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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국제철인3종경기(IRONMAN Gurye KOREA) 후기
9월8일(금) 대회 D-2
내일 모레 결전의 날.
회사일이 머릿속에 없다. 머릿속에는 오로지 구례 아이언맨 대회 생각 뿐이다.
5. 4. 3. 2. 1. 6시 정각 땡 칼퇴근~~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이미 우성이와 한주형님은 구례로 출발했다고 연락이 왔다.
이번 대회를 위해서 참가자 4명(김한주, 지상제, 이선우, 이우성) 단톡을 만들어 정보도 공유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마지막 순간에 훈련이사님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함께 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참가비에 포함된(?) 저녁 만찬을 가고 싶었는데 시간이 안될 것 같아서 나는 토요일 새벽에 출발하는 것으로 결정.
저녁 식사 후 미리 짐을 챙겨본다. 수영용품, 사이클용품, 런용품, 먹을 것, 약품, 기타 등등
올해만 6번째 철인3종경기 출전이다. 이제 눈감고도 빠른 시간에 챙긴다. 짐 챙기는 걸 마무리하고 마지막으로 나의 일명 “애지중지” 가민 520 속도계를 확인하는데 초기화면 부팅이 안된다. 헐. 이번에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게 사이클인데..
고치다 고치다 안되어서 AS센터까지 연락해서 문의하고 인터넷 검색해서 조치를 해보았는데 안된다.. ㅠㅠ
포기하고 가민브라켓도 분리시키고 예전에 쓰던 속도계를 다시 부착했다. 일찍 자야하는데 거의 3시간 이상을 씨름했다.
이건 아닌데... 일찍 자고 새벽에 출발해야하는데 대회 직전에 이게 웬일인지.. 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러다가 대회를 망치는게 아닌가 하는 근심이 살짝든다. 무엇인가 변화가 생기면 불안하다.
그래도 긍정적인 마인드 발동,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나머지 집을 다 챙기고 새벽에 바로 출발할 수 있도록 차에다
실어 놓는다. 자전거, 가방, 슈트, 펌프, 신발 등등...
9월9일(토) 대회 D-1
아침 7시30분부터 공식 수영연습시간이라 그 시간에 맞춰서 출발~~
대회 기대감 때문인지 잠을 설쳐서 새벽 4시부터 거실을 서성거리며 어떻게 대회를 치룰까 고민했다.
수영은 빨리 갈까 천천히 갈까? 사이클은 평속 얼마로 가야할까? 런은 랩구간을 몇분에 뛰어야 할까?
끊임없이 고민 또 고민이다.
와이프가 챙겨주는 아침식사를 먹고, 격려를 받으면서 구례로 출발했다.
마음속으로는 대회때마다 가족들이 함께와서 응원해 주었으면 소박한 꿈이 있는데..
잘못 이야기 하면 본전도 못찾는다. 철인한다고 주말마다 사라지는 3째 아들(?)을 늘 이해해주는 너무 고마운 와이프.
아무말 없이 밥 챙겨주고 고이 보내주는 것 만으로도 감지덕지다.
구례 가는 길. 이번이 벌써 4번째이다. 사전답사를 3번이나 해서
이미 모든 코스 및 행사장 주변의 위치를 모두 숙지해놓고 있었다.
나주혁신도시에서 지리산 구만제에 1시간 10분만에 도착했다. 벌써 많은 차량과 사람으로 어수선하다.
사전에 코스답사 왔을때는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었는데 대회는 대회인가 보다.
외국인도 많이 보이고 사람들도 북적 거린다.
하루 밤을 자고 숙소에서 나와 미리 기다리고 있던 한주형님과 우성이를 만났다. 너무나 반가웠다.
익숙하게 캠핑장에 차를 주차하고 샤워장에 가서 바로 슈트로 갈아입었다. 3명이 함께 수영 스타트 지점으로 갔다.
발을 살짝 담가보았는데 생각보다 따뜻했다. 물색깔은 약간 녹색 빛(?). 지난번 답사 왔을때는 수초가 많이 자라 있었는데
대회를 앞두고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아이언맨 심벌이 달린 노란색부표와 빨간색 부표도 아주 선명하게
잘 보였고, 라인도 휘어있지 않고 직선으로 아주 깔끔하게 정렬이 되어있었다.
역시 아이언맨대회는 다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영연습에 많은 사람들이 왔다.
슈트도 안 입고 수영하는 외국인들도 많이 있었다. 3명이 동시에 입수했다. 수영은 정말 가볍게 하는 걸로 사전에 약속했다.
약 20분 정도 가볍게 웜업 수준으로 몸을 풀었다. 물맛은 밍밍? 아무 맛도 없고, 물색깔은 녹색빛,
시야는 팔을 쭉 핀 상태에서 손끝이 보이는 정도의 시야로 느낌적으로는 그리 기분은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사실은 굉장히 깨끗한 저수지이다. 지리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라 거의 청정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간단히 수영을 마치고 셋이서 설치된 아이언맨 심벌에서 사진도 찍고 여유를 부리면서 하루 일정을 계획했다.
아침식사 -> 선수등록 및 엑스포 구경 -> 점심식사 - > 숙소에서 휴식 -> 자전거검차 및 경기설명회 참석 ->
저녁식사 -> 대회준비 취침.
아침식사 겸 사이클코스와 런코스를 한주형님께 설명해줄 겸해서 구례시내 쪽으로 나갔다.
시내에 소고기 수구레 국밥집이 있어 들어갔다. 방송도 탄 음식점이라고 써있었는데
선지와 소고기를 섞어서 나온 얼큰한 국밥이였다. 사실 대회를 앞두고는 덜 맵게 먹어야하는데 ..^^
암튼 3명이서 밥 4공기를 시켜서 사이좋게 나눠먹었다. 잘 먹어야 한다!
식사 후에 구례시내에 있는 마트, 떡집, 약국, 빵집을 들러 먹을 것을 잔뜩 샀다.
내일 아침은 숙소에서 밥을 지어서 먹기로 하였기에 쌀과 반찬을 사고,
그 밖에 계란, 우유, 빵, 전복죽, 이온음료, 에너지바, 방울토마토, 떡(찹쌀떡, 개떡, 꿀떡), 비타민, 포도당, 호올스
정말 많이 샀다. 장을 보고 다시 구만제 부근에 있는 자연드림파크 결승점 지점으로 갔다.
