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란 구직활동을 계속하고 있지만, 일자리를 얻지 못한 사람을 지칭한다. 그런데 대졸 이상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지난 1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각각 50만 명과 350만 명을 넘어서 고학력 실업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
교육 정도별 실업자는 대졸 이상이 54만3천명으로 가장 많고 고졸 45만1천명, 초졸 이하 9만9천명, 중졸 7만5천명 순이다.
교육 정도별 실업률은 대졸 이상이 4.4%로 초졸 이하(5.3%) 다음으로 높다. 고졸과 중졸의 실업률은 4.2%와 3.5%였다.
高학력=苦학력'이란 등식이 보인다.
또 올해 1분기 비경제활동인구는 1천655만2천명이다. 교육 정도별 비경제활동인구로는 고졸이 591만3천명으로 가장 많고 대졸 이상
352만8천명, 초졸 이하 372만3천명, 중졸 338만7천명이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인구 중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거나 일을 할
능력이 있지만 일을 할 의사가 없는 사람들로 실업 통계에서 제외된다.
대졸 이상 계층에서 사회 통념상 '백수'로도 볼 수 있는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노동수급 불일치', 임금 격차
확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노동수급 미스매치는 대졸 이상 학력 소유자들이 원하는 일자리와 갈 수 있는 일자리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주요국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도 한국의 미스매치 정도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연령대별로는
청년층에서, 교육 정도별로는 대졸 이상 고학력에서 뚜렷하다고 밝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의 임금 격차 확대도 대졸 백수를
늘리고 있는 주요인이다.
우리나라 임금노동자 4명중 1명꼴로 저임금 노동을 하고 있으며,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지난 10년새 0.5%포인트만 줄어 거의
제자리 수준이다. 복지부가 발간한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16'에 의하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저임금 노동자는 23.7%로 OECD
국가 중 아일랜드와 미국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이 지표는 임금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높을수록 노동시장이 불평등할 뿐 아니라 근로빈곤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임금 노동자는 전체 임금노동자의 임금 중위값의 3분의 2 미만을 받는 이들로, 2014년 기준으로는 시간당 임금이
6천712원(월임금 약 140만원)에 못 미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러하듯 임금, 근로조건 등 일자리 질에 차이가 크게 나면서 차선의 일자리보다는 스펙 쌓기, 취업 학원 수강 등 시간이 걸려도 좋은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가 늘었다. 실제 대학 졸업 이후 노량진 고시촌 등에서 몇 년째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는 취업준비생(공시생)들이
증가하고 있음이 이를 방증(傍證)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청년층 공시생이 2011년 18만5천명에서 지난해 25만7천명으로 38.9%(7만2천명)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대졸이 취업을 보장하지 못하면서 대학보다 취업을 선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교 졸업자의 지난해 대학진학률은
69.8%로 2000년 이후 처음 70% 아래로 떨어졌다. 마이스터고 등 직업계 특성화 고등학교의 취업자가 늘어나 전체적으로 대학 진학률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대학 진학 대신 공무원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도 늘고 있는 추세다.
'대졸 이상 실업자 50만명 시대'와 같은 고학력 실업은 일자리 자체보다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서 생기는 측면이 있다. 인턴 같은
임시·단기직 보다는 적더라도 양질의 일자리 공급에 집중하면서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이 절실해 보인다.
기사입력: 2017/04/24 [15:25]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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