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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부부도덕가(天地夫婦道德歌)
이 가사는 신미(辛未, 1932)년에 창작된 작품으로 총 269구로
이루어진 가사이다. 한울님의 도덕이란 부부간에 화합하여
사시순환의 때에 응하여 수신제가(修身齊家) 치산(治産) 도리(道理)를
행하면 요순시대와 같은 태평성세가 올 것을 노래하고 있다.
▣ 본문
어화세상御化世上 저 사람들 자세仔細듣고 요도料度하소.
천지天地시판 마련후磨鍊後에 자고성인自古聖人 내어나서 도덕道德이라 일음하고 많고많은 世上사람 사람마다 교육敎育할제 부실시중不失時中 시행施行하되 경천순천敬天順天 하여내어 계천입극繼天立極 하라하고 일일효유一一曉諭 하옵시는 그 도덕道德 다른 도덕 道德 그 아니 하늘님의 도덕道德일네 사람사람 자세생각仔細生覺 깨달으소.
어찌하여 그러한 고 일일상고一一詳考 하여보면 어느 누가 모를 손가. 허허 이치理致 즐겁도다. 성인도덕聖人道德 교훈敎訓지도 말하자면 진장남震長男 하늘님이 손장녀巽長女로 부부夫婦되야 부화부순夫和婦順
하자하고 부부간夫婦間에 화합化合하여 자고인간自古人間 허다만물許多萬物 물건物件마도 일일제조一一制造 총찰總察하소. 사시순환四時循環 때 응應하여 수신제가修身齊家 치산도리治産道理 하옵시는 그 도덕道德을 설화說話하소 사람사람 교육敎育일세.
이치이자理致理字 그러하니 성인교훈聖人敎訓 전傳한 말씀 시행施行
안코 거역拒逆하면 득죄어천得罪於天 되는 바니 부디 생각生覺 깨 달아서 교훈시행敎訓施行 잘해보세. 교훈시행敎訓施行 잘못하면 득죄부모
得罪父母 그 안인가. 득죄부모得罪父母 되게 되면 용납容納할곳
바이없네. 용납容納할곳 없게 되면 어느 곳에 의지依支할꼬.
의지依支할곳 없을 테니 다시 생각生覺 깨달으소. 천지부모天地父母
조화造化로써 음양양의陰陽兩儀 기운氣運받어 호생지심好生之心
벼리 되고 삼재오행三才五行 고루 갖추어 사대오상四大五常 화和한
몸이 장남장녀長男長女 부부지도夫婦之道 치산도리治産道理 부모은덕
父母恩德 밝혀내어 자손도리子孫道理 하여보세 자고이치自古理致
그렇기로 성인성인聖人聖人 내어나서 그 뜻을 먼저알고 천지부모天地父母 수신제가修身齊家 치산지도治産之道 일일효즉一一效則 받들어서 지성무식至誠無息 시행차施行次고 사람사람 권학勸學일네. 어화세상御化世上 사람들아 이를 좇아 깨달아서 천지부모天地父母 지은지덕至恩至德 지성지극至誠至極 받들어서 위기違其말고 시행施行하세.
부모은덕父母恩德 위기違其않고 시행차施行次면 주야장단晝夜長短 그가운데 한서번복寒暑飜覆 이치理致알고 사시성쇠四時盛衰 그 가운데 순환지리循環之理 때를 알아 시중시중時中時中 받들어서 천리순수天理順數 시행施行하면 그 아니 도덕道德인가 천지부모天地父母 도덕道德
으로 생긴 몸이 천지부모天地父母 도덕道德밝혀 천지부모天地父母 뜻을 내어 자손도리子孫道理 하여보세.
통고금通古今 넓은 천지天地 인사도리人事道理 자손직분子孫職分 그렇건만 아는 사람 떳떳치며 행行할사람 떳떳친고 아는 사람 알았거든 모른 사람 효유曉諭하고 행行할사람 行하거든 아지 못해 못 行하는 그런 사람 모두모두 가르치소. 사람사람 서로서로 화和하여서 사람마다 다 알고 다行하면 도덕군자道德君子 그 아닌가.
