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기] 태백역을 깃점으로 하여 함백산동능 경유 함백산을 오른 뒤 은대봉에서 은대봉동능을 따라 다시 태백역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 모처럼 열차를 이용한 산행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애초는 러셀의 부담때문에 하산을 은대봉동능 대신 거리가 다소 짧은 금대봉동능 경유 용연동굴로 하산하는 것으로 잡았는데 함백산동능을 오르면서 보니 예상보다는 눈이 적은 편이라 내친김에 전인미답의 은대봉동능으로 코스를 수정한 것이다.
(오투리조트가 있는 함백산 동능)
(함백산)
태백역부터 함백산동능 중간 오투리조트까지는 산책로로써 의외로 등산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생각보다는 아주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오투리조트부터 1442봉까지는 별도의 산길 없이 스키장 슬로프를 따라 진행해야 하고... 1442봉을 지나 함백산까지도 잡목과 함께 족적이 거의 없이 시종 러셀산행이 되기 때문에 거리에 비해서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편이다.
(은대봉)
(지나온 함백산)
이어 함백산-은대봉 길은 뻔한 대간길이므로 손쉽게 진행할 수 있지만 은대봉동능으로 들어서면 다시 산길이 거의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러셀로써 진행해야 하고 잡목의 방해까지 심한 편이라 의외의 시간이 소요된다. 귀경열차 시간에 맞추다 보니 은대봉동능은 끝까지 하지 못하고 태백역을 약 3km 남겨둔 세곡에서 산행을 마무리했다. 끝까지 한다면 도상거리 약 19km의 산행이 될 것이다.
(은대봉 동능)
(은대봉 동능에서 본 오투리조트)
03시 00분, 태백역. 매진된 표를 캐이님의 도움으로 왕복표를 구입하고는 실로 오랫만에 열차에 오른다. 마지막으로 열차를 이용한 것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 청량리역 출발 4시간 20분 후인 03시 정각 태백역에 도착하게 되는데 술꾼님이 말한 심야다방은 문을 닫은 상태이고... 할 수 없이 문 연 식당 한 곳 자리잡고는 때 아닌 아침식사를 주문한다. 내심은 식사 후 양해를 얻어 적당히 시간을 보낼 참이었다.
(태백역)
06시 41분, 태백역 출발 산행시작. 그러나 열차손님 때문에 아직 문을 연 것이지 04시에는 문을 닫는다고 하니 다시 거리를 배회해야 하는 신세... 그렇다고 여관까지 잡기는 시간 상 너무 아까운 면이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인데 하면서 주변을 기웃거리니 다행히 PC방 한 곳이 보여 2시간 요금을 지불하고는 PC대신 소파를 차지한 채 얼마간이나마 눈을 붙인다. 그러는 사이 어느 덧 날이 밝아오고... 비로서 행장을 꾸리고는 PC방을 나와 산행을 시작한다.
06시 48분, 등산로입구. 태백역에서 우측으로 약 200m거리 이동하면 지하보도로써 철길을 건너게끔 되어 있다. 그렇게 철길을 건넌 뒤 도로따라 다시 태백역 방향으로 잠깐 이동하면 '3주공아파트'로 표기된 시내버스 정거장이 나타나는데 그곳이 바로 산행 들머리이다. 도로 건너편 산쪽으로 의외로 산책로로써 나무계단까지 마련된 반반한 산길이 이어지니 어쨌든 그러한 산길이 얼마간은 유지될 것이므로 안심이 된다.
(철길을 건너는 지하보도)
(머리 버스정거장)
(산길 초입)
06시 56분, 생수진입로. 잠시 오르면 임도가 가로지르는 가운데 우측으로 약간 임도를 따르다가 다시 산길로 붙게끔 되어 있다. 예상외로 산길이 잘 나 있고... 날씨 또한 산행을 하기에는 최적이라 할만큼 그리 춥지도 않으면서 아주 쾌청한 하늘을 들어내니 자연 발걸음이 가볍고 기분도 상큼해진다. 8분 후 좌측에서 올라오는 또다른 등산로가 합류하면서 '생수진입로'라는 조그마한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산책로로 이어지는 호젓한 산길)
(생수진입로)
07시 10분, 857봉. 이어 7분 더 진행하면 동네 산책로임을 말하듯 넓게 조성된 운동시설이 나타나기도 하고... 6~7분 후에는 857봉 쯤 될 듯, 완만한 오름이 끝나면서 비록 나무사이이긴 하지만 비로서 오투 리조트 불빛이 시야에 들어오기도 하는데 아직은 어둠이 완전 가시지 않은 탓에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막초 한잔으로써 입산주를 나눈 뒤 2~3분 더 진행하면 오투리조트는 물론 함백산까지 시야에 펼쳐지는 조망바위가 있어 한 커트 셔터를 누른다.
(운동시설)
(함백산과 오투리조트)
07시 42분, 운동시설. 한 굽이 내려서면 쌍묘가 자리한 가운데 한동안은 거의 굴곡없이 유순한 능선으로만 이어진다. 잠시 우측으로 조망이 터지면서 하산코스로 잡은 건너편 은대봉 동능이 전체 다 시야에 펼쳐지는데 1120봉으로 보여지는 봉우리가 유독 첨봉을 이루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킨다. 22분 후 다시 한번 운동시설이 마련된 공터를 지나고...
(쌍묘를 지나고)
(은대봉 동능 상단부)
(은대봉 동능 중간부)
(은대봉동능 마지막 하단부)
(운동시설)
07시 56분, 954봉. 서서히 오름길로 변하면서 10분쯤 밋밋한 오름길을 오르면 산길은 바로 앞 봉우리로 오르는 길과 봉우리를 생략한 채 좌측 사면으로 향하는 길이 갈라진다. 사면길쪽으로 '오투리조트 1.7km' 이정표가 세워져 있지만 무시하고 그대로 봉우리쪽으로 직진... 불과 2~3분만 오르면 봉우리 정점이 되는데 번호없는 삼각점이 있는 가운데 오투리조트 콘드건믈 전체가 시원하게 펼쳐지니 사면길을 택하지 않기를 아주 잘 했다는 생각이다. 지도를 확인하니 954봉쯤 될 듯... 오투리조트 외 함백산까지 함백산 동능이 전체 다 보이고, 우측 건너로는 은대봉부터 은대봉 동능까지 펼쳐지면서 오늘 진행할 길들을 한눈에 가늠할 수 있다. 막초 한 잔 나누면서 느긋한 휴식을 즐긴다. 9분 휴식.
