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치(治)를 논(論)하다
열격(噎膈)을 치료(治)하는 대법(大法)은 당연히 비(脾) 신(腎)을 위주로 하여야 한다.
비(脾)는 운화(運化)를 주(主)하고 비(脾)의 대락(大絡)은 흉격(胸膈)에 포(布)한다. 신(腎)은 진액(津液)을 주(主)하고 신(腎)의 기화(氣化)는 이음(二陰)을 주(主)한다.
따라서 상초(上焦)의 열격(噎膈)은 그 책임(責)이 비(脾)에 있고 하초(下焦)의 폐결(閉結)은 그 책임(責)이 신(腎)에 있다.
비(脾)를 치료(治)하려면 마땅히 온양(溫養)하여야 하고, 신(腎)을 치료(治)하려면 마땅히 자윤(滋潤)하여야 한다. 이 두 법(法)을 버리고는(:舍) 다른 첩경(捷徑)은 없다.
그런데 태(泰: 태괘)가 교(交)하는 도(道)는 천(天: 양)이 지하(地下)에 거(居)하므로 반드시 삼양(三陽)이 땅(:土)으로 나온 후에라야 만물(萬物)이 이로 말미암으니, 비토(脾土)의 모(母)는 아래에서부터 승(升)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시중(褚侍中)이 이르기를 "외(外)의 병(病)은 내(內)를 치료(:療)하여야 하고 상(上)의 병(病)은 하(下)를 구(救)하여야 한다. 장병(臟病)의 허실(虛實)을 변(辨)하고 장병(臟病)의 자모(子母)에 통(通)하여야 한다." 하였다. 이 말은 깨달아야(:得) 하는 것이니, 소홀(忽)히 여기면 안 된다.
一. 열격(噎膈)을 치료(治)하는 법(法)
기혈(氣血)이 모두 허(虛)하면 오복음(五福飮) 및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으로 하여야 한다.
비(脾)가 상(上)에서 허(虛)하면 사군자탕(四君子湯)으로 하여야 한다.
비허(脾虛)에 한(寒)을 겸(兼)하면 오군자전(五君子煎)으로 하여야 한다.
비폐(脾肺)가 영허(營虛) 혈조(血燥)하면 생강즙전(生薑汁煎)으로 하여야 한다.
음(陰)이 하(下)에서 허(虛)하면 좌귀음(左歸飮) 대영전(大營煎)으로 하여야 한다.
음(陰) 중의 양(陽)이 허(虛)하면 우귀음(右歸飮)에 당귀(當歸)를 가한 것이나 우귀환(右歸丸) 팔미지황환(八味地黃丸)의 종류(類)로 하여야 한다.
모두 근본(本)을 치(治)하는 법(法)이다.
一. 열격(噎膈)의 초기(初起)에 약간 허(虛)하면 온위음(溫胃飮)에 당귀(當歸) 후박(厚朴)을 가한 것으로 하여야 한다.
만약 담기(痰氣)가 청(淸)하지 못하고 상초(上焦)가 자주 체(滯)하면 이진탕(二陳湯)에 후박(厚朴)을 가한 것으로 하고, 혹 육안전(六安煎)으로 하여도 된다.
만약 기(氣)의 불순(不順)이 있거나 혹 겸하여 흉복(胸腹)이 약간 통(痛)하면 가감이진탕(加減二陳湯)으로 잠시 풀어야 한다.
초기(初)에 음식(飮食)이 약간 행(行)하지 못함을 느끼고 나이(:年)가 심하게 쇠(衰)하지 않았으면 속히 대건비환(大健脾丸)이나 목향인삼생강지출환(木香人蔘生薑枳朮丸)을 써서 비기(脾氣)를 조(調)하는 것이 상책(上策)이다. 혹 작약지출환(芍藥枳朮丸)도 된다.
一. 열격(噎膈)에 변결(便結)하면 단지 무화(無火) 무체(無滯)한지를 살펴야 한다.
단지 혈조(血燥) 음허(陰虛)로 인하면 마땅히 오복음(五福飮)으로 하거나 대영전(大營煎)에 주세(酒洗)한 육종용(肉蓯蓉) 2~3전(錢)을 가하여 같이 달여 복용하여야 한다. 혹 시고(豕膏)로 그 하(下)를 점차 윤(潤)하게 하면서 조비(調脾)하는 등의 제(劑)로 그 상(上)을 치료(治)하면 가장 좋은 방법(法)이다. 혹 우(牛)나 양(羊)의 유수(乳酥: 연유. 유를 농축한 것)의 종류(類)를 많이 복용하면 그 정액(精液)을 자(滋)하여 점차 윤(潤)하게 된다. 속히 하려고 하면 안 된다.
만약 기혈(氣血)이 심하게 손(損)하지 않고 하초(下焦)의 창폐(脹閉)가 심하면 잠시 통(通)하게 하여야 한다. 경(輕)하면 옥촉산(玉燭散) 인삼이격환(人蔘利膈丸)이나 수풍순기환(搜風順氣丸)으로 하고 심(甚)하면 대황감초탕(大黃甘草湯)으로 하여야 하니, 마땅함을 참작하여 쓸지니라.