지극至極한 하늘님 전前 효자효부孝子孝婦 자연自然되야 대지달효大知達孝 行해 가면 요순세계堯舜世界 이룰 테니 요순지민堯舜之民 그 안인가 요숭지민堯舜之民 저 사람들 불식부지不識不知오 순제지즉順帝之則이 서로서로 말을 하며 수명간천受命于天 먼저하소.
명명도덕明明道德 더 밝히어 교이행도敎以行道 하옵시는 성인교훈聖人敎訓 일일위기一一違其 아니하고 지성효즉至誠效則 시행施行하니 요지일월堯之日月 순지건곤舜之乾坤 태고순풍太古淳風 조을시고鳥乙矢古 자고도리自古道理 그런 고故로 사람마다 도道를배워 덕행德行하라.
지성무식至誠無息 효유曉諭컨만 어찌 그리 못 깨닫고 저와 같이 잘 못 찾아 신고辛苦하노 애달愛怛하다 世上사람 가련可憐하다 世上사람 너의 사람 분수分數없어 가는 운수運數 침혹沉惑되야 오는 운수運數 때를 몰라 그러하냐. 나는 도시道是 모를너라.
사람사람 많은 사람 제일신一身 화생지본化生之本 명명明明하신 하늘님이 생이육지生而育之 교이양지敎而養之 행行하는 법法 음양양의陰陽兩儀 조화造化로써 하는 바를 정녕丁寧이다 다 알 며는 사람마다 그런 이치理致 생각生覺하여 하늘 부모父母 제가지도齊家之道 치산지리
治産之理 뜻을 내어 지성지효至誠至孝 행行하련만 어찌 그리 못 깨닫노.
어서어서 깨달아서 실수失數없이 행行해 보세 어화세상御化世上 많은사람 자세仔細듣고 요도料度하소. 개벽후開闢後 루천우屢千宇에 선천후천先天後天 운運이 역시亦是 다했든가 도로 선천先天 회복回復되야 교역변역交易變易 흥왕시興旺時에 성쇠지운盛衰之運 부동고不同故로
각자위심各自爲心 저 사람들 각언각지各言各知 쟁론중爭論中에 천하분분天下紛紛 요란擾亂하나 천지부모天地父母 무궁조화無窮造化 때 어기곤 안 될 테니 다시 생각生覺 깨달아서 구변구복九變九復 차천지此天地에 다시 시중時中 밝혀내어 사해팔방四海八方 넓은 땅에 부귀빈천富貴貧賤 혐의嫌疑없이 사람사람 가르쳐서 순수천리順數天理 제세濟世하세.
제세지운濟世之運 그러하니 천지조화天地造化 생긴 몸이 천지조화天地造化 어기고는 매사불성每事不成 될 것이니 자내조화子乃造化 믿지 말고 자내지식子乃知識 조타마소 자내子乃사람 지식조화知識造化 조타한들 하늘 지식知識 당當할소며 하늘 조화造化 당當하것나.
부질없이 그런 생각生覺 두지 말고 경천순천敬天順天 도道를닦아 성인교훈聖人敎訓 시행施行해서 계천입극繼天立極 체천體天하세 그리 알고 시행施行하면 천조지응天助地應 조화造化받아 자연지리自然之理 성운성덕聖運聖德 창昌할테니 자내子乃사람 뜻있거든 아니 잊고 시행施行할까 그는 또한 그러하나 시운시경時運時景 둘러보니 때 운수運數 조을시구鳥乙矢口 황하일청黃河一淸 때가 온가 건곤정위乾坤定位 덕합德合되야 정음정양正陰正陽 배합配合되니 상생지리相生之理 무궁조화無窮造化 무궁無窮일세. 청천靑天의 나는 청학靑鶴 생자장양生子長養 몇일런고. 비거비래飛去飛來 자주 하니 청림세계靑林世界 이룰 땐가 그도 또한 의심疑心이요 천상영대天上靈臺 저 봉조鳳鳥는 오음성五音聲을 고루 내어 시호시호時乎時乎 때를 불러 인간봉조人間鳳鳥 날 깨우니 춘말하초春末夏初 때가 와서 매매유계성枚枚惟鷄聲 이루려나. 그도 또한 의심疑心이요 용담수龍潭水 잠긴 용龍이 수도수신修道修身 몇일런고.