선수등록, 엑스포 등이 있어 분위기가 좋다. 선수등록을 했는데 귀여운 아이언맨 배낭을 준다. 그리고 5가지 백을 준다.
런 기어백, 바이크 기어백, 스트리트 기어백, 런스페셜니즈백, 바이크스페셜니즈백 종류가 많은데
용도는 어렴풋하게 아는 정도이다. 선수등록을 마치고 엑스포 구경을 하고 사진도 찍고 시간을 즐겼다.
파워젤이 없어 구매했는데... 결론은 괜히 샀다 였다. 사이클과 런 주로에서 엄청난 양에 파워젤을 제공해 주었다.
그것만 먹어도 충분했을 뻔 했는데 ^^
점심식사는 지난번 오영환프로 구례답사 프로그램에 참가했을때 먹었던 섬진강다슬기해장국을 먹었다.
국물 한 그릇 더주는 친절한 주인 아주머니 서비스 덕분에 배불리 먹었다. 역시 4공기를 3명이서 사이좋게 나눠먹었다.
잘 먹어야 한다! 숙소(지리산더케이가족호텔)에 돌아와 짐을 풀고,
선수에게 제공해준 물건들을 확인하고 책자도 읽어보고 사전준비를 해본다.
KTS 홈페이지에 사전에 가이드북이 올라와있어 한번 천천히 읽어보았기에 어느정도 숙지는 한 상태이지만
그래도 다시한번 궁금한 부분을 확인해본다.
한주형님은 안내에 대힌 내용을 프린터해서 오셔서 들고 다니면서 열심히 보신다. 차분하고 꼼꼼하시다.
한주형님께서 숙소를 3박을 싼값에 예약하셔서 편하게 잘 지냈다. 너무나 고마우신 한주형님.
묵직하게 조금씩 조금씩 기량이 향상하시는듯하다. 무서운 스타일이다 ^^
지난번 여주대회때 뵈니까 런이 정말 많이 좋아지신 것 같다. 이번 대회가 한주형님의 기록이 기대가 된다.
사이클 검차를 위해서 헬멧에 번호표를 부착했다. 정면과 왼쪽에 부착, 그리고 각종 백에 번호표를 붙였다.
일반적으로 국내대회는 바구니에다가 옷을 담아두고 갈아입고 했는데 이번에는 바구니가 없다.
런 기어백에는 헬멧을 포함한 모든 사이클 용풍을 넣게 되어있고
(사이클화도 넣어야하는데 사이클에 부착이 되어있는 경우에는 예외),
바이크 기어백에는 운동화를 포함한 런 관련 용품을 넣게 되어있다.
요 두가지 백을 런 바꿈터와 사이클 바꿈터에 준비된 고리에 걸어놓아야 하고
반드시 이걸 들고 탈의실도 들고가서 갈아입어야 한다.
알면 간단한데 처음인 경우에는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검차 준비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누워서 TV도 보고 안내책자도 보면서 뒹굴뒹굴하다가 다들 낮잠도 한숨씩 잤다.
이번 대회 전 준비는 훈련이사님이 주신 팁을 거의 그대로 따라했다.
수요일 오전까지만 운동하고 오후부터 대회일 까지 운동을 하지말라고 해서 목요일 오전에 수영을 끝으로
대회전일 까지 아무 운동을 안하고 그냥 잘 먹고 휴식했다. 결과적으로는 성공했다.
생각해 보면 킹코스 같은 경우에는 많은 양의 근육을 사용헤야 하는데 개인마다 사용가능한 근육의 총량이 있는데
사전에 많이 사용하면 후반부에 제대로 움직일 수 가 없는거 같다. 그래서 훈련이사님이 말씀해주신 걸 철저히 지켰다.
훈련이사님 감사~~^^. 시간에 맞춰 사이클 검차 및 런 기어백과 바이크 기어백 거치를 하러 갔다. 또 반가운 얼굴이 있다.
이번 대회에 심판으로 참가하신 정남형님게서 자전거 검차 입구에서 반갑게 맞아주신다.
선수격려 차 금요일 저녁 맥주와 치킨을 잔뜩 들고 숙소를 찾아오셨다고 한다.
심판비를 아마도 다 거기에 쓰신듯하다. ㅎㅎ 역시 손이 크신 대인배 정남형님이시다.
검차와 런 기어백과 바이크 기어백 거치를 마치고 자전거 거치전에 자전거 점검을 간단하게 했다.
자전거 타기 전 늘하는 나만의 루틴을 한다. 채인을 닦아주고 기름칠하고(물론 집에서 전달 다했지만) 다시 살짝 닦아준다..
공기압은 115psi에 맞춰 다시 한번 체크해 본다.
또 사이클 탑튜브에 미리 준비해온 파워젤과 찹쌀떡을 전기절연테이프로 붙여 놓았다. 잘 먹어야 한다!
지난 목포킹코스 대회때 보다 탑튜브에 적게 부착했다.
그때 무려 15개를 탑튜브에 붙이고 달렸는데 무겁고 불편해서
(페달링할 때 살짝 허벅지에 파워젤 끝이 다여서 소리도 나고 신경이 쓰임) 사이클 타기가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이번에는 딱 3개만 붙이는 걸로 미리 계획했다. 3개는 주머니에 넣고 나머지는 중간에 보급으로 해결할 계획이었다.
옆 번호인 우성이가 준비하는 것도 살짝 컨닝을 해본다. 역시 자전거에 많이 붙여 놓았다. 떡, 파워젤, 에너지바 등등.
우성이가 자전거 체인도 닦을 수 있게 도와주고 펌프도 빌려주었다.
한주 형님에게도 펌프를 빌려드리고 사이좋게 3명 모두 준비완료!
경기설명회를 참가를 위해 장소에 갔는데 시간이 좀 늦었다. 근데 깜짝놀랐다.
한국어 경기설명회를 큰 강당에서 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들어가지도 못했다. 밖에서 잠깐 구경만하고 나왔다.
그냥 가이드북 숙지로...끝. 철인들의 경기설명회에 많은 관심이 놀랍다.
