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냇가의 추억
백제 제8대 고이왕의 셋째 딸
문무를 겸한 매화공주가
신라군을 반격하기 위해 성곽을 쌓았다는 매화산
그 깊은 골짜기에서 발원한 실개천이
양지리와 소룡리 앞뜰에 이르러서는 냇가로 물이 불어
진등과 마산들녘을 가로지르며 사시사철 흘러내렸다.
구자곡국민학교에 다니던 어린 시절
여름철 장마로 큰물이 질 때 빼놓고는
둥글넓적한 돌멩이 징검다리를 깡충깡충 뛰어넘었다.
어떤 날은 돌멩이 위에 앉아 송사리 떼와 노닐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냇물에 가라앉은 하얀 구름덩이를 퍼올리겠다며
작은 손바닥을 휘젓기도 했다. 칠십 여 년 전의 일이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이제는 징검다리 돌멩이 대신
천년을 가도 끄떡없을 철근 시멘트덩어리가 육중하게 걸쳐있어
냇물건너기는 아주 쉽고 편해졌지만
돌멩이마다 거무스름한 때가 껴있고
퀴퀴한 냄새를 풍기는 이상한 물이 흐르고 있어서
가까이 내려다보기가 영 께름칙하다.
그래도 아직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서
가을 냇물이 그중 깨끗하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옛날, 맑고 깨끗했던 냇물이 그리워서 그려본 그림입니다.
잘 읽어보셨다니 고맙습니다.
김선생님 곱게 든 단풍이 참 아릅답습니다.
내년 표지화해도 좋겠어요. 고맙습니다.
가을이 오면 마음속에도 단풍이 드나 봅니다.
옛시절이 몹시 그리워집니다. 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물그림자가 아련하네요. 늘 작품활동하시는 모습에 감탄합니다^^*
송사리 뿐 아니라 돌멩이 틈에 가재도 살아갈 수 있는
냇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살아있으니 그림을 그리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글.
그림.
냇물에 비친 단풍.
어제의 추억과 오늘의 느낌이 참 좋습니다.
나이 들면 과거에 산다더니 틀린 말이 아닌 듯합니다.
옛시절이 그립고, 옛풍경이 몹시도 그리워지네요.
보아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