승천升天할 때 되었든가 오색채운五色彩雲 영롱玲瓏한데 운행우시雲行雨時 하랴하니 그도 또한 疑心이요 맹호출림猛虎出林 때가 온가. 풍도임호風導林虎 고종풍故從風 이뤄내니 그도 또한 의심疑心이요 서북풍西北風 찬바람의 만리백운萬里白雲 분분紛紛한데 동남풍東南風 화和한 바람 유능제강有能制剛 하여내어 그 풍진風塵을 소제차掃除次로 천지성운天地盛運 성시聖時따라 날로 점점漸漸 화창和暢하니 그도 또한 의심疑心이요.
낙서지운洛書之運 사구금운四九金運 다 진盡하고 용언하도龍焉河圖 임자위시壬子爲始 자축운子丑運이 거의 간가 동지한식冬至寒食 백년중百年中에 소남운수小男運數 기운氣運받아 떠온 일광日光 서산西山의 넘어가고
춘말하초春末夏初 때 응應하야 진위천근震爲天根 장남운수長男運數
기운氣運받아 떠온 일광日光 중천中天에 밝아 오니 그도 또한 시경時景이요
일건천一乾天 태극성太極星이 남방이허南方離虛 돌아드니 남진원만南辰圓滿 그 아니며
팔곤지八坤之 직녀성織女星이 육감수六坎水 돌아드니 북하회두北河回頭 확실的實하다.
건곤정위乾坤定位 여차如此하니 시화시풍是化是豊 좋은 때라. 아니 놀고 무엇 하리. 하늘님이 주신 성품品性 호생지심好生之心 찾아내어 부모父母섬겨 효행孝行하고 형제兄弟섬겨 우애友愛하며 놀고놀고 놀아보세. 이와 같은 희호세계熙皥世界 구투서절狗偸鼠竊 너의 운수運數
운運이 역시亦是 다했으니 너의 어찌 하자말고 석화石火같이 살아져서 흔적痕迹없이 될 것이니 수원수구誰怨誰咎 할 곳 없다 너의 운수運數 그뿐이니 무가내無可奈라 할 길 없다. 때 운수運數 성운쇠운盛運衰運 그 가운데 성쇠지운盛衰之運 부동고不同故로 성盛한 운수運數 흥왕興旺하나 쇠衰한 운수運數 그러하니 사람사람 많은 사람 성쇠지운盛衰之運 자세仔細살펴 쇠衰한 운수運數 던져두고 성운성덕盛運盛德 운수運數따라 일일습도一一習道 하게 되면 사람마다 조련 이와 그리 시행施行 아니하고 나의 교훈敎訓 어기 오면 부지하경不知何境 다 될 테니
부디 생각生覺 깨달아서 실시失時말고 시행施行하여 자내子乃사람 오는 운수運數 자내子乃사람 살펴내어 실수失數없이 창昌해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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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天地始判(천지시판) 磨鍊後(마련후)에 : 아주 오랜 옛날 하늘과 땅이 처음으로 나누어지기 시작한 이후로부터 지금까지.
* 不失時中(부실시중) : 시중을 잃지 않다. ‘시중’은 때에 따라 中庸을 알맞게 행하는 것으로, 『중용』2장에 "군자의 중용은 군자로서 때에 따라 중용을 알맞게 행하는 것이고, 소인의 중용은 소인으로서 거리낌 없이 행하는 것이다. 君子之中庸 君子而時中 小人之中庸 小人而無忌憚也"라 하였다. 이는 군자는 천명을 알기 때문에 두려워하고 하늘이 부여한 나에게 있음을 알기 때문에 경계하고 두려워하여 ‘시중’을 행한다. 이 시중은 바로 ‘和’와 같은 것이다. 소인은 이와 反한다.
* 繼天立極(계천입극) : 하늘의 명을 이어받아 극(極:不二의 準則)을 세우시어.