작년만해도 경기설명회때는 파리가 날리는 듯했는데 올해 대회때마다 경기설명회에 참석을 하는 인원이 많아졌다.
이제는 분위기가 경기설명회는 필수 코스라고 당연히 생각하는 거 같다. 긍정적인 변화인거 같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숙소 부근에서 같이 저녁식사를 했다. 지난번 우성이와 답사때 먹었던 순두부집이다.
운동 전에 먹기 좋은 음식인거 같다. 또 역시 4공기를 3명이서 사이좋게 나눠먹었다. 잘 먹어야 한다!
숙소에 들어와 샤워하고 넘버링(왼쪽 상박, 왼쪽 종아리 부착)과 테이핑을 하고 마지막 짐을 챙겨본다.
테이핑은 우성이의 무릎테이핑을 따라했는데 보기에는 좀 어설픈데 효과 만점이었다.
사실 런할때마다 오른쪽무릎이 아펐는데 이번에서 전혀 아프지 않았다. 우성이에게 배운 테이핑 방법 때문인 듯 하다.
땡큐 우성~~ ^^. 스트리트 기어백은 광화문 출발하는 동마때 자기 짐을 넣는 가방 같은 용도이다.
출발 전에 입고 있거나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넣어두고 맡기면 결정점에서 찾을 수 있다.
바이크스페셜니즈백과 런스페셜니즈백은 개인보급 용품을 사이클과 런 중간 지정된 지점에 놓아 둘 수 있는 가방이다.
(선택사항) 나는 바이크스페셜니즈백만 준비했다. 전복죽과 파워바, 파워젤, 포도당 등을 가방에 넣어 두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자기 전에 맥주도 한잔 먹지 않았다. 지난 번 여주때 잠이 안와서 맥주 2캔을 먹었는데
경기때 근육에 영향이 있는 것 같아 이번에는 아예 입도 대지 않았다. 정남형님이 잠깐 오셔서 또 격려를 해주셨다.
사이클 코스 답사 등 심판 준비로 바쁜 하루였을텐데 이틀 연속 숙소에 방문하셔서 격려해주셨다. 근데 하루종일 열심히 뛰어 다녀서 그런지 발가락에서 꼬릿내가 진동 ㅋㅋㅋ. 참가한 우리들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너무나 감사한 정남형님.
3명 모두 무사완주를 기원하면서 잠을 청해본다.
9월10일(일) 대회 D-day
드디어 결전의 날!
이날을 위해 1년을 준비했다
1년동안 5번의 철인대회 참가(대구, 홍성, 군산, 목포, 여주) 했고,
부족한 사이클을 위해 1년동안 약 4,300킬로를 타면서 연습했다.
그리고 구례 코스답사만 3번.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오히려 차분하다.
개인적으로 설정한 목표는 12시간 30분.
맘은 12시간 내에 들어오고 싶었지만 현재의 운동량으로는 아무리 계산을 해도 무리인 것 같다.
정말 실현 가능한 목표를 잡았다.
킹코스 첫 대회 참가였던 작년 제주대회에서 세운 개인 최고기록(12시간 52분) 보다 22분을 당기는 걸로 생각했다.
꼭 이루고 싶었다.
숙소부근에서 대회장까지는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움직이기로 했다.
그래서 셔틀버스 시간에 맞춰 새벽 4시에 기상을 하기로 했는데 이미 3시에 눈이 떠져 그때부터 잠이 안온다.
그래도 가만히 누워있었다. 어디선가 본거 같다 대회전에 잠이 안오더라도 눈감고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잠자는
효과를 일부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침은 숙소에서 간단히 차려 먹었다. 어제 밤에 식사준비는 우성씨가 고생이 많았다.
어제 저녁에 쌀 씻어서 밥해놓고, 1회용 청국장에 두부를 넣어서 끊여놓았다. 아침은 청국장, 김, 김치로 해결했다.
밥은 1공기 반 정도 먹었다. 잘 먹어야 한다! 그리고 어제 부터 사다놓은 빵이며, 방울토마토 등 간식 거리를 시간 날때마다 조금씩 먹었고 비타민, 홍삼, 마그네슘도 계속 섭취했다. 배가 더부룩할 정도로 먹는게 좋다는 말에
정말 주섬주섬 많이 먹었다.
안양철인 교복을 입고 슈트를 아래쪽만 입은 상태에서 스트리트 기어백과 바이크스페셜니즈백, 그리고 자전거 청소용품을 챙겼다. 셔틀버스에 많은 외국인들이 있었다. 다들 비장하다.
대회장에 도착해서 바꿈터로 들어가 이슬에 젖어있는 자전거를 닦고 다시 한번 나만의 자전거 타기전 루틴으로 점검한다.
공기압은 어제 넣었는데 또 불안하다.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안되기에 펌프를 옆에 있는 아시아계 외국인에게 빌렸다.
우성이가 익스큐즈미~~의 영어실력으로..ㅋㅋ 바람을 넣고 확인했다. 마음이 아주 편하다.
스트리트 기어백과 바이크스페셜니즈백을 맡겼다. 아침 수영 사전연습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근처 운치있는 팔각정에 앉아서 스트레칭을 하면서 가만히 앉아있었다. 근육을 아끼기 위해서..^^
이번에는 자봉도 없고 같이 온 사람도 아무도 없었기에 모든 걸 3명이 다 해결해야했다. 당일 날이 제일 불편했던거 같다.
혹시 스트리트 기어백에 넣었다가 잊어버릴까봐 핸드폰도 안가지고 갔다. 그래서 당일 사진이 한 장도 없다. ㅠㅠ
출발 전 사전에 약속을 했다.
서로 연락도 안되고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니 대회가 끝나면 각자 알아서 숙소로 복귀하는 걸로 약속.
수영 출발점으로 천천히 같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다.
철인 3년차지만 대회때 이렇게 많은 사람은 처음이다. 똑같은 색깔의 수모를 쓰고 슈트를 입은 많은 철인들이 있다.
말도 다양하다.. 한주형님, 우성이와 함께 서로 격려하며 출발전 마지막 파이팅을 외쳐본다. 서로 격려해준다.
