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저녁과 6일 아침 사이에 우크라이나 헤르손주 노바 카호우카시의 카호우카댐이 폭파되었다. 폭파의 여파로 하류지역은 침수되기 시작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댐의 폭파를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상대가 저지른 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댐은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포격을 해서 파괴시킬 이유가 없다. 노드스트림 파괴의 책임자가 우크라이나라고 밝혔던 미국은 이문제에 대해서 입을 다물고 있다. 언론에서는 이번 카오우카 댐의 파괴의 후유증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심각한 환경재앙, 금년도의 전세계적인 곡물부족 사태 초래 우려 등이다.
댐을 누가 파괴했는가를 군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필자의 판단에는 우크라이나 군이 파괴한 것으로 보인다. 순수하게 군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크라이나 군은 자신들의 반격작전이 실패한 이후 러시아군이 오뎃사지역으로 진출해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카호우카 댐을 파괴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언론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저지하기 위해서 파괴했다고 하지만 이는 잘못된 설명이다. 이미 도네츠크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군은 반격 3일 만에 3700명이 넘는 병력을 상실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공격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헤르손 지역은 러시아군이 도네츠크보다 훨씬 더 방어준비를 잘 갖추어 놓고 있었다. 따라서 만일 헤르손 지역으로 우크라이나 군이 반격 작전을 해 왔다면 도네츠크 지역보다 훨씬 더 심각한 궤멸적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이미 언론에도 보도된 바와 같이 러시아군이 오뎃사 방향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었다. 만일 우크라이나 군이 반격작전에 실패하게 되면 러시아군은 두가지의 옵션을 확보하게 된다. 첫째는 약해진 우크라이나군이 주둔하고 있는 도네츠크 방면으로 계속 공격하는 것, 두번째는 일부 병력으로 도네츠크의 우크라이나군의 활동을 견제하고 오뎃사 방향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두가지 옵션중에서 우크라이나 군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러시아군이 오뎃사 지역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이번 반격작전이 실패하고 나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오뎃사 방향 진출을 저지할 전략적 예비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군의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당연히 러시아 군이 오뎃사 지역으로 진출하지 못하도록 댐을 폭파하여 대규모 홍수를 일으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군은 러시아 군이 군사행동을 도네츠크 이외의 지역으로 확대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병력부족 사태를 고려하여 전투정면을 줄이기 위해 댐을 폭파한 것이다.
이런 결정은 군사적 판단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당연히 젤렌스키의 국가통수권적 결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전쟁을 해도 이런 시설의 파괴는 전쟁범죄에 해당한다. 전쟁이 끝나고 나면 젤렌스키의 전쟁범죄 항목이 하나 더 늘은 것 같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반격부대 규모로 볼때 공세작전은 총 1주일을 넘기 어렵다. 이미 3일이 지났으니 앞으로 3-4일정도 더 공격하다가 성과가 없으면 현전선에서 방어로 전환하던가 아니면 철수해야 한다. 앞으로의 상황은 어떻게 될 지 알수 없다. 도네츠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반격 작전이후 러시아군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