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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9]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칸트의 윤리학에서 도덕적이라는 말은 오로지 행위자의 순수한 의지에서 비롯되는 행위만을 뜻한다. 이때 순수한 의지는 다른 어떠한 목적이나 결과에 대한 고려 없이 그것이 옳은 행위이기 때문에 행하는 마음씨이다. 그러나 칸트는 같은 마음씨라도 그것이 마음의 자연스러운 이끌림인 경향성에 따라 선한 일을 행하는 한, 그것은 도덕적 가치를 갖지 못한다고 보았다. 그는 오직 우리가 정념(1)을 억누르고 의무감에 따라 선을 행할 때에만 그 행위가 참된 도덕적 가치를 지닌다고 보았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경우에 선한 일들을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기꺼이 하고 싶은 경향성에 따라 행한다. 비록 경향성이 이기적인 성질을 가지며 악한 결과를 지향하는 경우가 많다 하더라도, 모든 정념과 경향성이 예외 없이 이기적이거나 악하기만 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 칸트는 경향성에 대해 말할 때면 그것의 차이를 완전히 무시한다. 그리고 우리의 행위가 참된 도덕적 가치를 가지려면, 어떤 경우에도 그것이 경향성으로부터 비롯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경향성에 대한 칸트의 비판적인 입장은 동정심에 대해 이야기할 때 두드러진다. 그는 순수한 의지는 자유롭고 자율적인 데 반해 동정심은 수동적이고 맹목적이라고 보았다. 즉 동정심은 철저히 수동적인 정념으로서 그때그때마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감각과 상황,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 내는 감성적 느낌에 의존한다고 주장했다.
칸트는 이처럼 동정심이 수동적인 정념인 까닭에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고유한 원칙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자신이 어떤 사람에게 동정심을 느끼느냐 그리고 얼마나 강한 동정심을 느끼느냐 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어떤 보편적인 원리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때마다 우연적인 조건들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았다. 이러한 무원칙과 맹목성 때문에 칸트는 많은 사람들이 도덕성의 근거라고 소박하게 믿는 동정심이 실제로는 도덕적이지 못한 행위의 원인으로 기능하기도 한다고 보았다.
칸트에 의하면 경향성에서 비롯된 동정심은 우리로 하여금 눈앞에 보이는 동정의 대상에 집착하도록 한다. 그런데 동정심은 그것이 강렬해지면 격정(2)이 되는데 일단 동정심이 격정으로 변해 버리면 그것은 이성의 제어를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 이성적 규범을 벗어난 동정심은 언제나 도덕적이지 못한 행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어떤 남자가 자기 눈앞에 있는 모든 여자에게 강렬한 동정심으로 사랑을 느끼고, 그때마다 이러한 동정심이 통제 불가능한 격정으로 나타난다면, 그의 사랑이 아무리 아름답다고 하더라도 결코 도덕적인 것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처럼 칸트는 동정심이 부도덕한 정념은 아니지만 동정심이 갖는 수동성과 맹목성으로 인해 그것이 결코 그 자체로서는 도덕적인 행위의 근본 원리가 될 수 없다고 보았다.
(주) (1) 정념: 분노, 공포, 질투, 사랑, 증오, 동정심 등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자극에 의해 수동적으로 일어나는 마음의 움직임.
(주) (2) 격정: 강렬하고 갑작스러워 누르기 어려운 감정.
17. 윗글의 표제와 부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동정심의 수동성과 맹목성
―모든 여자에게 동정심을 느끼는 남자의 사례를 중심으로
② 경향성에 대한 칸트의 입장
―정념의 수동성을 중심으로
③ 도덕적 행위의 보편적인 원리
―순수한 의지의 개념을 바탕으로
④ 순수한 의지와 경향성의 차이점
―정념의 개념을 바탕으로
⑤ 동정심이 도덕적 행위의 근본 원리가 될 수 없는 이유
―칸트의 윤리학적 견해를 중심으로
18. (보기)를 활용하여 윗글의 내용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적절한 것은?
(보기)
자신이 어떤 사람의 고통에 대해 얼마나 큰 동정심을 느끼느냐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당하는 불행과 고통의 객관적인 크기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해 자신이 평소에 느끼는 주관적인 감정에 의존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싫어하는 사람의 큰 고통보다 좋아하는 사람의 사소한 고통에 대해 훨씬 더 큰 동정심을 느끼는 것이다.
① 동정심의 크기는 자극의 크기에 비례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자료로 제시한다.
② 동정심을 설명할 수 있는 보편적인 원리가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자료로 제시한다.
③ 동정심을 억누르고 의무감으로 선을 행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자료로 제시한다.
④ 동정심을 도덕성의 근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자료로 제시한다.
⑤ 동정심이 부도덕한 정념은 아니지만 수동성을 지닌다는 것을 보여 주는 자료로 제시한다.
