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판타지[西遊記]서유기의 이해
서유기’에서
보살이 미녀의 화신이 돼 삼장법사 일행을 시험하고 거기에서
팔계만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보살이란
대승불교 사상에 따른다면 자기 혼자만 불도(佛道)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남도 함께 가도록 인도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불교에서
흔히 소승(小乘)이니 대승(大乘)이니 하는데, 이것을 간단하게 풀이한다면
소승불교란 자기 혼자만 불도를 닦는 것이고, 대승불교는 자기 뿐만 아니라
남과 더불어 그 길을 가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보살이란
나한(羅漢)에 대비(對比)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소승불교의 길을 가는 사람이
나한이고 대승불교의 길을 가는 사람이 보살이라는 이야기다.
보살의 의도적인 시험에 삼장법사와 손오공, 사화상이 합격하고
저팔계는 불합격했다는 것은 사실 중대한 의미를 나타낸다.
삼장법사는 이른바 경전 연구자를 대표하는데,
사람들에게 경전을 읽도록
권하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삼장법사가 합격한 까닭이다.
손오공은
이른바 공법수행자를 대표하는데,
사람들에게 공법을 권하고 가르치는 일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오늘날 기공, 요가, 명상, 좌선 등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오공이 합격한 이유다.
사오정은
이른바 사찰경영자를 대표하는데 사찰,
즉 절에 사람을 모으는 일은 가장 손쉬운 포교방법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오정은 손쉽게 테스트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저팔계는
이른바 계율준수자를 대표하는데,
사람들에게 계율을 지키게 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도 없다.
일상생활에서도 규율을 지키는 것이 어렵거늘 하물며 엄격한
불교의 계율을 지키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는 일이다.
따라서 계율을 통해 사람들을 불도로 이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이것이 저팔계가 보살의 시험에서 쇠사슬에 묶여 불합격된 이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의식적으로 계율을 지키게 하거나 지키려 하는 것이
성공을 거둘 수 없다면 거기에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그것은 무의식속에서 저절로 계율이 지켜지도록
깨달음을 통해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다.
저팔계가 소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고통스러워 하는데도
손오공은 심술궂게 놀리기만 했다.
그러나 팔계는 면목이 없어서 이를 악물고 분을 삭이면서
참을 수밖에 없었다.
보다 못한 사오정이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될 것 같아
나무에 올라 쇠사슬을 풀고 내려놓아 주었다.
그러자 손오공은 또다시 놀리면서 한바탕 설교를 하는 것이었다.
“이놈아 ! 그래 너는 어제의 그 여자들이 누구인지나 알고 있느냐?”
“사실인즉 아주 눈이 뒤집혔던 터라 무엇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구요!
참 나 자신도 그렇게 돼보긴 처음인데 알다가도 모를 일이요….”
“그럴게다. 그 여자분들은 네놈 따위의 아내가 될 그런 분들이 아니다.
모두가 훌륭하신 부처님의 화신이었으니…
네놈이 알 리가 있겠느냐!”
그러면서 삼장법사가 들고 있는 종이를 받아든 팔계는
거기에 쓰여진 시를 보고 등골에서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삼장법사 앞에 와서 두 손으로 땅을 짚고 크게 사죄했다.
“제 자신은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금후부터는 주의하고 그런 일이 없을 터이니 한번 용서해 주십시오.”
삼장법사는 팔계의 다짐을 여러 차례 받은 다음 제자 일행을 데리고 그곳을 떠났다.
팔계는 우는 상판으로 풀이 죽어 따라가는 꼴이 처량하기 그지 없었다.
일행은 몇날 며칠을 가다가 만수산(万壽山)이란
경치가 좋기로 이름난 산에 당도했다.
저편 나무 사이로 ‘오장관(五壯觀)’이라는 현판이 붙은 고루(高樓)가
공중에 솟아 있었다.
삼장법사 일행이 그 문앞에 도착하자마자 안에서
귀여운 동자(童子) 두 명이 나오면서 물었다.
“스승님은 천축으로 경문을 얻으러 가시는 당나라의
삼장법사가 아니십니까?”
“내가 그 삼장법사이오만 어떻게 내 이름을 안단 말이오?”
삼장법사를 스승삼고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 삼형제가 의를 맺다
우임금 하우씨가 순임금을 시해하는 단주를 도운 것은 크나큰 실책이었다.
