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클래식 음악이 아니라 영화 음악이다. 이 영화 ’The Power of One’은 무덥지도 않고 온화한 유럽과 날씨가 비슷하여 일찌감치 유럽 백인들이 이주하여 식민통치하는 바람에 원주민이었던 흑인들은 불행을 덤터기 써야 했던 비극적인 배경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나마 정의감이 남아 있는 영국 소년 한 사람이 비가 귀한 그 지방에서 ‘레인 메이커’(rain maker)처럼 행운과 용기와 믿음을 가져다 주는 ‘메시아’로 등장하여 흑인 원주민들에게 ‘한 사람의 힘’을 강조하며 희망을 준다는 줄거리의 영화이다. (링크할 수 있도록 붙인 위 주소로는 영화를 충분히 감상할 수 없으니, 유튜브로나 넷플릭스나 또는 다른 동영상 사이트에서 직접 찾아보시기 바란다)
여전히 백인 중심적 시각에서 만들어졌다는 한계는 있지만, 그래도 주제가 복음적이어서 기억하고 있고, 내일 강론(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2020.4.16)을 준비하면서 떠올렸다. 이 영화에는 여러 음악이 나오는데, 압권은 수용소에서 비인간적 억압을 당하는 원주민들의 언어로 작곡된 제목 없는 노래들이다. 음악보다는 영상을 감상해 보시기를 권한다. 특히 주인공이 몇 가지 개인적인 비극을 만나자 낙담하여 본국으로 돌아가 개인의 영달을 위해 살려고 하니까, 일찍이 흑인인 자신들의 한계를 절감한 권투 파트너 친구가 폭포수 근처로 주인공 영국 청년을 데려와서는, "거대한 폭포조차도 한 방울 한 방울 모여서 이루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모여서 원주민 해방의 혁명을 이룰 수 있도록 불씨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그래서 영화 제목이 ’The Power of One’이다.
이 영화는, 해묵은 영국인-독일인 간의 갈등이 아프리카에서도 재연되고, 영국이나 독일 할 것 없이 아프리카 대륙이라는 남의 땅에 와서 땅 주인인 원주민들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반인간적인 형편없는 식민통치정책의 그림자도 여지없이 고발하고 있다. 이 영화는 흑인들의 무한한 잠재적 가능성에 주목하는 소수 백인들의 노력을 영웅시하려는 혐의는 있지만, 결국 주제는 흑백을 막론하고 불의에 맞서는 하나의 힘이 불씨가 되어 결국 정의와 평등의 가치가 승리하리라는 낙관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
마친 이 글을 쓰는 날이 총선일이어서, 한 사람 한 사람 유권자들의 표가 모여서 정치의 방향을 정하게 되어 있다는 점에서 주제와 상황이 어울리는 것 같다. 잘 되어야 할텐데...
첫댓글 저도 이 영화 아주 감명 깊게 봤는데, 오래 전이라 세세한 스토리는 까먹었지만, 주요 메시지는 남아 있습니다. 약자들의 투쟁에 강자쪽 사람들이 소수라도 힘을 보태는 것이 하늘의 섭리 같습니다. 오늘날 흑인들이 이만큼이라도 권리를 찾은건 기적같습니다. 일상에서 신앙의 신비도 들여다보면 온통 기적같아요.
거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