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는 인간이 가지는 본래 생명의 체온이다. 본래 생명은 육체에 갇힌 생명이 아니다. 육체 한 사람 한 사람 모든 사람의 육체, 마음을 창구로 하고 있어도 그 본체, 본 생명은 무한성이며 영원성이며 절대적인 존재다. 그가 가지는 그런 본래 생명의 체온, 이 체온은 버릴 수가 없다. 생명이 가지고 있는 그 체온은 버릴 수가 없다. 조건이 있어서 주어진 것도 아니다. 무한대로, 무진장으로 그냥 주기만 하는, 그것이 불교의 자비다. 자비를 행해서 성불을 바란다거나, 자비를 통해서 복되기를 바란다거나 그런 것은 복이 오고 성불을 하지마는 바라는 것이 아니다. 자비의 본질은 그와같은 본체 생명, 진실 생명이 지니는 따뜻한 체온, 그것은 만인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佛性)이 만인의 가슴에 피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누구든 자기를 통해 진리의 꽃이 피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서로가 아끼고 키워줘야겠다.
1986년 1월 6일 KSB 방송 ‘11시에 만납시다’에서 발췌
https://www.youtube.com/watch?v=p3XSX-jn1gE
첫댓글 큰스님의 자비관을 보면 바로 화엄, 반야화엄임을 알수 있습니다.
법문을 하실 때, '생명'이라는 말을 이렇게 자주 쓰시는 스승님을 뵌 적이 없어요.
숭산큰스님, 대행큰스님도 생명이라는 말을 쓰시긴 하지만 '가끔' 스십니다.
그런데 큰스님은 입에(?) 나오는 게 생명 생명!입니다.
입만 여시면 '생명'이 나와요!
딱 하나 안타까운 건, 큰스님이 생명을 말씀하시지만 그게 불교에서 '화.엄', 불.화.엄.임을 모르시는 듯.
하기사 한문을 아시는 것도 아니고, 어릴 적 서당에 다니신 것도 아니고, 서양 학문을 배우신 채 산에 가신 분이니, 화엄경을 읽기란 어려우셨을 겁니다.
큰스님 당시는 불교 경전 구하기도 어려울 때라, 스님들이 갖고 계시는 경전이 있으면 그걸 공책에 필사하고 그렇게 공부들 하셨지요.
그러니, 화엄경을 보시기는 거의 불가능이었을 겁니다.
특히 범어사에서는.
그러니 화엄경을 못 보셨고,
그래서 당신의 반야안이 반야화엄, 화엄반야안임을 연결 못 시키셨고,
그러나 답답한 것이 있으시니 동국대 들어간 상좌를 보고 화엄 공부하면 어떻겠냐고 권하셨고,
도업스님이 일본 유학에서 화엄은 전공했다고 하니 반가우셔서 불광지에 화엄 연재를 부탁하셨겠지요
그런데 큰스님은 완전히~ 화.엄! 입니다.
화엄은 공부 안 하셨어요, 이렇게 화엄적인 경계는 원효 외엔 저는 처음 봅니다.
이기영박사님도 화엄적이신데, 그런데 박사님은 화엄을 전공하셨거던요?
화엄을 공부 안했는데 화엄적이라면,
그것은 공부 경계가 화엄으로 갔다!는 말입니다.
공부 경계가 화엄으로 갔다는 것은,
공부가 거의 정점에 이르렀다는 것을 말합니다.
굉장히 깊은 경계에 이르렀다는 것이지요.
원효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원효는 기신론을 최고로 알았어요.
화엄경은 본격적으로 공부 안한 듯 하고요.
그런데 기신론은 굉장히 화엄적입니다.
그러니 원효가 기신론에서 공부가 딱! 멈춘거지요.
원효는 처음부터 뛰어난 분이거든요?
그래서 기신론 강의를 주로 하고,
그런 관점에서 논서를 여러 개 쓰다가,
만년에 이르며 의상이 중국에서 귀국합니다.
그때 원효는 의상에게 중국 화엄을 묻고,
그때서야 원효는 이거, 범상치 않는 경전인데?
하며 다시 화엄경을 보기 시작했을 겁니다.
그렇게 화엄경을 말년에 보면서 원효는 아마 큰 충격을 받았을 거에요.
기신론을 최고로 알았는데 화엄경이?????????????????????????
그때서야 부랴부랴 원효는 화엄논서를 쓰기 시작했는데,
화엄경이 보통 분량입니까?
십회향품에 이르렀지만 아직 화엄경은 반도 못 읽고
주석서도 반도 못 쓴 상태.
그런데 원효 나이는 그때 아미 60을 넘었을 겁니다.
아니면 그 전후거나.
그 때는 50 넘기도 힘든 시절.
원효는 책 쓰기를 포기하고 남은 생을 화엄적으로 살기로 맹세했을 겁니다.
그래서 십회향품에서 절필하고,
우리가 알듯 그렇게
중생 속으로 들어갔겠지요.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원효입니다.
원효 저서 중에는 화엄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과연 원효가 화엄승이 맞냐? 하는 학자들까지 생겨났어요/
화엄 서적이 없으니 화엄승이 아니다,
우리가 잘못 안 거다 이거죠.
그러나 딱 보면 압니다!
원효의 기신론소 같은 것을 불연선생님이 풀이하신 거 보면,
바로 화엄 그 자체에요!
그러니 우리 선조들이 참 밝으셨던 것이지요.
원효를 화엄승으로 이미 각인해 놓으셨으니깐요!
재미있습니다. 예전에 못봤던 방송을 다시 볼 수 있는 세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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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 의상, 광덕, 이통현 장자...
저희 카페에 자주 언급되시는 선지식을 회통하는 한가지. 화엄반야, 반야화엄.
그걸 알아보신 보현선생님.
모든 선지식께 찬탄과 감사를 올립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_()()()_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