* 震長男(진장남) : 진은 팔괘(八卦) 중 네 번째 괘인 진하련괘(震下連卦)로써, 장남에 해당한다. 이음(二陰) 속에 일양(一陽)이 처하여 문이 열려 있는 상이므로, 일양(一陽)이 밖으로 강건하게 움직여 나가는 뜻이 있다. 우레가 진동하는 상이며, 물상(物象)으로는 발[족(足)], 용(龍), 대로(大路) 등이 이에 해당한다. 땅 속의 초목이 싹터 나오는 상이라, 오행상으로 양목(陽木)에 속하며, 후천팔괘로는 해 뜨는 동방(東方)에 속한다.
* 巽長女(손장녀) : ‘손(巽)’은 오손풍(五巽風)으로 팔괘 중 다섯 번째 괘이다. 장녀(長女)에 해당한다. 두 몸(己己)이 하나로 합하여 같이(共) 더불 듯이 안으로 지극히 공순한 괘이다. 본래 바람은 매우 겸손하여 위에서 아래로 불고 밖에서 안으로 파고드는 속성이 있다. 손은 음이 강한 양 아래에 처하여 공순히 따르는 괘 상이다.
* 夫和婦順(부화부순) : 부부가 사이좋게 지냄. 지아비는 따스하고 지어미는 순종함.
* 詩多萬物(시다만물) : ‘시(詩)’는 ‘허(許)’의 오기(誤記).
* 一一制造(일일제조) : 부부는 음양의 합이 이루어지는 근원이다. 이 음양의 합을 통하여 인간이나 만물이 만들어지고 생장하는 것이다.
* 天地父母(천지부모) 造化(조화)로셔 : 천은 양, 지는 음을 대표하는 것으로 이를 중심으로 만물[팔괘]이 형성된다. 즉 천지(天地)인 양(陽)과 음(陰)이 결합하여 차례로 우레[진(震)], 물[감(坎)], 산[간(艮)]을 낳아 양 괘가 되고, 다음으로 바람[손(巽)], 불[리(離)], 못[태(兌)]을 낳아 음 괘가 되어 팔괘를 형성시키는데, 이를 인간에게 비유할 때 하늘 괘는 아버지 괘가 되고 땅 괘는 어머니 괘가 되어 양 괘인 삼형제와 음 괘인 삼남매를 두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천지는 대우주 인간은 소우주, 또는 천지는 대가족 인간은 소가족이라는 인식을 형성시킨 것이다. 그러므로 천지를 부모가 조화를 이룸으로써 목덕(동방, 봄)의 왕성한 운수가 생겨난 것이다.
* 好生之心(호생지심) : 자애심이 많아 살생하기를 꺼리는 마음.
* 三才五行(삼재오행) : 삼재는 위로 하늘이 바탕이 되고, 아래로는 땅이 바탕이 되고, 중간에 사람이 참여하여 바탕이 되는 것을 말한다. 우리 민족의 정신적 뿌리는 바로 이 삼재사상에 있다. 오행은 수화목금토의 다섯 가지를 말한다. 사람의 형성을 오행으로 보면, 어머니 뱃속에서 태아의 형체가 이루어질 때도 정액 즉 수액으로 엉겨서 화로써 기혈이 흐르고, 목으로써 모발이 생기고, 금으로써 골격이 생기고, 토로써 피부가 생겨 완전한 형체를 갖추는 것이다.
* 四大五常(사대오상) : ‘사대’는 만유(萬有)의 물질을 구성하는 네 가지 원소(元素)인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을 말하며, ‘오상’은 사람이 항상 하여야 할 다섯 가지의 덕목으로, 곧 인(仁)ㆍ의(義)ㆍ예(禮)ㆍ지(智)ㆍ신(信)을 말함.
* 四時盛衰(사시성쇠) 그 가운데 循環之理(순환지리) 때를 알어:
『동경대전』 「포덕문」의 첫머리에
盖自上古以來 春秋迭代 四時盛衰 不遷不易 是亦天主造化之迹
개자상고이래 춘추질대 사시성쇠 불천불역 시역천주조화지적
저 옛적부터 봄과 가을이 갈아들고 사시가 성하고 쇠함이 옮기지도
아니하고 바뀌지도 아니하니 이 또한 한울님 조화의 자취가
昭然于天下也 愚夫愚民 未知雨露之澤 知其無爲而化矣
소연우천하야 우부우민 미지우로지택 지기무위이화의
천하에 뚜렷한 것이로되 어리석은 사람들은 비와 이슬의 혜택을 알지
못하고 무위이화로 알더니,
라고 하여 천지의 생성이 ‘무위이화’ 즉 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천주의 조화의 자취’라 하여 천지가 신비스러운 과정을 통해서 사람이 살기 알맞은 환경조건을 만들어놓고 다음에 인간을 태어나게 했다는
동학의 ‘우주관’을 말하고 있다. 저절로 이루어진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말이다.