하우가 단주의 시해를 도운 것은 다만
단주만의 원한에 의거한 것이 아니었다.
하우씨의 아버지 곤이 치수에 실패하자 순임금은 곤의 죄를 물어
귀향을 보냈고, 하우씨가 여의금고봉으로 홍수를 막아내어
이에 공이 있음에도 곤을 풀어주지 않았으므로
하우에게도 순에 대한 원한이 쌓였던 것이다.
순은 죽어서야 우임금과 단주가 서로 음모를 꾸미고 자신을 죽인것을 알고
다음생에 태어나면 반드시 복수하겠노라고 다짐했다.
그래서 순은 유방으로 태어나고, 하우씨는 한신으로 태어난다.
한신은 유방에게 모든 것을 바치고 은혜까지 저버리지 않고 유방에게
천하통일의 대복을 누리게 해주지만,
유방은 한신이 모반을 꾸몄다는 모함을 듣고 깊게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한신을 잡아서 참수한다.
결국 전생의 업연은 이렇게 풀리고 말지만 우임금에게는
참으로 억울한 일이었다.
한신이 되어서 많은 공로를 세웠지만,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한신은 전쟁중 수많은 살생을 저질렀기 때문에 사람으로 태어나지 못하고,
그렇다고 지옥에 갈만한 죄를 짓지는 않았고,
또 축생계로 떨어지기에는 그 영혼의 원력이 너무도 강하였다.
결국 한신의 원신은 화과산의 산신령이
되어 끊임없는 수행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어느날 그의 산의 바위에서
천둥번개가 치는 날 밤에 돌연변이 원숭이 한마리가 태어나게 된다.
한신은 자신의 인연인 인간원숭이에게 하우시절 쓰던
여의금고봉을 하사받을 수 있도록 힘을 쓴다.
태어난 원숭의 전생 내력을 보니 고조선 단군 부루가 환생을 할때 실수로
인간계와 축생계 사이로 떨어져 특별한 원숭이로 태어났다.
비바람이 치는 어느날 화과산 바위가 번개에 맞아 부서지고
바위속에 있던 큰 알이 쪼개지며 원숭이 한마리가 나왔다.
원숭이는 이리펄쩍 저리펄쩍 뛰며 크게 놀란듯 뛰어다녔다.
마치 경공술을 쓰듯 수십개의 나무를 타며 날아다니던 원숭이는
인근 장터에 이르렀다.
원숭이는 장터를 오가며 사람말을 배우고 인간이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화과산으로 갔다.
화과산에는 자신의 동족들이 모여서 살고 있기에 그는 함께 어울리며
우두머리가 되고 수렴동굴을 찾아내 그곳에서 미후왕이 되어
원숭이들을 이끌며 살아갔다.
화과산(花果山)의 미후왕이 된 오공은 영생불멸의 도를 얻고자
수보리 조사(須菩提祖師)를 만나 손오공이란 법명을 얻었다.
수보리에게 근두운(斗雲) 법, 신외신 법 등을 배우고 동해
용왕에게서 하우씨가 물을 다스리는 데 쓰였던 신침인
여의금고봉(如意金高棒)을 얻었다.
뒤에 천상에서 필마온이라는 말을 관리하는 벼슬을 달고 반도원(蟠桃園)을
관리하다가 선도(仙桃), 선주(仙酒) 등을 훔쳐 먹고 소란을 피웠다.
오공이 난리를 피우고 화과산으로 도망가자 이랑신이 군을 이끌고
오공과 싸우기 시작했다.
오공은 이랑신을 제압할 수 없음을 알고 도망치지만 탁탑천왕 이정이
오공의 백성들을 탑안에 가두어 협박을 하는 바람에 오공은 어쩔수없이
백성들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잡히게 됐다. 태상노군이 팔괘로안에
오공을 가두지만 오공의 공력만 더욱 강해져서 팔괘로를 부수고 나왔다.
그리고 옥황상제가 자리를 빈 틈을 타서 옥좌에 앉아 자신이 옥황상제보다
더 강하다며 자랑하자 석가여래가 나타나 옥황상제님이 수억겁을
수행하신분이라 옥황상제님 앞에서 능력을 논하냐며,
자신의 손을 벗어나면 풀어주겠다고 했다.
오공은 콧방귀를 끼며 우주 저멀리까지 근두운을 타고 날아갔다.