(954봉 오름길)
(954봉)
(오투리조트와 함백산으로 이어지는 동능)
(오투리조트)
(은대봉과 은대봉 동능)
(함백산)
08시 09분, 도로. 954봉을 뒤로 하고 4분 내려서면 오투리조트 진입도로이다. 여기서 좌측 사면으로 휘도는 도로를 따라도 이내 오투리조트에 이르겠지만 도로 건너 능선쪽으로 정비된 산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 보이니 당연히 산길로 들어선다.
(진입도로)
(진입도로)
(좌측으로는 골프장이 자리잡고 있다)
08시 24분, 오투리조트. 급사면을 따라 지그재그형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15분 오르면 비로서 오투리조트 콘드... 2008년 12월 개장하여 이번이 두번째 시즌이 된다고 하는데 아직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워낙 고지대에 위치 조망이 좋은 탓에 콘드만은 주차장이 빽빽할 정도로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다. 함백산으로 향하는 능선상으로 슬로프가 올려다 보이고 뒤를 돌아보면 태백시내를 중심으로 하여 매봉산-삼수령-대조봉-연화산이 한 점 막힘없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도로건너 오투리조트로 이어지는 산길)
(매봉산)
(연화산)
(오투리조트)
(함백산)
(골프장)
08시 47분, 슬로프. 5분 후 콘도가 끝나자 날등을 중심으로 하여 우측은 슬로프, 좌측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일단 'O2(산소)산책로'로 명명된 좌측 산책로로 들어선다. 그러나 산책로는 사면으로 이어지면서 점점 날등과 멀어지는 형태이니 잠깐 진행하다가 적당히 사면으로 길을 만들어 날등으로 오르기로 한다. 산죽 사이로 희미하게나마 족적이 보이는 형태이지만 워낙 급오름을 이루고 있어 거리가 얼마 안 됨에도 불구하고 제법 시간이 소요된다. 15분 후 비로서 날등 도착... 날등 바로 우측으로 슬로프가 형성되어 있는데 스키타는 사람이 단 한명도 보이지 않으니 의외라는 생각이다. 슬로프를 따라 진행하기로 하면서 유유히 슬로프로 내려선다. 완전 개시를 하는 셈... 오투리조트 뒤로 매봉산에서 연화산까지의 라인이 더욱 눈부시게 펼쳐진다.
(산책로 안내판)
(잠깐 산책로를 따르다가)
(급사면을 치고 올라선다)
(슬로프 도착)
(매봉산) 09시 11분, 버금마루. 슬로프 경사가 워낙 급하여 슬로프 따라 오르는 것도 그리 만만치가 않다. 조금 과장한다면 빙벽 수준의 오름이라 할까? 족히 50~60도 경사는 될 것이다. 딴은 지도상에도 단번에 200m 정도 고도를 올리게끔 되어 있다. 혹시라도 실수로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단번에 저 밑까지 미끄러질 듯 고공 분위기까지 느껴지기에 선 채로 진행할 자신은 없고 그저 기어서 가거나 아니면 옆 팬스에 의존하는 식으로 진행을 하다 보니 의외의 시간이 소요되는 느낌이다. 그래도 조망만은 그야말로 일망무제... 매봉산 풍력발전기들이 바로 건너에서 보는 듯 가깝게 보이면서 오투리조트 뒤로는 지나온 능선과 태백시를 빙 둘러싼 산줄기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24분 후 급경사의 슬로프가 끝나는 버금마루에 도착한다. 지도상 1261봉이다. 한편 이제껏 올라온 슬로프는 '챌린저 1'로 불리는 최고 난이도 코스로 워낙 코스가 험한 탓에 아예 진입을 막아놓은 상태... 그래서 인파가 전무했던 것이다. 리프트가 올라오는 가운데 많지는 않지만 비로서 인파가 보이기 시작하고 한쪽으로 '버금마루' 라는 이름의 매점이 있다. 매점 휴게실을 차지하고는 후미가 도착하는 동안 휴식을 취한다. 21분 휴식.
(슬로프를 따라)
(뒤돌아 본 콘도)
(경사가 아주 급한 가운데 뒤로 보이는 매봉산)
(태백시내와 지나온 능선)
(버금마루)
(버금마루 휴게소)
(스키장 안내도)
(함백산과 으뜸마루로 이어지는 슬로프)
(리프트 승 하강장)
09시 59분, 으뜸마루. 버금마루에서 지도상 1442봉인 으뜸마루까지는 다시 슬로프를 따라 진행해야 한다. 그래도 이전 슬로프와는 달리 초중급자 코스라 비교적 완만한 편... '헤드'로 불리는 슬로프이다. 팬스 밖으로도 진행이 가능해 보여 안내인에게 물으니 아무래도 눈 때문에 그냥 슬로프 가장자리를 따르는 것이 편안할 것이라고 한다. 슬로프를 따라가도 지장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한참 스키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인파는 이따금씩 한 두 사람씩 스노우보드를 타고 내려올 뿐 의외로 한산해 마치 스키장을 전세라도 낸 듯 유유히 슬로프를 활보한다. 한가하게 오가는 곤돌라 풍경 외에 시종 하늘금을 이룬 채 펼쳐지는 매봉산 줄기를 음미하면서 27분 슬로프를 따라 오르면 스키장의 최 정상이 되는 으뜸마루이다. 곤돌라가 운행되는 외에 대형 휴게소 건물이 있고... 태백시와 이제것 올라온 능선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조망대까지 마련되어 있다. 함백산이 얼마 남지 않은 듯 바로 위로 함백산 송신소가 올려다 보이기도 한다. 18분 휴식.
(이어지는 슬로프)
(뒤돌아 본 버금마루)
(곤돌라가 지나가고)
(으뜸마루가 보인다)
(하늘금을 이루는 금대봉-매봉산 줄기)
(으뜸마루)
(지나온 능선)
(함백산 송신소가 시야에 들어 온다)
10시 34분, 조망봉. 비로서 스키장을 벗어나 발자국 하나 없는 능선으로 들어선다. 그래도 어느 정도 산길의 윤곽은 형서되어 있는 상태이고 적설량 또한 발목 조금 넘는 수준이니 그런대로 러셀을 할 만 하다. 5분 후 '국유림사용허가지경계'라고 적인 쇠파이프가 하나 보이고... 10여분 더 진행하면 모처럼 시야가 트이는 조망봉이 나타나면서 함백산 송신소가 바로 앞으로 올려다 보이니 이내 함백산에 도착할 것 같은 기분이다.
