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7일 수요일
[(녹) 연중 제18주간 수요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오늘 전례
[홍] 성 식스토 2세 교황과 동료 순교자들 또는
[백] 성 가예타노 사제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예레미야 예언자에게, 당신께서는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하느님이 되시고 그들은 당신의 백성이 되리라고 하신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마귀 들린 자신의 딸을 위하여 자비를 청하는 가나안 부인의 믿음을 칭찬하시며 그의 딸을 고쳐 주신다(복음).
제1독서
<나는 너를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였다.>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 31,1-7
1 그때에 나는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이다.
2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칼을 피해 살아남은 백성이 광야에서 은혜를 입었다.
이스라엘이 제 안식처를 찾아 나섰을 때
3 주님께서 먼 곳에서 와 그에게 나타나셨다.
“나는 너를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였다.
그리하여 너에게 한결같이 자애를 베풀었다.
4 처녀 이스라엘아, 내가 너를 다시 세우면 네가 일어서리라.
네가 다시 손북을 들고 흥겹게 춤을 추며 나오리라.
5 네가 다시 사마리아 산마다 포도밭을 만들리니
포도를 심은 이들이 그 열매를 따 먹으리라.
6 에프라임 산에서 파수꾼들이 이렇게 외칠 날이 오리라.
‘일어나 시온으로 올라가 주 하느님께 나아가자! ’”
7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야곱에게 기쁨으로 환호하고, 민족들의 으뜸에게 환성을 올려라.
이렇게 외치며 찬양하여라.
‘주님, 당신 백성과 이스라엘의 남은 자들을 구원하소서!’”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 음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21-28
그때에 예수님께서 21 티로와 시돈 지방으로 물러가셨다.
22 그런데 그 고장에서 어떤 가나안 부인이 나와,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 딸이 호되게 마귀가 들렸습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
23 예수님께서는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으셨다.
제자들이 다가와 말하였다.
“저 여자를 돌려보내십시오. 우리 뒤에서 소리 지르고 있습니다.”
24 그제야 예수님께서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25 그러나 그 여자는 예수님께 와 엎드려 절하며,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26 예수님께서는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27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8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태도는 모호합니다. 가나안 부인이 뒤에서 부르짖을 때 예수님께서는 대답하시지도, 그렇다고 제자들에게 그 여자를 돌려보내라고 하시지도 않으십니다. 가나안 부인을 강아지라고 부르시는 모습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마태오 복음서 전체 안에서 이 단락을 비추어 보면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마태오 복음서가 다른 복음서들보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더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1장의 족보에서부터 이 복음서는 예수님을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이스라엘이 기다려 온 메시아로 제시합니다. 그런데 또 마태오 복음서에서, 아기 예수님을 가장 먼저 찾아오는 사람들은 동방 박사들입니다. 예루살렘이 유다인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을 죽이려고 할 때, 먼 동방에서 온 이들은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드리며 그분께 경배합니다(2장 참조).
그리고 8장에서는 예수님께서 백인대장의 믿음을 보시고, 이스라엘 사람들 가운데서는 이런 믿음을 본 적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자신의 집에 오시기에 부당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씀만으로 충분히 낫게 하여 주시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 오늘 복음의 장면에서도 예수님께서는 한 여인의 믿음에 감탄하시고, 결국 그 여인은 자신이 청한 은혜를 받습니다.
그 여인은 자신이 강아지라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강아지도 부스러기는 먹는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이방인으로서 자신의 부당함을 인정하는 백인대장의 믿음과 병행되는 모습입니다. 자신의 부당함을 알면서도 예수님께서 당신 능력의 한 조각을 나누어 주시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믿음, 그 믿음으로 이 이방인들은 구원의 한몫을 누리게 됩니다.(안소근 실비아 수녀)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님
받아 놓은 날은 꼭 오기 마련입니다. 지난 7월 9일에 휴가를 떠난 부주임 신부님이 내일이면 돌아옵니다. 남은 일정 잘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여행을 마음 놓고 떠날 수 있는 것은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돌아갈 곳이 없다면, 여행이 아니라 방랑이 될 것입니다. 신앙인은 이 세상을 기쁘게 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방황하던 둘째 아들을 큰 사랑과 자비로 기쁘게 받아들였던 아버지처럼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먼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면 두 팔을 벌려서 환영하리라 믿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바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는 너를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였다. 그리하여 너에게 한결같이 자애를 베풀었다. 처녀 이스라엘아, 내가 너를 다시 세우면 네가 일어서리라. 네가 다시 손북을 들고 흥겹게 춤을 추며 나오리라. 네가 다시 사마리아 산마다 포도밭을 만들리니 포도를 심은 이들이 그 열매를 따 먹으리라. 에프라임 산에서 파수꾼들이 이렇게 외칠 날이 오리라. 일어나 시온으로 올라가 주 하느님께 나아가자!” 이것이 신앙이고, 이것이 희망이며, 이것이 사랑입니다.
