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이 하도 뿌옇게 색깔이 탁하기에 오늘은 작심하고 전체 물갈이를 시도했습니다.
우선은 윗물을 따로 받아 두기 위해 물통을 준비했습니다.
조심스럽게 윗물을 받아두고 뜰채로 열대어를 하나하나 건져 옮겨둡니다.
며칠 전 배불뚝이 열대어 한 마리가 죽었기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건져냈기에
정말 조심스레 한 마리 한 마리를 건져서 신속하게 옮겼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어항을 청소할 차례입니다.
남겨진 물로 여과기의 솜을 세척을 했습니다.
그리고 잔 자갈돌을 그 물로 박박 문질러 닦습니다.
그 후에 몇 차례를 더 문질러 닦은 후에 어항 바닥에 깔아둡니다.
온도를 적당하게 맞춘 물을 미리 준비해 두었기에 그 물을 어항에 붓고 열대어를 어항으로 옮겼습니다.
뜰채로 열대어를 잡아 신속하게 다시금 원위치를 한 셈입니다.
이렇게 모든 열대어를 옮긴 후에 그 물이 갈아 앉기를 기다려 어항 속에 넣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분명 열대어를 다 옮겼는데 뭔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수초찌꺼기인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열대어 치어였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열대어가 새끼를 낳은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배가 불룩했던 한 마리가 보이질 않습니다.
바로 며칠 전 죽은 그 배불뚝이였습니다.
그냥 배가 부른 것이 아니고 새끼를 배어서 부른 것을 몰랐습니다.
새끼를 낳게 되면 다른 열대어들이 잡아먹는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한 마리의 치어만 남아 있는 것이 틀림없이 다른 열대어들의 먹잇감이 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물갈이를 한 까닭에 물을 버릴 때에 휩쓸리어 갔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전자가 더 사실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치어가 한두 마리는 아니지 않겠습니까?
여러 마리들이 꼬물락거리면 분명 목격했을 것인데 말이지요.
어찌 되었든 열대어가 새끼를 낳는다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탓에 저지른 또 하나의 실수입니다.
그러나 사후약방문격입니다만 새끼 낳기와 관련된 학습을 해 둘 필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열대어를 관찰하다보면 배가 불룩해 오는 것이 보입니다.
그러면 가급적 따로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끼 낳는 것과 관계된 도구들이 매장에 가면 나와 있습니다.
마치 자그마한 가두리 양식장 같은 그물망으로 보호해주면 되는 일이지요.
지금 현재 활개치고 다니는 치어는 전체 길이가 1cm정도 되고 1mm 정도의 가는 몸통입니다.
물티 새끼와는 또 다른 분위기입니다.
아직 제가 열대어 어종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 녀석이 어떤 어종인지는 정확하게 말하기 곤란합니다.
많은 열대어 속에서 살아남기란 정말 힘이 들것이란 이야기들을 하네요.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 따로 관리해야 한다는 말도 하네요.
제 생각에도 그래야 할 것 같은데, 지금 현재로선 어떻게 손을 쓰기가 어렵게 보이네요.
뜰채로 그 녀석만을 낚아채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더구나 현재로서는 치어만 따로 사는 어망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상황인지라,
그저 먹이만 많이 주고 있습니다.
결국 살고 죽는 것이 치어가 할 탓으로 넘겨둔 셈이 되었습니다.
이 모두가 무지에서 비롯된 가슴 아픈 일입니다.
열대어의 생리에 대해 알아가면서 필요한 도구들도 늘어만 갑니다.
생존에 필요한 도구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깨달으면서 성도들의 생존을 위해 교회,
그리고 목회자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적절하게 사용하며 보호해야 하는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단의 세력들이 무방비 상태의 성도들을 마구잡이로 낚아채고 먹잇감으로 채가고 있는데
과연 목사인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반성하게 됩니다.
또한 적절하게 생명의 양식을 나누어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배웁니다.
자녀를 생산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습니까?
추가 글을 올립니다.
오늘 수요예배 관계로 목양실에서 하루 종일을 보냅니다.
오후 4시 무렵 어항에 먹이를 주었습니다.
헌데 물티가 살고 있는 어항에 변화가 보입니다.
