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돈어른, 사부인께
근간에 존체 만중하오신지요.
보내주신 예단과 편지를 받자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난 상견례에 뵌 이후 두 분과 가족의 연을 맺게 된 것을 더없이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희 차남 **이로 부족함이 많겠으나 이렇게 사위자식으로 허락해주시고 금지옥엽
길러 오신 따님 **를 저희 집안에 보내주시어 집안 모두가 기뻐하고 있습니다.
두 아이 모두 아직은 부족한 것이 많아 살아가며 더 많이 노력하고 배워가야 하겠으나 행복하게 잘 살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27년간 고이 길러 오신 따님 희주를 시집 보내시어 기쁜 마음보다는 허전한 마음이 더 크실 줄로 사료됩니다. 그래서 두 분께도 자식의 도리로 정성에 소홀함이 없도록
항상 유념하기를 **과 **에게 당부하였습니다.
두 분께서도 저희 **이를 아들과 같이 생각하시어 위하고 든든해하신다고 하니 더없이 기쁘고 감사할 뿐입니다.
어려우신 가운데에도 정성껏 마련하여 보내주신 예단은 마음깊이 감사히 잘 받았사오며, 저희 또한 넉넉한 형편이 못되어 마음만큼의 정성을 보내 드리지 못해 송구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두 아이가 살아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도록 부모로써 능력이 닿는 한
노력할 것이오니 두 분께서 지금은 혹여 라도 섭섭한 마음이 있으시더라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사돈어른과 사부인, 그리고 사돈댁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시도록 항상 기원드리겠습니다.
납채문과 답서
사주와 택일이 오가고 결혼 날짜가 정해지면 서로 상의하여 좋은날에 혼수품을 혼서지와 함께 함(函)에 넣어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보내는데 이것을 납폐(納幣)라 하며 혼서(婚書)는 신부에게 매우 소중한 것으로서 일부종사(一夫從事)의 의미로 일생동안 잘 간직하였다가 죽어서 관속에 넣어 가지고 간다고 하고 이 함을 봉채(封采, 봉치)라고 하여 신랑 집에서 보낼 때 시루떡(봉치떡)을 정성껏 쪄서 마루의 상위에 놓고 그 위에 함을 올려놓았다가 아들을 낳고 부부 금슬이 좋은 함진아비가 지고 가게하며 신부 집에서도 마루에 붉은 보자기를 덮은 상위에 봉치떡을 놓고 함을 정성껏 받아 그 위에 놓았다가 방으로 가져가 풀어 보는데 청색 종이로 싼 홍색혼수를 먼저 꺼내면 첫 아들을 낳는다하고 신부 집에서는 함진아비 일행을 극진히 대접해 보낸다.
사주와 함께 홍색 보자기에 싸서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보내는 납채문(納采文)이 있고 신부 집에서의 답서가 있는데 요즈음은 대개 하지 않고 쓰는 방법은 혼서지의 예와 같고 존(尊)자를 한 칸 위에 쓴다.
납채문(納采文): 伏承 尊慈不鄙寒微 曲從媒議 許以 令愛貺室僕之男00 玆有先人之禮謹傳人納采伏惟 尊慈俯賜 鑑念不宣(복승 존자불비한미 곡종매의 허이 영애황실복지남00 자유선인지례 근전인납채복유 존자부사 감념불선. “구차하고 변변치 못한데도 높으신 사랑으로 중매인의 말을 간곡히 믿으시고 귀하신 따님을 제 자식00의 아내로 허락하시니 조상의 예에 따라 삼가 사람을 보내 납채를 드리오니 너그러이 살펴 주십시오)라는 말이다.
