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아시아 여행기11
1월 8일(금) 넷째 날
06:30 아침 산책에 나선다. 간밤에 쓰레기들을 치우는 청소부와 재활용 고물상들이 부산하게 움직인다. 카오산과 람부뜨리 거리는 이제 일상처럼 익숙하다. 인터넷 접속하여 말레이시아 정보를 찾아본다. 오늘 오후에 기차를 타면 내일 낮에 타국에 도착한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는 2003년에 잠시 들렀던 곳이고, 버터워쓰나 피낭은 처음이라 공간에 대한 감을 잡기 어렵다. 말로 듣는 것이나 책으로 읽는 것보다 직접 가서 오감으로 체득하는 게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다.
오전에 돌아볼 곳은 후알람퐁 역 맞은 편 차이나 타운에 있는 미술 박물관이다. 야오와라즈 거리(Yaowaraj Rd.)로 가는 버스는 56번. 버스에 탔는데 고상하게 생긴 할머니가 영어로 우리가 가야 할 곳을 물어본다. 그러더니 잘못 탔다고 내려서 반대 방향으로 가라고 한다. 할 수 없이 건너편으로 가서 버스를 탔는데, 이 버스는 다시 돌아서 우리가 탔던 곳으로 온다. 어떻게 되나 끝까지 버틴다. 종점에 도착했지만, 우리는 야오와라즈로 가야 된다고 하며 그대로 앉아 있었다. 버스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해서 차이나 타운에 이르렀을 때 대충 내렸다.
이리 저리 헤매다가 태경은행미술관(泰京銀行美術館, Krung Thai Art Gallery)을 발견하였다.
그래 일단 한번 들어가보자.
<宣揚藝術賢豪志>라는 글씨가 보인다. 뛰어난 인물을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가를 후원한다는 뜻이리라.
이 건물은 4층으로 되어 있는데, 1층 넓은 로비에는 방콕 차이나타운의 옛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2층부터 4층까지가 전시실로 되어 있다.
2층에는 은행에서 소장하는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태국 작가들에 대해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전체 경향을 한번 살펴본다.
방콕예술문화센터에 전시된 현대 미술보다는 일반인들이 좋아할 스타일 구상화들이 많다.
남국의 그림들은 색감이 화려하다.
소장품이라서 그런지 팜플렛이나 소개 책자는 볼 수 없다.
3층에는 국왕을 모델로 한 조각 작품과 조형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판매도 하는데, 크기가 작품은 우리 돈으로 100-200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천만 원대에 이르는 대작도 있다.
2층 사무실에 물어보니, 내가 찾는 <Thai Contemporary and Modern Art >는 가상 갤러리라고 한다. 나는 가상 갤러리 사무실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꿩대신 닭이라고, 이 작은 공간을 찾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여행 후 검색을 해보니 방콕 예술지도(Bangkok Art Map, BAM)이라는 무료 지도가 있다고 하는데, 그것을 구하지 못해 이런 고생을 했다. 다음에는 그것을 꼭 찾아야겠다.
숙소로 돌아오는 경로는 차오프라야 익스프레스 보트를 이용했다.
타 랏차웡(Tha Ratcha Wong)에서 타 파아띳(Tha Phra Athit)까지.
* 이 글은 2010년 1월 5일(화)부터 2월 4일(목)까지 30박 31일간 연오랑 세오녀 태은(중2) 가족의 여행 기록입니다.
* 여행한 곳은?
포항-서울
인천-태국 방콕-말레이시아 피낭-쿠알라룸푸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반둥-족자카르타-발리 우붓
타이완 타이중-타이페이
서울-옥천-대구-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