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허특강 설득심리
조윤형(영문학박사 대덕대) 발췌정리 2010. 02.
로버트 차알디니 지음, 이현우 옮김『설득의 심리학』21세기북스, 2002.
1. 고정행동유형(fixed-action patterns)
어미 칠면조의 모성적 본능은 ‘칩칩’이라는 소리하나에 의해 마치 자동인형처럼 자동적으로 작동되고 있었다. 어미 칠면조는 사랑 많고 사려 깊으며 자식을 정성으로 보호하는 좋은 어미노릇을 한다. 그것은 오직 새끼 칠면조의 ‘칩칩’ 소리가 있어야만 그렇다.
어미 칠면조는 정말 어리석지 않은가? 오직 ‘칩칩’ 소리 하나만으로 천적 관계인 족제비를 품에 안는가 하면 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자기의 새끼를 천대하고 심지어는 죽이기까지 하는 것은? 이러한 현상은 동물 생태학자인 폭스의 ‘어미 칠면조와 박제된 족제비’ 실험으로 증명되고 있다(Fox, 1974).
고정행동유형이라는 특이한 행동은 구애, 구혼 의식이나 교미 같은 복잡하게 연결된 일련의 행도에서 주로 발견된다. 마치 동물들의 몸안에 그에 관련된 테이프가 저장되어 필요시엔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동물들의 고정행동유발에 버금가는 사람들의 자동화된 행동은 사회심리학자인 랭거의 실험으로 나타나 있다. 도서관에서 복사하기 위해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죄송합니다만, 제가 지금 다섯 장을 복사해야하는데 먼저 복사기를 사용하면 안 될까요? 왜냐하면 지금 제가 굉장히 바쁜 일이 있거든요”라는 작은 호의를 부탁하는 요청의 승낙 결과는 두 가지로 비교되고 있다. 하나는 “요청+이유 제시” 에는 94%, 다른 하나 “이유 제시 없는 요청”에는 겨우 60%로 나타났다(Langer, Blank, & Chanowitz, 1978). 이러한 현상은 ‘칩칩’ 소리로 모성애를 자극한 결과와 같다.
2. 유발기제(the trigger feature)
유발기제도 동물생태학자의 실험에 의하면 수컷 참새는 자신의 영역에가 다른 수컷 참새의 빨간 가슴털이 꽂힌 진흙 덩어리를 발견하면 마치 자신의 경쟁 참새 인양 공격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가신의 영역 안에서라도 빨간 가슴 털 이 제거된 수컷 참새의 박제에 대해서는 놀랍게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Lack, 1943). 유발기제를 조작하면 동물의 행동을 상황에 맞지 않게 조작할 수 있다. 첫째, 어미 칠면조의 ‘칩칩’ 소리에 대한 자동화된 고정행동유형 유발, 두 번째, 아라비안나이트에서의 “열려라, 참깨”라는 비밀 암호가 육중한 동굴 문이 자동으로 열리듯이 우리는 정해진 행동을 순서에 따라 자동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동물생태학자들에 의하면 ‘의태동물(Mimics)’은 다른 동물들의 유발기제를 자의적으로 작동시키는 과학자처럼 유발기제를 흉내 내어 그들의 상황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어떤 특정한 행동을 하게 하여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암컷 개똥벌레 포투리스가 자기들의 먹이인 수컷 개똥벌레 포티누스를 잡아먹을 때는 포티누스의 교미 신호를 흉내내어 깜박깜박 형관신호를 보내면 포투리스는 애인의 품에 안기어 포투리스의 제물이 된다(Lloyd, 1965).
농어류의 작은 고기는 큰 고기의 청소부 역할을 담당하여 힘들이지 않고 공짜로 식사하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공생관계를 유지한다. 원래 큰 고기는 자기에게 접근하는 모든 고기는 용서 없이 삼켜버리지만 이 작은 고기가 접근하여 ‘물결 파도 춤을 추면’ 큰 고기는 갑자기 모든 동작을 멈추고 입을 벌린 부동자세를 취한다. 작은 고기의 춤은 큰 고기의 부동자세를 발생하는 유발기제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검치 베도라치는 작은 고기의 춤을 모방하여 큰 고기를 부동자세로 만든 후에 날카로운 이빨로 큰 고기의 살점을 뜯어 먹고 큰 고기가 최면상태에서 깨어나기 전에 유유히 사라진다(Eibl-Eibesfeldt, 1959).
3. 고정관념(a fixed idea; a stereotype)
예를 들어, 지배인의 오해 때문에 가격을 2배로 올린 후에야 터키옥에 몰려든 관광객들의 이상한 행동을 생각해보자. 또한 대부분의 부유층 관광객들은 고정관념은 대부분 구매 결정에 ‘비싼 것 = 품질이 좋은 것’, “전문가의 의견‘ 이라는 일반적 기준이 제품의 품질을 판단이다(Olson, 1977). 그러므로 좋은 품질의 보석을 사고 싶어 하는 관광객들이 가장 비싼 터키옥에 관심을 가지고 몰린 것과 매진이라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러한 관광객들의 의사결정 기준을 누가 비난하겠는가(Rao & Monroe, 1989)? 이는 그들의 보석 구입 상황에서 ’의사결정의 지름길‘이라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인지 심리학자들의 최근 연구에 의하면, 우리 인간들이 일상적인 판단에 적용하고 있는 ’의사결정의 지름길‘인 ’판단의 지침(judgemental heuristics)‘은 매우 다양한 것으로 보여진다 haiken & Trope, 1999). 이것은 ’열려라 참깨‘의 자동화된 반응과, ’전문가‘의 지위에 무작정 설득당하는 ’권위의 법칙‘에 해당한다. 반면에 어느 특정 정보를 철저하게 분석하려는 경향은 ’통제된 반응(controlled responding)‘이라 부를 수 있다(Chaiken & Trope, 1999).