답서(答書): 伏承 尊慈不棄寒陋 過聽媒氏之言 擇僕之第0女 作配 令似弱息惷愚 又不能敎旣 辱采擇 敢不拜從 伏惟 尊慈特賜 鑑念不宣(복승 존자불기한누 과청매씨지언 택복지제0녀 작배 영사약식준우 우불능교 기 욕채택 감불배종 복유 존자특사 감념불선. “높으신 사랑으로 저희 집안을 버리지 않으시고 중매인의 말을 믿으시어 미련하고 어리석은 데다 잘 가르치지도 못한 저의 0째 딸을 며느리로 이미 채택하셨으니 어찌 따르지 않으리까 너그러이 살펴 주십시오)
글제목 : 납채문 쓰는법 |
某郡某官執事伏承 |
예전부터 예단을 드릴 때에 며느리가 시부모님께 사랑을 더 받기 위해서
편지를 동봉해서 드리는 분들이 많아요..^^
보통 한지로 만들어진 편지봉투와 편지지를 이용합니다.
(예문)
아버님 어머님께
처음 뵙고 인사를 드리던 떨림이 이제는 한해를 채워가면서 처음 뵈었을 때의 어려움보다는 조금은 편안함과 든든함으로 자리잡는 것을 느끼게 되네요
이제 정말 한가족이 되는 시작에서 짧게나마 부모님께 감사의 글을 올립니다
말씀은 많이 안하시지만 정 많으시고 자상하신 아버님 뵐 때마다 하나라도 더 챙겨 주시려고 하시는 고마우신 어머님
부족한 저를 딸 처럼 받아 주시고 한결같이 사랑해 주셨는데 저는 그동안 드린게 없어서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저이지만 아버님 어머님 마음에 드는 정말 사랑스런 딸같은 며느리 될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많이 가르쳐주시고 도와주세요
철수씨 훌륭하게 키워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저희 둘 언제나 서로 존중하면서 한결같이 이쁘게 살겠습니다
아버님 어머님께서도 저희가 오래오래 효도할 수 있도록 건강하세요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픈
예비며느리 000 올림
이런식으로 예단편지를 써서 예단과 함께 드리면 시부모님께서 감동을 한답니다.
신랑쪽에서 신부쪽에 보내는 건 함에 넣는 봉채에 해당
요즘 신부쪽에서 신랑쪽에 '예단(비)'를 보내고 신랑쪽에선 그에 대한 답례로 신부쪽에다 '돈'을 보냅니다만 그때 보내는 돈의 성격은 사실 명분이 불명확합니다. 왜냐면 신랑 신부집 앙가간에 뭔가 주고 받은 것들은 모두 옛날 전통혼례의 관습을 따르기 마련인데...요즘 일부에선 '꾸밈비'라기도 하고 한편으론 '봉채비'라고도 하는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보내는 돈은 딱히 옛 혼례에서 어떤 관습을 따른 것인지 분명치 않기 때문입니다.
가장 비슷한 관습을 찾아 본다면 양가가 서로 혼인을 하기로 결정이 되면 신랑쪽에서 신부쪽에다 '혼서지'를 보내면서 함안에다가 신부의 옷(비단 옷감)과 함께 신부에게 줄 노리개며 분(화장품)과 같은 신부의 신변용품을 함께 담아서 보내게 되는데...이 때 함안에 넣어서 보내는 신부의 옷감을 봉채 또는 봉치라고 합니다.
그래서 신랑쪽에서 신부쪽에 주는 돈은 신부의 옷값인 바 '봉채비'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나중에 함들어갈 때 함안에다 넣어서 줘야 하는데도 돈은 돈대로 따로 건네 주고 나중에 또 함을 보내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경우에는 그렇게 보내는 돈이 꼭 '봉채비'라고 할 수도 없답니다.
그리고 요즘 미리 신랑집에 보내는 '예단'도 사실은 미리 보내는 것이 아니고 혼례(결혼식)를 치루고 난 후에 신부가 신랑집으로 들어오는 '신행' 때 신부의 혼수며, 이바지 등과 함께 갖고 오는 것이며
따로 예단을 보내는 격식도 없었습니다.
