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양평을 거쳐 홍천으로 이어지는 경강국도가 고속화되면서 양평 일대의 조용한 여행지들이 한층 소란스러워졌습니다. 도로 사정이 좋아지면서 수도권 나들이를 나서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예전에는 조용했던 계곡들이 점차 번잡해지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런데 처음 사나사 계곡을 찾게 되는 사람들은 수도권에 이렇게 조용하고 깨끗한 곳이 있는지에 놀라게 됩니다.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 같은 사나사 입구 길의 호젓함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됩니다. 이렇듯 사나사 계곡은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노인들이나 아직 어린아이들과도 함께 갈 수 있는 곳이라 삼대(三代)가 함께 찾을 수 있는 가벼운 가족 휴식처입니다.
사나사 계곡은 입구 찾기가 조금 힘든 것이 단점입니다. 예전에는 양평을 지나가는 6번 국도에서 옥천으로 들어간 후 37번 국도를 만나는 곳에서 다시 양평 쪽으로 2km 정도 가다 사나사를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양평 쪽 우회도로 접속도로에서 설악면으로 넘어가는 37번 국도로 쉽게 이어지기 때문에 이 길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사나사 입구는 용천리 마을을 지나면서 시작됩니다. 잘 정비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용문산 서쪽 자락으로 발길을 옮기면 바로 사나사 계곡입니다. 용문산 서쪽에서 흘러내린 계곡 물이 깨끗하고 수량도 풍부해 웬만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사나사 계곡은 길가로 물이 흘러 내리고 있어 손쉽게 시원한 물줄기에 발을 담글 수 있습니다.
계곡 입구에서 100m쯤 올라가면 함왕(咸王)이 솟아 나왔다는 전설이 깃든 「함왕혈」이 나옵니다. 절구처럼 파인 구멍 안에서 샘물이 솟아 납니다. 설악의 오색약수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바위 안 구멍에서 솟아오르는 샘물은 신비스럽기까지 합니다. 여기서 다시 100m 올라가면 바위와 계곡 물이 어우러진 옥녀탕이 있습니다.
운이 좋아 독경을 하는 시간에 사나사를 찾게 되면 일주문부터 낭랑한 독경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일주문에 자그마한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일주문을 통과해 잠깐 발걸음을 옮기면 고려시대에 세워진 고찰(古刹) 사나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사나사는 계곡의 중간 정도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사나사 계곡이 시작되는 곳에 위치한 사나사(舍那寺)는 작고 아담하지만 오랜 연륜을 지닌 유서 깊은 절입니다. 신라 경명왕 7년(923)에 고승인 대경대사가 제자 융문과 함께 창건하고 5층 석탑과 노사나 불상을 조성하여 봉안하고 절 이름을 사나사로 하였습니다. 이후 고려 공민왕 16년(1367)에 보우(普愚)가 140여칸 규모로 중건하였으나 임란 등 세파를 겪으면서 불타고 무너져 지난 1993년경에야 대웅전을 다시 지을 수 있었습니다. 경내에는 도유형문화재 72호인 원증국사석종탑과 도유형문화재 73호인 원증국사석종비가 있습니다.
사나사계곡 서쪽 바로 옆 용천리에는 아직도 사람의 손때가 덜 탄 설매재 자연휴양림이 있습니다. 사나사 계곡에서 나오다 용천2리 방향의 이정표를 참고하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사나사 계곡을 먼저 들르지 않고 바로 찾을 경우에는 옥천읍에서 용천리 방향 이정표를 따라 계속 직진하면됩니다. 설매재 휴양림 입구에는 제법 많은 전원카페가 모여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썰매재를 향한 언덕길이 시작되면 개성 있는 전원주택들과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들이 계속 등장해서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풍경에 액센트를 넣습니다. 점차 힘겨워하는 엔진 소리가 들릴 즈음이면 양평군 청소년 수련원이 나타나고 곧 설매재 자연휴양림 입구에 닿게 됩니다.
썰매재 자연 휴양림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여느 휴양림과는 달리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휴양림입니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숙박시설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산림전문가가 숲의 구성과 나무의 분포, 특징을 설명하는 학습과정인 숲 설명회(10명 이상의 단체만 가능하며 사전예약만 가능)이나 서바이벌 훈련 등 다양한 레저 프로그램이 있어 즐거운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축제 및 행사 : 맑은물사랑예술제(6월) 허수아비축제 (9월-10월)
양평군 문화관광과(031-770-2068주간)이나 당직실(031-770-2222야간 및 휴일) http://www.yp21.net/idx/culture/index.html 썰매재 자연휴양림(031-774-6959) http://snrf.co.kr/index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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