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칼날 릿지를 타고가면..갓바위라...
수태골...
공산폭포
중딩때 이후 얼마나 자주..당도한..고개이던가...
여름이 오면..슬며시 기여들어와...멱감으며..먼가를 끓여묵으며...조을터라...
팔공 컨트리
청통 와촌 인터체인지에서 내렸다.
여기까지는 인적이 드문 팔공산의 여불떼기였던
지대를 공중에 걸고 구멍을 뚫고 막무가내로 지나왔다.
후미지고 잊혀지낸 해도 비껴가던 칠부 산자락을
헤집고 떡하니 대구 포항간 하이웨이를 걸쳐놓았다.
모처럼 앞산도 최정산도 팔공산도 정수리에 백발이 내리얹혔다.
지지난날 죙일 차가븐 이월의 비가 내렷었지
그 와중에 고도가 올라가는 산복에는 흔치않은 눈발이 날리고
기대치도 않은 적설이 쌓였다.
대수롭지 않게 대충 갓바위로 오르다가
우로 선회하여 무모하게도 은해사 중앙암 돌구멍 절 쪽으로
들어 붙었는데...
개었다 흐렸다하는 천기 사이로 동봉으로가는 루트를 타고
올랑 내릴랑 하는데 톱니바퀴를 일일이 죄다 들어붙어
섭렵을 해야하는 판이라...제길
팔공의 용마루인즉 만만치가 않은기 우습게 보다간
황천길이다.
노안사이로 먼데를 바라보니 의령도 보이고 동촌넘어
통대구 아파트 군락도 퍼질러 깔렸더라....
온몸으로 칼바람에 버티고 웅크린 소남구에 살을 에는
눈 자락이 달라붙어있어 발밑은 얼음이 다된 낭떠러지며
헛디디다간 푹 잠겨버릴 눈구덩이가 자리한다...
저아래 골푸장도 십팔홀 몽질리 허연 눈을 뒤집어쓰고
허띠기 되 뿟다 .여기서 동봉까지가 6.5KM란다.
얼마만인가!
서문시장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두시간걸려 겨우
다다르던 동화사 ...아직도 공비흔적이 남아있다던 그때 그시절.
멋또 모리고 중학생이 파계사재를 넘어 군위 제이 석굴암으로
무모하게 구경갔다가 홍씨네 제실에서 일박을 하고
다음날 새벽에 운무속에서 반나절 다시 공산에 기어올라
대구로간다고 하산했더니만 나침판도 없었나 내려가보이
처음에 올라왔던 그자리라 다시 군위에 같혔었지...
교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중학생 신세에 눈덮힌 공산에 오르다
부산에서 원정온 대학생 년놈들을 정상에서 길안내한다고
끌고 하산하다 눈속에 빠진년놈들을 내팽기치고 엉덩이 스키로
내뺀그날이여...
경북산악회가 주최하는 60km등반대회를 빠트릴 수야 없지
가산에서부터 텐트까라 밥솥까라 쌀까라 어마어마한 등짐을 지고
들어붙어 이박삼일간 팔공산 능선을 따라 동봉에 이르고
거기서 비박을 치고 자고일어나 아침에 불로국민학교서부터
대구역까지 마라톤으로 달려오는 경기였다.물론 모든 장비를
등에 메고 뛰어와야한다.전국에서 한 100여개 고등학교 팀들이
참가했었지...급조된 우리팀이 안죽고 끝까지 종주했었다만
지금 생각해도 대견하다..부산고등학교팀 속에 초등학교 이학년때
급우가 있다니 지도 나도 깜작놀랐다.우리팀의 일년후배는
육사를 수석합격하고 스텐포드에서 박사까지한 수잰데...
그만 운명을 달리해버렸어...아깝어!
여름방학이면 은해사에 공부랍시고 책사들고 진을 치고 피서겸
피난겸하며 스님들과 곡차나 원없이 마셔데었던 팔공산의
뒷자락도 오버랩된다....
공산에 대한 할말도 짜다라 수태있다만 말보다 그때그때
이쪽저쪽에서 철따라 오르다가 몸소 겪은 눈에 들어와 뇌리에
인화된 정경이며...그라고 여인들과의 말못할 수작들이란 어쩔고...
이구디 저구디 전신만신 온공산 자락에는 멀 팔라는지
묵자집이 천지빼까린데...인총들이 저돌적으로 자락이고 모롱이고
거랑사이까지도 파들어가고 있다 기걔충처럼.
저위에 군위쪽에서 들어가면 입장료받던구닥다리 절이 있어 홰손되지않은
어법조선시대 그대론기라,
그절 부엌에서 비벼먹던 절밥이 기가막혀던지라 벽에 그려진
조왕신도 보고싶어라....
다음 주면..늦으리
재를 넘어 보려고
길에 이르러
점차로 산골로 개울 옆에 두고
어둑하기 전에
한 經路 달린다.
다락논은 愁苦를 벗어 버렸도다.
그리하여 草木根皮가 다 흙이 되어 간다.
원래의 土質로 돌아 가노라.
누렁이 아무말 없이 황빛 털로 있더라.
장닭이 진한 墨香 빛깔 蘭草 꼬리를 달고
名譽보다 붉은 鷄冠 얹고서
甘菊 빛깔로 모가지 털 세우고
제 먼저 바뿌이더다 .
다리아래로 개울에는 여태도
끝자럭 落葉의 流動이 떠 가는데
內水面 잔고기가 楷體의 획으로
오르내리누나.
짚으로 변한 여름은
여기도 듬성 저기도 한 무더기 露積이러라.
멍석 위의 大豆는
마른 同根만 남기고 그 가지와 잎 태워
메주 되리라 간장 되리라.
떫은 맛으로 달려
홍색으로 더 익으려
감은 아직도 공중에 새와 더불어 지낸다.
산 그림자에 골짜기 이리저리 어둑한데
물가의 白楊은 제 먼저
잎사귀 털어 버렸다.
벗고자
櫻花 기억도 잊고자 裸身인데
가지 사이로
秋風도 그리後 寒雪도
달빛도 제 멋으로 드나들이리 .
고갯 마루
되 돌아가면 鄕村 옛길이로데
내쳐가면 新作路 行客 길
갈대는 제 몰라라
훌떡 鬚髥이 자라 그 자리서 흔들드라.
여기 더더욱 검 푸른 젓나무
고추색깔 槻木과 더불어 터잡은 옛 초등학교
그 分校 앞으로 뒤로
산 꼭지 위로 그렇케 번져 오르는 秋色은
옥빛 하늘과 듬성듬성 하얀 구름과
예리한 境界를 이루면서
한바탕 가을의 對立을
默言으로 示現하더이다.
늦가을 嘉昌댐의 물빛도
어쩌면 그리 蕭然한가.
비내리면 가두리라.霖雨로 그득해 보였더니
마른 하늘이면 乳汁을 비웠네.
열린 길사이로 巖壁 보고지픈데
河床 넘어가기 먼저 常流 가는 곳 따라
堆積層만 무웃닢 위로 쌓여 누워 있더이다.
첫댓글 팔공산 주변의 단풍 구경과 구수한 글솜씨에 마음이 끌림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