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2024년 11월 24일 일요일. 오늘은 연중 마지막 주일로,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우리가 임금이신 그분의 사제직에 참여하게 되었으니, 하느님께서는 우리 정신을 밝게 비추시어, 섬기는 것이 다스리는 것임을 깨닫게 해 주실 것입니다. 세상 모든 군주의 임금, 그리스도 우리 주님을 형제들에게 삶으로 증언하며 살아갈 것을 다짐합시다. (‘매일미사’ 본문에서 발췌)
오늘은 고향에서 형제계 모임 약속이 있어 부득이 아침 미사에 다녀왔습니다. 우리 임 안토니오 주임 신부님께서 오늘 주 예수 그리스도와 대축일을 맞아 강론에 덧붙여 김준엽 시인의 詩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전문을 낭송해 주셨습니다. 감동적이었습니다. 귀가하여 김 시인의 시를 찾아서 옮겨 적어 우리 남성동성당 신자분들과 지인들에게 전하고자 합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김준엽 詩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자신 있게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얼른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삶이 아름 다웠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나는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겠습니다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가족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부끄러움이 없느냐고 나에게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반갑게 대답하기 위해
나는 지금 가족의 좋은 일원이 되도록
내 할 일을 다 하면서 가족을 사랑하고
부모님께 순종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이웃과 사회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나는 힘주어 대답하기 위해
지금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사회인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내 마음 밭에서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겠습니다.
◎김준엽 시인의 약력
뇌병변장애인으로 시인 / 작사가 / 보치아선수 등으로 활동했다. 2018 아시아장애인공동시집 〈한국-베트남〉에 참가, 2019 보리수아래 시노래 음반 〈꽃과 별과 시〉 외 1-5집 작사가로 참여했다. 2018 대한민국문화예술대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했으며 보치아국가대표선수 -인천아시아장애인경기대회 3관왕을 했다. 개인시집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희망이 햇살이 되어」 「마음의 눈으로」 외 출간했다. *보치아:표적구와 공을 던져 표적구에 가까운 공의 점수를 합하여 승패를 겨루는 경기로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과 운동성 장애인만이 참가할 수 있는 종목이다. 그의 작품은 깊은 감성과 독특한 시적 언어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의 시는 주로 인간의 존재와 자아, 자연과의 관계를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고민과 감동을 줍니다. 김준엽 시인의 작품들은 다양한 문학잡지와 앨범에 실려 있으며, 그의 시집도 여러 차례 출간되어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평론: 김준엽 시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개암 김동출 프란치스코)
『김준엽 시인의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후회 없이 살기를 다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는 카톨릭 신앙인에게 앙의 핵심 가치인 사랑, 헌신, 성찰,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며, 신자들에게 신앙생활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시의 주요 요소는 자기 성찰, 사랑과 인간관계 열정과 노력, 상처 주지 않기, 삶의 아름다움, 가족에 대한 책임감, 이웃과 사회, 내면의 성찰과 성장입니다. 이를 자세히 풀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자기 성찰: 시는 연마다 시인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며 삶을 돌아보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독자에게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다짐을 하게 만듭니다. ○ 사랑과 인간관계: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묻는 구절은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시인은 현재의 순간에 많은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 열정과 노력: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어보는 구절은 자신의 열정과 노력을 반성하게 합니다. 시인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겠다고 결심합니다.○ 상처 주지 않기: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느냐"고 묻는 부분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삶을 강조합니다. 상처 주는 말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담고 있습니다. ○ 삶의 아름다움: "삶이 아름다웠느냐?"는 질문은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합니다. 현재를 기쁨으로 가꾸어 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냅니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 "가족에게 부끄러움이 없느냐"고 묻는 부분은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사랑을 강조합니다. ○ 이웃과 사회: "이웃과 사회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은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을 일깨웁니다. 좋은 사회인이 되겠다는 결심을 담고 있습니다. ○ 내면의 성찰과 성장: 마지막 연에서 "마음 밭에서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묻는 부분은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며 좋은 생각과 행동의 열매를 맺겠다는 다짐을 표현합니다.
김준엽의 시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은 인생을 성찰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자세를 다짐하는 아름다운 시입니다. 김 시인은 인생의 여러 순간을 돌아보고,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이 순간 최선을 다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우리는 이 시를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신부님께서 강론 시간에 들려주신 이 시를 묵상하며 이 시의 내용같이 아름다운 황혼을 위해 하루하루의 삶을 증언하며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다짐해봅니다. (2024-11-24.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