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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816 (월)
- 오색(五色)의 신비(神秘), 메밀과 쇠비름 이야기 ① - 메밀
- 식물이야기 (38)
꽤나 더울 것 같다는 날씨는 역시 계절의 탓인지 아니면 모처럼 지나간
태풍 “Dianmu(電母)"와 이어진 많은 비의 영향인지 비교적 선선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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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드리려는 내용은 “메밀” 과 “쇠비름”인데 아주 다르게 생긴
두 한해살이풀을 왜 함께 나란히 했을까요?
그 이유는 두 풀이 모두 “빨간색, 노란색, 하얀색, 푸른색, 검은색”의 다섯 가지
색깔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먼저 “메밀”부터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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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밀 (영어 : Buckwheat, 꽃말 = 연인)
한여름 휴가철이 끝나갈 무렵, 영동고속도로는 아직도 자동차로 미어지는데 물론
동해안으로 늦은 피서를 가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둔내, 면온, 그리고
장평 I.C.로 빠지는 차량도 꽤나 많습니다.
이는 강원도 평창군 봉평의 “메밀꽃 축제”를 보러 가시는 분들인데 메밀로 만든
각종 음식도 맛보고 또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을 보러 가시는
분들입니다.
* 가산 이효석(可山 李孝石) 선생의 “메밀꽃 필 무렵”은 모두 읽으셨겠지요?
*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일대에서 열리는 “메밀꽃 축제”는 지금은 “효석 문화제”로
이름을 바꾸었는데 올해는 2010. 09. 03~09. 12일 사이에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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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은 “옥맥(玉麥)”, “목맥(木麥)”, “삼각맥(三角麥)”, “교맥(蕎麥-蕎 = 메밀)”,
“백면(白麪-麪 = 麵 : 국수)”, “뫼밀”, “모밀”, “모” 라고도 부르는
한해살이풀인데 어느 학자는 “마디풀과”라고도 하고 또 어느 학자는
“여뀌과”라고도 해서 약간 헷갈립니다.
중앙아시아 또는 시베리아의 바이칼호수 부근이 원산지라는 설이 있었는데
최근 중국 남부가 원산지라는 설이 유력해졌으며, 중국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재배하여 식용하였고 우리나라에도 BC 8세기 경, 식용작물의 목적으로 들여와
전국각지의 주로 산간지대, 특히 요즘은 강원도 산간의 농가에서 많이 재배하는
귀화식물입니다.
높이는 40~70cm, 원줄기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속이 비어있고 처음에는
연한 녹색이지만 자라면서 흔히 붉은 빛이 돕니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길며 심장형으로, 칼집모양의 탁엽(托葉=턱잎=잎겨드랑이
에서 잎자루 양쪽으로 달리는 잎, 비늘모양임)은 막질(膜質)이며 매우 짧습니다.
씨앗을 뿌리면 곧 싹이 나서 2~3개월 만에 다 자라며, 병충해를 잘 입지 않아서
농약을 쓸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7~10월에 연한 붉은색이 나는 하얀 꽃이 피고 10월에 까만 열매가 익습니다.
들판을 가득 메운 메밀의 키가 작으니까 멀리서 보면 하얀 꽃들이 마치 눈이
내린 듯이, 또는 소금을 뿌린 듯이 사람의 눈을 부시게 하는데 정말로 장관입니다.
그리고 꽃에 꿀이 많아서 벌꿀을 얻는데 아주 요긴한 작물입니다.
열매에서 뽑아낸 녹말로 국수, 떡, 과자, 맥주 등을 만들며 또 요즘은 “메밀차”도
만들어 마시고 또 “메밀막걸리‘도 나왔습니다.
또한 요즘은 “메밀 싹”이 몸에 좋다고 하여 많이들 드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씨앗이나 잎은 약으로 쓰는데 성인병과 당뇨, 고혈압을 막아주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씨앗의 껍질을 베갯속으로 많이 쓰기도 하였고 줄기나 잎은
가축의 먹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영어로는 “Buck-wheat"라고 부르는데 흔히 “모밀”이라고도 부르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표준말이 아닙니다.
