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댓글짧은 시인데, 2번째 절 세로행(column)의 몇 자를 띄어놓고 작은 사다리를 시작한 것도 의문입니다. 이런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당혹스럽습니다. 갈비뼈(원관념)와 빗,사다리(보조관념)의 은유는 독특하지만, 시인께서 이것으로 어떤 의미를 숨겨놓은 것 같지도 않습니다. 고민 끝에 저는 이 시만의 <형식>에 주목해 보려구요. <내용>을 차치하면, 이 시는 시의 제목과 진술을 단 한 문장으로 처리하였네요. “그 남자의 갈비뼈는/커다란 빗 같기도 하고 작은 사다리 같기도 하다” 이제 다시 보니 (제가 시들을 많이 읽어보았지만) 이런 형식으로 구성한 시는 백주은의 이 시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제가 잘못 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레국화저도 처음에 수레국화님처럼 시인이 작은 사다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했죠. 언어의 두 줄짜리 사다리요. 근데 그 생각은 좀 작더라구요. 이왕 생각하는데 더 크게 상상을 해 본거죠. 수레국화님은 ‘전위예술’(前衛藝術, 아방가르드 avant-garde)이란 말 아시죠? 원래 군사용어로 전투할 때 선두에 서서 돌진하는 선발부대를 뜻하지만, 예술계에서 무언가 남들이 하지 않는 맨 처음의 실험적인 시도를 의미하죠. 뒤샹은 어떤 미술전시회에 기성품 변기에 ‘샘’이라는 제목을 붙여 출품했다는군요. 존 케이지의 ‘4분33초’라는 피아노곡은 그 동안의 ‘침묵의 소리’라고 합니다.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등이요.
@입춘대길좋은 한 문장의 단시들이 있습니다. 당신 생각을 켜 놓은채 잠이 들었습니다 (함민복 ‘가을’) 천만 결 물살에도 배 그림자 지워지지 않는다 (함민복 ‘그리움’) 여기에서도 사실은 숨겨둔 시 제목까지 포함하면 두 문장일 테지요.
“그 남자의 갈비뼈는/커다란 빗 같기도 하고 작은 사다리 같기도 하다” 이러면 제목이 주어가 되는 단 한 문장의 단시가 되는 것이고, 이런 시도는 백주은시인이 처음이다! 창조적이다! 라는 생각을 말씀드린 것이죠. 여전히 제가 잘못 읽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이 그럴듯 하다면 제가 전위적인 해석을 한 게 되겠죠. ... (아이고~ 頭야, 아무려면 어때. 술이나 한 잔 합시다.)
첫댓글 짧은 시인데, 2번째 절 세로행(column)의 몇 자를 띄어놓고 작은 사다리를 시작한 것도 의문입니다. 이런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당혹스럽습니다. 갈비뼈(원관념)와 빗,사다리(보조관념)의 은유는 독특하지만, 시인께서 이것으로 어떤 의미를 숨겨놓은 것 같지도 않습니다. 고민 끝에 저는 이 시만의 <형식>에 주목해 보려구요. <내용>을 차치하면, 이 시는 시의 제목과 진술을 단 한 문장으로 처리하였네요. “그 남자의 갈비뼈는/커다란 빗 같기도 하고 작은 사다리 같기도 하다” 이제 다시 보니 (제가 시들을 많이 읽어보았지만) 이런 형식으로 구성한 시는 백주은의 이 시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제가 잘못 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대말에 대한 단상 /백주은
진실(veritas)의 반대말을
거짓(falsum)이 아니라
망각(oblivio)이라 정의해놓은
라틴어사전의 한 대목을
가만히 생각해본다.
사랑이 지나갈 때마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나 증오나
그리움도 아닌
망각이라 되내이곤 했지만
아, 이 나이에 이르러 생각해보면
삶의 반대말조차
죽음이 아니라
망각인 것을
(백주은시인의 이력과 시들이 특별한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반대말’에 대한 시인의 생각이 특별하네요.)
그냥 사다리를 연상시키려 한거 아닐까요?
작은 사다리 같잖아요^^
@수레국화 저도 처음에 수레국화님처럼 시인이 작은 사다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했죠. 언어의 두 줄짜리 사다리요. 근데 그 생각은 좀 작더라구요. 이왕 생각하는데 더 크게 상상을 해 본거죠. 수레국화님은 ‘전위예술’(前衛藝術, 아방가르드 avant-garde)이란 말 아시죠? 원래 군사용어로 전투할 때 선두에 서서 돌진하는 선발부대를 뜻하지만, 예술계에서 무언가 남들이 하지 않는 맨 처음의 실험적인 시도를 의미하죠. 뒤샹은 어떤 미술전시회에 기성품 변기에 ‘샘’이라는 제목을 붙여 출품했다는군요. 존 케이지의 ‘4분33초’라는 피아노곡은 그 동안의 ‘침묵의 소리’라고 합니다.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등이요.
@입춘대길 좋은 한 문장의 단시들이 있습니다.
당신 생각을 켜 놓은채 잠이 들었습니다 (함민복 ‘가을’)
천만 결 물살에도 배 그림자 지워지지 않는다 (함민복 ‘그리움’)
여기에서도 사실은 숨겨둔 시 제목까지 포함하면 두 문장일 테지요.
“그 남자의 갈비뼈는/커다란 빗 같기도 하고 작은 사다리 같기도 하다”
이러면 제목이 주어가 되는 단 한 문장의 단시가 되는 것이고, 이런 시도는 백주은시인이 처음이다! 창조적이다! 라는 생각을 말씀드린 것이죠. 여전히 제가 잘못 읽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이 그럴듯 하다면 제가 전위적인 해석을 한 게 되겠죠. ... (아이고~ 頭야, 아무려면 어때. 술이나 한 잔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