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방정부가 인정한 공식 외국어 올림피아드 중 하나인 '한국어 올림피아드'가 지난 4일 카잔연방대학 한국학연구소(소장 고영철 교수)에서 열렸다. 올해가 벌써 13번째. 올림피아드로 공식 인정받은 2018년부터 따지면 4회째다. 신종 코로나(COVID 19) 감염 위험으로 온-오프라인(대면및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말하기'와 '에세이' 2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 이번 한국어올림피아드에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카잔을 비롯해 노보시비르스크, 로스토브나도우, 볼고그라드, 이르쿠츠크, 울란우데 등 러시아의 약 21개 도시에서 90명이 넘는 학생이 도전장을 냈다.
대면과 비대면 쌍방향으로 진행된 제13회 한국어올림피아드 경연 모습/사진출처:카잔연방대 한국학연구소
박두한 삼육보건대학교 총장 축사
'에세이' 부문의 주제로는 '한반도 평화 통일'이 제시됐다. 주최 측은 "한국어 능력은 물론, 한반도의 국제 정치에 대한 이해도가 요구되는 제시어를 통해 한국에 대한 상식과 연령, 한국어 수준이 각기 다른 러시아 사람들이 갖고 있는 한반도와 평화 통일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말하기' 부문에서는 자키로바 랄리나(카잔연방대 한국경제 전공 4년)가 '한국인의 일생을 닮은 소나무'라는 주제로 대학부 1등을 수상하는 등 중고등부와 대학부에서 각각 3명씩 총 6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한국인의 일생을 닮은 소나무'는 애국가에 나오는 소나무의 상징적인 의미를 한국인 특유의 끈기와 연결해 우리의 정서를 정확하게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말하기 수상자 3명에게는 삼육보건대학에서 3개월간 어학연수를 할 수 있는 장학증서가 전달됐다. 삼육보건대학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러시아한글학교협의회 등이 이번 올림피아드를 후원했다.
제13회 한국어올림피아드 수상자 단체 사진
'한국인의 일생을 닮은 소나무'라는 주제로 말하기 부문 1등을 수상한 자키로바 랄리나/사진출처:카잔연방대 한국학연구소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독일전이 열린 중부 도시 카잔에 위치한 카잔연방대는 2001년 한국어 강좌가 개설된 뒤 새로운 '한국어 교육의 메카'로 자리를 잡았다. 그 중심에는 한국학연구소를 운영해온 고영철 교수가 있다. 1804년 러시아서 2번째로 문을 연 카잔연방대학은 레닌과 톨스토이 등 유명 인사들이 수학했고, 쌍곡 기하학의 창시자인 수학자 로바체프스키를 배출한 역사 깊은 러시아 명문 대학 중 하나다. 유기화학의 발상지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