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온의 명상이야기 96
중병에 걸린 엄마와의 대화
요즘 참여하고 있는 건강강좌에서 미국의 싸이먼 박사가 지적하는 나쁜 대화법이 인상 깊어 여기에 실어 봅니다.
중병에 걸린 엄마와 엄마를 보살피는 딸의 대화였습니다. 엄마는 평소에 단 과자나 군것질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량의 과자와 빵을 숨겨놓고 먹다가 딸에게 들키고 말았습니다. 딸은 화가 나서 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엄마! 제정신이야? 의사가 경고했는데도 그렇게 설탕 덩어리만 먹다가는 곧 죽게 될 거야. 과자 이리 내놓지 못해?”
싸이먼 박사는 딸이 하고있는 ‘단정’과 ‘명령’이 들어간 대화는 폭력적인 대화라고 못박았습니다. 그렇다면 그 반대의 비폭력 대화는 어떤 걸까요?
먼저 자신이 바라보기에 어떻다고 하는 ‘관찰’의 말이 들어가야 하고, 다음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말하고, ‘자신의 욕구’는 이런 거라고 솔직히 밝히고, 마지막으로 ‘의뢰와 요청’을 해야 합니다.
“내가 보기에 엄마가 요즘 단 과자와 빵을 너무 자주 먹는 것 같아. 엄마의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병이 악화될까봐 난 너무 불안해. 군것질 횟수를 조금씩 줄여나가면 어떨까? 대신 엄마가 좋아하는 과일과 채소를 먹고 엄마가 건강해졌으면 좋겠어.”
가만 저의 지난날을 생각해보니 가까운 사이일수록 폭력적인 대화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 배경엔 저의 불안과 걱정이 담겨있었고, 저도 모르게 분노와 좌절의 감정과 함께 명령적이고 단정적인 말들을 내뱉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상대는 옳은 말이라 할지라도 큰 상처를 입고 제 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는커녕 마음의 문을 닫고 더 엇나갔던 예가 많았습니다. 어쩌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줄 알면서도 순간적으로 평정심을 잃고 폭력적인 대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내 마음의 평화가, 상대와 이 세상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명상과 마음공부, 비폭력 대화의 연습을 꾸준히 해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