삼랑진역 급수탑(三浪津驛 給水塔)
- 증기기관차에 물을 넣어주던 급수시설 -
밀양시 삼랑진읍 송지리 156-1번지 삼랑진역 철로 변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근대 문화유산인 급수탑이 우뚝 솟아 있다. 삼랑진역 구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급수탑은 옛날 증기기관차에 물을 넣어주던 급수시설로 1923에 설치한 것이다. 대한민국 근대 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51호)이며, 2003년에 문화재로 등록되었다. 소유자는 한국철도공사이며 수량은 1동1층(36.7㎡)이다. 급수탑은 사계절 색을 달리하는 담쟁이 넝쿨 잎을 옷으로 갈아입는다. 일 년 내내 나그네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삼랑진역은 급수탑으로 인해 기억되는 정겨운 시골역이다.
급수탑은 줄무늬로 표현한 석조이며 위쪽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되어 있는 철제 물탱크를 설치하였다. 기계실 출입구에 별도의 지붕을 가진 포치(porch)를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포치는 급수탑 앞으로 급수탑과 지하시설을 잇는 통로지붕과 입구건물 등 지하시설 공간이 잘 보존되어 있다. 기계실은 목재로 만들어 졌으며, 지하시설 통로 골함석 지붕과 입구 건물은 나무로 만든 구조인데 판자로 덮어져 있다. 당시의 트러스 구조를 잘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지붕의 일부분은 세월이 흐른 탓인지 뜯겨서 나가 지하밑 부분이 내려다보일 정도이다. 탑 뒤로는 급수정을 덮은 덮개로 추정되는 콘크리트 침목들이 덮여진 공간이 있다. 급수탑이 석조에서 철근 콘크리트로 넘어가는 시대적 변천 과정을 잘 나타내어 주는 철도사의 귀중한 자료이다.
삼랑진역은 경부선을 운행하는 열차의 보통 역으로 1905년5월28일부터 영업이 시작되었다. 급수탑이 우리나라 기차역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은 1899년 노량진~재물포간 경인선이 개통되면서 부터라고 한다. 1개의 우물을 이용하던 급수탑은 1923년에 만들어졌다. 증기기관차 시대에 유용하게 사용되었던 급수시설은 1950년대부터 디젤기관차가 등장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급수탑이 지난 역사를 기억하며 덩그렇게 근대유물로 우리지역에 남아있다. 삼랑진을 지날 때 마다 육지의 등대처럼 여겨진다. 삼랑진역은 3면6선의 승강장을 갖추고 있으며 교통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경부선과 경전선의 분기역이다.
적산가옥이 삼랑진역 주변에 한 블록 모여 있다. 1900년대의 흔적을 조명해 주는 철도직원의 숙소였던 곳이다. 높은 돌담 벽과 나무집에 계단이 놓여있는 집들이다. 이런 집은 신분이 높았던 사람들이 살았을 것 같다. 적산가옥은 1945년 팔일오 광복 이전까지 한국 내에 있던 일제(日帝)나 일본인 소유의 집을 광복 후에 이르는 말이다. 역 도로변 상가 중에도 그 시대의 가옥들이 군데군데 남아있어 이색적인 거리이다. 상점들은 아주 시골스럽고 낮은 단층건물들이 많다. 장날에는 조용했던 거리가 분주한 시골장터 풍경들로 변한다. 장터와 연계한 적산가옥 거리를 걷는 즐거움도 개발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기차를 타고 삼랑진을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이 있다고 한다. 특산물로는 딸기가 유명하여 매년 4월에는 삼랑진 딸기축제가 열리고 있다. 학창시절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딸기를 사 먹으러 온 기억도 있다.
얼마 전 밀양관광연구소에서 <영남대로 삼랑진구간 문화유적 정비 및 관광개발 기본구상용역> 주민공청회를 실시하였다. 삼랑진은 많은 관광자원을 간직하고 있고 최근 복원된 문화재도 있다. 계획대로 정비되고 관광개발이 이루어진다면 규모도 으뜸가는 관광명소가 되리라본다. 낙동강이 넓게 펼쳐지고 만개한 벚꽃오거리 봄 또한 아름답다. 만어산의 암괴류, 작원관지, 작원잔도, 처자교, 숭진리 삼층석탑, 천태호, 삼랑진양수발전소 등 많은 문화재와 볼거리가 있다.
삼랑진역에 가면 기차의 기적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는 듯하다. 증기 기관차의 칙칙 폭폭 하는 우렁찬 기적소리에 놀랐던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른다. 급수탑의 나이만큼 원숙한 여유가 감도는 역이다. 언젠가 역사 속에 기억될 간이역을 떠올려 보며 역 광장에서 한 포즈를 취했다. 그늘이 좋은 벤치에 앉아보았다. <삼랑진역>을 노래한 이우걸 시인의 시가 떠오른다. 낙엽이 쌓여서 뜰은 숙연하다 노인 혼자 벤치에 앉아 안경알을 닦은 사이 기차는 낮달을 싣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글- 이두애(수필가)ldae0602@hanmail.net
(원문: 미리벌 향기 / 운영님 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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