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좋고 싫음이 분명한 사람이라면
좋고 싫음이 너무 분명하면 관계가 원활하지 못하고, 현명함과 어리석음을 너무 구별하면 사람들과 친해지기 어렵다.
그러므로 군자는 안으로는 엄격하고 명확해도, 밖으로는 원만하고 너그러워야 한다. 이렇게 좋아하는 마음과 싫어하는 마음이 균형을 이루고,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 모두에게 유익함을 주니, 이것이 바로 만물을 낳고 기르는 생명의 덕이다.
좋고 싫음이 분명해야 함은 일반적인 견해에서 말하는 소리이다. 그러나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찌 그렇게 칼로 모든 것을 베기처럼 할 수가 있으리오. 그러다가는 부부간에도 수없이 이혼해야 하고 친구도 제대로 사귈 수가 없을 것이다. 제 입안에 들어있는 혀도 깨물 때가 있거는 어찌 남남으로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입속의 혀처럼 그렇게 잘 어울릴 사람만을 구할 수가 있으리오, 겉으로는 안 그런척하면서 속으로 여러 개의 동심원이 나를 중심으로 그려져 있듯이나와 알고 지내거나 만나는 사람들을 그 수준에 따라 때와 장소에 따라 역할에 따라 적절한 거리와 마음속의 응대 수준을 차이 나게 적용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리라. 햇볕이 도둑놈이나 악한 사람의 집을 구분하는 것을 보았는가. 모든 사람에게 비치고 모든 만물을 양육하고 비가 내려도 어디 호 불호를 구분하던가. 만물을 공평하게 양육하듯히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그렇게 하되 꼭 필요한 일과 경우에는 친밀도에 따라서 각각의 상대를 대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