* 大知達孝(대지달효) : 천하 사람이 공통적으로 일컫는 효를 ‘달효’라 하고, 무왕과 주공을 두고 보편타당한 효를 행한 사람이라고 하였다. 『중용』 19장 “武王周公 其達孝矣乎” 그리고 구체적인 효에 대해서는 “부효자 선계인지지 선술인지사자야 夫孝者 善繼人之志 善述人之事者也 효는 사람의 뜻을 잘 계승하며, 사람의 일을 잘 전술하는 것이다.”
* 明明其德(명명기덕) : 밝은 그 덕을 밝힌다. 『大學』의 ‘삼강령(三綱領)’ 중의 하나로 ‘명명덕(明明德)’을 말하고 있는데 덕(德)은 원래의 글자는 ‘悳’으로 곧음(直)과 마음(心)의 합체자이다. 즉 덕이라는 글자의 원래의 뜻은 ‘곧게 발휘될 수 있는 마음의 능력’이 된다. 여기서 ‘곧게 발휘될 수 있는 마음의 능력’이란 곧 마음의 근원이 되는 생생한 의지 즉 성(性)이다. 마음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즉 성을 회복하여 밝히는 것이 바로 큰 학문(대학)의 요체라고 말하였던 것이다. 교훈가에서 말하는 ‘明明其德’도 대학의 의미와 다름이 아니다. 사람이 한울님으로부터 품부 받은 밝고 맑은 본성을 다시 밝히는 것이다.
* 堯之日月(요지일월) 舜之乾坤(순지건곤) : 태평한 요순시절을 말함.
요일월(堯日月) 순건곤(舜乾坤) 또는 요천순일(堯天舜日)과 같은 말. 요임금 순임금이 계시선 때와 같은 동락태평(同樂太平)할 수 있는 대동(大同)의 세상. 성대(聖代)인 요임금 순임금의 어진 덕치가 펼쳐지는 세상. 성수침(成守琛)의 “이려도 태평성대 저러하여도 성대(聖代)로다 / 요지일월(堯之日月)이요 순지건곤(舜之乾坤)이라 / 우리도 태평성대에 놀고놀가 하노라”는 시조도 태평성대에 대한 찬양을 기저로 하는 노래들이다.
* 開闢後(개벽후) 屢千宇(루천우)에: ‘개벽’이란 역(易)의 원리로 밝혀진 우주의 섭리가 순환지리로 바뀌어 변하는 것을 말함. 천지가 처음 열린 후 즉 복희씨이후 오만년의 세월이 지나가는 동안 선천과 후천이 바뀌어가며 흘러왔다.
* 도로先天(선천) 回復(회복)되야 : 수운이 태어난 후를 선천회복의 시점으로 잡고, 수운이후를 후천으로 동학은 잡고 있다.
* 盛衰之運(성쇠지운) 不同(부동)이나 : 성하고 쇠하는 운은 같지 않으나. 흔히 음과 양을 양극으로 대립하는 것으로 보지만, 실제 음과 양은 원형적인 양극으로서 상보성(相補性)을 표상하고 있다. 이 말은 음과 양 반드시 서로에게 의지해야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므로 음양 대대(待對)가 아니라 상호보완의 관계라는 것이다. 즉 음ㆍ양이 모순과 차별의 세계가 아니라 전체성과 조화성, 통일성을 가지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음양은 성쇠가 아니라 병립의 관계인 것이다.
* 各自爲心(각자위심) : 사람마다 제 마음대로 함. 각기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마음.
* 各言各知(각언각지) : 각자 아는 데로 말하다.