3명 모두 무사 완주를 기원해 본다. 사람이 많아 앞쪽으로 갈 수가 없다.
그래도 우성이와 앞쪽으로 갈 수 있는 제일 앞까지 갔다. 롤링스타트인데 시간 구분이 없다. 좀 아쉬웠다.
개인시간을 구분지어 롤링스타르를 했으면 덜 복잡했을텐데 .. 우성이와 앞뒤로 서서 출발 준비를 했다.
서로 안아주고 파이팅을 외쳐본다.
<수영>
수영 스타트~~ . 코스는 라인 바깥쪽을 돌고(1.9km), 다시 안쪽을(1.9km)을 도는 코스이다.
혹시나 몰라 조심하려고 다이빙을 하지않고 그냥 천천히 발부터 입수했다.
선두출발과는 이미 5~6분 차이가 나는 거 같다. 사람들이 너무 많다.
롤링스타트로 해서 그런지 평상시 보다는 몸싸움이 덜 하다.
부표도 잘 보여서 라인에 굳이 붙어서 갈 필요가 없었다. 서서히 많은 사람을 제치고 같다.
호흡도 조금씩 올려놓았다. 어느새 모든게 안정적이다. 킹코스 수영은 최대한 에너지를 아껴야한다.
그래서 더욱 더 힘을 빼고 수영하려고 노력 했다. 몇 분 늦는 것도 별 의미가 없다.
그래서 아주 편하게 힘을 빼고 글라이딩을 길게 가져가면 편하게 했다. 가장 기본에 충실했다.
힘빼고 글라이딩을 길게가고, 호흡은 편하고 가볍게, 몸은 작게 만들어 저항을 줄이고,
되도록 헤드업을 안하고 가는 쪽으로 효율적인 수영이 되도록 노력했다.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은 무의미 했다.
수영은 그냥 마이웨이다. 첫 바퀴 돌면서 많은 사람들은 제치고 나갔다. 어느 정도 속도가 비슷한 무리가 생겼다, 편하다.
같이 스트록도 맞춰보고 약간의 시야를 활용해서 헤드업도 안했다.
수영하면서 머릿속에 있는 생각은 오로지 에너지를 아껴야한다. 이것만 있었다.
약 2.9km 지점에서 왼쪽으로 턴을 해야하는데 앞사람만 보고가다. 알바를 좀 했다.
조금 가다가 얼른 다시 코스를 변경해서 같다. 몇 십초 손해를 보았지만 킹코스라 별 의미는 없다.
수영 중에 안개가 심해졌는데 분위기가 묘했다. 무슨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물안개가 자욱한 저수지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퐁당거리고 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수영 도중 안개가 많이 끼어 주최 측에서 대회 중단까지 고려했다는 말이 있었다.
바깥에서 구경하는 사람은 안개로 인해 잘 안보였겠지만 수영을 하는 사람은 별로 영향은 없었다.
바깥쪽과 안쪽을 도는 수영의 문제점은 정말 엄청 출렁거렸다.
수 많은 사람들이 라인들 두고 수영을하니 잔잔한 저수지에 파도가 치는 형국이었다.
약간의 파도가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다음에 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될 것 같다.
어느새 결승점이 보인다. 올림픽이나 하프였으면 마지막에 대쉬를 했을 텐데 그냥 페이스대로 같다.
런 결승점까지는 시간도 거리도 아직도 멀었다. 그래서 편하게 나왔다. 마음에 여유도 있다.
나오자 마자 슈트 등뒤에 끈을 내리고 상의 내리고 모자와 수경을 벗으면서 바꿈터로 뛰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면 안양철인 파이팅을 외쳐준다. 인사도 하고 여유를 부려본다.
가볍게 물하나 들고 런 기어백을 찾아 탈의실로 들어갔다. 탈의실에는 플라스틱 의자가 준비되어있다.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런지 자리에 여유가 있다 편하게 앉아서 느긋하게 사이클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슈트벗고, 수건으로 깨끗이 닦고, 파워젤 먹고, 먹을 것 챙기고, 양말 신고, 선글라스끼고, 장갑끼고, 클릿슈즈 신고 천천히 했다. 수영용품은 모두 런 기어백에 다시 넣어서 탈의실 한 쪽에 놓아두면 된다.
<사이클>
사이클 출발~~~
사이클 목표는 6시간 내 완주 였다. 계산상으로는 평속 30km를 유지하면 아주 간단한데.
사실 180km 안 쉬고 평속30km를 유지하는 건 쉽지 않은 목표다
더욱이 중간에 점심시간이 있어 뭔가 보충을 해줘야 하는데 그 시간을 감안하면 더욱 쉽지 않다.
3차례의 코스 답사로 코스는 완벽하게 머릿속에 있었다. 초반 긴 오르막이 있는데 오버페이스를 하면 절대 안된다.
처음에 기어비를 이너에 놓고 가볍게 시작했다. 기분좋게 출발하고 조금 갔는데 갑자기 뒤에서 안양철인 홧팅! 하는것이다.
많이 듣던 목소리? 헐 우성씨다. 원래는 사이클 중반 정도에 잡혀야 하는데 벌써? ㅎㅎ
수영을 엄청 잘 했나보다 생각했다. 인사하고 나를 앞질러 간다.
그래도 난 내 페이스 유지. 계획대로 초반 오르막은 숨차지 않게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천천히 올라갔다.
수요일부터 몇 일을 푹 쉬어서 그런지 다리에 힘이 느껴진다. 그래도 기어비를 가볍게 하고 무리하지 않고 올라갔다.
내리막은 가만히 있어도 시속 50km가 나오는 구간이다 안전하게 빨리(?) 내려갔다.
내리막 구간이 끝나고 평지로 들어서면서 서서히 평속을 올렸다. 33~35킬로를 유지했다.
조금 갔더니 사이클에서 나를 앞질렀던 우성이가 보인다.
우성이는 사이클은 6시간 내에 들어오고 런에서 승부를 걸 생각이라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천천히 가고 있는 느낌이다.
우성이를 뒤로하고 랩구간까지 계속 속도를 유지하면서 갔다.
길도 좋은데다가 통제가 잘 되어있고 구례 주민들의 호응도 좋아 정말 자전거 타기 좋은 환경이었다.