사람들이 제게 ‘어느 성당에 있습니까?’라고 물으면 저는 ‘댈러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에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여러분들도 ‘어느 성당에 다닙니까?’라고 누군가 물으면 저와 비슷한 대답을 할 겁니다. 지금 성당은 '2111 Camino Lago Irving TX 75039'에 있습니다. 아름다운 성전입니다. 2017년에 완공했습니다. 그 전에는 창고처럼 생겼다고 해서 창고 성당이 있었습니다. 창고 성당 전에는 다운타운에 있었다고 해서 다운타운 성당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성당은 건물과 장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인식이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성당에 주보성인을 정해서 공경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성당은 주보성인의 삶을 따르는 신앙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다운타운 성당이 팔렸어도, 창고 성당이 팔렸어도, 언젠가 아름다운 지금의 성전이 사라진다고 해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주보성인으로 모시는 공동체가 계속된다면 댈러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은 계속되는 것입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한국인 최초의 사제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순교하였습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옥중에서 쓴 서한은 지금 읽어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교우들에 대한 사랑과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짝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진품과 비슷하지만 가짜입니다. 예전에 ‘비가 올 때 가방으로 머리를 가리고 가면 짝퉁, 가방을 가슴에 품고 가면 진품’이란 말을 들었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그렇습니다. 진품인 신앙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비움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진품인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고가신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는 것입니다. 진품인 신앙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겸손을 따르는 것입니다. 짝퉁인 신앙은 길가에 뿌려진 씨앗처럼 세례는 받았지만 곧 세상의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는 사람입니다. 짝퉁인 신앙은 가시덤불에 뿌려진 씨앗처럼 신앙생활을 하다가도 유혹이 다가오면 하느님과 멀어지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인도의 간디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는 존경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존경하지 않습니다.” 간디는 짝퉁 그리스도인을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도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었는데, 요즘은 세상이 교회를 걱정한다.”
진품 신앙은 세례를 받고, 성당을 다니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진품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서 사는 것입니다. 자캐오처럼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하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발라드린 마리아처럼 주님께 모든 것을 드리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졌던 여인처럼 믿음이 강한 사람입니다. 주인이 식탁에서 흘린 것은 개도 먹는다며 주님께 자비를 청했던 이방인여인처럼 겸손한 사람입니다. 오늘 하루 주님의 사랑에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진품 신앙이 되면 좋겠습니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
<나의 믿음>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님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마태 15,28)
내가
작아질수록
당신을 향한
나의 믿음은
커집니다
나를
낮출수록
당신을 향한
나의 믿음은
깊어집니다
나를
비울수록
당신을 향한
나의 믿음은
채워집니다
내가
여릴수록
당신을 향한
나의 믿음은
굳건해집니다
오늘의 성인
성 가예타노(Cajetan)
활동년도 : 1480-1547년
신분 : 신부, 설립자
지역 : 티에나(Thienna)
같은 이름 : 가예따노, 가예따누스, 가예타노, 가예타누스, 카예따노, 카예따누스, 카예타누스
티에나의 가스파르(Gaspar) 백작과 포르토(Porto)의 마리아(Maria)의 아들로 태어난 성 카예타누스(Cajetanus, 또는 카예타노)는 비첸차(Vicenza)에서 세례를 받고, 두 살 때 그의 부친이 전사하는 불운을 안았다. 그는 어머니 슬하에서 자라나 파도바(Padova) 대학교에서 공부하여 민법과 교회법의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곧 비첸차의 시의원이 되었고, 1506년에는 로마(Roma)로 가서 교황 율리우스 2세(Julius II)로부터 최초의 공증인으로 임명받았다. 또한 그는 신심 깊은 사제들로 구성된 신애회(神愛會)를 재생시켰다. 1513년 율리우스 교황이 서거하자 자신의 직책을 사임하고, 1516년에 사제로 서품된 후 비첸차로 돌아왔다.
그는 거기서 성 히에로니무스(Hieronymus)의 오라토리오회에 입회하여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위하여 일하다가, 베로나(Verona)에서 이와 비슷한 회를 설립하였다. 1523년 그는 로마로 가서 후일 교황 바오로 4세(Paulus IV)가 된 요한 피에트로 카라파, 바오로 콘시글리에리 그리고 보니파티우스 다콜레 등과 함께 교회를 개혁하고, 백성들에게 설교하며, 병자를 돕고, 최악의 경우에서 허덕이던 성직자의 신분을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성직 수도회를 설립하여 1524년에 교황 클레멘스 7세(Clemens VII)의 승인을 받았다. 테아티노회(Theatines)라 부르는 이 수도회는 공동체 생활을 하는 정규 성직자들로 구성하고, 서원을 발하며, 사목직에 종사하였다. 처음에는 그리 성공적이 못되었다. 1530년 카예타누스가 총장으로 선출되었다.
그는 주교들의 개혁에 반대하는 무리들을 대적하여 훌륭한 싸움을 하였고, 이단적인 가르침을 과감하게 물리쳤다. 일반 시민들을 위한 카예타누스의 주요 업적 중의 하나는 전당포의 설립이었다. 후일 그는 복자 요한 마리노니(Joannes Marinoni, 12월 13일)와 함께 몬테스 피에타티스(Montes Pietatis)를 설립하여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일로써 시민들의 복리를 위해 일하였다. 1547년 8월 7일 나폴리(Napoli)에서 운명한 그는 1629년 8월 7일 교황 우르바누스 8세(Urbanus VIII)에 의해 시복되었고, 1671년 교황 클레멘스 10세(Clemens X)에 의해 성인품에 올랐다. 그는 트렌토(Trento) 공의회 전에 있었던 가톨릭 개혁가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성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성 도나토 (Donatus)
활동년도 : +361년
신분 : 주교, 순교자
지역 : 아레초(Arezzo)
같은 이름 : 도나또, 도나뚜스, 도나투스
성 도나투스(또는 도나토)와 성 힐라리누스(Hilarinus)가 어떻게 서로 연관을 갖고 있는지는 그다지 확실하지 않다. 성 힐라리누스는 수도승으로 배교자 율리아누스 황제의 통치 때 이탈리아의 오스티아(Ostia)에서 순교했다. 그리고 성 도나투스는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Toscana) 지방 아레초의 제2대 주교로 로마 순교록에는 그 역시 배교자 율리아누스 황제 때 아레초에서 순교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교회 미술에서 성 도나투스는 칼과 용과 함께 있는 젊은 또는 중년의 주교로서 그려진다. 그는 아레초의 수호성인이나 그에 대한 정확한 내력은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