(산길 초입)
(뒤돌아 본 으뜸마루)
(파이프)
(송신소가 보이는 조망봉)
11시 09분, 선수촌능선합류/함백산 송신소. 그러나 고도가 높아진 탓에 점점 눈이 많아지면서 날등쪽은 허벅지까지 차는 눈이 다반사... 생각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우측 사면쪽으로는 그래도 눈이 적은 편인데 대신 잡목이 빽빽한 탓에 역시 속도를 낼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거리가 얼마 안 되 보여 금방 도착할 것 같았지만 시종 그런 식의 러셀산행이 되다보니 조망봉에서 30분이 지난 뒤에야 비로서 송신소 팬스를 만날 수 있었다. 팬스를 끼고 좌측으로 5~6분 정도 더 진행하면 선수촌에서 올라온 능선이 합류하는데 다행이 이곳부터는 남쪽 사면이라 그런지 눈이 발자국 찍힐 정도밖에 안 되어 한 숨을 돌린다. 이제껏 안 보이던 태백산과 장산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함백산 정상 또한 사진으로 당기면 정상석을 차지한 인파들의 윤곽이 선명할 정도로 지척이다. 8분 휴식.
(러셀)
(송신소 팬스 도착)
(지나온 능선)
(잠깐 더 러셀)
(선수촌 능선 합류지점/ 함백산 정상이 가까이 보인다)
(당겨 본 함백산 정상)
(태백산)
(선수촌 능선)
11시 27분, 함백산. 송신소 남쪽 사면으로 이어진 산길을 8~9분 진행하면 송신소 정문에 이르게 되고 이어 1분만 더 진행하면 낯익은 함백산 정상... 바위지대를 차지한 채 커다란 정상석과 함께 1등 삼각점(태백11, 1995복구)이 반긴다. 조망 또한 이제껏 올라온 동릉 외 태백산, 장산, 정암산-백운산줄기, 가야할 은대봉과 은대봉 동능, 금대봉, 대덕산, 매봉산 등등 그야말로 일망무제의 조망으로 펼쳐지면서 태백산과 더불어 태백시를 대표하는 산임을 실감케 한다. 날씨가 워낙 좋아서인지 오늘따라 의외로 인파가 붐빈다. 사람 없는 정상석 한 커트 촬영할 수 없을 정도... 처음에는 몇 팀 정도인지 알았는데 이후 은대봉까지 진행하는 동안 오가는 쪽 시종 줄을 잇고 있었으니 몇 십팀, 아니 백여팀 가까이 함백산을 찾은 모양이다. 한 켠 차지하고 점심식사를 한다. 식사시간 38분 소요.
(송신소 정문)
(함백산)
(정상석)
(송신소)
(지나온 오투리조트)
(선수촌능선)
(장산-순경산-매봉산)
(정암산-백운산)
(가야할 은대봉)
12시 36분, 중함백. 인파 덕분에 러셀걱정은 전혀 안 해도 된다. 너무 반반하게 다져져 있어 오히려 아이젠을 착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걸으니 워낙 눈이 푹신하여 아이젠까지는 필요가 없다. 7분 후 정상 바로 밑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만나니 예전 가족여행으로써 나 끌고 올라섰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어 2분 후 함백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멋진 주목이 자리잡고 있어 눈길을 끌고... 2분 더 진행하면 산길이 양쪽으로 갈리는데 좌측은 전위봉을 사면으로 우회하는 길로 전위봉을 넘은 지점에서 다시 만나게끔 되어 있다. 대부분은 우회길을 이용하지만 그대로 날등으로 들어선다. 큰 오름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히 험한 산세도 아닌데 왜 우회길이 나 있는지 의아할 뿐이다. 10분 후 밋밋한 봉우리를 넘어 주목이 한 그루 있는 안부에 이르니 우회길이 다시 합쳐지고... 10분 정도 제법 급오름을 극복하면 중함백으로 불리는 1583봉이다. 전망대가 마련되 있는 가운데 지나온 버금마루가 건너다 보이고 좌측으로는 장산이 우뚝 올려다 보인다.
(오투리조트와 매봉산)
(함백산 도로)
(이어지는 대간길)
(주목)
(안부의 주목)
(중함백)
(버금마루를 당겨 봄)
(장산)
(뒤돌아 본 함잭산)
13시 01분, 적조암 3거리. 4분 더 진행하면 제3쉼터라고 하면서 가야할 은대봉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대가 나타나는데 생각보다는 까마득한 거리를 두고 있어 언제 도착을 하는 하는 걱정이 앞선다. 한편 백운산쪽으로도 조망이 시원하게 터지면서 그쪽 스키장까지 시야에 들어오니 오투 스키장과 비교 묘한 대조를 이루기도 한다. 조망대 이후로는 시종 밋밋한 내림길... 끝없이 올라오는 인파들 때문에 다소 짜증도 나지만 어쨌든 산세가 워낙 유순한 가운데 눈이 푹신하게 쌓여 있어 발걸음만은 편안하다. 20분 후 좌측 적조암 하산길이 갈리는 안부에 도착한다. 이정표상 제2쉼터로 표기되어 있다.
(은대봉)
(백운산)
(적조암 안부)
13시 18분, 정암사 안부. 이어 2~3분 살짝 오르면 능선이 갈리는 1311봉... 산길은 좌측으로 살짝 방향을 틀고는 다시 유순한 내림길로 이어진다. 직진 1243.8봉은 다소 산길이 희미한 편이다. 14분 후 좌측 정암사, 우측 안충터 사이 안부에 도착한다. 좌우로 내려서는 산길은 보이지 않는다. 비로서 은대봉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은대봉이 유난히 높게 올려 보여 지도를 확인하니 200m 정도를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부담을 느낀다.
(가야할 은대봉)
(백운산)
(높게 솟은 은대봉)
13시 47분, 은대봉. 3분 후 제1쉼터 이정표가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오름길 시작된다. 남향이라 그런지 눈이 많이 녹아 있는 상태... 일부는 맨 땅을 들어낸 곳도 있다. 20분여 후 비로서 오름길이 끝나 은대봉인줄 알았으나 은대봉 남봉인 1438봉이다. 다행히 은대봉 정상은 지척인듯 저 앞으로 밋밋한 형태로써 시야에 들어온다. 3분 후 넓지막한 헬기장을 차지하고 가운데 정상석이 뽑힌 채 나뒹그는 은대봉 정상에 도착한다. 삼각점은 3등(태백305, 2004재설)... 다만 주변으로 나무들이 둘러쌓여 있기에 조망이 트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움이다. 19분 휴식.
