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운경 제7권
[바른 생활수단으로 산다]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바른 생활수단으로 산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마음으로 아첨하지 않는 것,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 이익을 구하지 않는 것,
칭찬하거나 내려깎으며 자신의 남다름을 드러내지 않는 것,
밖으로 오욕을 감추고서 마음으로 이익을 구하지 않는 것,
법답지 않은 재물을 갖지 않는 것,
청정하지 않은 재물을 갖지 않는 것,
이익에 집착하지 않는 것,
이익에 물들지 않는 것,
항상 만족할 줄 아는 것,
법다운 이익에 대해 항상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을 내는 것이다.
[마음으로 아첨하지 않는 것]
보살이 마음으로 아첨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익을 위해 몸과 입과 뜻으로 아첨하지 않는 것이다.
몸으로 아첨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단월에게 보이려고 온갖 위의를 나타내는 짓을 하지 않는다.
어떤 위의를 말하는가?
단월을 봤을 때 시선을 떨어뜨리고 천천히 걸으며 마치 고양이가 쥐를 살피듯 하는 것이니, 이를 몸으로 하는 아첨이라 한다.
무엇이 입으로 아첨하는 것인가?
보살은 이익을 위해 부드러운 말을 하거나, 듣기 좋은 말을 하거나, 모범적인 말을 하거나, 상대가 좋아하는 것에 맞장구치는 말을 하거나, 상대방의 생각에 맞장구치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이와 같은 말은 모두 다 하지 않는다.
무엇이 뜻으로 아첨하는 것인가?
입으로는 만족할 줄 안다고 말하면서 마음으로 탐착하는 것이다.
부처님은 이를 두고, 속에 불길이 있고 속에 열기가 있어 입으로는 만족할 줄 안다고 말하면서 마음으로는 항상 탐착한다고 한다.
만약 이와 같지 않으면 이를 아첨하지 않는 것이라 한다.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 이익을 구하지 않는 것]
모습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단월을 봤을 때, 여러 가지 모습으로 자신의 의복이 짧고 작으며, 자신의 발우가 모자라고, 탕약과 이부자리가 모자람을 나타내는 짓을 하지 않는다.
보살은 단월을 봤다고 해서 이런 말을 하지는 않는다.
[칭찬하거나 내려깎는 방편으로 부추기지 않는다]
칭찬하거나 내려깎는 방편으로 부추기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입으로 끝내 다음과 같이 말하지 않는다.
‘저 단월이 나에게 이 물건을 주었는데 불쌍히 여겨 받았다.
나는 지금 계를 청정하게 지키고 많이 들어 구족하게 알며 욕심이 적기 때문에 신심 있는 단월들이 모두 즐거이 나에게 베풀어 준다.’
이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을 칭찬하거나 내려깎지 않는 것이라 한다.
[밖으로는 오욕을 감추고 마음으로 이익을 구한다]
밖으로는 오욕을 감추고 마음으로 이익을 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은 밖으로 고행을 나타내 다섯 가지 열기로 몸을 태우고, 머리를 뽑고, 스스로 굶으며 이런 고행으로 재물과 이익을 구하는 짓을 결코 하지 않는다.
남이 이익을 얻어도 미워하거나 질투하지 않으며 또 괴로워하지도 않는다.
이를 밖으로 오욕을 감추고 마음으로 이익을 구하는 짓을 하지 않는 것이라 한다.
[법답지 않은 이익을 취하지 않는다]
법답지 않은 이익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저울을 가볍게 하거나 되를 줄여 남을 속이고 남의 재물을 가지는 짓을 하지 않는 것이니, 결코 속여서 빼앗지 않는다.
[청정하지 않은 재물을 갖지 않는다]
청정하지 않은 재물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만약 어떤 사람이 불ㆍ법ㆍ승의 물건이나 절의 여러 가지 물건을 자기를 위해 쓰거나 나아가 팔아서 이익을 남겨 자신이 가진다면, 이와 같은 물건을 법답지 않은 재물이라 한다.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은 물건들을 멀리하면 이를 청정하게 사는 것이라 한다.
[이익에 집착하지 않는다]
보살은 이익을 얻으면 내 것이란 생각을 하지 않고,
재물의 이익이 자기에게 돌아와도 역시 얻었다 생각하지 않으며,
또 모아서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항상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부모나 스승이나 권속이나 빈궁한 거지에게 주려는 생각을 한다.
[이익에 집착하지 않는다]
항상 ‘음식이 필요할 때는 목숨을 연명할 만큼만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온갖 맛있는 음식에도 물들거나 집착하는 마음이 없다.
[이익에 물들지 않는다]
얻지 못할 때에도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않으며 또 화를 내지도 않는다.
저 신심 있는 단월로 하여금 믿지 않는 마음을 일으키게 해선 안 된다.
법다운 이익을 얻으면 모두 스님들과 함께 나누어 갖는다.
능히 이와 같이 하는 사람은 부처님 또한 인가하고, 모든 보살들이 비난하거나 꾸짖지 않으며,
또 모든 하늘이 항상 따르며 찬탄하고, 함께 범행을 닦는 사람들이 비난하거나 싫어하는 마음을 갖지 않는다.
[법다운 이익에 대해 항상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을 낸다]
보살은 이익에 대해 항상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을 내고 삿된 방법으로 생활하지 않는다.
선남자야, 이러한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보살이 청정하게 살아가는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