4. 심리물리학(psychophysics)의 ‘대조효과(the contrast principle)’
인간의 인식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 중에 ‘대조효과(the contrast principle)’가 있다. 이는 처음 제시된 것과 나중 제시된 사물과의 커다란 차이가 인식 과정에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이다.
처음 가벼운 물건을 들어 본 후에 무거운 물체를 들어보면, 처음부터 무거운 물체를 들어 본 것 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는 것 같은 이치이다. 매우 아름다운 여자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를 본 후에 보통 외모의 여자 친구를 보면 초라해 보이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의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처음으로 75달러 가격의 스웨터 볼 경우 비싸다고 느끼겠지만, 이미 275달러의 고급 양복을 구임한 후라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는 양복에 어울리는 액세사리(셔츠나 신발, 벨트) 등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휘트니, 휴빈, 머피의 공저《판매에서의 설득 및 동기에 관한 새로운 심리학(The New Psychology of Persuasion and Motivation in Selling, 1965)》은 다음의 흥미로운 현상을 지적하고 있다. “이상스럽게도 양복을 산 고객들이 양복에 어울리는 액세사리를 고가로 구입한다.”
따라서 점원들은 고객들에게 먼저 비싼 것을 팔아야 그에 관련된 고가 물건을 팔 수 있다. 만일 싼 물건을 보여준 후에 비싼 물건을 보이면 더 더욱 대조효과에 의해 비싸게 느낄 것이다. 이러한 대조현상은 “부동산 회사의 판매전략-낡은 집에 보여주기 위한 고가의 가격표 부착하고 팔려는 집은 나중에 보여주어 잠재고객심리를 이용하는 ‘올가미 집(setup property)’ 전략적용, 자동차 판매-비싼 새차 가격 흥정이 끝난 후에 옵션의 장점을 들어 판매 전략을 구사하면 이미 결정한 새 차에 비해 정말로 사소하다는 생각에 부가적으로 판매수입을 오릴 수 있다. 목욕물-냉온탕의 번갈은 목욕은 목욕물의 뜨거운(차가운) 온도를 느끼지 못하게 한다. 아파트 모델하우스-모델에 현혹하여 분수에 넘치는 평수를 결정하기도 한다.” 등이 대조효과의 허허실실법인 원칙으로 작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 일관성의 법칙
페스틴저(Festinger, 1957), 하이더(Heider, 1946), 그리고 뉴컴(Newcomb) 등의 유명한 심리학자들은 일관성의 욕구가 사람들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동기 상태라고 주장해 왔다. 이를 이해하기 위하여 우리는 일관성의 개념이 사회적으로 갖고있는 도덕적 가치와 실제적 가치를 살펴보아야 한다. 우유부단 한사람, 이중인격자, 변덕 장이, 산만한 사람들을 바람직하지 못한 성격의 소유자라 하고 반면에 강직한 일관성은 심리적인, 그리고 지성적인 강점으로 간주된다. 일관성이야 말로 논리, 이성, 안정성, 그리고 정직성의 핵심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세상에 일관성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뒤죽박죽이 될 것이며, 우리는 실수투성이로 뒤 덮힌 힘든 세상을 살아가야 할 것 이기 때문이다(Sheldon & Ryan, 1997).
일관성의 매력은 자동화된 반응 유형과 마찬가지로 세상을 쉽게 살아가는 지름길을 부여하는 점이다. 어떤 현안에 대하여 마음을 결정하면, 그 결정을 고수하는 것은 여러모로 유익하다. 우리는 더 이상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 수집을 위하여 눈보라 같은 험한 세상을 헤매고 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 대신, 동일한 현안에 부딪쳤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유일한 작업은 일관성의 테이프를 도리는 일이다. 그리하면, 그 테이프의 연출에 따라 우리는 아무런 어려움 없이 과거의 결정과 일치되게 생각하고 말하고 그리 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자동화된 일관성을 제어한다는 것이 말만큼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레이놀즈(Reynolds)경이 “사람들은 생각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도 다 할 것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일관성의 도움에 의해 우리는 쉴새없이 생각하지 않고서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나 자동화된 일관성은 우리에게 훌륭한 안식처를 제공해 주어 냉엄한 현실로부터 도피하게 해준다. 우리는 이 요새에서 완고한 일관성으로 꼭꼭 무장해서 이성의 포위를 무력화하고 있음을 자성하고 경계해야 한다.
6. 암웨이(Amway)의 ‘버그(bug)’ 전략
마케팅 심리학자 패커드(Packard)가 자신의 저서《감춰진 설득자(The hidden persuaders, 1957)》에서 “인디애나 주이 한 수퍼마켓 주인의 공짜 치즈 샘플의 가공할 만한 판매 촉진 위력을, 암웨이(Amway)의 방문 판매 다단계 조직과 암웨이 제품인 ”가구 윤택제, 세제, 샴푸, 방향제“ 등을 망라한 샘플 상자 ‘버그(bug)’ 전략은 불과 수년만에 15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음을 밝히고 있다.
암웨이 버그 전략은 판매원이 잠재고객에게 2-3일 무료로 사용토록 권유한 후 그저 그들의 제품이 얼마나 우수한가를 실제로 경험해보라는 따뜻한 권유와 함께 말이다. 아마 이런 제의를 거절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첫댓글 좋은자료 스크랩해갑니다~ 감사합니다~
좋은자료 스크랩해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