19. 칸트의 관점에서 (보기)의 밑줄 친 ‘갑’의 행동에 대해 평가한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3점)
(보기)
‘갑’은 ‘을’에게 갚아야 할 돈이 있었다. 어느 추운 겨울날 ‘갑’은 돈을 갚기 위해 ‘을’의 집으로 가던 중, 거리에서 한 거지가 추위에 떨며 애처롭게 구걸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이러한 거지의 모습은 ‘갑’의 감성을 자극하였고 ‘갑’은 주체할 수 없는 격렬한 감정에 이끌려 ‘을’에게 갚아야 할 돈을 거지에게 주고 말았다.
① 원칙이 없이 정념에 의해 이끌린 행위이므로 도덕적인 행위라고 할 수 없다.
② 순수한 의지가 바탕이 되어 나타난 행위이므로 도덕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다.
③ 채권자에게 갚아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도덕적인 행위라고 할 수 없다.
④ 거지가 처한 힘든 상황과 분위기에 이끌린 행위이므로 도덕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다.
⑤ 거지의 어려움을 도우려는 목적을 가지고 한 행위이므로 도덕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다.
2014 7030 Final 실전 모의고사 B형
[실전 모의고사 3회]
17~19. 칸트의 윤리학과 동정심의 문제
(해제) 이 글은 칸트의 윤리학에서 도덕적 행위란 무엇인지 설명하며 많은 사람들이 도덕성의 근거라고 소박하게 믿는 동정심이 실제로는 도덕적이지 못한 행위의 원인으로 기능하기도 한다고 말하고 있다. 칸트에 의하면 동정심은 정념에 의한 경향성으로 수동적이고 맹목적이며 어떠한 보편적인 도덕 원리를 따르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동정심은 때마다 우연적 조건들에 의해 결정되고 이로 인한 행위는 도덕적 행위가 될 수 없다.
(주제) 칸트 윤리학에서 동정심을 바라보는 관점
(내용 흐름)
1문단: 칸트의 윤리학에서 도덕적 행위의 의미
2문단: 칸트의 윤리학에서 참된 도덕적 가치를 갖기 위한 행위의 조건
3문단: 경향성으로 발생하는 동정심에 대한 칸트의 비판적인 입장
4문단: 보편적인 도덕 원리를 따르지 않는 동정심에 대한 칸트의 견해
5문단: 동정심에 대한 칸트의 견해
17. 중심 화제 파악
답: ⑤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⑤ (확인 1) 동정심이 도덕적 행위의 근본 원리가 될 수 없는 이유
표제는 글 전체의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이 글은 1, 2 문단에서는 칸트의 윤리학에서 도덕적 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조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3, 4, 5문단을 통해서는 동정심이 도덕적인 행위의 근본 원리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살피고 있다. 따라서 ‘동정심이 도덕적 행위의 근본 원리가 될 수 없는 이유’가 표제로서 적절하다.
(확인 2) 칸트의 윤리학적 견해를 중심으로
부제는 표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함의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이 글은 ‘동정심이 도덕적 행위의 근본 원리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칸트의 윤리학적 견해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부제는 ‘칸트의 윤리학적 견해를 중심으로’가 적절하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확인 1) 동정심의 수동성과 맹목성
표제는 글 전체의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동정심의 수동성과 맹목성’은 동정심이 도덕적 행위의 근본 원리가 될 수 없는 이유로, 글 전체를 포괄할 수 없는 부분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표제로서 적절하지 않다.
(확인 2) 모든 여자에게 동정심을 느끼는 남자의 사례를 중심으로
부제는 표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함의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모든 여자에게 동정심을 느끼는 남자의 사례를 중심으로’는 이 글의 5문단에 언급된 일부 내용으로서 부제로서 적절하지 않다.
② (확인 1) 경향성에 대한 칸트의 입장
표제는 글 전체의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경향성에 대한 칸트의 입장’은 2, 3문단의 내용으로, 글 전체를 포괄할 수 없는 부분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표제로서 적절하지 않다.
(확인 2) 정념의 수동성을 중심으로
부제는 표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함의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정념의 수동성을 중심으로’에서 ‘정념’은 동정심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개념으로 부제로서 적절하지 않다.
③ (확인 1) 도덕적 행위의 보편적인 원리
표제는 글 전체의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이 글은 칸트의 윤리학에서 도덕적 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조건에 대해서는 말하고 있지만 ‘도덕적 행위의 보편적인 원리’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표제로서 적절하지 않다.
(확인 2) 순수한 의지의 개념을 바탕으로
부제는 표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함의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순수한 의지의 개념을 바탕으로’에서 ‘순수한 의지’는 1문단에만 언급된 개념으로 부제로서 적절하지 않다.