(제1쉼터에서 본 함백산)
(1438봉)
(은대봉)
(정상석)
14시 20분, 싸리밭골능선 갈림. 비로서 대간길을 벗어나 미답의 오지능선 은대봉 동능길로 들어선다. 초입으로 러셀이 되어 있어 웬일인가 했더니 볼일보러 간 이들의 흔적인 듯 초입에서 이내 끝나면서 이후로는 흔적이 전혀 없는 신설길이다. 그래도 함백산 동능보다는 고지가 낮은 탓에 발목 정도 차는 수준의 적설량이니 러셀을 하는데는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초반은 다소 급내림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10여분 고도를 낮추면 분지 수준의 펑퍼짐한 능선으로 바뀌면서 얼마간 이어지는데 이쯤이 좌측으로 싸리밭골 능선이 갈리는 지점... 진행할 은대봉 동능은 우측으로 바짝방향을 꺾어 급내림으로 내려서는 능선 가닥을 잡아야 한다. 산길은 없고 그저 나침반 방향 의존하면서 감으로 진행할 일이다.
(은대봉 동능으로 들어섬)
(사리밭골능선 분기점 부근)
14시 42분, 안충터 안부. 잠시 빽백한 산죽지대를 헤치면 시야가 터지는 지점이 한 곳 나오면서 지나온 오투스키장, 함백산 동능 ? 함백산 정상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가야할 능선 또한 모두 내려다 보이니 그 흐름을 눈여겨 둔다. 이어 얼마간 내려서면 잡목속에 묻힌 상태이긴 하지만 뚜렷한 옛길이 보이기 시작해 한결 진행이 수월한 느낌이다. 20분 후 비로서 급 내림이 모두 끝나는 안충터 안부에 도착한다. 은대봉부터 거의 300m 고도를 낮춘 셈... 지도를 보니 이제 1120봉에서 세곡안부까지만 급내림을 이룰 뿐 큰 오르내림 없는 등고선을 이루고 있어 한결 진행이 수월하리라는 생각을 한다.
(산죽지대)
(함백산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뒤돌아 본 은대봉)
(가야할 은대봉 동능)
(안충터 안부)
15시 18분, 추전역갈림봉 지난 안부. 그러나 그것은 완전 오산이었다. 시종 빽빽한 잡목을 헤쳐야 하고 좌우 모두 가파른 사면을 이룬 가운데 지도에 나타나지 않은 웬 잔봉들은 그렇게 많은지... 6분 후 첫 봉우리를 오를때만 해도 이런 식의 펑퍼짐한 능선으로만 이어지는 줄 알았는데 첫 봉을 지나면서부터는 의외로 좁은 능선으로 이어지면서 잡목까지 빽빽하게 도사리고 있어 빠른 진행을 할 수 없다. 18분 후 겨우 추전역 갈림봉을 넘는다. 1108봉 경유 추전역까지 이어지는 능선인데 급사면을 이룬 채 능선이 교묘하게 갈라져 어느 곳이 정확한 분기점인지 확인되지 않는다. 만약 진행을 하려면 적당히 나침반 방향 맞추면서 치고 내려서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12분 더 진행한 안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지도를 펴고 남은 거리를 가늠해 보는데 이런 식이라면 아무래도 열차시간 때문에 아무래도 능선 끝인 태백역까지는 진행이 힘들 것 같다. 잘 해야 세곡 안부까지 진행할 듯... 어쨌든 갈 수 있는 곳까지만 진행하기로 합의를 한다. 10분 휴식.
(이어지는 능선)
16시 06분, 1120봉. 이후로도 시종 날카로운 능선과 함께 잡목의 연속... 19분 후 웬 전신주 하나가 자리잡고 있기에 산길이 좋아지려니 했지만 잡목의 방해는 진행하면 진행할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느낌이다. 10분 후 지도상 나타나지도 않은 급오름봉을 힘겹게 오르고... 이어 10분 더 진행하면 정면으로 절벽지대를 이룬 가운데 한 굽이 건너로도 또다른 암봉이 보이는 봉우리에 도착하는데 지도상 1120봉쯤 되리라는 판단을 한다.
(전신주)
(1120봉에서 보는 암봉)
(절벽지대를 사면으로 돌고)
16시 21분, 조망암봉. 절벽지대를 좌측 으로 조심스럽게 돌아 내린 뒤 15분 진행하면 1120봉에서 건너다 본 암봉... 조망이 완전 터지면서 오투리조트가 정면으로 전체 모습을 시원하게 들어내니 오늘 산행은 완전 오투리조트 일주 산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가로지르고, 옆에서 보고, 정면에서 보고... 어쌨든 은대봉 동능에서 가장 조망이 뛰어난 곳이다. 오투리조트 외 함백산과 방금 전 지난 1120봉 뒤로 은대봉이 모습을 들어내고 있고 매봉산 풍력 발전기도 다시 한번 시원하게 펼쳐져 음미를 한다.
(조망암봉)
(오투리조트)
(1120봉 뒤로 보이는 은대봉)
(매봉산)
(함백산)
16시 57분, 세곡 안부. 조망암봉을 지나고도 얼마간은 시종 오투리조트가 펼쳐지는 전경이지만 시종 바위지대로 이어져 바짝 긴장과 함께 진행해야 한다. 진행이 불가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아찔한 곳을 반복해 내려서려니 아주 신경이 쓰이면서 내내 긴장감에 휩싸인다. 그헐게 15분 정도 바위지대를 무사히 빠져 나오니 이번에는 그야말로 절벽 수준의 급사면 내림길로 바뀌면서 애를 먹인다. 경사가 워낙 급해 선 채로는 내려설 수 없고... 그저 나무가지를 잡고 매달리는 식으로 거의 20분 가까이 내려선 뒤에야 비로서 우측 세곡 방향으로 뚜렷한 하산길이 보이는 안부이다. 열차시간 때문에 더 이상 진행을 할 수 없으니 미련을 버리고 세곡 하산길로 들어선다.
(아침에 지나친 콘도가 보이고)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은대봉동능)
(급사면 내림길이 시작되고)
(급사면 내림길)
(세곡 안부)
17시 05분, 세곡. 사람이 거의 안 다니는 묵은 산길이라 그런지 막판 다시 한번 억센 잡목 세례를 받은 뒤 8분 후 지도상 세곡마을로 표기된 지점으로 내려서니 지금은 오투스키장 메인 하우스가 위치해 있다. 안내소에 택시 한 대 불러줄 것을 부탁하면서 산행을 마치고는 몸단장을 한다.
(하산길)
(세곡 도착)
(스키장 메인하우스가 자리고 있다)
그 후. 태백역에서 얼마 안 떨어진 거리이기에 잠시 기다리니 택시가 도착을 한다. 태백역까지 불과 7분 거리... 예매한 열차시간 18시 14분까지 40여분 정도의 시간밖에 안 남았기에 그냥 짬봉 한 그릇 주문한 뒤 소주 한 잔으로써 간단히 뒤풀이를 마친다. 열차 출발이 다소 지연이 되었으나 중간 시간을 맞추려고 속도를 냈는지 청량리에는 원래 도착 시간인 22시 40분에 정확히 맞추어 도착한다. (다시 태백역)
[산 행 기] 태백역을 깃점으로 하여 함백산동능 경유 함백산을 오른 뒤 은대봉에서 은대봉동능을 따라 다시 태백역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 모처럼 열차를 이용한 산행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애초는 러셀의 부담때문에 하산을 은대봉동능 대신 거리가 다소 짧은 금대봉동능 경유 용연동굴로 하산하는 것으로 잡았는데 함백산동능을 오르면서 보니 예상보다는 눈이 적은 편이라 내친김에 전인미답의 은대봉동능으로 코스를 수정한 것이다.
