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어느 날, 구름이 음산하게 드리워지고 우수수 마로니에 낙엽이 흩날리는 날이었다.
낙엽 속으로 바바리 깃을 세운 범상치 않은 분위기의 사내 하나가 나타났다. 우수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 가을비에 온 몸이 젖은 듯 어둡고 묵직한 분위기의 그는 외로움과 고독이 뼈 속 깊이 박힌 듯했다. 노래의 예술가 이동원 이었다.
문득 그때 원숙한 예인藝人의 길이 저처럼 외롭고 고독한 길이라면 차마 끔찍한 일이란 생각이 스쳤다. 과연 저 짓을 누가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날 그의 <이별 노래>는 우수에 찬 감성 짙은 중저음의 깊은 사색의 목소리가 낙엽을 적시는 가을비처럼 나를 흠뻑 적셨다.
늦가을을 닮은 사람, 노래의 예술가 이동원!
세상의 허다한 사람들이 돈과 명예를 좇아도, 늘 우수에 찬 고독한 분위기의 그는 범용凡庸과 비속卑俗을 거부한 채, 특유한 독창성의 차원 높은 시적 노래를 부른 진정한 노래의 예인藝人이었다. 공전의 히트를 거듭한 대표곡으로 이별 노래, 향수, 가을 편지 등이 있다.
<이별노래>는 정호승의 시에 최종혁이 곡을 붙였다. “나 그대 뒤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나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준다면....,” 이렇게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떠나지 말라”며 간절히 애원한다.
가사의 행간을 살피면 서로의 이별이 아니라 한쪽이 떠나는 일방적인 이별이다. 떠나는 사연이 죽음 앞에서 영원한 이별을 의미하는지, 새로운 사랑을 찾아 가는 것인지 알 수 없으되, 남아 있는 이의 순정적이고 지고지순한 사랑의 극치를 나타내고 있다.
애절한 곡조 위로 흐르는 우수에 찬 이동원의 사색적인 음색이 마음을 흔들며 이별을 겪은 숱한 사람들의 아픈 영혼을 쓰다듬으며 위안을 주는 명곡이다.
이처럼 주옥 같은 명곡을 남긴 그는 2021.11월 향년 70세의 나이로 인생을 회자정리 한 채 낙엽처럼 가을처럼 떠나갔다. 그렇게 바람처럼 떠나간 그는 생의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진정한 노래의 예술가였다.
그가 생전에 가끔 대구에 나타나곤 할 때면, 내 죽마고우인 정동길과 연회를 함께하고 식사를 하며 속 마음을 풀었다 한다.
그의 노래처럼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 가을 마로니에 낙엽 속으로 우수에 찬 묵직한 분위기의 그가 환영처럼 나타난다. <이동원李東源의 생몰, 1951~2021 부산 출생> _
영상-문경새재(鳥嶺) 기 촬영 분. 석등._
가요 단상3, 이동원 편
가을 어느 날, 구름이 음산하게 드리워지고 우수수 마로니에 낙엽이 흩날리는 날이었다.
낙엽 속으로 바바리 깃을 세운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사내 하나가 나타났다. 우수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 가을비에 온 몸이 젖은 듯 어둡고 묵직한 분위기의 그는 외로움과 고독이 뼈 속 깊이 박힌 듯했다. 노래의 예술가 이동원 이었다.
문득 그때 원숙한 예인藝人의 길이 저처럼 외롭고 고독한 길이라면 차마 끔찍한 일이란 생각이 스쳤다. 과연 저 짓을 누가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날 그의 <이별 노래>는 우수에 찬 감성 짙은 중저음의 깊은 사색의 목소리가 낙엽을 적시는 가을비처럼 나를 흠뻑 적셨다.
늦가을을 닮은 사람, 노래의 예술가 이동원!
세상의 허다한 사람들이 돈과 명예를 좇아도, 늘 우수에 찬 고독한 분위기의 그는 범용凡庸과 비속卑俗을 거부한 채, 특유한 독창성의 차원 높은 시적 노래를 부른 지정한 노래의 예인藝人이었다. 공전의 히트를 거듭한 대표곡으로 이별 노래, 향수, 가을 편지 등이 있다.
<이별 노래>는 정호승의 시에 최종혁이 곡을 붙였다. “나 그대 뒤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나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준다면....,” 이렇게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떠나지 말라”며 간절히 애원한다.
가사의 행간을 살피면 서로의 이별이 아니라 한쪽이 떠나는 일방적인 이별이다. 떠나는 사연이 죽음 앞에서 영원한 이별을 의미하는지, 새로운 사랑을 찾아 가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되, 남아 있는 이의 순정적이고 지고지순한 사랑의 극치를 나타내고 있다.
애절한 곡조 위로 흐르는 우수에 찬 이동원의 사색적인 음색이 마음을 흔들며 이별을 겪은 숱한 사람들의 아픈 영혼을 쓰다듬으며 위안을 주는 명곡이다.
이처럼 주옥 같은 명곡을 남긴 그는 2021.11월 향년 70세의 나이로 인생을 회자정리 한 채 낙엽처럼 가을처럼 떠나갔다. 그렇게 바람처럼 떠나간 그는 생의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진정한 노래의 예술가였다.
그가 생전에 가끔 대구에 모습을 나타나곤 할 때면, 내 죽마고우인 정동길과 연회를 함께하고 식사를 하며 속 마음을 풀었다 한다.
그의 노래처럼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 가을 마로니에 낙엽 속으로 우수에 찬 묵직한 분위기의 그가 환영처럼 나타난다. <이동원李東源 1951~2021 부산 출생>
글쓴이: 석등 정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