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1기 54. 팔라완 여행 셋째 날. Nothing
다음 날 호텔 조식이 끝나자 역시 호텔 앞에 우리가 타야 할 차다 머문다.
또 다른 일행이 만들어져 함께 차를 타고 달린다.
얼마를 달리고 나니 모두들 차에서 내리라고 한다. 이제 배를 타고 가게 된다.
안내인이 배 표를 구하러 간 사이 우리는 따로 떨어져 해변을 서성이며 먼 바다를 바라보았다.
"저게 뭐지?" 남편과 나는 눈이 둥그레 진다.
목에 사자처럼 갈키가 무성한 큰 동물이 엄청나게 큰 입을 벌리고 몇 마리씩 떼를 지어 헤엄쳐 온다.
처음 보는 동물이다. 너무나 신기하다.
우리는 급히 가까운 안내소로 달려갔다.
저기 오는 저 동물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 진지하게 그쪽을 손가락질 한다.
그 쪽을 바라보던 직원이 시큰둥하다. "Nothing"
우리가 아무리 여러 번 간곡하게 그 동물을 가리키며 물어도 그의 대답은 여전하다. "Nothing"
"Nothing이라니! 당신, 왜 그렇게 성의 없이 대답하는 거야?"
거의 항의조가 되어 자꾸 물으니 그가 할 수 없다는 듯이 일본어로 된 안내 책자 한 권을 건네준다. 한글 책자는 없다고 한다.
불쾌해진 우리는 할 수 없이 나와서 바다를 향해 자꾸만 다가갔다.
어? 착시인가? 정말 아무 것도 없다. 그냥 파도가 친다. '우리가 뭘 본 거지? 그 놈들이 다 가 버렸나?'
이젠 부끄럽고 창피해서 얼른 제자리로 돌아온다.
여전히 그 동물이 떼지어 헤엄쳐 온다. 무성한 갈키와 너무 큰 입. 파도가 만들어 낸 형상에 우리가 깜빡 속았다.
그 사이 우리가 타야 할 배가 왔고 모두들 그 배에 올라 우리를 기다린다.
팔리완의 바다, 파도, 팔라완에서 본 그 신비의 동물 ....Nothing이다.
우리가 본 그 동물을 찍었어야 하는 건데... 그냥 바다입니다.
첫댓글 그 신비한 모습을 찍었어야 하는데..............
정말 Nothing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