④ (확인 1) 순수한 의지와 경향성의 차이점
표제는 글 전체의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이 글의 3문단에 ‘순수한 의지’와 ‘동정심’의 차이점은 언급되어 있지만 ‘순수한 의지와 경향성의 차이점’은 언급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글 전체의 내용을 포괄해야 하는 표제로서 적절하지 않다.
(확인 2) 정념의 개념을 바탕으로
부제는 표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함의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정념의 개념을 바탕으로’에서 ‘정념의 개념’은 동정심을 설명하기 위한 부분적인 개념이므로 부제로서 적절하지 않다.
18. 내용의 논리적 관계 평가
답: ②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② (확인 1) (보기)의 내용
(보기)를 보면 동정심은 다른 사람이 당하는 불행과 고통의 객관적인 크기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해 자신이 평소에 느끼는 주관적인 감정에 의존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정심이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어떤 보편적인 원리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확인 2) 동정심을 설명할 수 있는 보편적인 원리가 없다.
4문단에 ‘자신이 어떤 사람에게 동정심을 느끼느냐 그리고 얼마나 강한 동정심을 느끼느냐 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어떤 보편적인 원리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때마다 우연적인 조건들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았다.’는 내용이 있다. 이는 (보기)의 내용, 즉 동정심을 설명할 수 있는 보편적인 원리가 없다는 내용을 통해 뒷받침될 수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확인) 동정심의 크기는 자극의 크기에 비례한다.
이 글에는 동정심의 크기는 자극의 크기에 비례한다는 내용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보기)를 활용하여 보완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다.
③ (확인) 동정심을 억누르고 의무감으로 선을 행해야 한다.
‘동정심을 억누르고 의무감으로 선을 행해야 한다.’는 것은 동정심이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어떤 보편적인 원리를 따르지 않는다는 (보기)의 내용으로 보완할 수 있는 관련된 요소가 없으므로 적절하지 않다.
④ (확인) 동정심을 도덕성의 근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동정심을 도덕성의 근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동정심이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어떤 보편적인 원리를 따르지 않는다는 (보기)의 내용으로 보완할 수 있는 관련된 요소가 없으므로 적절하지 않다.
⑤ (확인) 동정심이 부도덕한 정념은 아니지만 수동성을 지닌다.
‘동정심이 부도덕한 정념은 아니지만 수동성을 지닌다.’는 것은 동정심이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어떤 보편적인 원리를 따르지 않는다는 (보기)의 내용으로 보완할 수 있는 관련된 요소가 없으므로 적절하지 않다.
19. 구체적 상황에 적용하기
답: ①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① (확인 1) 칸트의 관점
이 글에 나타난 칸트의 관점은 동정심은 원칙이 없고 수동성과 맹목성의 특징을 갖는 정념으로서 그 자체로는 도덕적인 행위의 근본 원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확인 2) (보기)의 밑줄 친 ‘갑’의 행동
‘갑’이 ‘을’에게 갚아야 할 돈을 거지에게 준 행동은 순수한 의지에 따른 도덕적 행위가 아니라 거지의 불쌍한 모습에서 비롯된 동정심으로 인한 행위이다.
(확인 3) 원칙이 없이 정념에 의해 이끌린 행위
칸트의 관점에서 보면 원칙이 없이 정념에 의해 이끌린 행위로 도덕적인 행위로 평가받을 수 없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② (확인) 순수한 의지가 바탕이 되어 나타난 행위
칸트의 관점에서 보면 (보기)의 밑줄 친 ‘갑’의 행동은 순수한 의지가 바탕이 되어 나타난행위가 아니다.
③ (확인) 채권자에게 갚아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도덕적 행위라고 할 수 없다.
칸트의 관점에서 보면 (보기)의 밑줄 친 ‘갑’의 행동이 채권자에게 갚아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덕적 행위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의지가 바탕이 되어 나타난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도덕적 행위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④ (확인) 거지가 처한 힘든 상황과 분위기에 이끌린 행위이므로 도덕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칸트의 관점에서 보면 (보기)의 밑줄 친 ‘갑’의 행동은 동정심으로 인한 행위로 도덕적인 행위라고 할 수 없고, 거지가 처한 힘든 상황과 분위기에 이끌린 행위이므로 도덕적인 행위라는 것은 4문단에 언급된 동정심을 도덕성의 근거라고 소박하게 믿는 사람들의 입장이다.
⑤ (확인) 거지의 어려움을 도우려는 목적을 가지고 한 행위
칸트의 관점에서 보면 도덕적인 행위는 다른 어떠한 목적이나 결과에 대한 고려 없이 옳은 행위이기 때문에 하는 행위이다. 거지의 어려움을 도우려는 목적을 가지고 한 행위에는 이미 ‘목적’이 고려되어 있으므로 칸트의 관점에서 보면 도덕적인 행위라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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