一. 온보(溫補)를 써서 열격(噎膈)을 치료(治)하려고 하면 사람들은 반드시 그 옹체(壅滯)함을 의심(:疑)하고 또 그 우원(:迂緩 느리다)함을 싫어(:嫌) 한다. 그런데 중기(中氣)가 패(敗)한 증(證)으로 심(甚)하게 되었으면 속히 근본(根本)을 구(救)하지 않으면 비기(脾氣)가 무엇으로 말미암아 다시 건(健)하게 될 수 있겠는가? 만약 온보(溫補)를 써서 열색(噎塞)이 더욱 심(甚)하게 되면 뜻을 굽혀(:曲) 다시 가감(加減)하여야 한다. 그러나 반드시 천방(千方) 백계(百計)로 원기(元氣)에 힘써야 하니(:務) 그 마땅한 바를 참작(酌)하여야 거의 보전(保全)할 수 있다. 만약 보(補)를 쓴 후에 비록 공효(功效)가 나타나지 않아도 단지 전적(:全)으로 장애(:窒礙)만 없다면 이는 곧 약(藥)과 병(病)이 서로 맞는(:相投) 것이다. 또 이 병(病)은 쉽게는 치료(治)할 수 없으니, 보(補)를 받을 수만 있다면 반드시 많이 복용(服)하여야 비로소 점차 효과(效)를 얻을 수 있어 온전히 공(功)을 거둘 수 있다.
만약 성급(性急)하게 의심(疑)하여 일폭십한(一暴十寒)하면 안 되니, 이는 스스로가 잘못(:誤)하는 것이다. 만약 목전(目前)의 쾌(快)를 급히 도모(:圖)하여 단지 행체(行滯) 개위(開胃)하면서 대황(大黃) 망초(芒硝) 삼릉(三稜) 아출(莪朮) 과루(瓜蔞) 도인(桃仁) 곤담환(滾痰丸)의 속(屬)을 함부로 쓴다면 효(效)를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반드시 위기(胃氣)가 날로 패(敗)하여 살아날 리(理)가 만무(萬無)한다. 이는 쓸데없이 죽음(:亡)만 재촉(:速)하게 되니, 이를 살피지(:省) 않을 수 없다.
一. 제가(諸家)의 열격(噎膈)에 대한 치법(治法)
고법(古法)에서는 인삼(人蔘) 황기(黃芪)로 원기(元氣)를 보(補)하고, 어미(御米) 속미(粟米)로 해독(解毒) 실위(實胃)하며, 죽력(竹瀝)으로 청담(淸痰) 산결(散結)하고, 건강(乾薑)으로 온중(溫中)하며, 생강(生薑)으로 거예(去穢)하고, 우유(牛乳) 양유(羊乳)로 양혈(養血) 윤액(潤液)하며, 당귀(當歸)로 윤조(潤燥)하였다. 이렇게 여러 가지를 쓰는 것을 주치(主治)로 하였고 그 나머지는 증(證)으로 인하여 증감(增減)하였으니, 모두 좋은 방법(法)이다.
비반(肥胖)한 사람은 열증(噎證)이 드물지만 간혹 있다면 이진탕(二陳湯)에 인삼(人蔘) 백출(白朮)을 가한 종류(類)를 써야 한다.
혈허(血虛)하여 수약(瘦弱)한 사람은 사물탕(四物湯)에 이진탕(二陳湯)을 합하고 도인(桃仁) 홍화(紅花) 구즙(韭汁) 동변(童便) 우유(牛乳) 양유(羊乳)의 종류(類)를 가한 것으로 써야 한다.
칠정(七情)의 울결(鬱結)로 열격(噎膈)이 되면 이진탕(二陳湯)에 향부자(香附子) 천궁(:撫芎) 목향(木香) 빈랑(檳榔) 과루(瓜蔞) 사인(砂仁)의 종류(類)를 가한 것으로 하여야 한다.
음주(飮酒)하는 사람이 열격(噎膈)을 앓으면 이진탕(二陳湯)에 황연(黃連) 사인(砂仁) 사당(砂糖)의 종류(類)를 가한 것으로 하여야 한다.
흉격(胸膈)에 열(熱)이 있으면 황연(黃連) 황금(黃芩) 길경(桔梗) 과루(瓜蔞)의 종류(類)를 가한 것으로 하여야 한다.
비(脾)가 마(磨)하지 못하면 신국(神麯) 사인(砂仁) 맥아(麥芽)의 종류(類)를 가하여 소도(消導)를 도와야(:助) 한다.
열격(噎膈)에 대변(大便)의 조결(燥結)이 심(甚)하면 반드시 대황(大黃)을 쓰거나 이진탕(二陳湯)에 주증(酒蒸)한 대황(大黃)과 도인(桃仁)을 가한 것으로 윤(潤)하게 하여야 한다. 이는 '급(急)하면 그 표(標)를 치료(治)한다.'는 법(法)이다. 혹은 사물탕(四物湯)에 도인(桃仁) 동변(童便) 구즙(韭汁)을 가한 것으로 하여야 한다. 우유(牛乳) 양유(羊乳)를 많이 마시는(:飮) 것도 상책(上策)이다.
생각하건대 고인(古人)이 열(噎)을 치료(治)하는 방법(法)은 대략 이것이 전부이다. 비록 그 중에는 마땅한 경우와 마땅하지 않은 경우가 있지만, 또한 이를 아울러 기록(:錄)하였으니 (의사의) 채택(採擇)을 위해 준비(:備)한 것들이다.
단계(丹溪)의 치법(治法)에서는 이르기를 "동변(童便) 구즙(韭汁) 죽력(竹瀝) 강즙(薑汁) 우유(牛乳) 양유(羊乳)을 쓴다. 기허(氣虛)하면 사군자탕(四君子湯)에 넣고, 혈허(血虛)하면 사물탕(四物湯)에 넣으며, 담(痰)이 있으면 이진탕(二陳湯)을 쓰니 기혈(氣血) 등의 약(藥) 중에 넣어 쓴다. 절대로 향조(香燥)한 약(藥)을 쓰면 안 되니, 마땅히 자미(滋味: 기름진 음식)를 박(薄)하게 하여야 한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