굳이 있다면 당시에 딸이 신행을 할 때는 딸의 어머니가 딸의 시어머니에게 보내는 '사돈지'라고 하는 서신이 있었습니다.
양가간에 오가는 다른 서신에 비해서 '사돈지'는 한글로 적었으며 내용은 제대로 배우지 못한 딸을 이쁘게 봐 달라는 것과 신행 때 함께 보내는 물품의 '물목'을 적어서 보냈던 것인데, 그기에 '예단과 이바지'로 보내는 물품이 모두 적혀지게 됩니다.
요즘은 예단과 이바지를 따로따로 보내는 바 예단을 보낼 때는 '예단 물록'을 따로 적어서 보내고
나중에 이바지를 보낼 때는 '이바지 물목'을 따로 적어서 보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신랑이 신부쪽에 보내는 '봉채비 또는 꾸밈비'를 보낼 때도 역시 옛날 함안에 넣어서 보냈던 '봉채 물목'식으로 적어서 보내면 될 것 같습니다. 즉 요즘 예단을 보낼 때 '속지(단자)'를 적고 봉투를 쓰는 방식에서 단지 제목만 '禮緞' 대신에 '封采'라고 적고, 봉투를 싸는 방법 또한 예단봉투와 같지만 신랑쪽에서 신부쪽으로 보내는 것인 바 청색이 아닌 적색이 밖으로 보이도록 싸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돈지는 신부가 신랑을 따라 시댁으로 갈때 신부의 어머니가 안사돈에게 올리는 편지이다. 신부의 어머니는 대개 안부를 묻는 이야기와 대례에 관한 이야기와 더불어 부족한 딸을 보내니 잘 인도하고 가르쳐 달라는 당부의 사연을 적어 상수와 함께 보낸다.이에 신랑의 어머니는 안부를 묻고 며느리가 마음에 든다는 이야기와 대례식 때의 노고를 치하하고 상수의 음식솜씨가 뛰어나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답장을 보낸다. 이러한 사돈지는 부녀자들이 주고 받는 내간체이므로 한글로만 된 것이 특징이다.
첫째, 문안지 ( 問安紙 )로 이는 신부 문안지와 일반 문안지로 대별할 수 있다. 먼저, 신부 문안지는 초례는 올렸지만, 아직 신행은 가기 전이므로 신부가 친정에 있으면서 한번도 상면하지 못한 시조부모 · 시부모 · 시삼촌, 그리고 남편형제 및 동서 등 시집식구들에게 처음 문안드리는 편지이다. 일반 문안지는 격식에 큰 구애 없이 사연을 적되, 조사(措辭)에 있어 손위와 손아래만 구분해서 적으면 되는 것이다.
둘째, 사돈지(査頓紙)는 주로 안사돈끼리 내왕하는 편지로 간혹 ‘ 안사돈지 ’ 라 한다. 안사돈지의 시작은 먼저 신부 어머니가 신랑 어머니에게 올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두 집안이 서로 사돈이 되기 위해 신부집에서 대례 ( 大禮 )를 올리게 되는데, 이때 초례상(醮禮床)에 차려진 상수(床需)를 상수송서장(床需送書狀)과 함께 신랑집에 보내면서 신부 어머니가 쓴 사돈지를 처음으로 신랑 어머니에게 보내게 된다.
이때의 편지 내용은 대체로 먼저 문안이 있고, 그 다음에 자신의 딸이 미문(微門)에서 자라 제대로 가르치지도 못하고 견문도 없는 여식을 존문(尊門)에 보내게 되어, 시부모 걱정이 되게 하지는 않을까 염려스러우니 앞으로 친딸같이 가르쳐주기를 간곡히 부탁하는 내용을 적는다. 그 다음에 대개 새사위에 대한 칭찬과 덕담 등을 적어서 신행가는 인편에 새 사돈에게 처음 인사 겸 문안편지를 보내게 된다. 이 편지에는 자신의 딸을 규중에 고이 길러 남의 집에 보내면서 앞으로 시집살이할 딸의 앞날에 대한 염려와 함께 딸 가진 어머니의 눈물어린 모정이 담겨 있다.
