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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유 재영 벌서고 돌아오는 길 먹잠자리 향해 함부로 돌 던진 일 미안하다 피라미 목 내미는 여울 물수제비 뜬 일 미안하다 자벌레 기어가는 산뽕나무 마구 흔든 일 미안하다 냇갈 건너다 미끄러져 송사리 떼 놀라게 한 일 미안하다. 언젠가 추운 밤하늘 혼자 두고 온 어린별 미안하다, 미안하다 |
산뽕나무는 뽕나뭇과의 낙엽 활엽 교목으로서, 봄에 꽃이 피며, 과실은 ‘오디’라 하여 여름에 익고, 잎은 식용으로 쓰며, 나무껍질은 약용으로 쓴다.
뽕나무의 종류에는 중국산인 뽕나무와 우리나라 산에서 자연적으로 흔히 자라는 산뽕나무가 있다. 잎의 끝이 점점 뾰족해지는 것이 뽕나무이고, 잎의 끝이 꼬리처럼 긴 것이 산뽕나무인데, 구분하기가 힘들 만큼 비슷하다. 구지뽕나무는 가시가 있는 데다 잎 모양도 톱니가 없기에 뽕나무 종류의 일반적인 모양새와 확연히 다르다.
예로부터 농상(農桑)이라고 했을 정도로 뽕나무를 키워 누에를 치고 비단을 짜는 일은 농업과 나라의 근본이었다. 뽕잎을 따서 누에를 치고 비단을 짜서 옷을 해 입었다. 또한, 잠실이라고 하여 누에를 키우고 종자를 나누어 주던 곳이 따로 있었을 만큼 양잠은 나라의 귀중한 산업이었다. 뽕나무에 달리는 열매를 오디라고 하는데 검게 익은 오디는 달고 맛이 있어 식용으로 많이 활용되었다.
뽕나무에 기생하는 뽕나무 겨우살이는 상상기생(桑上寄生)이라 하여 귀중한 약재로 취급되었다. 또 뽕나무 그루터기에서 자라는 상황버섯에는 항암효과가 있다고 밝혀져 귀하게 다뤄지고 있다.
뽕나무가 방귀를 ‘뽕뽕’하고 뀌니까 대나무가 ‘대끼놈’하고 야단치니 참나무가 ‘참아라’라고 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전해진다. 아이들에게 일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무들을 아주 손쉽게 가르쳐주기 위한 일종의 교육용 이야깃거리였을 것이다.
서울의 잠실이나 복주산자연휴양림이 있는 잠곡리는 ‘옛날부터 뽕나무를 많이 키워 누에를 치던 지역이었다.’라는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동네 이름이다.
출처 : 장이기(2016). 이야기 숲에서 놀자. 프로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