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 마을인생학교 동무들이 순례를 떠나고 나니 일꾼들이 그립습니다.
논으로 풀 매러 가야허는디 일꾼들이 적어 망설여 지네요.
정말 든 자리 보다 난 자리가 아쉽다는 것이 실감되는 시간이지요.
그래도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그 자리들을 조금씩 메워가는 지혜를 배우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한 모둠은 비닐을 걷어내고 많이 자란 풀들을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나머지는 감자를 캤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심은 고추, 호박, 오이등 지주대와 줄이 필요한 곳에 작업도 하였네요.
올해 마늘, 양파에 이어 감자를 수확했습니다.
배움터에 크게 도움이 되는 작물이기에 많은 양을 심었는데 마지막에 잎이 타들어 가서 선생님이 안타까워 하십니다. 여러 진단들이 나오는데 알 수 없는 일이지요.
하늘과 땅, 어느것 하나 작물을 키우는데 관여하지 않는 것이 없으니 무엇이 문제인지는 알 수 없으므로 대략 추측할 따름입니다.
다만 저에게 더 중요하게 들려주신 말씀은 " 군소리 말고 주시는 대로 감사하게 받자" 였어요.
이렇든 저렇든 충분하게 받았음에도 자꾸 군소리를 하는 저를 발견하니 바로 울려지는 말씀이었지요.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 육신의 양식을 짓는 것이기도 하지만 하늘과 땅이 주시는 것을 잘 받는 연습의 과정으로 마음의 양식도 함께 공부하는 곳이 아닐까 합니다.
농사라고는 조금도 잘 모르지만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에, 소중하게 배우고 있는 감사한 공부의 내용이지요.
<초록색 감자>
초록색 감자는 아려서 먹기 힘들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선별 작업을 해서 초록빛 감자는 버렸는데 그것을 한데 모아서 내년 종자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니 선별된 초록 감자는 해가 들지 않는 박스에 넣어서 서늘한 곳에 보관하자. |
제법 오랜시간 일을 하니 모두들 땀에 흠뻑 젖었네요.
선생님께서 일꾼들을 위해 고아오신(사모님이 고아주신) 닭백숙, 오늘 수확한 맛있는 감자 덕분에 일꾼들의 이야기꽃이 즐겁게 피었습니다. 참 영주 언니가 맥주를 선물해 주셨어요.
고맙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