평소 뒷편에서 놀던 새끼 물티 한 마리가 어항 앞 쪽으로 나와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 앞에서 얼찐거려도 꿈쩍을 하지 않고 모래바닥에 바짝 엎드린 꼴이
영 혼줄이 난 모양새입니다.
찬찬히, 아주 찬찬히 어항 속의 세계를 들여다 봅니다.
뒷편, 숯으로 가려진 세계에서
어미 물티가 부산을 떨며 평소와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무언가에 쫓긴듯 혹은 지키는듯한 모습과
보통 때는 잘 데리고 놀던 조그만 물티를 밖으로 추방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그곳을 찬찬히 응시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깨알 만한 물티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깨알만한 물티가 움직일 때마다
어미 물티가 요란스럽게 왔다갔다 하더군요.
결국엔 자기가 낳은 새끼란 암시인가요.
오늘 추방된 새끼 물티와 함께
바닥 세계에 깨알 만한 물티가 움직이는
작은 변화를 보았습니다.
드디어 부화에 성공한 것입니다.
지금은 한 마리밖에는 보이질 않지만
분명 더 많은 물티들이 성공적으로 부화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아무래도 먹이를 충분하게 공급해야 되겠지요.
굶기지 않으려면 말이지요.
그리고 다른 물티들에게 공격을 당하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치어가 상당수준으로 성장한 탓에 덧붙이는 추가 글>
구피와 물티의 치어들을 보면서 생존의 방법에 차이가 있음을 봅니다.
구피는 낳자마자 나몰라라 하는데 반해서
물티는 자기 새끼관리에 온신경을 쏟습니다.
이따금 그 물티들의 보금자리인 달팽이 집으로 애플 달팽이가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물티 어미는 안절부절 주변을 묌도는 모습이 얼른 애플 달팽이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길 기대하고 있는 듯 합니다.
다행히 구피의 치어들을 다른 통에 관리하고 있어서
이젠 제법 구피의 행세를 합니다.
현재 9마리가 치어통에서 살고 있는데
그 속에서도 나름 생존법칙이 있는 듯 합니다.
큰 놈은 제법 굵어졌는데 작은 놈은 여전히 작기 때문이지요.
모이를 줄라치면 반기는 모습에서도 성장정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물티의 치어들은 웬만해선 성장의 과정을 지켜보기가 어렵습니다.
사람이 관찰의 기미만 보여도 어느새 숨어버리기 때문에 어떻게 활동하는지
알아내기가 어렵습니다.
오랜 시간의 기다림, 곧 은근과 끈기를 갖고 기다려야
비로소 그들의 활동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물티 치어들의 행동반경이 놀랍게도 넓어졌습니다.
이제는 심심찮게 다른 물티들의 놀이터로까지 다녀(?)옵니다.
물론 그럴 때면 어미는 그 어느 때보다 요란스레 지느러미를 흔듭니다.
아마도 위험에 대한 경고의 사인 같기도 합니다만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최근의 물티 치어들은 숨어살기에서 벗어나 조금씩 바깥 세상에 적응하는
적응기를 맞은 듯 합니다.
첫댓글 드디어 두 개의 어항 모두에서 새끼의 출현을 목격했습니다. 나도 모르는 부화성공기를 어떻게 기록해야 할런지 걱정입니다. 그저 관찰기를 몇 개 더 쓰는 것으로 대신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열대어에서 성도 관리를 배우신다니 시간을 허비 하는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열심히 관찰하시고 성공기를 올려 주세요.
어제 오후에 치어를 관리하는 통을 입수했습니다. 분만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구피를 따로 집어넣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새벽 예배를 마치고 어항을 관찰하던 중 놀라운 발견을 했습니다. 구피 어항에 아주 깨알만한 치어가 한 마리 수초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것입니다. 너무도 신기하여 찬찬히 살펴보니 영낙없는 그 치어였습니다. 죽지 않고 용케 살아남아 있었습니다. 마음이 급했지만 조심스럽게 뜰채를 사용하여 치어통으로 옮겨놓는데 성공했습니다. 지금은 너무도 선명하게 치어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갖고 있는 치어통은 문제가 많은 듯 보입니다. 개선책이 분명 필요하기에 이에 대한 글을 추후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