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질문 : 일어남 꺼짐을 계속 알아차리다 어느 순간에 뚝 끊어지곤 합니다.
답변 : 집중의 힘이 좋아지면 끊어지는 것이 길어질 것이다. 계속 알아차리고 경행을 열심히 하라. 좌선을 하고 경행을 하는 시간 외에도 묵언을 하면서 알아차리는 시간이 많으면 집중의 힘이 강해질 것이다. 말을 하지 말고 하루 중의 모든 시간을 알아차리도록 노력하라.
< 참고 >
알아차림이 지속되어 집중이 되면 전에 느끼지 못한 많은 현상들이 생깁니다. 그래서 수행자가 집중이 되었을 때는 전혀 새로운 현상이 나타납니다. 집중이 되면 호흡 하나에서도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이 하나하나 자세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는 마음이 고요해서 보는 힘이 강해진 것입니다.
그간 호흡의 일어남, 꺼짐만 보이다가 일어남, 꺼짐 사이에 있는 일어남, 정지, 꺼짐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어남 하나에서도 시작과 중간과 끝이 보입니다. 물론 꺼짐 하나에서도 시작과 중간과 끝으로 진행되는 과정이 자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진행되는 과정이 뚝뚝 끊어져서 보일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집중의 힘입니다. 이런 상태로 집중이 되면 무상을 볼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스승께서 경행을 더 열심히 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경행이 정진력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정진력이 있으면 집중력이 더 강화됩니다. 그래서 경행의 정진력과 좌선의 집중력이 함께 할 때 수행이 더 발전합니다. 일반적으로 스승이 노력이 부족하다고 할 때의 노력은 경행을 의미합니다. 노력이 정진력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수행자와 말을 많이 하면 집중력이 깨집니다. 그래서 수행자끼리 말을 하지 않아야 이미 생긴 집중력이 깨지지 않습니다. 한번 생긴 집중력이 며칠을 갈 때가 있습니다. 이때 지혜의 단계가 올라갈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래서 스승은 각별히 주의하도록 지침을 줍니다.
3. 질문 : 다른 한적한 곳에서 잠시 좌선을 했습니다. 그런데 집중이 아주 잘 되었습니다. 앞으로 혼자서 명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답변 : 여럿이 있는 중에도 혼자서 좌선을 하는 것처럼 생각을 하라. 명상을 하면서 이 사람 저 사람을 볼 필요가 없다. 남한테 신경 쓰지 말고 자기 몸과 마음만 알아차려라. 남에게 신경 쓰지 않으면 여럿이 있어도 혼자 있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남이 하는 행동이나 남이 내는 소리를 보지도 듣지도 말고 내 소리도 내지 마라.
< 참고 >
한적한 곳에서 혼자 수행을 하면 특별한 느낌이 있어 수행이 잘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행이 잘 되는 것도 한 두 번이지 계속 잘되지 않습니다. 수행자가 수행을 시작할 때는 전에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라서 혼자의 힘으로는 어렵습니다. 함께 어울려서 할 때 정해진 시간을 채울 수 있습니다. 혼자서 수행을 할 때는 정해진 시간을 채울 수 없습니다. 정해진 시간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은 수행의 질에 상관없이 인내를 키우는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수행은 자기 습관과의 싸움입니다. 이 싸움이란 인내하면서 버티는 것입니다. 습관은 축적된 성향이라서 쉽게 고쳐지지 않습니다. 이런 성향을 개선하는 데는 일정한 규범의 통제가 필요합니다.
여럿이 모여서 수행을 할 때는 여러 수행자의 잠재적 힘이 모이기 때문에 결속해서 인내하는 힘이 생깁니다. 이런 힘으로 일정수준의 단계에 이르면 나중에 혼자서 수행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습니다. 모여서 수행을 할 때도 혼자 있는 시간과 공간이 있기 마련입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얼마든지 혼자서 수행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여럿이 모여서 수행을 한다고 해도 수행을 하는 것은 혼자입니다. 주위의 시선과 장애 때문에 수행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핑계입니다. 오히려 초보수행자는 남의 눈을 의식하는 것이 수행에 도움이 됩니다. 또 수행은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인데 안에서 일어나는 장애와 밖에 있는 장애가 있습니다. 밖에서 일어나는 소리나 사람으로 인한 장애는 알아차릴 대상이지 피해야할 대상이 아닙니다. 남이 소리를 내서 장애가 생길 때도 대상으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런 장애를 경험하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해서도 조심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