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이에 일찍이 초견성을 하게 되면... 자기의 본래면목을 보았어도... 형상으로서의 나의 오랜 습성에서 벗어 나오기가 어렵습니다...
나라는 "아상"에서 벗어나긴했어도 확철대오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본래면목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한채...본래면목과 형상으로서의 나 사이를 숱하게 오고 갑니다...
물론 올바른 스승하에서 지도를 받는다면... 훨씬 수월하게 시간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겠지요...
그렇지 않고 혼자 수행할 경우... 내가 깨달은 건지, 깨닫지 않은 건지도 순간 의심할 때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형상으로서의 나를 온전히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불교계에서 견성이라는 울타리를 너무나 높이 쳐놔서... 사람들을 더욱 헷갈리게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계속 공부하다 보면 공부인연이 닿는 시기가 올 것입니다...
그렇다 보면... 본래성품을 확실히 알게 되며, 흔들림이 없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본래면목으로서의 내가 형상으로서 나에게 벗어난 것일 뿐... 즉 아상에서 벗어난 것일 뿐이며...
사람(인상)이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
왜 금강경에서 아상에서 벗어나라고만 하지 않고, 별도로 인상을 따로 언급했을까요....?
이 길을 걷다 보면... 사람이라는 상에 갇혀... 다음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내가 이 형상에서 벗어난 다른 본래면목을 가지고 있다고 깨달았을지라도... 여전히 사람이라는 형상에서
머뭇거리게 마련입니다...
미련입니다... 사람이라는 상에 대한 미련... 사람이라는 상에 대한 집착....
금강경에서는 사람이라는 상에서 벗어나라고 말씀하십니다...
부처는 사람이 아닙니다...
부처는 다른 차원입니다...
달마대사의 혈맥론에 이르기를..." 만약 부처와 보살들의 형상이 홀연히 앞에 나타나거든 부디 절하지 말라.
내 마음은 비고 고요하여 본래 이런 형상이 없으니, 형상을 취하면 곧 마구니에 포섭되어 모두 삿된 도에 떨어지게 된다.
만약 허깨비가 마음에서 일어난 줄 알면 절할 필요가 없으니, 절하는 이는 알지 못하고, 아는 이는 절하지 않는다.
절하면 마구니에 포섭될 것이다. 학인이 행여나 알지 못할까 두려워 이렇게 분별한다."
본래성품은 하나입니다... 아니 한 물건이라 해도 맞지 않습니다...
성품자리에서는 더도 덜도 없습니다... 본래 이미 온전합니다... 본래 이미 완벽합니다... 그래서 따질 것이 없지만..
그렇지만... 현상계에선 오랜 습기가 덕지덕지 붙어있기에 수행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야 본성이 더 밝게 빛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