신랑측에서는 신랑집 어머니가 답신을 보낸다. 그 내용은 우준(愚蠢)한 자기 아들의 짝이 되게 허락하여준 데 감사하다고 언급한 뒤에, 새 며느리의 재예와 부덕이 뛰어남을 칭찬한다. 아울러 두 집안이 결친(結親)한 정의를 서로 돈독히 하자는 다짐도 함께 적어 보낸다. 이로써 첫 사돈지의 왕복이 시작된다. 이러한 안사돈지는 서로 사돈이 된 두 집안의 예절과 인사를 겸비한 편지이므로, 호기심 어린 옛 부녀자들의 관심을 제일 많이 끄는 글들이어서, 새사돈지를 받게 되면 일가의 부녀들이 다투어 돌아가면서 읽었던 것이다.
[사돈지 예문]
덕문화벌(덕행이 높은 가문,세상에 그 이름이 널리 드러난 높은 문벌)을 매양흠모하여
혼사 맺기 원하던 중, 하늘이 헤아리사 남중호걸 사가에 태어나니 떠오르는 밝은 해 아침빛을 두르온데, 길일을 맛택하여 환사를 언약한 후 굴지계일(손곱아 기다리며 날 수를 헤아림)하압든바. 혼사 당일 날이 좋아 청색이 조요하고 일기 화락 화창한데, 일행이 무사 행차하시어 만인 좌석에 성동선녀 신랑 신부가 합환, 교배하온 후,
현서(어진 사위) 자세 뵈오니 맑은 용모 준수하심 늠름하고 현현하여 우두머리
풍채로서 남위에 우뚝 솟고,일월 정기 강산 기상 두 눈에 품으시어 생기돌올 표표발월, 광채영롱 빼어남을 견줄 이가 바이 업더이다. 잇ㅂ 년 택서고망(사위를 맞고자 간절히 고대하던 마음)에 흡족 넘쳐 쾌활 경사 단 이슬을 마시고 하늘에 오르난 듯 기껍사오니, 이즐거운이 마음을 어디에 비유하오리잇가. 선동선녀 넘노사 꽃 나비 어울리는 양을 보오니, 우리 사형제(사돈끼리 서로 다정히 칭하는 말)가 누리는 자식 영광 인세지락이 이제서야 다른 이들에 비등하올 듯. 혼사 초에 가득한 심회를 금할 길이 업삽내다. 날 사이 양춘 일색 봄빛이 무르익어 먼 산 춘애 아지래이 연 두 버들 어루는데, 기체후 만복 평안하시니잇가. 슬전에 도령씨 남자 중에 영걸로 자라오심 치하옵사며, 귀문 당내 합절이며 겻 사돈 가내 친지 두루 무사하옵시고, 각 댁에 여러 친척 화안득하압신가 색색향회 일일이 여쭈오니, 눌러 짐작 하소서. 차처사제도 근간 재미에 들떠여간 질병은 감히 침ㅎ지 못하난 듯 아플 틈이 업사옵고, 외당께서는 집 떠난지 해포인데 안신(안부를 묻는 편지. 편안하다는 소식)은 종종 하시나 귀국ㅎ지 못 염려옿며, 슬하 내외 현탈 업사오나 며느리는 사빈고역(바닷가의 땅에 널리 깔려 있는 모래처럼 많은 힘든 일)으로 몸이 허약해져 거동 중난이온데, 유순 부덕이 한점 부족업난 요조숙녀라 온연 깃브오며, 기차 오남매 충실하고 무탈하여 면면공부 열심이니 홍왕이 진진하온 일 또 깃브옵내다. 여아는 달포 가량 누워 지내는 것이 마음에 걸리오며, 시속 나이사 어리다 하리까만 무무고촌 복 것 업는 외딴 마을에 아모 배운 것이 업사옵고 타고난 약골이라, 밧사장 채과안목 높으신 눈에근사ㅎ지 안으실 일, 너무나 부족하와 부끄러운 얼굴을 둘 곳 업사오이. 