우주의 한 행성에는 다섯개의 기둥이 있었는데,
오공이 여래를 이겼다는 표시를 하기 위해 그곳에 '오공이 다녀감'이라
적고 오줌을 눴다.
그러나 그 다섯개의 기둥이 갑자기 움직이니 거대한 손바닥으로 드러났다.
손오공은 그 기둥들이 석가여래의 손가락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석가세존은 곧 오공을 붙잡고, 오공을 오행산에 가두었다.
석가여래는 손오공을 감히 천상계를 어지럽히고 옥황상제님을
욕보인 죄로 500년간 가둬놓기로 했다.
그리고 500년이 지나서 그곳을 처음 지나는 사람이 오공을
구해주리라는 말씀을 남기고 사라졌다.
서역으로 불경을 가지러 가게 된 삼장법사가 오행산에서 손오공을 만났다.
오공은 부처님께서 처음 만나는 인간이 자신을 꺼내줄수 있다고 했기에
삼장이 분명 처음으로 그곳을 지나가니 그를 불러 도움을 청했다.
현장은 그러한 손오공을 불쌍히 여겨 불경을 읊고
부처님께 오공을 풀어달라고 마음속으로 빌었다.
여래는 약속대로 오공을 풀어주고,
삼장은 관음보살이 말씀하신 오방산에 갇힌 요괴가 사람말을 하는
돌원숭이라는 것을 깨달은 다음 금강고를 체워준후 제자로 삼고,
오공을 행자라는 법명을 지어주고 불문에 귀의 시켰다.
삼장법사는 서역 천축국 뇌음사에 불경을 얻기위한 험란한 길목에서
81차례 고비를 격지만 매순간 손오공의 지혜로 위기를 벗어났다.
중간에 만나게 되는 저팔계와 사오정은 손오공과 삼형제로 의를 맺고
삼장을 도와 천축국을 향한 서역유람기행을 하기 시작했다.
도중에 동해용왕의 태자는 죄를 짓고 그 벌로 백마가 되어 삼장을 만나고
삼장은 그 백마를 타고 전진하며,
인간의 집에 사위로 들어가 있던 돼지의 괴물인 저팔계(猪八戒)를 종자(從者)로 삼는다.
다음에 유사하(流沙河)에서 강물에 잠기는 사오정을 구해내 종자로 삼는다.
이리하여 일행은 구구팔십일난(九九八十一難)을 만나,
가지각색의 요괴와 싸운다. 금각(金角)·은각(銀角)을 표주박 속으로
빨아들이고, 나찰녀(羅刹女)·우마왕(牛魔王)으로부터 파초선(芭蕉扇)을
훔쳐내어 화염산(火焰山)의 불을 끄는 등 수많은 고비를 넘기고
천축국 뇌음사에 당도했다.
현장법사는
서역의 많은 불교성전을 오가며 수만가지 경을 얻고 절을 짓는 법,
탑을 쌓는 법, 경을 읽는 법 등 다양한 불경을 습득했다.
불교의 모든 이론을 취득한 현장법사는 손행자, 저오능, 사오정과 함께
당나라로 돌아와서 얻어온 불경들을 왕실에 받쳤으며,
당태종은 현장법사의 감독하에 승려들을 가려 뽑아서 불경을 연구하도록 했다.
이로서 불교의 이론과 수많은 자료들이 중국에 건너오게 됐고,
중국에서 불가의 발전은 왕실의 힘을 얻어서 더욱 활발히 이루어졌다.
현장은 평생을 불경을 연구하는 데 바쳤고,
입멸하여 천상으로 오르니 석가세존께서 그의 노고를 취하하며,
전단공덕불이라는 법호를 내려주었다.
또한 손오공은
싸움에 능한 자로 따라올 자가 없으며, 그 능력을 천지의 일에
크게 도움이 됐으므로 그를 투전승불이라는 법호를 내리셨고,
저팔계는
평소에 여자와 음식를 심하게 밝히고 그것을 비우지 못하였지만
끝까지 삼장을 돕고 결정적인 순간에 삼장을 위기에서 구출했으므로
정단사자로 임명하셨다.
사오정은
늘 꾸준히 삼장의 말을 잘 듣고, 불심이 강하여 스승의 걱정거리를
만들지 않았으며, 능력은 조금 부족하기는 하지만
오공을 도와 삼장을 위기에서 구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으므로
그를 금신나한으로 임명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