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고 습기 많은 여름, 주방과 욕실은 평소 보다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살림 노하우를 담은 실용서 '참 쉬운 살림'의 저자인 여희정씨는 "여름철 주방에서 일하거나 욕실을 사용하고 난 후 바로 습기를 제거하면 세균이나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청소가 한결 수월해진다"고 조언한다.
또한 "평상시 광을 내기에 좋은 치약, 탈취 효과가 있는 식초, 먼지 제거에 유용한 베이킹소다, 오염물 제거에 사용할 수 있는 소주 등을 갖춰두면 천연 세제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유용한 청소 도구로는 세제없이 청소가 가능한 일명 매직블록스펀지와 물기를 말끔하게 닦을 수 있는 유리창 청소용 스퀴즈 등을 꼽는다.
세균의 온상이 되기 쉬운 수세미는 꼼꼼하게 관리한다. 식초나 표백제에 30분 이상 담가두었다가 물에 충분히 헹궈 말린 다음 통풍이 잘되는 철제 수납장에 보관하는 것이 알맞다. 급하게 소독해야 할 경우, 전자레인지에 넣고 열을 가하면 살균 효과를 볼 수 있다. 여름철에 수세미는 한 달에 한 번씩 교체하는 것이 좋다. 주방 소품의 경우, 물에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베이킹소다 4큰술을 넣은 후 하루 정도 담가두면 깨끗해진다. 두 번째로 헹궈낸 쌀뜨물에 2~3시간 담그는 것도 방법이다.
▲ 입소문난 살림꾼인 여희정씨는 주방과 욕실을 청소할 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천연 세제로 베이킹소다를 추천한다.
싱크대 상판이나 가스레인지 상판은 베이킹소다를 골고루 뿌려 물에 적신 부드러운 천으로 닦은 다음 마른 천으로 마무리하면 깨끗해진다. 배수구와 뚜껑은 소다를 골고루 뿌린 후 수세미나 솔로 닦으면 소독과 탈취 효과도 볼 수 있다.
레인지 후드의 찌든 기름 때는 매직블록스펀지에 소주를 적셔 문지르면 깨끗하게 닦인다. 가스레인지 화구의 삼발이에 묻은 기름 때는 따뜻한 물에 30분 이상 불린 후 닦는다. 오염이 심하면 식초와 물을 일대일로 섞은 식촛물에 하룻밤 담가놓은 다음 소다로 문지르면 말끔해진다.
■거실의 선풍기와 에어컨 등 보관 전 깔끔히 청소할 것
여름 내내 거실이나 방에서 주로 사용했던 선풍기, 에어컨 등은 보관 전에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이 좋다. 선풍기는 드라이버를 사용해 금속 커버를 열고 날개와 몸체를 따로 분리해 닦는다. 여씨는 "선풍기 금속 커버는 세제와 칫솔로 창살 모양의 틈새를 청소한 다음 마른 행주로 닦고, 날개는 젖은 행주와 마른 행주로 닦으면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에어컨은 실외기에 먼지가 쌓이면 냉방 효과가 떨어지므로 2주에 한 번 정도 청소한다.
습기가 많은 날에는 카펫에 흡착과 탈취 효과가 좋은 베이킹소다나 굵은 소금을 솔솔 뿌리고 약 15분 후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면 먼지와 냄새를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패브릭 소파는 물을 적신 깨끗한 고무장갑을 끼고 소파의 결을 따라 쓸어내리면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먼지와 오염물질까지 제거할 수 있다. 대걸레는 물을 적셔 사용하는 것보다 걸레에 분무기로 물을 뿌린 다음 바닥의 결을 따라 문지르면 청소가 잘된다. 걸레를 삶을 때도 요령이 필요하다. 걸레는 애벌빨래를 한 후, 세탁용 세제와 함께 냄비에 넣고 물을 ⅔정도 붓고 끓이면 좋다. 길게 접어 똬리를 튼 것 같은 모양으로 가장자리를 따라 둘러서 가운데 부분이 비어 있는 형태로 냄비에 넣으면 깨끗하게 삶을 수 있다. 소금이나 베이킹소다를 한 큰술 넣으면 오염이 빨리 제거되며 뚜껑은 닫고 삶아야 누렇게 변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집에 있는 베이킹소다, 소주, 식초, 치약은 천연 세제로 활용할 수 있다.
■보송보송하게 세탁하고 실내 냄새 말끔하게 제거하기
여름에 빨래를 할 때는 마지막 헹굼물에 식초를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덜 말랐을 때 나는 퀴퀴한 냄새를 막을 수 있다. 살림 에세이집 '담양댁의 열두 달 살림법'의 저자 박지현씨는 눅눅한 빨래를 빨리 말리고 싶을 때 광목 커버를 씌운 작은 옷걸이 박스나 세탁소에서 사용하는 옷 포장용 비닐을 활용한다. 말릴 옷을 옷걸이에 건 다음, 광목 커버나 옷 포장용 비닐을 씌우고 입구 부분에 선풍기나 헤어드라이어의 머리 부분을 넣어 바람을 쐬어주는 것. 어느 정도 마르면 꺼내서 공기 중에서 건조시킨다.
자주 세탁하기 어려운 이불이나 매트리스 등은 습기 없이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용한 이불은 의자 등에 걸쳐두었다가 습기를 증발시킨 다음 장에 넣는다. 바로 개서 넣을 경우, 접히는 곳에 신문지를 말아 넣으면 수분을 흡수하고 이불 사이에 공기층이 생겨 좀 더 보송보송해진다.
실내에 습기가 많아 냄새가 날 땐 허브 등을 이용하면 탈취 및 방향 효과를 볼 수 있다. 무성하게 자란 로즈메리를 줄기째 잘라 걸어두면 잎사귀를 문지를 때마다 상쾌한 향이 난다. 한약재를 이용한 향첩도 좋다. 박씨는 "향첩에 들어갈 한약재는 향기가 강한 것이 좋다"면서 "당귀·천궁·육계(계피)·사인·초두구·백두구·박하·용뇌·정향·곽향·목향·백지 등이 알맞으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몇 가지 골라 작은 천 주머니에 넣어 사용하면 좋다"고 조언한다.
천 주머니가 없다면 바구니에 넣거나 천 조각에 얹어 보자기처럼 묶어 냄새가 주로 나는 곳에 놓아두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