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유럽 난민갈등의 기폭제가 된 난민 구조선 ‘아쿠아리우스’가 결국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아쿠아리우스를 공동운영하는 국제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와 프랑스 비정부기구 ‘SOS지중해’는 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구조선 활동 종료를 발표했다. 이들은 “(운항 중단은) 이탈리아가 주도하고 다른 유럽국이 후원해 온 지속적인 캠페인의 결과”라며 “이들의 지속적인 수색 및 구조작업 방해로 우리는 구조 작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넬크 맨더스 MSF 사무총장은 “오늘은 암울한 날이다. 아쿠아리우스의 활동 종료는 더 많은 이들이 바다에서 목숨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아쿠아리우스는 2016년 2월 운항을 시작한 이후 3만명 가까운 난민을 구조하는 등 활발히 활동해왔다. 그러던 지난 6월 이탈리아에 새롭게 들어선 극우·포퓰리즘 정부가 난민 629명을 실은 아쿠아리우스의 입항을 거부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와 마주하고 있는 이탈리아는 유럽행 이민자들의 주요 관문이다.
사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무책임하다”고 이탈리아 정부를 비판,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이 “위선적”이라고 받아치면서 외교전으로 번졌다. 스페인 정부가 아쿠아리우스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상황은 일단락 됐지만 이후 이탈리아와 몰타 등 지중해 연안국의 난민구조선 입항을 거부하며 난민을 둘러싼 ‘핑퐁게임’이 반복됐다.
특히 이탈리아 정부는 아쿠아리우스 등 NGO 난민구조선에 대해 압박을 가해왔다. 지난 9월말 파나마 정부에 요청, 아쿠아리우스의 선적을 박탈하게 해 두달 넘게 프랑스 마르세유항에 발이 묶이게 했다. 지난달에는 이탈리아 사법당국이 아쿠아리우스가 유독성 폐기물을 몰래 버렸다며 압수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지중해에서 활동하는 마지막 구조선이 활동을 중지하면서 바다 위 이주민들은 더욱 위험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국제이주기구(IMO)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다 사망한 사람은 1만5000명에 달한다. 올해도 지금까지 2133명이 물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첫댓글 착한 것과 위선의 차이는 뭘까요? 위선이라는 말이 두려워 착하지 않은 척 해야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