구례시내를 지내 랩구간으로 들어갔다. 랩구간에는 정남형님이 사이클 심판으로 참가하고 계셨다.
주로에서 만날 걸 생각하니 벌써 괜히 기분이 좋다.
답사때도 느꼈지만 섬진강 자전거길은 환상적인 코스다
도로 중간에 숲이 우거져 있어 더위를 식혀주고, 섬진강의 풍경을 아름답다.
3랩을 도는 랩구간은 랩구간 중심을 기준으로 크게 3구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랩구간 시작지점에서 랩구간 중심까지 구간인데 거의 살짝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나
거의 평지에 가까워 속도내기가 좋은 구간이다.
두 번째 구간은 오르막이 지속되는 구간인데 오르막 마지막에 조금 더 경사가 있는 짧은 오르막이 있다.
여기를 잘 타야 좋은 기록이 나올거라 예상했다. 그리고 마지막은 중심에서 마지막 방향인 남도대교까지 가는 길인데
첫 번째 구간과 거의 유사한데 길이 조금 더 좋다. 첫 번째 구간을 들어서고 조금지나 우성이가 다시 나를 앞질렀다.
이번에도 그냥 내 페이스대로 유지. 조금 더 달리다 보니 반대편에서 정남형님이 오토바이를 타고 오신다.
멀리서 봐도 정남형님이다. ㅎㅎㅎ 반갑게 살짝 인사를 나눴다.
문제의 오르막 구간.
이 구간 3번을 지날 때 속도가 평속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앞쪽을 아우터에 놓고 계속 가다가 마지막 긴 오르막에 이너로 바꿔 최대한 가볍게 탔다.
1번째 랩은 아주 편하게 갔다. 속도도 잘 유지 되었다. 첫 번째 랩을 돌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사람들이 없어 간격을 주로의 간격을 유지할 수 있어 드래프팅 걱정 없이 독주다. 내리막에서는 최대한 속도를 내었다.
40킬로 후반을 유지했다. 중심구간을 지나 남도대교 방향으로 가는데 바이크스페셜니즈백 보관소가 있었다.
바이크스페셜니즈백이 수북히 쌓여있고 옆에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의자와 식탁이 마련되어있다.
역시 아이언맨에서 주최하는 대회라 섬세한 부분까지 잘 챙기는 것 같다.
런을 위해서 마지막 랩에 들러서 먹고 갈 계획을 했다.
바이크스페셜니즈백에 전복죽, 파워바, 파워젤6개, 음료수, 포도당 등을 런을 대비해서 많은 양을 준비해 놓았다.
남도대교 방향에 거의 다왔는데 우성이는 이미 턴을하고 다시 랩 시작점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크게 뒤지지 않았다.
다행이다. 평속도 32를 유지하고 있었다. 랩 시작점에서 2랩 시작. 74km를 탔다 근데 컨디션이 괜찮다.
근데 이때부터 사람이 섞이기 시작했다. 1랩을 시작하는 사람들과 섞여 약간 주로가 복잡해졌다.
틈날 때마다 가지고간 파워젤을 먹었다. 두 번째 오르막 구간 시작이다.
현재 평속 31킬로 후반대..오르막을 오르고 보니 평속이 30.1킬로로 떨어져 있다.
다시 내리막을 열심히 밟았다 평속이 30.3킬로 정도로 올라간다.
오르막에서 떨어지는 속도를 내리막 속도로는 잡을 수 가 없다는 걸 느꼈다. 속도가 더 떨어지면 안된다.
마지노선 평속 30킬로를 지키기 위해서 평지구간도 최선을 다했다. 2랩 완료 직전에 앞에 우성이가 보인다.
굉장히 힘들어 보인다. 우성이를 격려하고 다시 내가 앞질러 갔다. 다시 열심히 밟아 본다. 2랩 완료. 117킬로 탔다.
다행히 평속이 30킬로 후반대로 올라가 있다. 마지막 랩구간이다.
아직까지는 자전거 그리가 내 몸 모두 문제가 없고 힘도 남아있다. 2랩부터는 찹쌀떡을 조금씩 나눠먹었다.
파워젤도 좋지만 찹쌀떡도 힘내기에는 좋은 음식 같다. 마지막 3랩때는 주로에 사람이 완전 뒤섞여 있다.
계속 줄이 늘어져 있어 드래프팅을 안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럽게 뭉쳐간다.
정남형님을 또 만났는데 우성이를 물어본다. 뒤에 온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그랬더니 깜짝 놀라는 표정이시다.
전 랩까지만해도 우성이가 앞서고 있는데 뒤쳐진 것이 이상했던 모양이시다. 마지막 오르막이다.
정말 속도가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오른다.
호흡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가슴을 숙이지 않고 드롭바 상단을 잡고 상체를 세우고
가슴을 펴고 오른쪽 왼쪽 페달을 꾹꾹 밟아가면 천천히 올라갔다
.
투르드 프랑스 보면 긴 산악구간을 올라갈 때 프로 선수들이 보통 그런 자세를 많이 하는데 따라해보았다. ^^
오르막 언덕 구간에서 흥겨운 노래를 틀어주고 응원해주시던 분이 계셨는데
1, 2랩 때는 노래 소리가 느껴지지 않았는데 마지막 랩 언덕에서는 음악이 기운을 북돋아 주는 효과 있었다.
음악을 들으니 기운도 나고 갑자기 흥겹다. 오르막에서 떨어진 평속을 올리기 위해서 내리막에서도 최선을 다해본다.
전방에 바이크스페셜니즈백 보관소가 보인다.
갈등했다. 먹고 갈까 버리고 그냥 갈까. 먹고 가면 최소 5~10분은 소요 될 것 같다.
근데 지금까지 난 180km를 한번도 쉬지않고 탄적이 없는데 안 먹고 안 쉬고 가다가 후반에 퍼지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되었다. 잠깐 갈등하다가 결정했다. 아직은 힘이 있으니까 한번 180km를 쉬지말고 달려보자.
이럴 줄 알았으면 먹을 걸 바이크스페셜니즈백이 아닌 런백에 잔뜩 넣어놓을걸 하는 후회가 된다.