(오투리조트가 있는 함백산 동능)
(함백산)
태백역부터 함백산동능 중간 오투리조트까지는 산책로로써 의외로 등산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생각보다는 아주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오투리조트부터 1442봉까지는 별도의 산길 없이 스키장 슬로프를 따라 진행해야 하고... 1442봉을 지나 함백산까지도 잡목과 함께 족적이 거의 없이 시종 러셀산행이 되기 때문에 거리에 비해서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편이다.
(은대봉)
(지나온 함백산)
이어 함백산-은대봉 길은 뻔한 대간길이므로 손쉽게 진행할 수 있지만 은대봉동능으로 들어서면 다시 산길이 거의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러셀로써 진행해야 하고 잡목의 방해까지 심한 편이라 의외의 시간이 소요된다. 귀경열차 시간에 맞추다 보니 은대봉동능은 끝까지 하지 못하고 태백역을 약 3km 남겨둔 세곡에서 산행을 마무리했다. 끝까지 한다면 도상거리 약 19km의 산행이 될 것이다.
(은대봉 동능)
(은대봉 동능에서 본 오투리조트)
03시 00분, 태백역. 매진된 표를 캐이님의 도움으로 왕복표를 구입하고는 실로 오랫만에 열차에 오른다. 마지막으로 열차를 이용한 것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 청량리역 출발 4시간 20분 후인 03시 정각 태백역에 도착하게 되는데 술꾼님이 말한 심야다방은 문을 닫은 상태이고... 할 수 없이 문 연 식당 한 곳 자리잡고는 때 아닌 아침식사를 주문한다. 내심은 식사 후 양해를 얻어 적당히 시간을 보낼 참이었다.
(태백역)
06시 41분, 태백역 출발 산행시작. 그러나 열차손님 때문에 아직 문을 연 것이지 04시에는 문을 닫는다고 하니 다시 거리를 배회해야 하는 신세... 그렇다고 여관까지 잡기는 시간 상 너무 아까운 면이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인데 하면서 주변을 기웃거리니 다행히 PC방 한 곳이 보여 2시간 요금을 지불하고는 PC대신 소파를 차지한 채 얼마간이나마 눈을 붙인다. 그러는 사이 어느 덧 날이 밝아오고... 비로서 행장을 꾸리고는 PC방을 나와 산행을 시작한다.
06시 48분, 등산로입구. 태백역에서 우측으로 약 200m거리 이동하면 지하보도로써 철길을 건너게끔 되어 있다. 그렇게 철길을 건넌 뒤 도로따라 다시 태백역 방향으로 잠깐 이동하면 '3주공아파트'로 표기된 시내버스 정거장이 나타나는데 그곳이 바로 산행 들머리이다. 도로 건너편 산쪽으로 의외로 산책로로써 나무계단까지 마련된 반반한 산길이 이어지니 어쨌든 그러한 산길이 얼마간은 유지될 것이므로 안심이 된다.
(철길을 건너는 지하보도)
(머리 버스정거장)
(산길 초입)
06시 56분, 생수진입로. 잠시 오르면 임도가 가로지르는 가운데 우측으로 약간 임도를 따르다가 다시 산길로 붙게끔 되어 있다. 예상외로 산길이 잘 나 있고... 날씨 또한 산행을 하기에는 최적이라 할만큼 그리 춥지도 않으면서 아주 쾌청한 하늘을 들어내니 자연 발걸음이 가볍고 기분도 상큼해진다. 8분 후 좌측에서 올라오는 또다른 등산로가 합류하면서 '생수진입로'라는 조그마한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산책로로 이어지는 호젓한 산길)
(생수진입로)
07시 10분, 857봉. 이어 7분 더 진행하면 동네 산책로임을 말하듯 넓게 조성된 운동시설이 나타나기도 하고... 6~7분 후에는 857봉 쯤 될 듯, 완만한 오름이 끝나면서 비록 나무사이이긴 하지만 비로서 오투 리조트 불빛이 시야에 들어오기도 하는데 아직은 어둠이 완전 가시지 않은 탓에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막초 한잔으로써 입산주를 나눈 뒤 2~3분 더 진행하면 오투리조트는 물론 함백산까지 시야에 펼쳐지는 조망바위가 있어 한 커트 셔터를 누른다.
(운동시설)
(함백산과 오투리조트)
07시 42분, 운동시설. 한 굽이 내려서면 쌍묘가 자리한 가운데 한동안은 거의 굴곡없이 유순한 능선으로만 이어진다. 잠시 우측으로 조망이 터지면서 하산코스로 잡은 건너편 은대봉 동능이 전체 다 시야에 펼쳐지는데 1120봉으로 보여지는 봉우리가 유독 첨봉을 이루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킨다. 22분 후 다시 한번 운동시설이 마련된 공터를 지나고...
(쌍묘를 지나고)
(은대봉 동능 상단부)
(은대봉 동능 중간부)
(은대봉동능 마지막 하단부)
(운동시설)
07시 56분, 954봉. 서서히 오름길로 변하면서 10분쯤 밋밋한 오름길을 오르면 산길은 바로 앞 봉우리로 오르는 길과 봉우리를 생략한 채 좌측 사면으로 향하는 길이 갈라진다. 사면길쪽으로 '오투리조트 1.7km' 이정표가 세워져 있지만 무시하고 그대로 봉우리쪽으로 직진... 불과 2~3분만 오르면 봉우리 정점이 되는데 번호없는 삼각점이 있는 가운데 오투리조트 콘드건믈 전체가 시원하게 펼쳐지니 사면길을 택하지 않기를 아주 잘 했다는 생각이다. 지도를 확인하니 954봉쯤 될 듯... 오투리조트 외 함백산까지 함백산 동능이 전체 다 보이고, 우측 건너로는 은대봉부터 은대봉 동능까지 펼쳐지면서 오늘 진행할 길들을 한눈에 가늠할 수 있다. 막초 한 잔 나누면서 느긋한 휴식을 즐긴다. 9분 휴식.
