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문예교육지도사) 교육이수 후기
- 한국시낭송진흥회 제3기 수료자 김구완 시낭송가
4년 전, 집안의 우환으로 15년의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인 청주로 내려갈 때의 심정과 기분은
아직도 나의 뇌리 한쪽에 조약돌만한 크기로 자리하고 있다.
그때 아린 마음의 우울한 정신을 잡아 준 것이 시낭송이었다.
어떤 모임을 하면서 지역대회에서 상을 받고 본선에서 동상을 받아 ‘한국시인협회’ 에서 시낭송가 증서를 받았을 땐,
충북 13개 시,군에서 연극순회공연 할 때의 스무 살로 돌아간 듯 착각에 빠질 정도로 좋았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인터넷 검색을 통해 본 시낭송가 들의 시낭송은 너무나도 형편이 없었다.
듣고 있노라면 몸이 저절로 오그라들면서 나중에는 화가 날 정도였다.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만 듣기 괜찮았다.
그중에서도 최고라고 생각되는 ‘한국시낭송진흥회’ 의 박운초 교수님을 알게 되었다.
시인으로 시낭송가로 작업분량이 남달랐고, 무엇보다도 시낭송의 울림과 감동이 좋았다.
그리고 시낭송 과목으로 ‘문예교육지도사’ 라는 자격증 과정도 있어, 이참에 제대로 배워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다.
배우는 과정 내내 감동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시낭송을 잘 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으로 기술적인 부분에서 크게 공감하고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사람마다 고유의 감성에서 뽑아내 각각의 색깔을 살리는 방법론에서는 좀 아쉬웠다.
왜냐하면 시낭송은 이론도 실기도 아닌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해야 된다는 생각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두 종류의 시인이 있다. 하나는 교육과 실습에 의한 시인, 우리는 그를 존경한다.
또 하나는 타고난 시인, 우리는 그를 사랑한다.” 라고 미국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에머슨은 말했다. 존경받는 시낭송가
보다는 사랑받는 시낭송가가 많이 나와야 된다고 본다.
그래야 시낭송이 예술의 장르로 하루빨리 자리 잡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결단코 나는 타고난 시낭송가가 아니다.
그러기에 부단한 교육과 훈련으로 갈고 닦아 그래도 시낭송가 라는 말을 들을 정도만 되어도 행복하겠다.
그러나 예술가 차원의 시낭송가의 길이 아닌 그런 인재를 발굴하고 가르치고 안내하는 몫은 또 다른 차원의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여기서 문예교육지도사로 시낭송지도자의 역할이 분명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주변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가히 점입가경이다.
시낭송가로서 열심히 활동도 안하고 경험도 부족한 상태에서 시낭송 작품 10편 이상 소화도 못한 불량식품 같은 분들이
우후죽순 식으로 시낭송지도자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시낭송지도자는 적어도 자기만의 감수성을 충분히 헤아려 최고로 끄집어 올린 상태에서
자기만의 색깔로 음반 작업을 얼마든지 할 수 있거나 그에 상응하는 활동을 많이 하신 수준의 분들이어야만 된다.
즉 객관적으로 충분히 입증될 수 있는 분으로 배우려는 분들에게 본보기로 들려줄 수 있는 시낭송이 풍성해야 한다.
지금의 시낭송계는 춘추전국시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는 자만이 웃을 수 있다지만 예술계 속 예술이 되는 과정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는 걸 주지해야 한다.
그런데도 자격증 받았다고 대충 말로 때우는 이론 위주의 강사라도 좋다고 하시는 분들을 막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보니,
배우려는 분들이 발 빠른 정보로 잘 구별하는 방법 외에 현실에서 별다른 방법은 없다.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시 한편을 외워서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낭송은 할 수 있다.
허나 전문적인 무대에서 수십 수백 명의 청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감동을 선사하려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낭송 위에
자기만의 감성의 색깔에서 우러나는 공명의 울림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 준비하면서 해야 할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자격증을 구비했다고 바로 활동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홀로서기하며 “가장 부유한 사람은 가장 값싸게 즐거움을 얻는 사람이다.” 라는 말을 껴안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한 몫을 하면서 살겠다.
지난 15개월간, 좋은 스승 만나서 훌륭한 가르침과 좋은 곳으로의 좋은 여행 속 좋은 추억은 잊지 못 할 일들이다.
한국시낭송진흥회가 시낭송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거듭나고 거듭나 먼 미래에 저의 자랑거리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2015. 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