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꽃새미마을에서 나고 자란 농부의 이야기입니다. 바쁘게 살아오던 어느 날, 그에게 마음의 병이 찾아옵니다. 이때부터 돌탑과 돌담을 쌓고 꽃과 나무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허브와 야생화를 가꾸며 30년을 오로지 참샘허브나라를 위해 땀을 흘렸습니다. 일 년 내내 꽃이 피는 농원을 가꾸며 마음의 병을 고쳤다는 손정태 꽃새미마을운영위원장! 이곳을 찾는 모든 이에게 휴식과 위안을 선물하고 싶다며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힐링' 하면 밀양 '참샘허브나라'
입추를 한참 지나 두 친구와 같이 꽃새미마을을 찾았습니다. 밀양에서도 전형적인 농촌의 정취를 간직한 초동들녘을 달려 저수지를 돌아가자 참샘허브나라 돌탑과 장승, 솟대 식구들이 일렬로 서서 맞아줍니다.
입구에서 쏟아지는 분수에 깔깔 웃다 보니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허브나라에 들어와 있습니다. 물을 흠뻑 머금은 야생화와 허브에 말을 걸기도, 꽃잎처럼 흩어진 시와 글귀들을 줍기도 합니다. 흔들의자, 원두막, 벤치가 계속 자리를 권하지만, 여전히 꽃길은 발길을 바쁘게 이끕니다.
참샘허브나라는 크고 화려하게 꾸민 농원이 아닙니다.
3만3000㎡ 규모에 황토방펜션, 허브체험, 농촌체험, 허브가든과 온실, 식당과 허브찻집으로 이루어져 향기와 휴식이 있는 그야말로 허브나라입니다.
손자와 함께 온 어르신들과 연인들이 눈에 띕니다. 비슷한 연배의 세 쌍의 부부들은 돌아가며 사진을 찍고 즐거워합니다. 이렇게 찾아오는 사람이 많을 때는 한 해 10만명을 넘었다 합니다.
가끔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원두막에서 쉬면 여기저기 높은 나뭇가지에서 분수가 폭포처럼 길게 떨어집니다.
주인이 창안해 만들었다는 나무분수와 물레방아 도는 모습이 시대를 거슬러 온 것 같습니다.
허브먹거리와 별 보는 황토방팜스테이
경남에서도 널리 알려진 황토방팜스테이는 편리함까지 갖춘 현대식 숙소입니다. 부산, 창원, 대구 같은 큰 도시의 단골들이 생겨나 해마다 다녀간다고 합니다. 비빔밥과 각종 고기에 허브와 꽃으로 만든 먹거리도 농원 안 이색식당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밤이 오면 '별의 눈'이 되어 별 바라기 하기에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아침이면 산 내음 공기를 가르며 꽃새미마을을 둘러보거나 가까운 종남산에 올라, 물이 굽이돌아 흐르는 마을, 물돌이동 밀양을 한눈에 담아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6차산업으로 꽃피운 밀양 대표관광지
'어! 공방에서 땀을 흘리는 저분이'
'참샘목공방'이 보여서 꽃새미마을 손정태 마을운영위원장이신지 여쭈면서 인사를 건넸습니다. 땀을 닦으며 반갑게 맞아주는 손 위원장.
많은 조형물을 어떻게 마련하나 궁금했는데 그 비밀이 이곳에 있었습니다.
원목과 버려진 나무를 이용해서 만든 조형물은 부인이 글과 그림으로 완성합니다. 외진 곳까지 부부의 고민과 땀방울이 배어 있어 어디를 둘러봐도 감상의 묘미가 여간 아닙니다.
"30년을 가꿨지만 아직도 손을 놓지 못하고 있는 미완의 작품"이라는 손 위원장 부부의 말에는 겸손이 짙게 녹아 있습니다.
농사짓기도 힘들던 척박한 산골마을에서 1·2·3차 산업을 복합해 높은 부가가치를 가져다주는 6차산업의 꽃을 피웠습니다. 마을주민의 일자리 창출에도 한몫하고 있는데 소득창출의 일례로는 장아찌와 허브가공품 같은 것이 있습니다.
지난 7월 7일 도농교류의 날을 맞아 손정태 위원장은 마을리더 분야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습니다. 손 위원장은 단감밭 농원에 꽃을 심어 꽃피는 과수원을 구상 중이고, 허브차를 마시며 토끼 먹이를 줄 수 있는 토끼카페도 계획하고 있답니다.
겨울에는 크리스마스가 있는 동화 세상을 만나 볼 수 있다는 참샘허브나라! 마침 우리가 참샘허브나라를 찾은날, 박일호 밀양시장이 SNS 기자단에게 관광 밀양을 알리는 홍보현장을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달과 별 그리고 사랑'을 노래하는 농원
'달과 별 그리고 사랑이야기'는 참샘허브나라의 주제입니다. 눈 가는 곳마다 달과 별과 하트가 있습니다. 연인이 오면 사랑이 이루어지고, 부부라면 사랑이 더욱 두터워질 듯합니다.
이런 곳에서 아이들은 허브로 향수, 치약, 비누, 향초를 만들기도 하고, 앙증맞은 손으로 야생화와 허브를 분갈이해서 가져가기도 합니다. 문패 만들기, 떡메치기 야외수영장 물놀이 등 할거리가 넘쳐납니다.
허브찻집에서 로즈마리 차를 앞에 두고 앉았습니다. 7년 만에 고향을 찾은 친구에게 미국 생활을 들려달라고 졸랐습니다. 외손녀를 키우느라 부쩍 늙었다는 친구는 "손녀가 그렇게 예쁠 수 없다"며 활짝 웃습니다. 로즈마리 향까지 머금은 친구의 모습은 여전히 동안(童顔)입니다. 다육이를 직접 키운다는 친구는 웬만한 다육이의 이름을 죄다 꿰고 있어 또 한번 놀랐습니다. 아줌마들의 별별 수다는 그렇게 사랑을 머금고 한참 이어졌습니다.
농원 뒤편의 드넓은 허브가든과 종남산 위로 펼쳐진 푸른 하늘은 이국적인 그림을 그려냅니다. 머지않아 천리향과 만리향이 꽃가루를 날리면 이곳은 단감 따기, 고구마 캐기 등의 체험객으로 떠들썩할 것입니다. 단감은 으뜸농산물 전국 대상을 받은 특산물입니다.
장독대와 그 옆 가마솥도 어릴 적 향수를 불러옵니다.
전통문짝을 단 황토집 돌담길을 천천히 돌아 나오다 춘향그네에서 잠시 멈추어 옛 생각에 젖기도 합니다. 어느새 우리는 작은 기찻길에서 시간을 붙잡고 훗날까지 가지고 갈 추억 담기에 분주해졌습니다.
참샘허브나라는 언제 찾아도 좋지만, 가을이 유난히 아름다운 곳입니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가을 색으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친구야, 우리에게도 계절이 있다면 아마 깊어가는 가을언저리쯤 와 있지 않을까'
참샘허브나라
위치 경남 밀양시 초동면 방동길 129
문의 및 예약 ☎ 055)391-3825 http://csherbnar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