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설화에 의하면 우리 인간세상은 브라흐마(Brahma), 비슈누(Vishnu), 시바(Shiva)라는 최고 3신의 역할분담에 의해 ‘창조’와 ‘유지’그리고 ‘파괴’라는 세 가지 순환단계를 거치며 영원한 윤회를 한다고 되어 있다. 우주적 창조 뒤에 새롭게 시작된 황금시대는 일정기간을 지나면서 참된 진리가 시들해지면서 악의 기운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단계를 거쳐 도저히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타락에 길을 걷다가는 마침내‘파괴’로써 끝을 맺게 된다는 순환의 길을 걷게 되어 있다는 식이다.
이때 말세가 되어 새로운 황금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어떤 메시아가 나타나 인류를 완전한 멸망에서부터 구하게 안배되어 있는데, 그런 메시아의 역할이 바로 비슈누신의 어깨에 걸려 있다고 한다. 우주를 유지하며 진리를 수호하고 실현시키는 태양신인 비슈누 는 항상 하늘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다가 진리의 법, ‘다르마’가 무너지면 이를 바로잡는 역할을 맡는다. 인도인들에게는 흔히 하리(Hari)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비슈누는 항상 노란색 옷에 파란색의 얼굴을 하고 4개의 손에는 각각 천상의 절대무기인 원반과 존재의 근원을 상징하는 바다소라 등을 들고 있으며 태양의 새인 가루다를 타고 다닌다고 알려져 있다.
인도문화의 큰 영향력을 끼쳐왔던, 양대 산맥인 <라마야나(Ramayana)>와 <마하 바라타(Maha Bharata)>라는 대 서사시에 의하면 비슈누의 10명의 화신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출현하여 그 역할분담을 맡는다고 한다. 그 첫째는 대홍수에서 사람을 구원한 물고기 마트시아(Matsya) 둘째는 신들을 위해 불사약(不死藥)을 만든 거북이 쿠르마(Kurma)를 비롯하여, 악마 발리 왕을 지하세계로 몰아낸 바마나(Vamana), 가라앉은 대지를 떠받혀 구원한 멧돼지 바라하(Varaha), 반은 사자 반은 사람의 모습으로 악마를 응징한 나라싱하(Narasimha), 라마야나의 주인공인 왕자 라마(Rama), 크샤트리아 계급을 평정한 파라슈라마(Parasurama), 검고 아름다운 음악의 신 크리슈나(Krishna), 석가무니 붓다(Buddha) 그리고 마지막 10번째로 말세에 백마를 타고 나타난다는 깔키 등이다.
여기서 다른 화신은 그렇다 치고라도 역사상의 석가세존이 9번째 화신이라는 것과 또한 10번째가 인류를 구할 마지막 화신이라는 사실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실존 인물인 석가붓다를 비슈누의 화신으로 설정한 일은, 기타 인도역사상의 위대한 성자들이- 자이나교의 마하비라, 시크교의 구루나낙 등- 이 반열에 들지 못한 한 점과 비교하면 힌두라는 토양에서 붓다의 위상이 어떠한지를 짐작케 한다.

이처럼, 세상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맡은 비슈누의 화신은 무려 10명이 되는데, 지금까지 9명이 이미 세상에 출현하여 메시아로써의 역할은 다했지만, 그러나 최후의 숨겨진 카드는 아직 하나 남아 있다. 그가 바로 암흑기에 나타난다는 최후의 구원자인 ‘깔키 아바타라’이다. 깔키는 암흑의 시대인 파괴기가 끝날 무렵에 손에는 빛나는 불칼을 든 채 백마를 타고 나타난다는 미래의 화신이다. 그는 사악함을 물리치고 정의를 재건하여 생성기의 법에 따르는 자를 구원한다고 한다. 결국 이 정의의 사도는 우주의 파괴기에 나타나 자신의 모든 선과 질서를 거두어들인 후 다음 단계의 우주 생성기가 될 때 다시 선과 질서를 우주에 펼쳐 내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깔키는 힌두문화에서 미래의 메시아로 추앙 받고 있다
이 화신의 정식 명칭은‘스리 깔키 아바타라(Sri Kalki Avatara)’인데, 여기서 ‘스리’란 성자를 의미하는 존칭의 접두사이고 ‘아바타라’는 산스크리트어의 ‘화신(化身)’을 의미하는 “아래로 건너온 존재”이니, 전체적으로는 천상에서 인간세상으로 넘어온 존재를 말한다. 이 ‘아바타라’가 영어화 되면서 ‘아바타(Avata)’가 되었다. 바로이 말은 특히 인터넷 세대에게는 익숙한 단어일 것이다. 바로 인터넷에서 채팅, 가상현실 게임, 이메일 등에서 자신을 대신하는 아이콘으로 사용되는 분신 캐릭터가 바로 그 말이기 때문이다.
깔키는, 우리들의 환상 속세계에서처럼, 하늘에서 백말을 타고 바로 지상으로 내려오는 것은 아니다. 그는 갠지스 강가의 ‘샴발라(Shambhala)’라는 마을에서 어린아이로 태어나 무럭무럭 자라난 다음, 때가 되자 많은 부하들을 모집하여 날개달린 백마에 올라앉아 일종의 레이저 칼을 휘두르며 대군을 지휘하여 야만인들을 무찌르고 정법을 바로 세워 황금시대를 연다고 한다. 서구의 일부학자는 샴발라의 무대는 북인도의 갠지스와 야무나 강 사이에 있는 ‘쌈발(Sambhal)’이란 마을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샴발라가 히말라야 산속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메시아로써의 깔키 아바타라의 출현은 현세의 종말을 의미한다. 그 때가 되면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힌두설화들은 예언하고 있는데, 바로 지금이 그 때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 때도 있다. 왜냐하면 인터넷 상의 분신 캐릭터인 ‘아바타’가 날개달린 백마보다 더 빠르게 온 세계를 이미 점령해가고 있는 현실이니 말이다.
"말세의 군주들은 제한된 권력이나마 갖게 되겠지만 쇠락의 증세를 나타내어 짧은 치세 동안 권력을 이용해 최대의 이익을 끌어내려고 시도할 것이다. 그들은 백성을 많이 죽일 것이며 이웃 국가들도 그들의 예를 따를 것이다. 사람들은 사치스러운 겉치레 말고는 어떤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될 것이며, 사회적 진보나 심령적인 추구는 게을러져 인간의 의식은 최하층으로 떨어질 것이다.
진실과 사랑이 지상에서 사라지고 대신 거짓이 난무할 것이고 관능과 쾌락만이 남편과 부인을 결합시키는 유일한 끈이 될 것이다. 심지어 부라만 사제들까지도 그들의 신분을 상징하는 신성한 끈을 제외하고는 그들을 구별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을 것이며 지상에는 광물자원만이 높은 가치를 지닐 것이다. 반면에 물질주의자들의 외견상의 재물도 무의미하게 될 것인데, 그 이유는 실질적인 가치가 모든 것들로부터 분리될 것이기 때문이다. "
첫댓글 '아바타'의 뜻이 그랬었군요....
<스리 깔키 아바타라> 기억해야 할 단어입니다. 내일 아침에 오시는 미륵불에 비견되는 분이군요.
아바타영화 넘잘봤지요....*^^*
내용에 감사를 ..
유익한 내용. 고맙습니다.
그랬었네요 ! 역시 그 근본이 어디였나 했는데 ..... 한없이 깊네요
너무 늦게 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