하온데도 우리 현서께서는 노해(언짢은 기색) 업시 만면에 화기 가득하고 덕종종 있고 평안히 계시오나 금번 일에 아모도 못 오시니 엇진 일인지 용려되고, 시외댁과 대소댁 별고 업시 지내시나, 친신(친정 소식)만은 아득하여 구름너머 먼 길 끝에 마음 홀로 헛부오이다. 사형씨요, 보내는 물건(대례 후에 신랑과 상객 일행이 받은 큰상의 음식을 그대로 고이 싸서 시댁으로 이고 지어 보냄)은 명색일 뿐 이렇다 할 것 흉내도 못내엇스니 오직 이 같기를 부끄러이 여기업고, 고등 물가에 일체 아모 생각업시 지나다가 이렿듯 몰몰하와 사돈내 여러 어른 낙심 섭섭하시올 일 멀리서도 생각하면 우피 참면, 다만 얼굴이 붉어질 따름이니이다. 널브신 도량이시로 깊이
양찰하옵시기만 간절히 바라오이다. 밧사장께옵서 머무지도 아니시고 손님갓치 훌훌이 떠나시니, 대접도 못해 드려 죄황하기 그지 업삽내다. 마음에 둔 정담이야 그칠 길이 업사오나, 분주한 중 몇 말씀을 점점 대강 긋자오니, 능문 고견 사형씨의 높으신 혜안으로 눌러 묵상하시옵소서.
을유 삼월 순이일 사제 상장
구구절절 심경을 아로새긴 명문장에 정취 기품이 깃들여진 신부의 모친이 보낸
사돈서를 받은 신랑의 모친은 이에 화답하니. 귀문존가에 진진지의(혼인한 두 집의
사이좋은 것을 이름)를 맺어 결약한 후 정한 날이 신속하와, 만복 초례를 떠나
보내압고 먼 길에 일기 행여 엇더할가 사념되더니, 당일 날씨 온화 난만 그
곳 향운 자옥하여 장래 오복이 창홍할 기 가득하니, 상서롭고 댜행한 일 심중에
여겨지더이다. 회편에 보내신 결속 물건, 오신 듯이 받자옵고 상하로 가득 모여
만실 희열 깃븜이 넘치는데, 굉장하신 범절에도 놀라오며 만장정찰(길고 긴 사연
에 따뜻한 정이 가득 어린 편지) 살피오니, 귀한 말씀 우러난 정이 구구이 구슬
이요, 자자이 영롱하니, 비단 위에 꽃이 핀들 이보다 더 고우릿가. 이곳 사제 옥
망기대 흐뭇 넘쳐 우매한 천견에도 황홀하압나이다. 이곳 만보부아(보배로운 며
느리) 성품이 아름다워 선성이 상하로 자자하며 듣는 이 보는 이가 모다 칭찬
칭송하니, 밧주인께서 희색이 만안하여 단순을 더 지 못하시매, 십칠 년 택부고
망(며느리를 맞고자 간절히 고대하던 마음)에 조금도 모자람 업시 흡호 흡만, 세
상 재미와 흥겨움을 혼자다 누리시오이다. 돈아(미련하고 철없는 아들) 오면 다
시 그곳 정곡 정성스레 들을 터이다, (답례로) 보낸 물건 볼 것 업서 신사초 (새
일 머리)에 허무 섭섭 하실 일이 멀리서도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지나이다. 차시
춘일이 새로 압고 세상 만물 움이 트는 맹동시에 연하와 기체후 심려 신중 만수
강녕하압시고, 약약 시진처(눈으로 몸을 보아 그 변화로 병을 알아내는 곳) 업사
오신지. 밧사장께압서 해포 이가(집 떠남)하압신 일 위렴시대에 조인 용회(마음)