* 九變九復(구변구복) : 천지가 아홉 번 변하고 아홉 번 뒤집어짐. 후천팔괘에서 가장 큰 수가 9이며, 최대의 변국을 뜻하는 수이다. 한편 9는 기수(奇數) 중 가장 큰 수로 양이 완성된 수이다. 9는 구(久)와 같은 발음으로 장구(長久)의 의미를 같기도 하며 존귀 또는 길상의 상징적인 부호로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구천(九天), 99칸 집, 구중궁궐(九重宮闕)에서 9가 쓰이기도 한다.
* 時中(시중) : 때에 따라 中庸을 알맞게 행하는 것. 『중용』2장에
君子之中庸 君子而時中 小人之中庸 小人而無忌憚也
군자지중용 군자이시중 소인지중용 소인이무기탄야
군자의 중용은 군자로서 때에 따라 중용을 알맞게 행하는 것이고,
소인의 중용은 소인으로서 거리낌 없이 행하는 것이다.
라 하였는데, 이는 군자는 천명을 알기 때문에 두려워하고 하늘이
부여한 나에게 있음을 알기 때문에 경계하고 두려워하여 ‘시중’을
행한다. 이 시중은 바로 ‘和’와 같은 것이다. 소인은 이와 反한다.
* 順數天理(순수천리) : 선천팔괘의 방위도(方位圖)로 상하의 축이 되는 위와 아래에 하늘 괘인 일건천(一乾天)과 땅 괘인 팔곤지(八坤地)가 그 위치를 바로 정함에 따라 산 괘인 칠간산(七艮山)과 못 괘인 이태택(二兌澤)이 ‘산택통기(山澤通氣)’를 하게 되고, 우레 궤인 사진뢰(四辰雷)와 바람 괘인 오손풍(五巽風)이 서로 부딪혀 조화를 빠르게 멀리까지 이루어 베풀어주는 ‘신뢰열풍(迅雷烈風)’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같이 팔괘가 오행의 상생의 구조적 정형과 완전히 일치한 상태가 바로 순수천리이다. 이 같은 모습일 때 만물은 모든 변화와 조화가 때에 맞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 繼天立極(계천입극) : 하늘의 명을 이어받아 극(極:不二의 準則)을 세우시어.
* 體天(체천) : 하늘을 근본으로 하다.
* 乾坤定位(건곤정위) : 복희 팔괘에서 제자리에 있던 건곤이 문왕 팔괘에서는 위치를 바꾸었다. 이제 선천이 다시 왔으므로 ‘천지정위’ 곧 높은 하늘(一乾天)과 낮은 땅(八坤地)이 상하로 그 위치를 정함을 말한다.
* 正陰正陽(정음정양) : 하도선천팔괘는 1에서 10까지의 수의 배치가 오행적인 구조의 정형과 완전히 일치한다. 즉 (1ㆍ6), (2ㆍ7), (3ㆍ8), (4ㆍ9), (5ㆍ10)의 구조에서 생수와 성수의 결합이 정확히 (음ㆍ양), (양ㆍ음)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어 정음과 정양의 결합이다.
* 相生之理(상생지리) : 오행설에서 목(木)에서 화(火)가, 화에서 토(土)가, 토에서 금(金)이 금에서 수(水)가, 수에서 목(木)이 생(生)하는 이치.
31) 靑林世界(청림세계) : 겨울이 지나고 봄이 돌아옴을 말하는 것임. 또한 봄은 이상향, 풍요함, 안락함을 상징한다. 동학(東學)이 이상(理想)으로 여기는 세상.
* 靈臺(영대) : 주나라 문왕이 백성들을 동원하여 세웠다고 하는 누대. 백성들이 다들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여, 쉽게 이루어졌다고 함. 『시경(詩經)』 「대아(大雅) 영대(靈臺)」 편에 있음.