서울지방에서는 냉면을 많이 먹지만 경기도나 강원도 쪽에서는 메밀막국수를
많이들 드시는데 "메밀막국수“나 특히 ”평양냉면”은 반드시 메밀로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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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통상 “메밀국수”, “메밀전병”, “메밀묵” 등으로 잘들 쓰시다가
일식집 등에서 나오는, 양념국물에 말아먹는 국수는 “모밀국수”라고 부르는 것으로,
마치 다른 재료의, 다른 음식처럼 취급한다는 것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종로1가의 세종로 쪽에 “미진”, “유진"이라는 유명한 국수집이 있어서
저도 자주 가곤 했었는데 지금은 가까이의 다른 고층건물로 옮겨서 계속하고 있는데
아직도 메뉴판에는 “모밀국수”라고 씌어져있습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메밀”을 일본말로 “소바(そば)”라고 하는데 그 음식을
“모밀소바”라고들 부르는데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요??? --- “모밀메밀???”
* 그런데 우리나라 도깨비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메밀묵”이랍니다.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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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막국수 와 닭갈비 ]
* “메밀막국수”하면 역시 “강원도 춘천”이 떠오르는데요.
그래서 “춘천막국수”라는 간판을 단 음식점이 많습니다.
우리 회원님 중에 춘천에 연고를 두신 “김OO”님의 춘천자랑은 굉장한데 저도 그곳을
좋아해서 꽤나 자주 찾고 있고, 언젠가는 “다시 찾고 싶은 곳”의 하나로 춘천을 테마로
하여 올려볼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춘천 가는 길인 “경춘선열차”와 “경춘가도 46번국도”는 추억의 낭만의 길이었는데
요즘은 “경춘고속도로”가 개통되어서 훨씬 빠르고 쉽게 갈 수가 있고 2010년 말
"경춘선복선전철“이 완공되면 정말로 가까운 곳이 되겠습니다.
춘천의 음식하면 역시 “춘천막국수”와 “춘천닭갈비”인데 둘 다 유명한 음식점들이 많기도
하지만 춘천시내에는 ”막국수체험관“이 있어서 직접 ”메밀막국수“를 만들어 볼 수가
있어서 어른에게나 어린아이들에게나 모두에게 큰 인기가 있습니다.
*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춘천닭갈비”는 요즘 많이 드시는 토막 낸 닭을 포를 뜨듯이
도톰하게 펴서 양념에 재웠다가 갖은 야채와 함께 철판에 볶아 먹는 것이 “원조”가
아니고 야채가 없이 “닭갈비”만을 석쇠에 얹어 직접 연탄불에 구워 먹는 것이 “원조”라고
알고 있는데 찾아보시면 그런 집이 아직도 여러 군데 있습니다.
예전에는 값이 싸서 노동자나 휴가 또는 외출 나온 군인들이나 대학생들이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 또한 춘천에는 “소양호”를 비롯하여 “춘천호”, “의암호” 등 댐으로 만들어진 호수도
여러 개가 있고 강 가운데에 섬도 있어서 놀기가 좋으며, 여러 가지 다양하고 재미있는
볼거리, 또 아기자기하고 예쁘고 꾸며놓은 “춘천박물관”, “경찰박물관”,
“강원도립화목원” 등이 있으며 또한 “김유정문학촌”과 젊은이들의 낭만과 활기가 넘치는
“강촌유원지” 등 등 여러 번 가도 항상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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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막국수”에서 “막”이라는 말의 뜻을 아시는지요?
한자말인 “막(幕)-막을 내리다”나, “막((膜)-세포막=細胞膜” 등을 제외하고 우리말에서의
“막”이라는 말의 뜻은 다음의 몇 가지가 있습니다.
- 막 : 바로 지금, 이제 금방 (지금차가 막 떠났다.)
- 막 : 바로 그때 (잠에서 일어나니까 막 손님이 오셨다.}
- 막 : 마구 (막 달리다. 막 먹다.)
- 막 : 거칠음, 품질이 낮음 (막담배)
- 막 : 닥치는 대로 (막말, 막노동, 막벌이, 막일)
- 막 : 주저 없이, 함부로 (막살다. 막되다)
- 막 : 마지막, 끝 (막둥이. 막차)
- 막 : 그렇게 된 곳 (내리막. 오르막)
➜ 우리는 통상 “막국수”를 위의 여러 뜻에서 “거칠음”과 같은 계열의 뜻으로
“복잡한 조리과정과 재료 없이도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다.”라는 뜻으로 알고 있었고
실제로 춘천안내책자나 또 국어사전에도 그렇게 나와 있는데 최근 춘천출신
요리연구가에 의하면, 맨 위에 있는 “바로 지금, 이제 금방”이 뜻으로 “막국수“는
”이제 금방 만들어서 아주 싱싱하고, 신선하고 그래서 더욱 맛있는 국수”라는
뜻이라고 하니까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 막무가내 ***
그런데 “막”과 비슷하게 쓰이는 말로 “막무가내”라는 말이 있는데 뜻은
“도무지 융통성이 없고 고집이 세어 어찌할 수가 없음”인데 한자말입니다.