바이크스페셜니즈백 보관스를 그냥 지났쳐갔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는데 통과.
바이크스페셜니즈백과 런스페셜니즈백은 안 먹으면 버리는 걸로 되어있다.
아무런 도움없이 혼자서 대회를 치루는 경우에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가방들인 것 같다.
남도대교를 턴하고 나서 조금 지나면 보급소가 있는데 가지고 있던 물통을 버리고 새 물통을 받아 넣고
다시 파란색의 이온음료 물통을 손에 쥐고 갔다.
이번 대회에서 중 깜짝놀란 것 중에 하나가
사이클 보급소에서 컵이나 생수병이 아닌 사이클 물통에 물(투명색 물통)과 이온음료(파란색 물통)를 담아주었다는 것이다.
잡기도 편하고 먹기도 좋았지만 길바닥에 어마어마게 버려진 물통을 보니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몇 개 챙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인데 내려서 주어갈 수 도 없고...ㅎㅎ
아쉬운 맘을 뒤로하고 열심히 이온음료를 마시며 오로지 사이클 완주 만을 생각해본다.
마지막 3랩구간 완료! 160km 평속 30.1킬로. 단 한번도 안쉬고 이 속도가? 스스로 생각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딱 20km 남았다. 코스 답사 덕분에 마지막 20km 길도 잘 알고 있었다.
자동차 전용도로라 길은 좋지만 약간의 내리막과 오르막이 섞여있고 캣아이를 조심해야한다.
마지막 순간 고장이나 펑크를 조심해야 한다. 지금 까지 잘했는데... 지금 지점에서 문제가 생기면 몽땅 도루묵이다.
170킬로 지점을 지나는데 갑자기 왼쪽 허벅지쪽 근육이 굳어온다. 상체를 세우고 다리 스트레칭을 해본다.
왼쪽다리 오른쪽다리 계속 펴가면서 달래본다. 평속이 29.9로 떨어졌다.
비상이다. 그런데 무리하다가는 런에서 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 해야하나. 또 고민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에어로자세를 할때 다리에 부하가 더 많이 가는 것 같다.
근육이 피곤하지 않은 초반에는 몰랐는데 근육이 힘든상태가 되니 에어로자세만 취하면 근육이 뭉쳐온다.
그래서 드롭바를 잡는 자세로 바꾸고 계속 짧게 짧게 자세를 바꿔주었다. 조금 풀어지는 느낌이다.
마지막 5km 에어로 자세로 마지막으로 취하고 평속을 올려본다. 앞에있는 선수들을 계속 잡아나갔다.
다들 지쳐있는 모습들이다. 나만 힘든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승점 부근.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결승점으로 향한다.
지난번 여주때회때 사이클을 내리면서 쥐가 났던 기억이 있어 결승점 들어오시전에 몸을 가볍게 풀고 조심스럽게 내렸다.
심판이 상의 지퍼 올리라고 한다. 오케이~~^^
사이클 최고 기록을 세웠다. 5시간56분 평속이 30.3킬로이다.
처음으로 180킬로를 자전거에서 한번도 안 내리고 완주했다. 대단하다 이선우! ㅎㅎㅎ
천천히 바꿈터로 갔다 사람들의 격려에 인사도 하고 여유를 부렸다. 근데 배가 고프다.
바이크스페설니즈백 보급소를 그냥 지나쳐서 그런 것 같다. 런기어백을 찾아 바꿈터 의자에 앉았다.
천천히 사이클화도 벗고 땀도 땀었다. 옆에 앉은 외국인은 오버페이스를 했는지 의사가 와서 봐주고 있다.
눈빛이 멍해져있는거 같다. 탈진해서 그런지 물도 먹여주고 마사지도 해준다.
여유를 부리고 있는데 우성이가 정신없이 들어온다. 근데 손이 이상하다. 손바닥이 완전히 시꺼멓다.
잉? 왜그러냐고 했더니 체인이 2번이나 빠졌고 첫 번째 빠졌을때는 다리가 풀려 넘어지기 까지 했다고 한다.
그래서 마지막 사이클 주로에서 보았을때 힘이 없이 달렸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암튼 평상 시의 우성이 모습은 아니었다.
내가 여유를 부리는 사이에 늦게 들어온 우성이가 먼적 런을 시작하러 나갔다. 나갈 준비는 다했는데 너무나 배가 고프다.
바이크스페셜니즈백에 넣어두었던 죽이 생각났다. 옆에서 죽을 먹고 있는데 솔직히 좀 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참았다.
탈의실을 나가려는 순간 누가 포도캔을 먹고 남기고 간게 눈에 들어왔다. 이게 왠 횡재? 배고픔에 체면도 없다.
반쯤 남겨있는 포도캔을 다 마셨다. 정말 맛있다. 파워젤만 먹다가 포도알갱이를 씹는 맛이란.. 힘이 불끈 솟는다.
안양철인 이선우~~ 런 출발~~ 안내방송을 받으며 런 출발이다.
<런>
런...목포 대회때는 런연습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나름 런연습을 했다.
목표는 일정한 속도로 꾸준하게 뛰기. 현재시각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사이클에서 생각보다 빨리 들어왔기에 런은 5시간 안에 완주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렇게만 해도 목표했던 12시간30분 안에 여유있게 들어올 수 있다. 마음속으로 아무일 없기를 간절히 빌어 본다.
런 코스도 사이클 코스와 마찬가지로 사전답사를 다녀와서 코스를 잘 숙지하고 있었고 계획도 다 세워놓았다.
목표는 일단 6분/km. 초반 런코스는 구만제를 한바퀴 돌고 간다. 구만제 한 바퀴 코스는 런 뛰기에 참 이쁘고 좋은 코스다.
답사때도 뛰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다. 런 시작점에서 랩 시작점까지 약 5km정도 된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가볍게 뛰어본다. 어디 아픈 곳도 없고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다. 그래도 무리하지 않았다.
잘 뛰다가고 쥐가 나거나 아픈 곳이 생기면 그냥 게임 끝이다. 그것보다는 살살 달래면서 가는 것이 좋다.