* 저鳳鳥(봉조)는 五音聲(오음성)을 고루 내어 時乎時乎(시호시호) 때를불러: ‘봉황’은 상서로운 상상의 새로, 오동나무에 깃들이고, 예천(醴泉)을 마시고, 덕이 높은 천자가 나타나 태평성세가 오면 나타나는 새이다. 수컷을 봉이라 하고, 암컷을 황이라 한다. ‘시호시호’는 ‘시절이 이르렀음을 직시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후천의 운이 개벽’하는 시기로 그 운은 다가왔지만 ‘때’가 빨리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34) 春末夏初(춘말하초) : 춘(春)의 말(末)은 3월이요, 하초(夏初)는 4월이다. 3월은 진(辰), 4월은 사(巳)이다. 진사는 34요, 동방(東方)이요, 목(木)이다. 결운(訣云)에 “진사성인출(辰巳聖人出)”이라 했으니 동방에서 성인이 나온다고 했다.
* 枚枚惟鷄聲(매매유계성) : 가지마다 닭의 소리가 울리다.
* 風導林虎 故從風(풍도림호고종풍) :
『동경대전』 「영소」에 나오는 말이다.
魚變成龍潭有魚 風導林虎故從風 風來有迹去無迹 月前顧後每是前
어변성룡담유어 풍도림호고종풍 풍래유적거무적 월전고후매시전
고기가 변하여 용이 되었으나 못에는 여전히 고기가 있고, 바람이
숲 속에서 범을 일으켜 나오게 하였으나 바람은 여전히 불고 있다.
바람이 불어오는 것은 자취가 있으나 가는 것은 자취가 없고,
달 앞에서 뒤를 돌아보면 언제나 앞이로다.
‘세상이 변한 뒤에도 그 근원이 되는 것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는 말.
* 四九金運(사구금운) : 선천하도에서 금에 해당하는 생수 4와 성수 9를 말한다. 이 사구금은 후천팔괘에서는 이칠화(二七火)와 서로 자리를 바꾸어 위치하고 있다. 이것을 금화교역(金火交易)이라고 한다. 곧 근원이 바뀐다는 말이다. 물(1,6수)은 물이 나오는 근원이 바뀔 수 없고, 또 중앙의 흙(5,10토)도 늘 그 자리에 있고, 나무(3,8목)도 그 자리에 서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불(2,7화)은 사르는 곳이 근원이 되고, 쇠(4,9금)는 얼마든지 캐내면 되므로 금화가 교역이 된다는 말이다. 이러한 낙서의 모습은 주역의 완성의 수인 10을 제외한 9수로 이루어져 있는 데 기인한다. 곧 수의 공간적 배지에서 생수와 성수의 결합은 이루고 있으나 음양의 합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최후의 완성수인 10을 제외함으로써 천도의 완성된 모습은 표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장 변화를 시킬 수는 있어도 창생(創生)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 壬子爲始(임자위시) : 임과 자로 시작을 삼으니. ‘임(壬)’은 천간(天干)의 아홉째 위(位)로 오행으로는 물[水]에 속하고 방위로는 북방에 속한다. 임자를 임신한다는 ‘姙(애밸임)’자라고 하여 모든 생물이 임(壬)의 수액[정액(精液)]으로 포태[임신(姙娠)]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자(子)’는 지지(地支)의 첫 번째 위로서 ‘孶(새끼칠 자)’에서 따온 것이다. ‘하늘이 자에서 열린다(天開於子)’라 하여 시작을 의미한다. 모든 종자가 새끼치기를 시작하여 결국 열매를 맺기 때문에 ‘열매 자’라고 한다. 한밤중인 12시에 해당하며, ‘일양시생(一陽始生)’이라 하여 하나의 양이 처음으로 꿈틀거리는 동지(冬至)에 해당한다.
* 子丑運(자축운) : 다시 선천의 시대로 돌아옴. ‘천개어자(天開於子)’ 즉 하늘이 자에서 열리고, ‘지개어축(地開於丑)’ 땅이 축에서 열린다고 하였으니, 하나의 양이 처음으로 땅속에서 꿈틀거리는 ‘일양시생(一陽始生)’ 하여 열매를 맺는 시기. 임자위시와 같은 말.
* 冬至寒食(동지한식) 百年中(백년중)에: ‘백년중(百年中)’은 ‘백오중(百五中)’의 오기(誤記). 동지와 한식은 이십사절기의 하나로, 동지가 지난 뒤 105일이 되는 날이 바로 한식이다. 동지가 대설과 소한 사이에 드는데, 양력 12월22일이나 23일이 되고, 한식이 4월5일이나 6일쯤 되니 두 절기 사이의 날 수가 105이다. 예전에는 한식날에 나라에서는 종묘와 각 능원(陵園)에 제향(祭享)을, 여염(閭閻)에서는 조상의 무덤에 제사를 지냈다.
