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치열해지는 유통 영역 다툼
온·오프 넘나들며 구매하는 소비자 모바일 쇼핑·소셜 마켓 꾸준히 성장
업계, 앞다퉈 유통채널 통합하 고간편결제 서비스 '핀테크' 적극 투자
2014년 유통업계는 그다지 밝지 못했다.
경기 불황에 소비심리가 움츠러든 가운데, 세월호 여파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브라질 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렸지만, 열기는 빠르게 식었다.
'직구 열풍'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키워드가 없을 정도로 유통업체들은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2015년 유통업계는 2014년보다 주목할 거리가 풍성하다.
오프라인·온라인을 넘나들며 쇼핑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유통업체들의 영역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유통업계 주요 키워드를 뽑아보면 옴니채널(Omni channel)과 핀테크(Fintech), 스마트 리테일(Smart retail) 정도로 정리된다.
옴니채널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바일을 연계해 언제 어디서나 소비자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대형마트에 들어가면 스마트폰 앱이 자동으로 실행돼 할인쿠폰이 전송되거나, 좋아하는 음식점을 지나가면
저절로 알람이 울리는 형태가 대표적인 예다.
이 단어는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유통업계와 관련단체, 학계 등 유통전문가 90명을 대상으로 한
2015년 주요 소비 키워드 조사에서 65% 득표율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
- ▲ Getty Images/멀티비츠
온 나라를 휩쓴 핀테크 열풍은 유통업계에도 불고 있다.
G마켓·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스마일페이'를 선보였다.
11번가는 모회사 SK플래닛이 개발한 간편결제 '페이핀' 협력사를 늘리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 역시 계열사를 활용해 온라인·오프라인을 연결하는 통합 간편결제 서비스 구축에
나섰다.
스마트 리테일은 온라인 쇼핑몰, 모바일 쇼핑, 소셜 마켓 등 오프라인을 넘어선 새로운 유통수단을 말한다.
2014년 국내 모바일 쇼핑몰 전체 판매액은 14조81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롯데백화점과 이마트의 매출액을 넘어섰다.
유통업계는 스마트 리테일을 활용하면 오프라인 상권의 약자인 소상공인들이 거대 유통기업들과 상생(相生)할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
- ▲ 1 영국, 미국 등 핀테크 산업이 발달한 국가에선 최근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비접촉식 결제 방식으로 결제 패턴이 바뀌고 있다. 2 롯데닷컴은 지난달 12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그룹 알리바바가 운영하는‘티몰 글로벌(Tmall Global)’에‘롯데마트관’을 열었다. 3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 쇼핑몰 최저가를 검색하고 있다. / 조선일보 DB
유통시장 흐름을 바꿀 정부 규제들이 어떻게 바뀔지 여부도 눈여겨볼 만 하다.
올해 2월 동반성장위원회는 54개 업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재지정했다.
올해는 가맹형 체인사업, 폐목재재활용업, 문구소매업이 추가로 포함됐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선 2011년부터 시작된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 때문에 소비자들이 선택권을 침해당한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규제안 역시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종합하면 규제 이전까지 꾸준히 늘어나던 대형마트 매출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5%, 3.4%가 줄었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 협력업체의 피해 규모는 연간 3조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유사수신행위 규제법은 지난해 해외직구가 인기를 끌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유통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여기에 맞는 결제 방법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유사수신 규제법이 결제 솔루션 적용에 장애물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