(954봉 오름길)
(954봉)
(오투리조트와 함백산으로 이어지는 동능)
(오투리조트)
(은대봉과 은대봉 동능)
(함백산)
08시 09분, 도로. 954봉을 뒤로 하고 4분 내려서면 오투리조트 진입도로이다. 여기서 좌측 사면으로 휘도는 도로를 따라도 이내 오투리조트에 이르겠지만 도로 건너 능선쪽으로 정비된 산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 보이니 당연히 산길로 들어선다.
(진입도로)
(진입도로)
(좌측으로는 골프장이 자리잡고 있다)
08시 24분, 오투리조트. 급사면을 따라 지그재그형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15분 오르면 비로서 오투리조트 콘드... 2008년 12월 개장하여 이번이 두번째 시즌이 된다고 하는데 아직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워낙 고지대에 위치 조망이 좋은 탓에 콘드만은 주차장이 빽빽할 정도로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다. 함백산으로 향하는 능선상으로 슬로프가 올려다 보이고 뒤를 돌아보면 태백시내를 중심으로 하여 매봉산-삼수령-대조봉-연화산이 한 점 막힘없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도로건너 오투리조트로 이어지는 산길)
(매봉산)
(연화산)
(오투리조트)
(함백산)
(골프장)
08시 47분, 슬로프. 5분 후 콘도가 끝나자 날등을 중심으로 하여 우측은 슬로프, 좌측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일단 'O2(산소)산책로'로 명명된 좌측 산책로로 들어선다. 그러나 산책로는 사면으로 이어지면서 점점 날등과 멀어지는 형태이니 잠깐 진행하다가 적당히 사면으로 길을 만들어 날등으로 오르기로 한다. 산죽 사이로 희미하게나마 족적이 보이는 형태이지만 워낙 급오름을 이루고 있어 거리가 얼마 안 됨에도 불구하고 제법 시간이 소요된다. 15분 후 비로서 날등 도착... 날등 바로 우측으로 슬로프가 형성되어 있는데 스키타는 사람이 단 한명도 보이지 않으니 의외라는 생각이다. 슬로프를 따라 진행하기로 하면서 유유히 슬로프로 내려선다. 완전 개시를 하는 셈... 오투리조트 뒤로 매봉산에서 연화산까지의 라인이 더욱 눈부시게 펼쳐진다.
(산책로 안내판)
(잠깐 산책로를 따르다가)
(급사면을 치고 올라선다)
(슬로프 도착)
(매봉산) 09시 11분, 버금마루. 슬로프 경사가 워낙 급하여 슬로프 따라 오르는 것도 그리 만만치가 않다. 조금 과장한다면 빙벽 수준의 오름이라 할까? 족히 50~60도 경사는 될 것이다. 딴은 지도상에도 단번에 200m 정도 고도를 올리게끔 되어 있다. 혹시라도 실수로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단번에 저 밑까지 미끄러질 듯 고공 분위기까지 느껴지기에 선 채로 진행할 자신은 없고 그저 기어서 가거나 아니면 옆 팬스에 의존하는 식으로 진행을 하다 보니 의외의 시간이 소요되는 느낌이다. 그래도 조망만은 그야말로 일망무제... 매봉산 풍력발전기들이 바로 건너에서 보는 듯 가깝게 보이면서 오투리조트 뒤로는 지나온 능선과 태백시를 빙 둘러싼 산줄기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24분 후 급경사의 슬로프가 끝나는 버금마루에 도착한다. 지도상 1261봉이다. 한편 이제껏 올라온 슬로프는 '챌린저 1'로 불리는 최고 난이도 코스로 워낙 코스가 험한 탓에 아예 진입을 막아놓은 상태... 그래서 인파가 전무했던 것이다. 리프트가 올라오는 가운데 많지는 않지만 비로서 인파가 보이기 시작하고 한쪽으로 '버금마루' 라는 이름의 매점이 있다. 매점 휴게실을 차지하고는 후미가 도착하는 동안 휴식을 취한다. 21분 휴식.
(슬로프를 따라)
(뒤돌아 본 콘도)
(경사가 아주 급한 가운데 뒤로 보이는 매봉산)
(태백시내와 지나온 능선)
(버금마루)
(버금마루 휴게소)
(스키장 안내도)
(함백산과 으뜸마루로 이어지는 슬로프)
(리프트 승 하강장)
09시 59분, 으뜸마루. 버금마루에서 지도상 1442봉인 으뜸마루까지는 다시 슬로프를 따라 진행해야 한다. 그래도 이전 슬로프와는 달리 초중급자 코스라 비교적 완만한 편... '헤드'로 불리는 슬로프이다. 팬스 밖으로도 진행이 가능해 보여 안내인에게 물으니 아무래도 눈 때문에 그냥 슬로프 가장자리를 따르는 것이 편안할 것이라고 한다. 슬로프를 따라가도 지장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한참 스키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인파는 이따금씩 한 두 사람씩 스노우보드를 타고 내려올 뿐 의외로 한산해 마치 스키장을 전세라도 낸 듯 유유히 슬로프를 활보한다. 한가하게 오가는 곤돌라 풍경 외에 시종 하늘금을 이룬 채 펼쳐지는 매봉산 줄기를 음미하면서 27분 슬로프를 따라 오르면 스키장의 최 정상이 되는 으뜸마루이다. 곤돌라가 운행되는 외에 대형 휴게소 건물이 있고... 태백시와 이제것 올라온 능선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조망대까지 마련되어 있다. 함백산이 얼마 남지 않은 듯 바로 위로 함백산 송신소가 올려다 보이기도 한다. 18분 휴식.
(이어지는 슬로프)
(뒤돌아 본 버금마루)
(곤돌라가 지나가고)
(으뜸마루가 보인다)
(하늘금을 이루는 금대봉-매봉산 줄기)
(으뜸마루)
(지나온 능선)
(함백산 송신소가 시야에 들어 온다)
10시 34분, 조망봉. 비로서 스키장을 벗어나 발자국 하나 없는 능선으로 들어선다. 그래도 어느 정도 산길의 윤곽은 형서되어 있는 상태이고 적설량 또한 발목 조금 넘는 수준이니 그런대로 러셀을 할 만 하다. 5분 후 '국유림사용허가지경계'라고 적인 쇠파이프가 하나 보이고... 10여분 더 진행하면 모처럼 시야가 트이는 조망봉이 나타나면서 함백산 송신소가 바로 앞으로 올려다 보이니 이내 함백산에 도착할 것 같은 기분이다.