* 少男運數(소남운수) : 팔괘 중 칠간산(七艮山)괘를 말한다. ‘칠간산’은 해가 동트는 뿌리이다. 곧 새벽이 동트는 곳이 동북방을 가리킨다. 뿌리를 뽑으면 초목이 죽게 되므로 근본이치는 산과 같이 옮길 수 없다. 간은 밝은 양이 아래의 어린 음을 보호하고 지켜서 그릇되지 않도록 굳건히 막는 괘 상이다.
* 一乾天(일건천) 太極星(태극성) : 일건천은 하늘 괘로 볕을 받아 위의 하늘로 밝은 생명이 움터 자라는 모습. 또한 건이 천지인삼재를 대표하는 주체이며, 하늘의 굳건한 운행법도가 십간(十干)으로써 ‘종즉유시(終則有始)’하여 쉼 없이 운행함을 뜻한다.
* 南方離虛(남방이허) : 팔괘에서 이(離)괘는 방향이 남(南)에 해당하며, 오행으로 화(火)에 속한다. 이 괘는 새떼가 날아올라 흩어지듯이 불꽃이 타올라 흩어지는 운세.
* 南辰圓滿(남진원만) : 남쪽으로는 별이 가득 차오르고.
* 八坤之(팔곤지) 織女星(직녀성) : 팔괘의 마지막 괘로 땅이(土) 초목의 줄기와 가지를 튼튼히 뻗게 하여 화육하고 신장함(申). 신(申)은 종자인 하늘의 갑(甲)을 받아 만물을 발아 숙성시킨다. 초가을에 해당하는 지지이며, 햇곡식을 절규와 공이로 찧음을 뜻하기도 한다.
* 六坎水(육감수) : 팔괘에서 여섯 번째 괘. 흙이 패여 구덩이를 이룬 상. 물이 흐르다 보면 자연 흙이 패며, 물구덩이를 이루게 마련이다. 감(坎)은 밝은 양이 어두운 음 사이에 빠져들어 험난함을 겪는 괘 상이지만 중심이 양으로 건실하여 물 흐르듯 잘 이겨낸다는 뜻도 있다.
* 北河回頭(북하회두) : 북으로는 은하수가 둘러져 있구나. ‘南辰圓滿 北河回頭’ 『동경대전』 「우음」에 나오는 “南辰圓滿北河回” ‘남쪽으로는 별이 가득 차오르고 북으로는 은하수가 둘러져 있구나’라는 말. 우주의 변화를 뜻하는 말. 『동경대전』 「우음1」에 나오는 “南辰圓滿北河回 大道如天脫劫灰”에서 나온 말. 우주의 변화를 뜻하는 말.
* 是化是豊(시화시풍) : 이렇게 사람들은 조화롭고 곡식이 풍년이 들어 좋은 때에.
* 熙皥世界(희호세계) : 밝은 세계. 동학에서는 수운이 살아있을 대를 선천으로 보고 수운이 사형을 당한 후 죽은 이후를 후천으로 보고 있다. 밝은 세계는 하루를 오전을 선천, 오후를 후천, 일 년을 계절별로 봄과 여름이 선천, 가을과 겨울을 후천으로 볼 때 희호세계는 후천에서 선천으로 돌아온 시점이다.
* 狗偸鼠竊(구투서절) : 좀도둑을 뜻하는 말. ‘구투’는
개의 흉내를 내어 몰래 들어가 훔치는 도둑.
* 石火(석화) : ‘석화’는 돌과 돌이, 또는 돌과 쇠붙이가 부딪쳐 튀는
불똥. ‘몹시 빠르고 짧음’ 또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 無可柰(무가내)라 : 가히 어찌할 수 없음
* 不知何境(부지하경) : 자신이 놓인 상황이 또는 곳이
어디인지를 알지 못하는 모습.
※ 해석이 원문이 바라는 내용과 다를 수 있으니 참고로 보기 바람.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