이번 대회 내내 생각했던 것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수영도 힘을 빼고 에너지소모를 최소하했고, 사이클도 다리에 쓰임외에 다른 불필요한 동작을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런도 초반부터 팔과 몸에 힘을 빼고 다리의 움직임에만 집중했다. 랩시작점인 자연드림파크 결승점을 통과했다.
이제 5킬로 뛰었다. 37킬로 남았다.
런 랩코스는 3랩을 도는 구간인데 런 결승점에서 반환점까지는 편도로 약 6.3킬로, 1랩은 약 12.6킬로 정도되었다.
근데 결승점에서 반환점까지는 내리막 6킬로이고, 반대로 결승점까지는 긴 오르막 6킬로이다.
사전 코스답사 때 알고 있었기에 내리막과 오르막을 뛰는 폼을 다르게 달리면서
속도는 약 6분/km 정도에 맞추는 계획을 세웠다. 1랩당 72분, 편도 36분으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작전을 바꿨다.
조금 더 시간을 늦추고 꾸준한 속도로 뛰려고 했다. 욕심은 4시간에 들어오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치 못했다.
1랩 내리막구간을 내 페이스 대로 가고 있는데 앗! 앞에 안양철인 분홍색 옷의 우성이가 보인다.
먼저 바꿈터를 나간 우성이가 왜 아직 여기 있나 생각했다. 따라갔더니 굉장히 지쳐있었다.
사이클에서 넘어진 영향이 있는지, 아님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평상 시 런 뛸때 우성이의 모습은 아니었다. 우성이의 원래 계획은 런이 좋으니까 런에서 승부를 걸 생각이었다.
현재 사이클까지의 기록으로만 보면 런에서 3시간대에만 들어오면 목표한 11언더도 가능한 시간이었다. 근데 저러고 있다. 같이 나란히 서서 뛰어갔다. 컨디션도 안좋아 보이고 힘들어 보였다. 상태적으로 나는 힘에 여유가 있었다.
같이 뛰었다. 그때 부터 우성이하고 결승점까지 함께 했다.
덕분에 이번 아이언맨 코스의 런이 힘들었지만 함께해서 즐거웠다.
체력이 떨어지고 근육이 뭉쳐있던 우성이를 위해 같이 보조를 맞춰가며 갔다.
이번 대회는 사이클 경기때도 그했지만 런 경기때도 보급이 정말 어마어마 했다.
물, 이온음료, 바나나, 수박, 파워젤, 과자, 얼음 등등 이걸 런구간 2킬로 마다 도로 가운데 지점에 놓아두어
양쪽 방향 모두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별도의 개인보급 없이도 뛰는게 가능했던 훌륭한 대회였다.
1랩 반환점까지 우성이와 이야기도 하면서 같이 갔다. 가지고 있던 포도당도 나눠먹고 심심하지 않고 좋았다.
1랩 반환점 부근 보급소에서 스프를 주었는데 나도 배가 고팠고 우성이도 배가 많이 고팠던 것 같다.
둘이서 양해를 구하고 자봉하시는분 의자에 앉아서 죽 3그릇씩 먹었다. 정말 살만하다. 다시 기운을 내서 열심히 뛰었다.
페이스도 높이지 않고 딱 정당한 속도로 뛰었다. 근데 거의 1랩을 마무리 하는데 갑자기 왼쪽 종아리 아랫부분이 아퍼왔다
쥐는 아닌데 갑작스러운 통증이었다. 우성이가 “야옹” “야옹” 거리며 계속 약올린다. 우씨~~! ㅎㅎ
새 신발을 신고 뛰었는데 바닥이 너무 얇아서 그런지, 아니면 사이클에서 너무 무리하게 종아리를 써서 그런지 모르겠다.
갑자기 런을 완주 못하면 어떻하지?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걸어서 완주하는 건 정말 싫고 자존심 상한다.
우성이에게 이야기하고 속도를 낮춰서 가자고 했다. 계속 기분 나쁘게 통증이 왔다.
결승점에서 1랩을 뛴 사람들에게 손목에 밴드를 채워준다. 1랩 마지막 순간 통증 때문에 간신히 1랩을 돌았다
2랩 시작이다. 계속 통증이 있어 혹시 왼쪽에 차고있던 기록칩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꽉 조인상태에서 거의 9시간 가까이 차고 있었다. 그 영향도 있는거 같아 잠깐 멈추고 오른쪽 다리로 옮겨 달았다.
조금 더 왼쪽 다리가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다행이다. 2랩 시작하고 보급소에서 나눠주는 카페인이 들어있는
레드불 음료수를 마셨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2랩 내리막에서는 우성이도 나도 기운이 좀 났다.
우성이가 군가를 부른다. 나는 옆에서 구령을 붙여본다. 즐겁게 뛰었다.
런 주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언 심판으로 참가한 오영환프로가 지난번 구례답사때 참가한 인연으로 나를 알아보고(그때도 안양철인 교복을 입었음) 반갑게 인사를 해준다. 몇 번 보지는 않았지만 정말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프로선수 인것 같다.
그리고 좀 귀엽다. ^^ 중간 보급소 지날 때 마다 스프레이 파스를 통증이 있는 왼쪽종아리와 오른쪽 무릎에 계속 뿌렸다.
또 중간에 의료약품이 있었는데 소염진통제를 달라고 해서 먹었다. 종아리 통증을 조금이라도 없애고 싶었다.
우성이도 다리에 무리가 온것 같아 같이 소염진통제를 나눠먹었다.
2랩 반환점을 지나 결승점으로 가는 중간에서 반대쪽에서 오는 한주형님을 만났다. 정말 반가웠다.
사이클 주로에서는 한번도 못뵈었는데..런 주로에서 이제야 만났다. 힘차게 파이팅!!을 둘이서 외쳐드린다.
2랩에서 약간의 통증은 있었지만 큰 이슈없이 잘 마무리했다. 이제 마지막 3랩이다.
현재 시각으로 보면 오후 7시 이전에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았다. 3랩째 들어오니 주로에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반환점을 향한 내리막에서 꾸준한 속도로 계속 달려 나갔다. 보급소마다 파워젤을 먹어가며 기운을 내본다.
3랩 반환점구간을 돌때 오후 7시까지 남은 시간 40분정도 였다. 7시안에 들어가고 싶었다.