(산길 초입)
(뒤돌아 본 으뜸마루)
(파이프)
(송신소가 보이는 조망봉)
11시 09분, 선수촌능선합류/함백산 송신소. 그러나 고도가 높아진 탓에 점점 눈이 많아지면서 날등쪽은 허벅지까지 차는 눈이 다반사... 생각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우측 사면쪽으로는 그래도 눈이 적은 편인데 대신 잡목이 빽빽한 탓에 역시 속도를 낼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거리가 얼마 안 되 보여 금방 도착할 것 같았지만 시종 그런 식의 러셀산행이 되다보니 조망봉에서 30분이 지난 뒤에야 비로서 송신소 팬스를 만날 수 있었다. 팬스를 끼고 좌측으로 5~6분 정도 더 진행하면 선수촌에서 올라온 능선이 합류하는데 다행이 이곳부터는 남쪽 사면이라 그런지 눈이 발자국 찍힐 정도밖에 안 되어 한 숨을 돌린다. 이제껏 안 보이던 태백산과 장산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함백산 정상 또한 사진으로 당기면 정상석을 차지한 인파들의 윤곽이 선명할 정도로 지척이다. 8분 휴식.
(러셀)
(송신소 팬스 도착)
(지나온 능선)
(잠깐 더 러셀)
(선수촌 능선 합류지점/ 함백산 정상이 가까이 보인다)
(당겨 본 함백산 정상)
(태백산)
(선수촌 능선)
11시 27분, 함백산. 송신소 남쪽 사면으로 이어진 산길을 8~9분 진행하면 송신소 정문에 이르게 되고 이어 1분만 더 진행하면 낯익은 함백산 정상... 바위지대를 차지한 채 커다란 정상석과 함께 1등 삼각점(태백11, 1995복구)이 반긴다. 조망 또한 이제껏 올라온 동릉 외 태백산, 장산, 정암산-백운산줄기, 가야할 은대봉과 은대봉 동능, 금대봉, 대덕산, 매봉산 등등 그야말로 일망무제의 조망으로 펼쳐지면서 태백산과 더불어 태백시를 대표하는 산임을 실감케 한다. 날씨가 워낙 좋아서인지 오늘따라 의외로 인파가 붐빈다. 사람 없는 정상석 한 커트 촬영할 수 없을 정도... 처음에는 몇 팀 정도인지 알았는데 이후 은대봉까지 진행하는 동안 오가는 쪽 시종 줄을 잇고 있었으니 몇 십팀, 아니 백여팀 가까이 함백산을 찾은 모양이다. 한 켠 차지하고 점심식사를 한다. 식사시간 38분 소요.
(송신소 정문)
(함백산)
(정상석)
(송신소)
(지나온 오투리조트)
(선수촌능선)
(장산-순경산-매봉산)
(정암산-백운산)
(가야할 은대봉)
12시 36분, 중함백. 인파 덕분에 러셀걱정은 전혀 안 해도 된다. 너무 반반하게 다져져 있어 오히려 아이젠을 착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걸으니 워낙 눈이 푹신하여 아이젠까지는 필요가 없다. 7분 후 정상 바로 밑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만나니 예전 가족여행으로써 나 끌고 올라섰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어 2분 후 함백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멋진 주목이 자리잡고 있어 눈길을 끌고... 2분 더 진행하면 산길이 양쪽으로 갈리는데 좌측은 전위봉을 사면으로 우회하는 길로 전위봉을 넘은 지점에서 다시 만나게끔 되어 있다. 대부분은 우회길을 이용하지만 그대로 날등으로 들어선다. 큰 오름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히 험한 산세도 아닌데 왜 우회길이 나 있는지 의아할 뿐이다. 10분 후 밋밋한 봉우리를 넘어 주목이 한 그루 있는 안부에 이르니 우회길이 다시 합쳐지고... 10분 정도 제법 급오름을 극복하면 중함백으로 불리는 1583봉이다. 전망대가 마련되 있는 가운데 지나온 버금마루가 건너다 보이고 좌측으로는 장산이 우뚝 올려다 보인다.
(오투리조트와 매봉산)
(함백산 도로)
(이어지는 대간길)
(주목)
(안부의 주목)
(중함백)
(버금마루를 당겨 봄)
(장산)
(뒤돌아 본 함잭산)
13시 01분, 적조암 3거리. 4분 더 진행하면 제3쉼터라고 하면서 가야할 은대봉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대가 나타나는데 생각보다는 까마득한 거리를 두고 있어 언제 도착을 하는 하는 걱정이 앞선다. 한편 백운산쪽으로도 조망이 시원하게 터지면서 그쪽 스키장까지 시야에 들어오니 오투 스키장과 비교 묘한 대조를 이루기도 한다. 조망대 이후로는 시종 밋밋한 내림길... 끝없이 올라오는 인파들 때문에 다소 짜증도 나지만 어쨌든 산세가 워낙 유순한 가운데 눈이 푹신하게 쌓여 있어 발걸음만은 편안하다. 20분 후 좌측 적조암 하산길이 갈리는 안부에 도착한다. 이정표상 제2쉼터로 표기되어 있다.
(은대봉)
(백운산)
(적조암 안부)
13시 18분, 정암사 안부. 이어 2~3분 살짝 오르면 능선이 갈리는 1311봉... 산길은 좌측으로 살짝 방향을 틀고는 다시 유순한 내림길로 이어진다. 직진 1243.8봉은 다소 산길이 희미한 편이다. 14분 후 좌측 정암사, 우측 안충터 사이 안부에 도착한다. 좌우로 내려서는 산길은 보이지 않는다. 비로서 은대봉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은대봉이 유난히 높게 올려 보여 지도를 확인하니 200m 정도를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부담을 느낀다.
(가야할 은대봉)
(백운산)
(높게 솟은 은대봉)
13시 47분, 은대봉. 3분 후 제1쉼터 이정표가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오름길 시작된다. 남향이라 그런지 눈이 많이 녹아 있는 상태... 일부는 맨 땅을 들어낸 곳도 있다. 20분여 후 비로서 오름길이 끝나 은대봉인줄 알았으나 은대봉 남봉인 1438봉이다. 다행히 은대봉 정상은 지척인듯 저 앞으로 밋밋한 형태로써 시야에 들어온다. 3분 후 넓지막한 헬기장을 차지하고 가운데 정상석이 뽑힌 채 나뒹그는 은대봉 정상에 도착한다. 삼각점은 3등(태백305, 2004재설)... 다만 주변으로 나무들이 둘러쌓여 있기에 조망이 트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움이다. 19분 휴식.
