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뭉클한 뉴스
2023년 7월 27일은 한국전쟁 정전 협정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1950년 북한 괴뢰공산 집단은 소련제 신형 무기 탱크와 대포를 앞세워 무단으로 남침을 감행함으로써 한반도 적화통일을 꾀했었다. 절체절명의 위기가 코앞에 다다를 때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를 부를 사건이 일어났으니 1950년 9월 15일에 단행된 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이었다. 9월 28일 서울을 수복한 연합군은 그 여세를 몰고 이 땅에 자유 민주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10월 1일에 북위 38도 선을 통과하고 북진통일을 향하여 진군했다. 이에 위협을 느낀 중공군의 개입으로 전세는 역전되어 1951년 1월 4일에 대대적인 후퇴작전을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밀고 당기는 전쟁은 3년 동안 지속되었고 통일 없는 휴전을 반대하던 한국의 뜻을 저버리고 더 이상의 피해를 막는다는 이유로 피아간에 정전협정을 체결했으니 그날이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이를 기리고자 한미 양국은 대대적인 행사를 개최하여 한미 동맹을 과시했다.
우선 미국 현지시간 7월 27일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한국전 참전기념비재단(KWVMF)의 주관으로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참전용사, 유가족, 한미 참전단체, 유엔 참전국 대표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제이미 곤살레스 국방부 실종자확인국(DPAA) 참모장을 비롯하여 국무부인사, 전 주한미군 사령관들이 참석했고, 한국 측에서는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 외 여러 인사가 같이했다. 한국도 7월 27일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여 대통령을 비롯하여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유엔군 참전용사 62명이 국군 및 유엔사 의장병의 호위를 받으며 무대에서 오를 때 대통령은 그들을 따뜻하게 영접했다. 이어 기념사를 통해 “자유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 바친 참전용사들의 넋을 추모하며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참전 용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정전 70년 동안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되었고 자칭 전승 기념일이라고 자랑하는 북한은 테러국, 최빈국의 오명을 아직도 뒤집어쓰고 있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러나 이런 행사보다 더 감동적인 소식이 있다. 한국전쟁 한국군 참전용사 7분의 유해가 국내 봉환된 것이다. 이 유해는 미국 하와이에서 공군 수송기 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했는데 한국전쟁 당시 미군부대 복무하다가 전사한 한국군 병사들이다. 이 유해는 1950년부터 1953년까지 미군 전사자 유해 팀에 의해 수습되었으나 신원 미확인으로 하와이에 안장되어 있었다. 그중 이들은 한국정부의 노력으로 신원이 확인되어 송환된 것이다. 이는 한미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한 ‘한국전쟁 한국군 유해 발굴 및 송환사업’의 결과다. 현재 2000년부터 총 111명의 유해를 송환했고 향후 5년 안에 1만 명 유해 송환을 목표로 계속 노력하고 있다. 이번 유해 송환에 남달리 감동적인 이유는 7분의 유해가 7월 26일 늦은 밤 서울공항에 도착했을 때 대통령과 군 고위 지휘관들이 직접 맞이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는 조국을 위하여 피 흘린 사람들이 홀대받고 공산당에 부역했던 인사들이 국가유공자로 예우를 받고 있다. 이 나라의 자유 수호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은 순국선열들보다 나라에 해악을 끼친 세력들이 유례없이 큰소리를 치는 때에 일어난 일이라서 특별했다. 7분의 유해 중 2위(位)는 1995년과 2018년 북한이 미국으로 송환하고 고국의 품에 안긴 것인데 그중에 고(故) 최임락 일병의 유해만 유일하게 확인되었다. 최임락 일병은 1931년 울산에서 출생했다. 19세 되던 1950년에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육군에 자원입대했다. 이후 카투사로 미 사단에 배치돼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고, 1950년 10월 함경남도 이원항에 상륙 후 이어진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최 일병의 형인 고(故) 최상락 하사도 전쟁 중 전사했다. 그 나머지 미확인된 유해들도 최 일병과 별 다르지 않은 사정을 안고 고국의 품으로 73년 만에 안긴 것이다. 험악한 시대를 만나서 조국을 위하여 청춘의 꽃도 다 피지 못하고 져버린 이들의 숭고한 희생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런 순국선열을 태운 특별수송기 앞에 대통령과 정부 부처 주요 인사들이 도열해 유해가 조국의 땅에 첫발을 내디딜 때 예포 21발과 함께 유해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며 예우했다. 이날 유해 봉환식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등 대통령실 관계자를 비롯해 이종섭 국방부장관, 김승겸 합참의장, 박정환, 이종호, 정상화 육해공군 참모총장,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등 한국군 최고 지휘관들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도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참으로 가슴이 뭉클한 순간이었다.
대한민국은 지금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 있는 경제부국이요 군사강국으로 세계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자랑스러운 나라다. 정전 후 70년 동안 이런 역사적인 쾌거를 이루었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이룬 것이라 더욱 자랑스러운 역사다. 그러나 후손들이 살기 좋은 조국 대한민국에서 잘 살게 된 이유 근저에는 이렇게 이름도 모를 무명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들의 공을 기리는 것은 후손들의 몫이요 진짜 국가다운 면모다. 뒤늦게라도 나라꼴이 제대로 되어가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정전 협정 7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역사의 한 순간을 장식한 7분의 유해 봉환식을 보면서 까닭을 알만한 감동이 가슴에 사무치는 이유다. 좋은 나라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줄 사명을 깨닫는다. “이렇게 규례를 어기고 왕께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이다”(에스더 4:16).
2023.70.27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개최된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한국전 참전 유엔장병 이 무대에 오르고 대통령은 이들을 환영했다.
2023년 7월 27일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한국전 참전기념비재단(KWVMF)의 주관으로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기념사를 하고 있는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
2023년 7월 26일 한국전쟁 한국군 참전용사 7분의 유해가 하와이에서 서울공항에 도착하자 대통령 이하 정부 인사들과 군 최고 지휘관들이 거수로 경례하며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