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與嵋山族兄 納涼禪庵 미산 족형과 함께 더위 식히려고 암자에 가다. 1932

84. 與嵋山族兄納涼禪庵 미산 족형과 함께 더위 식히려고 암자에 가다 壬申 임신년(1932) 山高漂緲接天門 산 높고 물 아득해 하늘 문에 닿았고纔到登臨日欲昏 방금 올라왔는데 해가 막 저물려하네. 俗客星稀誰掃榻 속세손님 드물어 숙소 마련 누가하나緇徒雲集自成邨 승복들 운집하여 저절로 마을이 되네. 1) 荒祠石立神人像 거친 사당엔 돌로 신인상을 세워놓고老樹禽啼佛國魂 묵은 나무의 새들은 불국혼을 우짖네. 2) 不覺淸風來滿袖 청풍이 소매 가득함도 깨닫지 못하고涅槃如得聖師論 어진 스님의 강론에 열반 드는듯했네. 3) _____1) 치도운집(緇徒雲集): 검은 옷 입은 불자(佛者)들, 승복(僧服)입은 무리가 많이 모였다는 말.2) 노수금제불국혼(老樹禽啼佛國魂): 앞의 땅의 것들에 대(對)하여 위로 새들의 노래[禽啼]와 불국혼(佛國魂) 즉 극락정토로 영적인 승화를 표현한다.3) 열반(涅槃): 산스크리트어의 한문 음역으로 니르바나(nirvana/ 解脫)인데 세속 욕망에서 벗어나 적정(寂靜) 또는 안온(安穩)의 경지에 이른다는 정각(正覺)의 개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