(제1쉼터에서 본 함백산)
(1438봉)
(은대봉)
(정상석)
14시 20분, 싸리밭골능선 갈림. 비로서 대간길을 벗어나 미답의 오지능선 은대봉 동능길로 들어선다. 초입으로 러셀이 되어 있어 웬일인가 했더니 볼일보러 간 이들의 흔적인 듯 초입에서 이내 끝나면서 이후로는 흔적이 전혀 없는 신설길이다. 그래도 함백산 동능보다는 고지가 낮은 탓에 발목 정도 차는 수준의 적설량이니 러셀을 하는데는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초반은 다소 급내림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10여분 고도를 낮추면 분지 수준의 펑퍼짐한 능선으로 바뀌면서 얼마간 이어지는데 이쯤이 좌측으로 싸리밭골 능선이 갈리는 지점... 진행할 은대봉 동능은 우측으로 바짝방향을 꺾어 급내림으로 내려서는 능선 가닥을 잡아야 한다. 산길은 없고 그저 나침반 방향 의존하면서 감으로 진행할 일이다.
(은대봉 동능으로 들어섬)
(사리밭골능선 분기점 부근)
14시 42분, 안충터 안부. 잠시 빽백한 산죽지대를 헤치면 시야가 터지는 지점이 한 곳 나오면서 지나온 오투스키장, 함백산 동능 ? 함백산 정상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가야할 능선 또한 모두 내려다 보이니 그 흐름을 눈여겨 둔다. 이어 얼마간 내려서면 잡목속에 묻힌 상태이긴 하지만 뚜렷한 옛길이 보이기 시작해 한결 진행이 수월한 느낌이다. 20분 후 비로서 급 내림이 모두 끝나는 안충터 안부에 도착한다. 은대봉부터 거의 300m 고도를 낮춘 셈... 지도를 보니 이제 1120봉에서 세곡안부까지만 급내림을 이룰 뿐 큰 오르내림 없는 등고선을 이루고 있어 한결 진행이 수월하리라는 생각을 한다.
(산죽지대)
(함백산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뒤돌아 본 은대봉)
(가야할 은대봉 동능)
(안충터 안부)
15시 18분, 추전역갈림봉 지난 안부. 그러나 그것은 완전 오산이었다. 시종 빽빽한 잡목을 헤쳐야 하고 좌우 모두 가파른 사면을 이룬 가운데 지도에 나타나지 않은 웬 잔봉들은 그렇게 많은지... 6분 후 첫 봉우리를 오를때만 해도 이런 식의 펑퍼짐한 능선으로만 이어지는 줄 알았는데 첫 봉을 지나면서부터는 의외로 좁은 능선으로 이어지면서 잡목까지 빽빽하게 도사리고 있어 빠른 진행을 할 수 없다. 18분 후 겨우 추전역 갈림봉을 넘는다. 1108봉 경유 추전역까지 이어지는 능선인데 급사면을 이룬 채 능선이 교묘하게 갈라져 어느 곳이 정확한 분기점인지 확인되지 않는다. 만약 진행을 하려면 적당히 나침반 방향 맞추면서 치고 내려서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12분 더 진행한 안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지도를 펴고 남은 거리를 가늠해 보는데 이런 식이라면 아무래도 열차시간 때문에 아무래도 능선 끝인 태백역까지는 진행이 힘들 것 같다. 잘 해야 세곡 안부까지 진행할 듯... 어쨌든 갈 수 있는 곳까지만 진행하기로 합의를 한다. 10분 휴식.
(이어지는 능선)
16시 06분, 1120봉. 이후로도 시종 날카로운 능선과 함께 잡목의 연속... 19분 후 웬 전신주 하나가 자리잡고 있기에 산길이 좋아지려니 했지만 잡목의 방해는 진행하면 진행할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느낌이다. 10분 후 지도상 나타나지도 않은 급오름봉을 힘겹게 오르고... 이어 10분 더 진행하면 정면으로 절벽지대를 이룬 가운데 한 굽이 건너로도 또다른 암봉이 보이는 봉우리에 도착하는데 지도상 1120봉쯤 되리라는 판단을 한다.
(전신주)
(1120봉에서 보는 암봉)
(절벽지대를 사면으로 돌고)
16시 21분, 조망암봉. 절벽지대를 좌측 으로 조심스럽게 돌아 내린 뒤 15분 진행하면 1120봉에서 건너다 본 암봉... 조망이 완전 터지면서 오투리조트가 정면으로 전체 모습을 시원하게 들어내니 오늘 산행은 완전 오투리조트 일주 산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가로지르고, 옆에서 보고, 정면에서 보고... 어쌨든 은대봉 동능에서 가장 조망이 뛰어난 곳이다. 오투리조트 외 함백산과 방금 전 지난 1120봉 뒤로 은대봉이 모습을 들어내고 있고 매봉산 풍력 발전기도 다시 한번 시원하게 펼쳐져 음미를 한다.
(조망암봉)
(오투리조트)
(1120봉 뒤로 보이는 은대봉)
(매봉산)
(함백산)
16시 57분, 세곡 안부. 조망암봉을 지나고도 얼마간은 시종 오투리조트가 펼쳐지는 전경이지만 시종 바위지대로 이어져 바짝 긴장과 함께 진행해야 한다. 진행이 불가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아찔한 곳을 반복해 내려서려니 아주 신경이 쓰이면서 내내 긴장감에 휩싸인다. 그헐게 15분 정도 바위지대를 무사히 빠져 나오니 이번에는 그야말로 절벽 수준의 급사면 내림길로 바뀌면서 애를 먹인다. 경사가 워낙 급해 선 채로는 내려설 수 없고... 그저 나무가지를 잡고 매달리는 식으로 거의 20분 가까이 내려선 뒤에야 비로서 우측 세곡 방향으로 뚜렷한 하산길이 보이는 안부이다. 열차시간 때문에 더 이상 진행을 할 수 없으니 미련을 버리고 세곡 하산길로 들어선다.
(아침에 지나친 콘도가 보이고)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은대봉동능)
(급사면 내림길이 시작되고)
(급사면 내림길)
(세곡 안부)
17시 05분, 세곡. 사람이 거의 안 다니는 묵은 산길이라 그런지 막판 다시 한번 억센 잡목 세례를 받은 뒤 8분 후 지도상 세곡마을로 표기된 지점으로 내려서니 지금은 오투스키장 메인 하우스가 위치해 있다. 안내소에 택시 한 대 불러줄 것을 부탁하면서 산행을 마치고는 몸단장을 한다.
(하산길)
(세곡 도착)
(스키장 메인하우스가 자리고 있다)
그 후. 태백역에서 얼마 안 떨어진 거리이기에 잠시 기다리니 택시가 도착을 한다. 태백역까지 불과 7분 거리... 예매한 열차시간 18시 14분까지 40여분 정도의 시간밖에 안 남았기에 그냥 짬봉 한 그릇 주문한 뒤 소주 한 잔으로써 간단히 뒤풀이를 마친다. 열차 출발이 다소 지연이 되었으나 중간 시간을 맞추려고 속도를 냈는지 청량리에는 원래 도착 시간인 22시 40분에 정확히 맞추어 도착한다. (다시 태백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