- 막무가내(莫無可奈) = 무가내(無可奈) = 무가내하(無可奈何) = 막가내하(莫可奈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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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닭갈비-막국수 축제 ]
2010. 08. 28 ~ 09. 05일 사이에 춘천에서는 “춘천 닭갈비-막국수 축제”가
열리오니 많이들 참가하여 즐기시기 바랍니다.
특히 이 기간 중에는 막국수를 매일 무료로 제공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중에 “춘천 World Leisure 경기대회”도 동시에 개최한다고
하오니 확인하시고 즐기시기 바랍니다.
* 그런데 요즘 여러 방송매체에서 “맛있는 집”들을 많이 보도하고 있는데 여러분은
그 내용을 그대로 믿고 찾아다니시는지요?
소개된 집들의 70% 이상이 실망스럽다는 것을 아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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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곁가지 이야기는 그치고 그럼 오늘 말씀드리려는 다섯 가지 색깔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에서 주로 재배하는 메밀은 뿌리는 노란색(黃)을 띠고, 줄기는 붉은색(赤),
잎은 푸른색(綠), 꽃은 흰색(白)을 띠며, 그리고 열매는 익으면 검은색(黑)을 띠어서
다섯 가지 색깔을 가진 “오방초(五方草)”라고도 부르는데 이 “五方”은 또한
우주(宇宙)를 나타내는 말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에 “밀”이 흔하지 않아서 “국수”를 만들 때에는 “메밀”을 많이
썼는데 그래서 우리가 결혼식 때 “국수”를 먹는 이유는 물론 국수는 길이가 길어서
오래 함께 살며 “백년해로(百年偕老)”하라는 뜻도 있지만 “오방색(五方色)”을 가진
메밀은 우주만물의 중심이며 또한 결혼 역시 우주만물의 중심인 인간의 결합이고
또 영원토록 후손을 번성시키며 잘 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 그런데 오래 살라는 뜻의 국수나 냉면이나 막국수를 먹기도 전에 가위로 쑥쑥 잘라서
먹는 것은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오래 살 것 같아서 좀 줄이자는 것인지,
어쨌든 전 세계에서 음식을 가위로 자르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는(? - 미확인)
얘기를 들었는데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나 닭고기나 또 김치나 깍두기나 국수나 냉면이나 막국수나 좀 길게
생긴 음식은 모두 가위로 마구 자르는 것은 이제 하나도 이상하지 않게 아주 빠르게
전국적으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음식용 가위를 많이 사가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게 요리를 그리 즐기지는 않는 편인데 얼마 전 모처럼 한번 가보았더니
가위의 날이 하나는 길고 하나는 짧은 요상한 가위를 주던데 게를 자를 때에는 두 개의
날을 모두 써서 가위 구실을 하고 그다음 게살을 파먹을 때에는 뾰족하고 긴 날을
사용하라고 하던데 아주 기발해서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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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옛날 대학교 입학시험을 치를 때 국어문제에서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일부분을 소개하고는 “그 다음은 여러분이 이어서 작문을 하는데, 당초의 소설 내용을
그대로 옮기지 말고 새롭게 만드시오.“ 라는 문제가 있었는데 지금 어떻게 지었는지
하나도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당시 저는 국어과목만은 항상 자신이 있어서 신나게
작문하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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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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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쇠비름”과 “비름”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제가 너무 좋아하는 메밀에 대한 얘기 재미있었습니다. 메밀과 모밀은 함께 쓰여 어렸을때는 서로 다른 것인줄 알기도 했었습니다. 냉면의 주 원료인 메밀에 대한 말씀과 사진을 보니.. 갑자기 냉면이 먹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예~~~ 지기님 단골이신 서북면옥을 또 찾으시겠군요ㅎㅎ 메밀로 만든 음식은 우리나라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동네 장터에 가면 메밀전병이 인기이고 또 도토리묵 보다는 메밀묵이 더 고급이라는 느낌도 가지고 있고 여기에 메밀막걸리를 곁들이면 더할나위 없습니다. 요즘은 메밀꽃을 보기위하여 관상용으로도 많이 심고 있는데 경기도, 강원도 일원에서는 벌써 메밀꽃이 피기 시작해서 가는 길을 잠시 멈추게 합니다. 메밀막국수를 하는 집은 대개 돼지고기 편육을 함께하는 경우가 많은데 역시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