엇더하시리요. 신사초에 밧사장 집을 떠나 먼 곳에 가시고 여간 허성하실 것이
오나, 새서방님 특출하신 줄 든든히 믿으오며, 슬전의 젊으신 댁 내외분 허다 중
임이신 중 안녕하신지 못재 궁금하온데, 아직 농장(사내아이가 구슬을 가지고 논
다는 뜻. 즉 아들을 낳음)이 천연하심 답답하오나, 신년 길운 늦게야 손자 재롱
만년 농주(아들)를 무릎 위에 안으실 듯. 이곳 천만 가지 보배로도 비ㅎ지 못할
부아도 혼례 후에 편안히 지내온데, 옥부(옥같이 고운 살결) 방심(꽃같이 아름다
운 마음)이 수척ㅎ지 아니온지, 시어미 무능하여 잘 추스리지 못한 것이 오직 못
내 송구하옵내다. 슬전에 도령씨 삼남매 분 무양(별 탈 없이) 충장(가득 차서 씩
씩함) 심려 업스시며, 면면이 여룡여호 용 같고 호랑이 같으신 난형난제 형 아우
구별이 어렵도록 자라오심 치하 부지(엄지손가락)압고. 지촌(친정 지명) 문후와
용계(외가 지명) 안후는 자로 듣사오시와 심려 업사오시닛가. 신사초에 갓득 향
모 간절하여 부리압지 못하올소이다. 대소 각 댁이며 일가 친지들도 두루 평안
사시온가 여짜오며, 이곳 사제도 누운 통증은 업사오나 일간은 흥이 나고 재미
로와 괴로움을 모랄 듯. 밧주인 승화만득 늦게 얻은 아이를 고이 길러, 이제야
저희들 봉황상을 지어서 슬전에 있게 하니, 죽어도 여한이 없을 듯 밖에서 지내
다가도 조석으로 부아의 아담한 용모 상상 귀해 연가(너인가) 보고저 하시니 겻
보기 든든하옵고 흐뭇하오나, 돈아는 본대 무심할 뿐입내다. 늦게야 저를 길러
무무고촌에 아무 교훈 업시 자라나서, 어리석고 우매하여, 사돈네 현당 안목에
닿지 안으실 일 만망하오나, 장래 오복 기상에는 그닷 염려업스리이다. 둘째 것
무사하나 약한 몸이 말라 걱정이옵고, 숙전 종반 각각분 여전하시니 다행이오며,
시숙 내외분 여전하압신데 질부 내외 무고하여 든든. 하마 여러 종반간에 교왕
하던 중 두루 다 무사하시니 천천만행이옵나이다. 시매 평안 소식 틈틈이 듣자
오니 조이압고, 찬정 소식도 간혹 받자오니 조이오리부오이다. (보내주신 물건과
서찰에 대한) 소위 상답 명색은 모양도 갖초지 못한 것이 무무(무식하고 예절에
어두워 언행이 서투름) 초초(다듬을 새 없어서 거칠고 간략하여 볼 품 없는 모
양)하오니, 사돈 섭섭하실 뿐 아니오나 부아 어린 마음에 낙심할 일 걸리오이다.
장래 오복에 무관하오니 그리 위안하시소서. 설마 물견 업슬가 하다 이덧 하오
이다. 퇴상(혼인 대례 후에 신랑,상객 큰상 물린 음식) 결속은 너모 과렴, 만당첨
시(방안에 가득 찬 사람들이 눈을 휘둘러 봄) 생색이 그지업삽고, 저의 정성 명
색은 이리 초초 무색 참안하여이다. 돈아는 얼마 안여 보내 주시압기 바라오며,
사가 일택이 다 모두 안과태평하시압기 바라나이다.
을유 삼월 염팜일 사제 상장
첫댓글 조대감 잘 읽어보앗읍니다. 수고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