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11월17일(일) 흐림&강풍
🌈산행코스👉천은사~천은사골~상선암~우번대
~종석대~시암재~상복골재~간미봉~간미봉남능~천은사 약16km
🌈천은사골에서 성삼재 도로를 가로질러 계단을 오르면 상선암으로 향하는 목교가 나옵니다.
🌈여러 고승들이 수행을 했다 전해지는 상선암은 한국전쟁 이후에 새로 지어진 천은사의 산내암자 입니다.
🌈거대한 은행나무에서 쏟아진 노란잎들이 사방에 지천으로 깔려있어 그렇지 않아도 아늑한터의 상선암을 한층 더 포근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강풍으로 추위가 매서웠지만 상선암의 오목한 터에는 바람 한점 들지않고 포근하여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여러 고승들이 수행을 한 이유 중 하나는 알것 같았습니다.
🌈푸른눈의 현각스님이 1998년 빨치산의 넋을 달래주려 100일동안 솔잎가루와 약간의 과일과 물만 먹으면서 하루 1300배와 묵언수행을 했다는 토굴입니다.
🌈토굴을 지나 우번암으로 향하는 1km 가량의 소로길은 참으로 수행자의 길 처럼 느껴졌습니다. 미운놈 있으면 꼭 댈꼬와 같이 걷고 싶어지는 길입니다.
🌈스님이 안계시는 우번암 부엌문 앞이 그나마 바람이 없어 이른 점심을 먹고 옷을 갈아입고 종석대로 향했습니다. 길을 버리고 가로질러 가다보니 귀한 노각나무흑상황버섯을 두개나 땄습니다.
🌈종석대에는 강풍으로 몸이 휘청거릴 지경이라 간미봉능선으로 발길을 재촉해야만 했습니다.
🌈몇시간을 폭풍같은 바람속을 노닐다가 시암재에 도착하니 정말 1초도 못있겠더군요. 뜨거운 공기. 담배냄새. 음식냄새. 술냄새. 시끄러운 소음들 까지... 도로를 건너 금줄을 넘어서니 적막강산입니다. 내 집에 온듯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기온도 차고 무엇보다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 간미봉까지 쉬지않고 계속 걸었습니다. 실타래 같았던 적요한 간미봉능선길이 아무생각없이 걷기에는 그저그만이다 느꼈습니다. 다음달에 눈이 오면 다시 걸어봐야겠습니다.
🌈반가운 시그널이 간미봉에서 저를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배낭은 벗지 않고 목만 축이고 간미봉남능으로 향했습니다.
🌈우번대에서 부터 쉬지않고 천은사까지 내달렸더니 온 몸이 땀으로 흥건했지만 기분은 너무 상쾌하더군요. 이래서 지리산에서 벗어나지를 못합니다.
🌈화재가 많았던 천은사의 일주문 현판에 조선시대 4대 명필가인 이광사(李匡師)가 물이 흐르듯 수체(水體)로 쓴 이후로는 불이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는 '지리산천은사' 현판입니다.
🌈사진은 없지만 지리산권 전역 목욕탕 중에서 냉탕의 냉기가 최고로 시리고 좋았던(12월에 알탕하는 느낌) 구례 보석사우나에서 지친 몸을 달래고 인근 백련산방에서 정식을 개눈 감추듯이 해치우고 휴일의 느긋한 고속도로를 달려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역시 지리산은 저의 케렌시아 입니다.