우성이에게 속도를 올려보자고 했다. 우성이가 앞장섰고 바로 뒤에 붙어 내가 쫓아갔다 기차놀이 하는것 같았다.
런에 드래프팅이 없는게 다행이었다. ㅎㅎ 오르막에서 엄청난(?) 속도로 달려본다. 수많은 사람들을 제치고 나갔다.
호흡도 급격히 올라갔다. 정말 둘다 최선을 다해 뛰었다.
마지막 약 2킬로 남기고 우리와 같이 마지막 3랩인 울산철인의 한 선수가 우리를 따라붙는다.
순간 우성이와 나란히 앞에서 경쟁을 한다. 세명 모두 호흡이 거의 끝까지 올라갔다. 마지막 자존심 싸움이다.
안 떨어지려고 안간힘을 썼다. 근데 울산선수가 못버티고 다행히 훅 떨어져 나간다. 우성이와 나만 다시 남았다.
서로 웃으면서 다시 뛴다. 어디 "대 안양철인"에게 들이대는지 ㅎㅎㅎ
우성이는 그 친구에 지기 싫어서 속도를 계속 내었는데 뒤 따라오는 내가 떨어질까봐 걱정을 했다고 했다.
다행히 내가 살고 그 울산 소속이 선수가 멀리 떨러져 나갔다. 울산 소속 선수는 우리보다 조금 늦게 들어왔다.
결승점 마지막 지점. 다시 우성이와 신나게 그리고 멋지게 달려 본다.
해질녁 결승점 입구의 길게 펼쳐진 황홀한 레드카펫이 눈에 들어온다. 이 순간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우성이와 둘이 손을 꼭잡고 레드카펫으로 진입했다. 두 명의 이름을 불러준다~
근데 동반입장은 하지말라고 안내멘트가 나온다. 고맙게도 우성이가 양보해준다.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면 길게 들어선 카펫으로 이어져 있는 아이언맨 결승점으로 다가선다.
양손을 번쩍 들어 골인 세레모니를 해본다. 꿈에 그리던 아이언맨 공식 대회 완주!
12시간 10분 42초 킹코스 개인 최고기록을 아이언맨 대회에서 수립했다.
비록 결승점 아무도 없어 축하 인사도 못받았지만 스스로 너무 감격스럽고 자랑스럽다.
1년 동안 이날을 위해 열심히 땀 흘렸던 시간이 주마등 처럼 스쳐갔다.
마지막 순간 아픈 걸 참고 온 몸이 만신창이 될 정도록 열심히 뛴 나와 우성이! 서로 꼭 껴안고 한참 동안 감격을 누렸다.
마지막 순간 최선을 다했고 모든 걸 쏟아 부었다.
12시간 10분 42초! 킹코스 개인기록을 무려 42분을 단축했다.
이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
감사의 글
1. 구례 아이언맨대회를 무사히 완주 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신 여러 선배님 후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올립니다.
2. 특히 함께한 한주형님 그리고 우성이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3. 심판으로 참석하신 정남형님 심판비용 다털어서 치맥도 사주시고 주로에서도 많은 격려 감사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p.s : 이번대회 자봉의 도움없이 완주를 했습니다. 근데 결승점에 아무도 없으니 많이 허전했습니다. 다리는 절룩거리면서 물어물어 기록증 찾고, 기념티 찾고, 스트리트기어백 찾고 숙소까지 버스 타고 들어오는 것도 큰 고통이었습니다. 자봉의 중요성과 감사함을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즐겁게 완주했어요. 킹코스는 역시 힘들어요. ~~~
내년에 다시 도전해서 새로운 기록^^*
우성이 내년에는 꼭 목표를 이루기 바래 ㅎㅎ
나도 더 열심히해야 겠다는 생각이~~
함께 코나 한번 가자! ㅋㅋㅋ
경기장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지네요. 피니쉬 순간엔 내가 경기하는 듯한 벅찬 감정이 느껴집니다.
멋진 완주 축하드립니다.
내년엔 통풍을 이기고 나도 도전^^
감사합니다.
형님 내년에는 형수님하고 동반완주 어떠신지요? 멋질 것 같습니다. ^^
형수님하고 같이 하와이 코나도 한번 가셔야지요 ㅎㅎ
완주메달이 역대급으로 멋져서 나도 하나 건져왔습니다.
현장에서 IM대회를 직접 보니 나도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선우씨를 비롯해 안양철인 선수들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들인 시간과 비용만큼이나 값진 경험이었으리라 믿으며...
정말 감사했습니다. 정남형님. 시간과 비용에 비례했던 좋은 추억을 남긴 대회였던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형님도 잘 준비해서 같이 즐거운 기쁨을 누리시지요.^^
선우씨 싸이클 열심히 타시더니 좋은 기록 나왔네요.
후기도 실감나네 잘 읽었습니다.
대해 참석하신 한주형, 우성씨도 고생하셨습니다.
사이클과 런할때 승하형님이 함께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셨으면 정말 좋은 기록으로 환주 하셨을텐데요.
내년에는 꼭 함께 즐기는걸로 약속요~~^^
완주기를 읽어보니 생중계나 다름 없네요.
나도 2014년도에 구례하프 아이언맨대회에 참가했는데 구례는 정말 아름다운 시골도시 입니다.
코스코스 마다 주민분들께서 화이팅 외쳐주던 열정적인 응원과 격려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내요.
내년에는 많은 클럽분들이 함께 할것 같은데 내년에도 참가하여 좋은추억 많이 만듭시다.
선우씨 정말 수고 많았고 늦게나마 좋은기록 축하 해요^^.
형님 구례하프 다녀오신걸 이제야 알았네요..ㅎㅎ
내년에는 많이 참석해서 다함께 즐거운 축제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
선우씨는 그때 그때 운동에서 나에게 꼭 필요하고 알맞은 얘기를 쪽집게처럼 찝어줘요. 선우선생님~
형님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완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여러가지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날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 늘 노력하면서 조금씩 발전하시는 형님 모습이 진정한 철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한번 좋은 기록으로 무사완주 축하드립니다. ~~~^^
이제야 감동깊게 읽엇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빨리 읽어야지요 ㅋㅋㅋ 윤성씨도 내년에 같이 완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