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 묻다
에어컨
온도를 내리고
풍량을 높일수록
더 시원한 칼 바람에
그 누군가는 연속 옷을 여미고
양손으로 온몸을 감싸 비비며
찬바람에 연속 잔기침을 합니다
마이크
볼륨을 높이고
스피커 음량을 높일수록
더 쩌렁쩌렁한 악기와 노래 소리에
그 누군가는 소음 방지용 귀매개를 귀에 꽂고
양손으로 귀마개를 매만지며
조금의 소리라도 차단하려 합니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같은 것을 하고 있어도
같은 정면을 바라보고 있어도
그냥 앉아 있는 것 같지만...
모두 만족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아무런 불편 없이 참여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작은 온도 차 때문에
그 작은 불륨 차 때문에
누군가는 불편하고
누군가는 못마땅한 마음이 듭니다.
그 작은 것도 못 참아 내면서
그 작은 것도 못 견뎌 하면서
그 작은 것도 못 참아 주면서
그 작은 것도 못 견뎌 하면서
거룩한 사랑을 하게 해달라고
주님의 용서를 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말로는 나보다 남을 더 낫게 여길 수 있도록
말로는 일흔 번씩 일곱번이라도 용서할 수 있도록
말로는 감당해야 할 십자가를 지게 해 달라고
그런 괜찮은 그리스도인이 되길 원합니다.
같은 부모라도
같은 자식이어도
같은 목회자라도
같은 성도여도
같은 아픔이 있더라도
같은 고난이 있어도
같지가 않습니다.
같을 수가 없나봅니다.
우리가 늘 마음속에 그리고 있고
우리의 생각속에 자리잡고 있는
그런 괜찮은 부모, 자식, 목회자, 성도는 어디에 있나요?
아픔이 있으니까...
고난이 있다보니까...
사람이 달라집니다.
그동안 그 성질(?)을 어떻게 숨기고 살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아프고 상처가 있어도
힘들고 고난이 있어도
그렇게 또 여전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인격이 더 고매하고
그래서 그 신앙이 더 아름답습니다.
슬픔을 ...
아픔을 ...
상처를 ...
고난을 ...
광야를 허락하시는 하나님...
무얼 배우고
무얼 깨달아야 하는지
어리석고 우둔하며
교만하고 완악한 마음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더 아파야 하나봅니다.
더 깨어지고 더 부서지고 더 낮아져야 하나봅니다.
더 흘려야 할 눈물이 있고
더 꿇어야 할 무릎이 있나봅니다.
이 세상이 아닌,
더 영원을 사모해야겠습니다.
이 세상이 아닌,
더 하나님을 사랑해야겠습니다.
이제
왜? 의 물음이 아닌
어떻게! 의 물음으로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