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암 순례
딸내미가 회사 휴가를 내어 일본 여행을 다녀 오더니 선물을 안 사왔다며 대신 겹벚꽃 보러 가는 날 ~
점심을 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겹벚꽃이 다 져버렸다는 얘기에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천진암으로 정했지요 ~
딸내미가 쓰시집에서 점심을 쏘고 천진암으로 향했습니다
천진암에 도착해서 14처를 오르면서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과 부활'을 애들에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
'십자가를 지고
온몸이 뭉개져오는 아픔을 견디며
한 발자욱 한 발자욱 깊은 신음을 토하며
올라가셨던 예수님'을 떠올리며 마음이 울컥해졌답니다
묵묵히 얘기를 들어주는 애들이 고마웠고 언젠가 14처 기도도 함께 하리라 희망해 봤습니다
성모마리아상 앞에서 우리는 각자의 염원을 담아 마음 속으로 기도를 하였습니다~
화창한 봄날, 봄바람이 살랑살랑 볼을 어루 만지고~
어디선가 날아온 나비 한마리가 나풀나풀 춤을 추네요~
순간, 딸내미도 나비가 되어 춤을 추며 온몸으로 주님을 찬양 하는 듯 보였습니다~
천진암에서 내려와
그윽한 차향이 넘치고
조선시대 선비들이 즐겼을
풍향 좋은~
다향찻집에 들러
은은한 대추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지요~
의외로 애들도 전통적이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서서히 젖어 들더군요~
함께한다는 것,시간을 내어준다는 것이 자신의 많은 부분을 내어주는 것임을 알기에 아들과 딸이 한없이 고맙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저녁은 탕수육과 잡탕밥을 아들이 쏘았답니다~
저녁에 돌아와
으레 그랬듯이 맨발걷기로 복된 하루를 마감했네요~
돌이켜보니, 겹벚꽃을 보러가지는 못했지만 천진암으로 향했던 것이 주님의 이끄심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총과 치유의 시간을
베풀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와 친구가 되어주신 것입니다~
다윗과 요나단의 우정처럼 말이죠~
"나는 떠날지언정 그분은 언제까지나 함께하신다."고 했습니다 ~
그래서 우리가 외롭지 않고, 또한 헛살았다고 한탄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희망과 생명을 주시며 죽음에까지 동행하시는 최고의 친구이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오늘도~ 내일도~ 매일매일 감사하며 살아 가렵니다~♡
2024년5월1일,근로자의 날~
은사, 소화데레사의 추억보따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